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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놀란 한국인 처형의 선물, 용돈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7.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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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필리핀으로 갈 준비를 하다 보니..

 

지난 2014년에 필리핀에서 있었던 일들 중에 "포스팅 해야지.." 해 놓고 못했던 것들이 있어,

이제 슬슬 그때의 일들을 몇 회에 걸쳐서 해 볼 생각입니다.

 

그 첫 회는 한국인 처형과 오스트리아 사람인 매부사이에 있었던 문화적 차이입니다.

 

한국 문화에서는 손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용)돈을 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나도 언니에게는 용돈을 받지만, 내 동생에게는 용돈을 주죠.

 

내가 언니에게 용돈을 준적은 없습니다.

언니는 당연히, 언제나 나에게 주는 손윗사람이니 말이죠.

 

언니는 매부인 남편을 정말로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결혼 전, 연애할 때 잠시 만나고 처음이니 거의 10년만이었던 거 같습니다.

 

간만에, 아니 결혼하고는 처음 보는 매부에게 언니는 해주고 싶었던 것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언니가 남편에게 찔러준 봉투 하나.

 

 

 

 

언니는 남편에게 필리핀에 있는 동안 쓰라고 페소를 용돈으로 준 모양인데...

언니가 주는 것을 무심코 받아서 봉투를 뜯어본 남편이 놀라서 얼른 나에게 넘깁니다.

 

안에는 작지 않은 금액이 들어있었습니다.

 

"처형이 왜 돈을 나한테 주는 거야?"

"언니가 당신에게 쓰라고 용돈으로 주는 거야."

"왜 나한테 용돈을 주는데?"

"한국에서는 손윗사람이라 손아랫사람한테 용돈을 줘!"

"응?"

"한국에서는 나이 많은 사람이 나이 어린 사람들에게 용돈을 줘!

당신은 내 남편이고, 언니의 손 아랫사람이니 언니가 용돈을 주는 거야."

"왜, 나이가 어리다고 용돈을 줘?."

"당신은 여기 다니러 온 손님이고, 그리고 자주 보는 사이도 아니니 주고 싶었나 부지.

여기서는 언니한테 대접을 받고,

나중에 언니가 오스트리아에 놀러오면 당신이 써야하는 거야."

 

이쯤 되면 수긍을 하면 좋을 텐데..

남편은 질문에 꼬리를 물어서 묻습니다.

 

"왜 처형이 오면 내가 대접을 해야 하는데?"

"당신이 여기서 대접을 받았잖아. 그러니 나중에 갚아야지."

 

이쯤 되니 언니가 빈손으로 온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여행을 오면 돈을 가지고 와야지."

"당근 돈은 가지고 오지. 하지만 우리를 방문하러 오면 당연히 우리가 대접하는 거야."

 

뭐 이렇게 말해도 남편이 이해를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부모, 자식 간의 사이에도 돈 관계는 확실한지라.. 밥값도 더치페이 하려고 하고,

따로 돈을 주지도 받지도 않고, 대접도 안 하는지라 남편이 이해를 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필리핀에 있는 동안 언니는 우리 부부와 함께 맛 집이면 맛 집, 볼거리면 볼거리를 찾아다녔습니다. 그리고 거의 모든 지출은 언니가 다 했죠.

 

남편은 ATM기계서 돈을 빼서 쓸 계획이였지만, 돈을 뺄 기회는 거의 없었습니다.^^;

 

남편은 언니에게 신세를 왕창 졌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항상 언니에게 받기만 했던 언니의 동생인지라 그저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나중에 언니가 놀러오면 내가 언니를 데리고 맛집도, 쇼핑도, 볼거리도 같이 가면 되지."

 

이런 마음만 가지고 말이죠.^^

 

나중에 우리가 출국 할 때쯤에 남편이 살며시 저에게 물어왔습니다.

 

"나 유로 가지고 있는 거 있는데 이거 다 처형한테 줄 거야."

 

갑자기 처형에게 돈을 주겠다니 안 물어볼 수가 없습니다.

 

"왜?"

"처형이 우리 데리고 다니면서 돈 다 썼잖아."

"그것이 이 금액으로는 안 될 거 같은데?"

"내가 가진 것이 이것이 다야."

"왜 돈을 주려고 해? 언니가 주는 것은 받지도 않았으면서?"

 

남편이 가지고 있던 유로는 남편이 오랫동안 정말로 "비상금"으로 지녔던 것인데..

그 돈을 처형에게 주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언니가 남편에게 줬던 봉투는 남편의 손을 거쳐서 나에게 온지라 제가 썼습니다.^^

 

"그냥 돈을 주지 말고 나중에 언니가 우리한테 놀러오면 당신이 100% 다 써. 그럼 되잖아."

"놀러 오시면 당연히 나도 쓰지. 하지만 그때는 그때이고, 지금은 지금이니.."

 

남편은 언니가 주는 용돈을 받지는 않았지만, 그 마음은 받았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언니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그냥주면 언니가 받지 않을 것을 알기에,

남편이 우리가 쓰던 방에 자신의 비상금을 잘 감춰두고 떠나왔었습니다.

 

나중에 언니가 그것을 찾아서 왜 두고 갔냐고 물었더니 남편이 대답을 하더라구요.

 

"나중에 오스트리아에 놀러 올 때 가지고 와서 쓰시라!"

 

남편이 한국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했다고 생각지는 않지만..

받은 것을 자신도 주고 싶은 마음에 한 행동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에 또 다시 남편과 언니가 만나게 되면 어떤 이야기들이 나올지 궁금합니다.

 

언니는 또 남편에게 용돈으로 쓰라고 돈을 주게 될까요?

남편은 또 그 봉투를 열어보고 놀라서 저에게 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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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8

  • Favicon of https://buya1.tistory.com BlogIcon 체질이야기 2017.02.25 06:29 신고

    하하 재미있네요.
    실시간으로 듣는 얘기 같아요 글이 너무 재미있어요
    소소한 일상 ~~^^
    답글

  • 저런 문화적 차이를 설명하는 것도 참 힘들겠어요 ㅎㅎ
    전달하는 사람이나 받아들이는 사람이나 서로 생각이 다르니.
    저는 용돈 좋던데 ㅎㅎ(완전 한국 사람임)
    답글

  • 느그언니 2017.02.25 21:34

    ㅎㅎ~~ 귀여분 동키..^^
    답글

  • Favicon of https://sameworld.tistory.com BlogIcon 차포 2017.02.25 22:00 신고

    어렵네요...그래도 걍 웃지요 뭐....미묘한건 미묘한데로...
    답글

  • Favicon of https://pumpkintime.tistory.com BlogIcon 김단영 2017.02.25 23:23 신고

    지금까지 여섯나라를 다녔는데, 문화의 차이가 가장 조심스러웠어요.
    때론 재미있을때도 있었고요.
    그런 미묘한 심리상태를 재미있게 적어주셔서 잘 보고 갑니다~~
    답글

  • 느림보 2017.02.26 10:06

    일방적으로 퍼 주시기만하는 언니분 넘좋아요
    전 제가맏이인지라 퍼 줄려구 노력하고 있음돠 ~~^^;
    울 아주버님은 퍼
    주시기도하지만 꼭 배로돌려받으실려는 속이 보여서 난감합니다
    자주 안 보고 살길 희망합니다 ㅜㅜ!
    답글

  • 작은새 2017.02.27 01:09

    이제 문화라고 말하기전에 생각해 볼때가 된 것 같다.
    서로에게 부담이 되는 건 그만 하고 작은 선물이나 식사로 대신하자. 언제까지 ...이런 건 아니라고 본다
    답글

  • 아 하하하!

    남편이 문화 이해를 아주 쉽개 하시는것 갔아요!

    나도 한국에서 친구들이 놀러와서, 한달간 우리집에서 잤는데. 떠나간 후에 방에 땡큐카드와 돈을 넣놓고 가서 상당히 당황! ㅠ..ㅠ. 나도.... 다음에 가면 똑같이 해야댈 생각애 복잡..
    답글

    • 한달간이나..오래 머문 친구셨네요.^^
      우리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나도 갚을께"라고 생각하지만, 서양인들은 그때 그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는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받은것에 비하면 텍도 없는 금액이지만, 그 마음이 더 큰 값어치를 하는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 라수 2017.02.27 17:58

    동생분도 익숙하다 당연한거다 생각하지 마시고 고맙다 생각하시고 표현도 하시고 좀 사양도 하세요.. 언니가 해주는게 당연한건 아니잖아요.
    답글

    • 사랑이란것이 내리 사랑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언니가 저에게 주는것은 감사하게 받고 있습니다. 언니에게 받은 사랑을 난 또 제 동생에게 표현합니다. 나도 밑에 동생이 있는 누나거든요.^^

  • 야옹야옹 2017.02.27 22:23

    감동적인 글 잘 봤습니다.
    문화적 차이를 유쾌하게 풀어나가시는 글솜씨가 정말 좋으시네요.
    아.. 그리고.. 여동생의 남편은 매부가 아니라 제부입니당~
    답글

    • 감동이라 하시니 부끄럽습니다.^^; 제가 한국어는 글쓴데나 사용하는지라 많이 딸리는 수준입니다. 가끔은 다른 언어로는 생각나는 단어가 한국어만 생각이 안날때가 있습니다.^^; 나이가 먹어가서 그러는거겠지요.^^;

  • 대선배 2017.02.28 07:30

    처형은 윗사람이아니죠!!!
    나이가 많아도 아니죠 그리고 처제한데
    말놓는 형부가 있던데 그것도 아니죠!!!
    답글

  • 헝그리 2017.02.28 12:11

    언니가 동생 남편을 부르는 호칭은 제부 일껄요? ^^
    답글

  • 한가람 2017.02.28 20:20

    언니에게 동생의 남편은 매부가 아니고 제부.
    남편에게 아내의 언니는 처형.
    매부,매형.매제는 아내의 남형제가 여자 형제의 남편은 일컬을때 쓰는 말이예요.
    답글

    • 감사합니다. 아리송한 단어를 매번 국어사전에 찾아보기 그래서... 앞으로는 한국어사전이랑 조금 더 친해져야할거 같습니다.^^ 자꾸 한국어 실력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 _ 2017.03.01 10:31

    한국사람은 받는것에 익숙하고, 당연하게 여기고, 고마워하지 않는다고 생각할까봐 걱정도 됩니다만.. 가족이니까 가능한 것이겠지요~ 문화를 포함한 개인의 차이, 가족의 차이~ 정이 많은 한국사람과 그만큼 다정하고 서로를 위해주는 가족~^^
    답글

    • 아무리 언니라고 해도 주는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동생들인 없지 싶습니다. 항상 감사하지만 단지 그 표현을 잘 못하거나 서툰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저도 누나로서 남동생을 챙길때는 남동생이 내가 준 용돈을 받고 고맙다고 했는지 안했는지는 별로 생각이 안나더라구요. 중요한것은 내가 남동생을 위해서 뭔가를 했다는 그것이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