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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639-남편이 남기고간 쪽지

by 프라우지니 2016.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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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이 남편은 낚시를 갔었습니다.

 

그래서 마눌 혼자 반나절정도 걸리는 트래킹을 했었죠.

 

“마눌, 당신이 돌아올 때쯤에 내가 파스타 만들어서 놓을 테니 같이 먹자!”

 

 

 

 

그랬었는데..

 

다시 돌아온 우리 집(차)에 남편의 흔적은 찾을 수가 없습니다.^^;

 

앞집도 옆집도 다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 집만 사람이 없습니다.

 

마눌이 가지고 다니는 열쇠(우리는 열쇠가 2개입니다.)로 차문을 열어보니..

식탁 위에 놓여있는 남편의 쪽지!

 

 

 

 

안녕, 마눌!

 

지금은 썰물이라 내가 낚시를 가야하거든, 시간이 없어서 요리는 못했어.^^;

 

당신은 괜찮아?(4시간 걸었으니 물어야 하는 거죠!)

 

우리 4시에 무전기로 통화하자!

 

내 등산화는 햇볕에 좀 널어놔!

 

낚시꾼 남편이 물때에 맞춰서 낚시를 갔으니, 4시간 걸어서 피곤한 마눌이지만 남편에게 저녁을 먹여야 하는 본분을 지키기 위해 쉬지 못하고 열심히 요리를 준비합니다.^^ (난 착한 마눌^^)

 

마눌이 한 요리라고 해서 제가 다한 건 아닙니다.

 

 

 

 

남편이 잡았던 생선, 고등어 사촌인 Kahawai 카와이로 만든 토마토소스가 있었습니다.

 

저희가 스피릿츠 베이에 살 때 남편이 잡았던 카와이로 만들어둔 소스입니다.

 

 

 

 

파스타만 삶아서 카와이 토마토소스에 무치면 땡입니다.^^

 

고등어 사촌이라고 해도 비린내 이런 건 안 납니다.

워낙 싱싱할 때 요리를 끝내서일까요?

 

4시에 무전하자는 남편에게 그쯤에 열심히 무전을 쳤지만 대답은 없었습니다.

무전기가 양쪽에서 다 켜놔야 작동이 되는디..

 

우리는 건전지 아끼는 차원에서 서로 약속한 시간에만 잠시 켜서 무전을 하고 다시 끄거든요.

 

켜야 하는 시간을 잊으면 서로 연락두절이 됩니다.^^;

 

 

 

 

요 며칠 새 마눌이 살찌는 거 같다고 구박을 했던 남편.

세상에 남편들은 자기 마눌 궁디가 세상에서 젤 커 보이는 모양입니다.^^;

 

나또한 조금 신경 써서 다이어트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는지라 남편에게 부탁을 했었습니다.

 

“우리 저녁에 우유홍차랑 생강 쿠키 먹을 때, 나는 쿠키를 한 개만 먹을 거야.

혹시라도 더 먹겠다고 하면 말려줘!“

 

더 먹고 싶어도 누군가 말려주면 덜먹게 되니 말이죠.

 

이날도 쿠키는 하나만 먹겠다는 마눌을 남편이 말렸습니다.

 

“지금은 몸 상태가 안 좋으니까 그냥 더 먹어.

다이어트는 건강한 다음에 몸을 더 많이 움직여서 하자!”

(뭐시여? 하루 4시간 걸어도 운동이 부족하다는 말이여?)

 

이것이 마눌의 건강을 생각해서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럼 설탕범벅인 쿠키를 더 먹으라고 하면 안 되지 않남?)

 

이날 아픈 마눌을 챙기는 듯 한 남편의 마음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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