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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이제 만나러 갑니다

by 프라우지니 2017.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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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가 나란히 출국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간만에 마음 편히 떠나는 제대로 된 휴가지요.^^

 

2월27일부터 3월 말까지 휴식시간을 갖기로 했었습니다.

2년간 풀타임으로 일하고, 공부하고, 배우면서 바쁘게 살아온 저에게 주는 시간이죠.

 

4월부터 주 20시간 시간제 직원으로 일을 할 예정인지라 휴가는 3월말까지만!

 

결혼 10년차에 들어선 올해 처음으로 남편과 함께 비행기를 탑니다.^^

 

어쩌다 보니 결혼하고 지금까지 남편과는 항상 따로 날아다녔습니다.

나는 이리로, 남편은 저리로, 남편이 먼저, 나는 나중에,

 

매번 이런 식으로 10년을 보냈습니다.

남편과 처음으로 함께 비행기를 탄다고 생각하니 신나면서도 한편으로는 쪼매 걱정이 됩니다.

 

마눌을 딸처럼 생각하는 인간형인지라..

함께 다니면서 얼마나 잔소리를 늘어지게 할까? 하는 생각에 말이죠.

 

한국과 필리핀 중에 일단 필리핀으로 선택을 했고,

에미레이트 항공이라 두바이를 경유해서 갔다 오는데...

 

 

 

남편은 전에 두바이를 경유하면서 2박3일의 시간을 내서 구경했었지만,

저도 두바이 경유하는 여정이 몇번 있었지만 매번 공항만 구경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남편에게 “두바이 구경”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매번 혼자 이리 저리 날아다니면서 수많은 경유지를 지나쳤었습니다.

시드니, 두바이, 아부다비, 타이페이, 쿠알라룸푸르 등등등.

하지만 혼자이면서 짐까지 많은지라 공항 밖을 나가지 못했죠.^^;

 

짐이 가벼운 것도 아니고...

무거운 짐들을 끌고, 메고, 들고 공항을 나가는 것도 힘들고..

더구나 이제는 중년 아낙이다 보니 20시간 넘는 비행시간도 지치고..

 

사실은 다 변명이죠.

구경할 마음이 강하다면.. 무거운 짐, 나이, 육체적 스트레스는 거뜬히 이길 수 있죠.^^

 

간만에 하는 신나는 여행으로 비행기를 타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일부로 장거리 노선을 날아다니다 보면 비행기를 타는 것 자체부터 지치는지라,

어디를 보고 싶다는 열정 같은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남편과 오붓하게 두바이를 하루, 이틀쯤 구경하고 싶은 마음을 표현했더니만...

남편역시 마눌에게 두바이를 보여주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한 달이라는 정해진 기간 동안의 휴가인지라, 남편은 필리핀에서 머무는 시간을 조금 줄여서 두바이에서 머무는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

경유지인 두바이에서 머무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1박 2일정도면 대충 구경 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남편이 잡은 스케쥴은... 깁니다.

 

“남편, 이거 너무 하는 거 아니야? 두바이는 물가 겁나 비싸다는데,

저렴한 숙소도 없다는데, 여기서 3박 4일 동안이나 뭘 하려고? 너무 긴 거 아니야?“

 

두바이 보고 싶다고 해놓고 여정을 잡아놓으니 또 길다고 투정을 하는 특이한 아낙입니다.^^;

 

두바이를 간다고 하니 일단 인터넷검색을 해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물가가 겁나 비쌉니다.

 

정말로 햄버거 세트를 먹으려면 2만원이 넘고,

보통 식당에 가서 음식을 먹으면 4~5만원 후딱 넘어간다고 하니 눈 나올까봐 걱정도 되지만...

 

그래도 그동안 아꼈놨던 돈이 있으니 그걸 한번 믿어봅니다.^^

 

지금은..

일단 잠시 이곳을 떠나서 내 가족을 보러간다니 신이 납니다.

 

가서 같이 맛있는 것도 먹고, 재밌는 것도 보러 다니고,

수다도 떨면서 보낼 시간을 생각하니 지금부터 행복해집니다.

 

먹고 싶었던 것도 다 해달라고 해서 먹는다고 하니 남편은 마눌이 지금보다 뚱뚱해질까봐 걱정이 되는 모양입니다. 원래도 다이어트랑 담쌓고 지내는 아낙인데 말이죠.^^;

 

2년 만에 사랑하는 내 가족을 만나러 갑니다.

 

나이가 들수록 더 소중한 내 가족이고, 내가 멀리 살아서 더 그리운 내 가족입니다.

 

올해 보면 또 언제보게 될지 모를 내 가족인지라,

만나러 가는 날을 기다리는 지금, 난 참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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