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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나만 배고픈 외식

by 프라우지니 2017.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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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아주, 드물게, 월중행사가 아닌 연중행사에 가깝게 외식을 합니다.

 

남편이 마눌과 외식하는 경우도 일 년에 한두번 남편이 친구들을 만날 때였는데..

왜 그리 외식을 안 하는지 시부모님을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부모님이 외식을 거의 안 하십니다. 시어머니가 요리를 잘하시는 것도 있는 것 같고,

밖에서 사먹는 것보다는 집에서 해 먹는 것이 사실 돈을 버는 비결이기도 하죠.

 

외식을 가자고 해도 항상 사양하시는 시부모님이신데,

요즘은 며느리가 외식을 가자고 하면 못 이기는 척 하시면서 같이 나가십니다.

 

알뜰한 며느리가 외식장소로 꼽는 곳이 나름 저렴한 곳이여서 그런 모양입니다.^^

 

물론 계산이야 거의 아들내외가 하죠!

며느리가 모시고 나선 것이니 말이죠.^^

 

아시죠? 밥은 먼저 먹자고 하는 사람이 내는 것이 보통이죠.^^

하지만 계산을 할 때 시부모님은 절대 눈을 감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먹은 것은 우리가 낼께!”

 

혹은

 

“음료(모두의) 값은 우리가 낼께!”

 

물론 시부모님께서는 이런 선택을 하실 자유가 없으십니다.

제가 생각하는 선에서 가족 외식은 장남이 책임지는 것이니 말이죠.

 

남편이 현찰이 없을 때는 제가 낸 후에 나중에 남편에게 환불을 받기도 하지만,

일단 돈은 남편에게서 나옵니다. 매일하는 외식도 아닌데 장남에게 돈을 낼 기회를!!

 

그런데 우리 집 외식이 저는 별로 배부르지 않습니다.^^;

 

자 이제 그 이유를 여러분께만 공개합니다.

 

 

 

 

식당에서 주문를 하면 서로 다른 음식을 주문하는지라..

저는 지극히 한국식으로 행동을 합니다.

 

제 음식을 시아버지, 시어머니, 그리도 남편에게 맛보라도 나눠주죠.

하지만 저에게 맛보라고 음식을 나눠 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나눠주고 난후에 저의 접시는 항상 1인분에서 조금 모자라는지라..

분명히 밥을 먹기는 했는데, 조금 시간이 지나면 배가 고파요~^^;

 

얼마 전에도 외식을 나갔는데 이번에는 시어머니가 색다른 주문을 하셨습니다.

 

“난 스프랑 디저트만 먹을 꺼야!”

 

보통 식당에 가면 저희식구는 스프는 생략하고 그냥 메인메뉴를 주문해서 먹고,

디저트는 건너뛰는데.. ㅋㅋㅋㅋ

 

이번에는 시어머니가 우리는 안 먹는 스프랑 디저트를 드시겠다고 해서

메인을 3개만 주문했습니다.

 

메인이 나오기 전에 먼저 나온 스프를 드신 시어머니.

아빠 메인메뉴가 나오니 아빠접시를 살짝 넘보십니다.

 

그러게 그냥 메인도 함께 주문하시라고 했는데..

 

저렴하게 드실 생각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어머니가 주문하신 스프와 디저트의 가격의 합계가  메인메뉴의 가격보다 조금 쎘습니다.

 

 

 

 

 

저는 칠면조 슈니츨(돈까스)를 주문했고, 아빠와 남편은 이번에 돼지고기 슈니츨을 주문!

 

일단 다들 메인을 먹는데, 시어머니가 시아버지 접시를 살짝 넘보시다가 얼른 접시에서 한 조각을 잘라 가십니다. 한 조각까지는 허락을 하지만, 반 나눠드실 의지는 안 보이시는 시아버지.^^;

 

그리고 한마디 하시겠죠.

 

“당신이 먹고 싶음 주문하면 되잖아. 왜 내걸 먹어?”

 

이런 불상사를 막기위해 며느리가 얼른 손을 썼습니다.^^

 

제 접시의 음식을 반 잘라서 시어머니의 접시에 덜어드렸습니다.

이렇게 되면 식탁위에 평화가 찾아오니 말이죠.^^

 

그렇게 메인메뉴를 먹은 다음에 나온 시어머니가 주문하신 디저트는 시어머니가 드시다가..

 

음식을 나눠드린 저한테 맛보라도 당신의 디저트 접시를 내쪽으로 밀어주니,

남편이 엄마 것을 낼름 먹기 시작합니다.

 

분명히 나에게 맛보라도 주신 것인디...^^;

 

그리고 맛보라고 줬음 한번만 떠먹고 돌려드리지..

남편은 접시가 비어가도록 엄마 디저트를 뺏아 먹는지라,

얼른 접시를 다시 시어머니쪽으로 밀어드렸습니다.

 

그렇게 화기애애하고 기분 좋은 외식을 하기는 했는데,

집에 돌아오면 나는 또 먹을 것을 찾습니다.

 

저만 제대로 1인분을 못 먹어서 말이죠.^^;

 

매번 이렇게 먹어도 배고픈 외식이 이어지면..

앞으로는 며느리가 앞장서서 외식가자는 말은 못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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