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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640-낚시꾼의 행복한 하루, 타포투포투 베이,

by 프라우지니 2016.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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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바닷가에 있다고 해서 남편이 항상 낚시를 하는 건 아닙니다만,

저희에게 별일이 없는 날, 남편은 낚시꾼 모드로 하루를 삽니다.

 

이런 날은 마눌도 내조하는 "낚시꾼 마눌 모드"로 하루를 살죠!^^

 

 

 

사진 속 인물은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이신 낚시꾼 남편입니다.^^

 

남편이 낚시꾼 모드 일 때, 남편은 물때를 잘 맞춰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이 동네는 아직 다 취침모드 인데, 남편은 일찌감치 낚시를 나섭니다.

 

물때를 맞춰서 간다고 고기라 팍팍 물리는 것도 아닌데, 왜 저리 부지런한 것인지 원!^^;

 

 

 

 

남편 없이 아침을 먹은 마눌이 슬슬 남편의 아침을 챙겨서 바다로 나설 준비를 합니다.

남편의 3일치 아침은 포섬들이 다 해지운지라, 남편의 아침은 비스킷입니다.^^;

 

네, 오늘 마눌은 남편의 아침 배달 갈 준비 완료입니다.

비스켓, 오렌지 그리고 보온병에 담은 커피.

 

마눌이라고 해서 별로 나은 상황은 아닙니다.

마눌도 오늘 아침을 초코파이랑 (분유로 만든) 우유로 해결했습니다.^^;

장보러 갈 시기가 넘고 보니, 부부의 끼니가 점점 더 빈약해져가고 있습니다.^^;

 

 

 

 

열심히 아침 배달을 왔는데, 남편은 시간이 없어서 먹지를 못합니다.

이럴 줄 알았다면 그냥 퍼지게 잠이나 잘 것을..

 

아침 일찍 남편이 낚시 간다고 일어 날 때, 마눌도 얼떨결에 일어나서 아침 먹고, 열심히 준비해서 해변을 지나고, 파도가 치는 바위를 넘어서 여기까지 왔는데 낚시하는데 뭐가 바쁘다고 마눌의 성의를 무시해도 심하게 무시합니다.^^;

 

온 김에 마눌도 남편 옆에 앉아서 파도감상을 합니다.

뒤에 앉아서 파도경계경보로 알려주고 말이죠.

 

 

 

 

마눌이 옆에 있으니 행운이 따르는 걸까요?

우리가 스피릿츠 베이에서 일용한 양식이던 블루 마오마오가 잡혔습니다.^^

 

색도 고운 것이 맛도 있는데, 안면이 있는 고기라 다시 보니 반갑습니다.^^

물론 고기는 저희가 안 반갑겠지만 말이죠^^;

 

 

 

 

마눌 옆에서 남편은 파란고기, 갈색고기를 잡았습니다.

오늘 저녁 저희 부부의 저녁이 해결되는 순간입니다.^^

 

이날 일기를 보니 갈색 고기의 이름은 버터피쉬 라고 서있네요.

누가 알려줬던 모양입니다.

 

실제로 고기에서 버터 맛이 나지는 않습니다.^^;

 

 

 

 

오전 낚시를 끝내고 마눌과 캠핑장으로 돌아가려고 남편이 잡은 고기를 다듬습니다.

 

이때는 갈매기들이 기가 막히게 알고 찾아옵니다.

생선 잡은 냄새를 멀리서도 맡는 모양입니다.^^

 

남편이 버리는 생선 머리나 내장을 던지는 동시에 잽싸게 채가는 묘기를 보여주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캠핑장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이리 멋진 풍경도 봤습니다.

 

차에 있었다면 절대 보지 못할 풍경인지라 남편을 찾아오길 잘한 거 같습니다.

물이 들어오는 시간인지라 파도가 점점 더 안으로 안으로 들이칩니다.

 

 

 

 

남편이 잡았던 두 마리의 고기는 남편이 직접 다듬고, 남편이 직접 요리를 합니다.

 

바람이 덜 부는 차의 뒤쪽에 가스 불을 켜서 프라이팬에 고기를 굽습니다.

 

오늘 일용할 양식을 구한 남편이 편한 포즈로 요리를 하고 있습니다.

역시 마눌을 먹여 살리는 남편의 의무를 다한 탓이겠지요.^^

 

 

 

 

우리가 가진 것들이 모두 동원된 메뉴입니다.

 

남편이 잡은 생선구이에, 옥수수 통조림 캔으로 만든 샐러드와 삶아서 으깬 감자.

 

남편이 생선을 못 잡았다면 여기에서 생선이 빠졌을 뻔 했습니다.^^

 

 

 

 

늦은 점심을 물이 빠지고 있는 강 옆에서 먹고 있습니다.

메뉴도 훌륭하지만, 풍경도 훌륭한 한 끼입니다.^^

 

맑은 하늘이지만, 남편의 옷차림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절대 덥지 않는 날입니다.

 

 

 

오후 4시경 남편이 다시 낚시를 왔습니다.

오전에는 좌측의 해변으로 갔었는데, 지금은 우측으로 왔습니다.

 

목감기로 빌빌하는 마눌은 데리고 다닙니다. ^^;

 

 

 

 

남편은 이곳에서 망둥이 비스므리한 놈을 하나 잡았습니다. 1인분도 안 되는 고기이고, 남편이 잘 모르는 고기이고, 다듬기도 쉽지 않는 고기이니 한방에 다시 놓아줍니다.

 

 

 

 

마눌은 남편 뒤에서 바위를 누비고 다니며 남편의 미끼를 잡아다 줍니다.

 

손바닥보다는 조금 작은 크기지만, 우리는 요리하는 법을 모르니 그냥 잘라서 고기미끼로 사용합니다. 껍질이 딱딱해서 미끼로는 불가능할거 같지만, 의외로 이걸로 고기를 잡을 수 있답니다.

 

 

 

 

남편은 낚시하는 동안 내내 마눌이 뒤에서 봐주기를 바라지만, 오늘은 마눌 컨디션도 별로 안 좋은디..

 

결국 마눌은 남편 뒤에서 2시간 반 있다가, 남편이 옆에 독일관광객이랑 수다 떠는 걸 보고는 얼른 그곳을 탈출했습니다. 물론 남편에게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옆에 있는 독일아저씨랑 수다도 떨고, 서로 파도 경계경보 해주면서 사이좋게 낚시해~”

 

마눌이 놓고 온 남편은 저녁 8시가 돼서야 돌아왔습니다.

아주 자랑스럽게 자신이 한 일도 이야기 했습니다.

 

“내가 왕따시 큰 카와이 잡았거든, 옆에서 낚시하던 독일 관광객 아저씨 반 잘라주고,

나는 반만 가지고 왔어.”

 

어차피 큰놈은 둘이서 다 먹지 못하는 양이니 마눌이 남편을 칭찬했습니다.

 

“잘했어. 남편! 그렇게 사이좋게 나눠먹는 것이 좋은 거야!”

 

서양인 남편이 나눠먹는 우리네 인정을 배우는 거 같아서 보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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