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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4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77-겁나는 마오리 마을

by 프라우지니 2017.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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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의 남섬과 북섬은 조금씩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남섬은 원주민인 마오리들 보다는 백인들이 더 많고,

유럽에서 온 대부분의 이주민들이 많이 사는 곳이기도 합니다.

 

“남섬의 풍경이 더 근사해서 관광객이 더 많이 찾는다.”는 사실 맞지 않습니다.

남섬의 풍경만큼이나 북섬의 풍경이나 볼거리가 부족한 것은 아니니 말이죠.

 

단지 북섬이 남섬이 비해 조금 안전하고, 원주민 마오리들이 훨씬 더 많이 살고,

자연에서 먹을거리를 찾은 사람들(대부분 원주민)이 더 많습니다.

 

 

 

관광지를 벗어나서 조금 더 들어간 작은 시골 마을에는 다 마오리들이 살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이 다 마오리들이죠.

 

마오리들이 백인들에 비해서 조금 무섭게는 생겼습니다.

눈도 부리부리하고, 덩치고 큰지라, 눈을 조금 부라리면 정말 무섭습니다.^^;

 

보통 백인들의 집에는 개들이 있는데, 마오리들의 집에는 개 대신에 말들을 키웁니다.

참 특이하죠? 말을 키우면서 타고 다니기도 하죠.

 

몽골에서만 어릴 때부터 말을 타는 걸 배우는 것이 아니더라구요.

마오리들도 어릴 때부터 말을 타고 놀러 다닙니다.

 

뉴질랜드 남섬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북섬 만의 특징입니다.

차들이 다니는 도로를 말을 타고 유유히 다니는 마오리 아이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북섬에서 남편이 낚시를 하고자 하는 강들을 대충 표시해뒀습니다.

 

바다와 만나는 강어귀를 시작으로 남편은 각각의 중류, 상류까지 거슬러 올라가면서 낚시를 합니다.

 

 

Whakatane 와카타네로 빠지는 와카타네 강어귀를 시작으로 남편이 상류 쪽으로 올라갔습니다.

 

강을 따라서 간다고 해도 길이 항상 강 바로 옆에 있는 것이 아니어서 가끔은 강을 찾아 헤매야 하고, 길옆으로 강이 보인다고 해도 사유지가 그 중간에 있음 보면서도 강으로 입장이 불가능하죠.

 

 

와카타네 강의 상류를 찾아서 달리다보니 막다른 길까지 갔습니다.

 

막다른 길에는 열댓 채의 집들이 모여 있는 작은 마을입니다.

길가에 말이 매여져 있는 것을 보니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마오리들입니다.

 

물어볼 사람도 안 보여서 길 끝에 주차를 하고 남편이 낚시갈 채비를 하니,

한 집에서 젊은 청년이 갑자기 등장한 이상한 사람들(우리죠.^^;)에게 다가옵니다.

 

마침 물어볼 사람이 필요했던 남편이 이 청년에게 물었습니다.

 

"와카타네 강의 상류를 찾아서 여기까지 왔는데, 강으로 가는 길이 어디 있죠?“

“여기는 강으로 가는 길이 없는데요?”

“네? 지도에는 여기에서 와카타네 강을 따라가는 트랙이 있던데..”

“여기는 그런 거 없어요.”

 

여기에 있는걸 알고 왔는데, 이곳 주민이 없다고 강경하게 말하니 떠나야 하는 거죠.

 

그때 숲에서 낚싯대를 가지고 나오는 열 살쯤 되어 보이는 마오리 아이 서너 명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와카타네 강에서 낚시를 하고 돌아오는 길이니 강이 바로 옆에 있다는 이야기죠.

 

하지만 우리를 계속 적대적으로 쳐다보는 그 청년 때문에 다시 길을 돌렸습니다

 

 

 

우리가 갔던 그 마을을 구글로 찾았습니다.

 

남편이 예상했던 대로 낚싯대를 가지고 아이들이 나왔던 그 무성한 나무숲 바로 뒤에는 강이 있었습니다. 그걸 알면서도 돌아서 나와야 했던 낚시꾼 마음이야 오죽했겠습니까?

 

바로 코앞인데 돌아서 나와야 하다니..^^;

 

 

 

다시 돌아서 나오는 길.

 

마눌이 투덜대면서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묻지 말고 그냥 강을 찾아서 들어가지 그랬어? ”

“그러게. 그냥 묻지 말걸 그랬어.”

“그 청년이 없다고 해도 그냥 강을 찾으러 갔음 됐잖아. 왜 그냥 차를 돌리는 거야?”

“여기는 작은 마을이고, 우리가 여기서 어떤 사고를 당해도 외부 사람들은 몰라.”

“설마, 뭐 큰 사고가 나겠어?”

“이곳처럼 작은 마을 사람들이 적대적으로 나오면 바로 떠나는 것이 우리의 안전을 위해서 좋아. 특히나 이런 구석에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은 자기네가 갖고 싶으면 차안에 있는 카메라를 꺼내기 위해서 유리창도 죄의식 없이 깰 수 있어.

 

그것이 범죄라는 생각보다는 갖고 싶다는 욕망이 더 크거든.”

 

그리고 나름 큰 도시라고 할 수 있는 Whakatane 와카타네 에서 여행객이 강도당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와카타네 안에 공원에서 텐트를 치고 자던 19살 독일커플이 14살짜리 마오리 아이들 5명한테 두드려 맞고 돈도 다 털렸다는..”

 

무료숙박을 하겠다고 도시의 공원에 텐트를 친 독일커플의 행동이 옳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아직은 어린 14살 아이들이 돈이 필요해서 강도질을 한 것은 심해도 너무 심한 경우죠.

 

뉴질랜드의 북섬에 사는 젊은 마오리들은 일하는 대신에 나라에서 주는 지원금을 받으면서 생활을 하고, 북섬은 남섬에 비해서 날씨도 온화해서 그런지 집에서 마약을 키우면서 그렇게 중독이 되어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백인들에게 마오리들은 “마약이나 키우면서 나라에서 주는 지원금으로 놀며먹는 불량배”쯤으로 생각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 대화들을 들었었죠.

 

어쩌면 백인들이 만든것인지도 모르는 그런 환경이지만,

그 환경에 적응해서 사는 덩치큰 마오리들을 보면 참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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