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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외국인 시누이의 홈파티 음식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6.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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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인 저는 사람들을 초대하게 되면 한국 음식들을 준비하게 됩니다.

 

밥하고 이런저런 반찬을 만들게 된다는 이야기죠.

일품요리(잡채, 불고기 같은?)도 한두 가지 준비하게 되면 좋고 말이죠.

 

제 시누이는 일 년에 대여섯번 정도 사람들을 초대합니다.

 

취미로 검도(가 2단이나..)인데,  함께 검도하는 사람들과 대학 친구들, 뭐 이런 사람들을 초대하는데 한 번 초대할 때 열댓 명이 오는 거 같습니다.

 

여름에 하는 초대는 마당에서 바비큐를 해서 사람들은 자신들이 먹을 양념된 고기들을 챙겨와서 이미 피워놓은 불 위에 올리고, 나름 샐러드나 디저트 같은 것도 챙겨오는지라, 바비큐 파티라고 해도 사실 초대하는 사람은 별로 부담이 없는 그런 파티입니다.

 

단지 사람들이 많이 모이니 아주 많이 시끄러울 뿐이죠.^^

(아! 집안의 화장실을 사용하느라 사람들이 오가기는 합니다.)

 

겨울로 들어서는 길목에 사람들을 초대한 시누이는 어떤 요리를 하는지 궁금했습니다.

 

일단 열댓 명이 온다면 준비해야하는 것들도 꽤 있을듯한데 시누이는 나름 여유를 부려서,이곳에서는 어떤 음식들을 준비해서 사람들을 초대하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시누이에게 살짝 부탁을 했습니다.

어떤 음식들로 사람들을 초대하는지 궁금해서 말이죠.

 

시누이는 와인이나 칵테일을 즐기니 초대된 사람들이 다 주류를 즐기는 사람들인 건 알겠지만, 그래도 일단 마시기 전에 배는 채워야 하니 뭔가를 준비해야하기는 하는 거죠!^^

 

열댓 명이 온다고 하는데, 사실 시누이의 주방이나 거실 용도로 사용하는 공간이 절대 넓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떤 음식들을 준비하고 도대체 그 많은 사람들은 어디에 앉아서 음식을 먹을까 궁금했는데..

 

 

 

일단 먼저 온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시누이의 거실. 좁게 붙어 앉으면 7명까지는 가능할거 같기는 한데, 사실 이곳 사람들이 덩치가 있는지라 사실 7명은 무리고, 5명까지는 앉을 거 같습니다.

 

시누이는 전기 그릴판을 테이블 중간에 떡하니 놓았습니다.

그리고 구운 것을 긁어 먹을 수 있는 쪼맨한 나무주걱!

 

 

“여기에는 뭘 구워 먹으려고?”

 

나의 물음에 시누이는 구석에 준비 해 놓은 재료들을 손가락질 합니다.

일단 시누이는 고기를 구워먹을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준비한 재료들은 이렇습니다.

 

 

 

 

삶아서 썰어놓은 감자 잔뜩에, Speck 슈펙 (베이컨처럼 보이고, 실제로 베이컨이지만 이곳에서 불리는 이름)으로 싼 양젖치즈와 모짜렐라 치즈 그리고 마늘소스!

 

 

 

 

그리고 또 다른 한쪽에는 야채들이 쌓여있습니다.

애호박, 토마토, 양송이, 파프리카 그리고 파인애플까지 일단 준비는 완료한 거 같습니다.

 

“이게 다야? 사람들이 오면 여기에 다 못 앉을 텐데?”

 

나의 질문에 시누이는 주방 테이블 쪽을 가리킵니다.

 

 

 

 

 

“치즈퐁듀 하게? 여기에는 뭘 넣어서 먹으려고?“

 

 

 

 

시누이가 손가락질 하는 곳을 보이 대충 준비는 된 상태입니다.

썰어놓은 빵과, 파인애플이 준비되어있습니다.

 

뭐 대충 이렇게 구워먹고 녹여먹는 것들로 사람들과 파티를 하나부다 생각했었습니다.

사실 어떤 식으로 구워서 어떻게 먹는지는 상상만 했죠!

 

자정이 넘고 새벽까지 2층 사람들이 모여서 먹고 마시고 하는지라 시누이와 같은 건물을 쓰는 저희부부는 1층 침실에 짱 박혀서 없는 듯이 지냈습니다.

 

화장실도 옆 건물인 시부모님 댁으로 갔고 말이죠.^^;

 

 

 

그리고 다음날!

 

시누이는 파티에서 남은 재료 시부모님과 저희부부를 초대했습니다.

 

어제 제가 봤던 그 그릴판이 테이블 한복판에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눈으로만 봤던 그 음식들을 제가 먹어볼 기회가 왔네요.^^

 

 

 

시누이가 준비한 두 가지 소스, 카레소스와 마늘소스를 일단 접시에 덜어놓고 그릴 판 위에 올려진 것들이 익기를 기다렸습니다.

 

시누이는 기름에 담가놓은 닭고기와 돼지고기 조각을 그릴판 위에 올리고, 야채들도 종류대로 올렸습니다. 다 익으면 갖다가 소스에 찍어먹으면 되는 아주 간단한 요리입니다.

 

 

 

 

그릴판 위에 올린 재료들이 익으면서 마구 망가지고 있습니다.

 

치즈는 녹아내려서 옆에 있는 재료들과 사이좋게 누웠습니다.^^

익은 고기나 야채를 갖다가 접시에 있는 소스에 찍어서 먹었는데...

 

한국인 입맛인 저에게는 영~아니었습니다.

 

고기나 야채에 간이 하나도 안 된 상태라 그냥 소스만 찍어서 먹는 요리는 니맛도 내맛도 아닌 요리였습니다.  그나마 녹은 치즈에 빵을 찍어먹는 것이 저에게는 최고였습니다.^^;

 

그릴판 위에 양념된 불고기나 갈비를 구웠음 좋았겠구먼...

아님, 고기에 소금, 후추라고 뿌려서 구웠음 먹을만 했겠구먼..

 

이런저런 생각음 많았지만, 입 꾹 다물고 끝까지 음식은 잘 먹었습니다.

식사를 끝내고서는 식사를 초대해 준 시누이에게 감사인사를 했습니다.

 

“시누이, 맛있는 식사에 초대해줘서 고마워!”

 

서양에는 그렇습니다.

맛없어도 맛없다 하면 안 되죠.

 요리비평가가 아닌 초대된 손님이니 말이죠.

 

맛없어도 맛있다고 하고, 맛있으면 더 호들갑을 떨어서 맛있었다고 과장을 조금 해 주는 것이 좋죠. 어떻게 만드는지 조리법까지 물어봐준다면 음식을 준비한 사람에 대한 최고의 칭찬과 관심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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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7

  • 데낄라 2016.01.31 15:46

    보기엔 먹음직스러워 보이네요..실제 맛은 어떨지...오스트리아사람들은 요리를 잘 안하는 거 같아보이더군요.물론 실제 요리를 할려면 부대비용이 많이 들어가니 그렇기도 하지만서도..장보기를 하는데서 이 나라사람들 주로 뭘 사먹나하고 보면 대부분이 간단하게 빨리 먹을수 있는 음식위주나 아님 schinken,schnitzel,pizza등으로 사서 먹거나 아님 salad..
    답글

    • 오스트리아 각가정에서 하는 요리들은 딱 자기네 가족을 위해서만 합니다. 남의 식구를 위해서 나눠줄만한 분량이 없죠. 실제로 우리집도 우리식사중에 작은아버지가 오셔도 "같이먹자"고 권하지 않습니다. 식사초대을 하지 않으셨다고 말이죠..

      실제가정에서는 빵위에 햄이나 치즈같은것을 올려서 간단하게 차려놓고 손님초대를 하는 경우가 종종있죠. 저도 생각해보니 정말 제대로 된 가정음식을 초대되서 먹어본적은 없는거 같습니다. 식당에서 만나거나 그집에 가서 끼니때가 되었어도 빵이나 여러가지를 꺼내놓고 그냥 빵위에 얹어먹는 간단한 요기죠. 데낄라님의 말씀을 듣고보니 정말 오스트리아는 손님초대하면서 하는 요리는 별로 없는거 같습니다.

    • 데낄라 2016.02.01 17:24

      네..맞아요,친구네집에 몇번 초대받아서 가봤는데 오스트리아 가정식을 한번 먹어보는 구나하는 기대감을 갇고 가면 실망이 더 큰게 현실인지라..
      매번 초대받아서 가면은 아예 기대를 안하고 갑니다.오히려 내가 제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면 걔네들이 은근히 기대를 하는 눈치들이더군요.물론 음식문화가 다르지만 우리네식으로 흉내를 내서 좀 차리면 얘네들 눈이 휘둥그레지는 것을 자주 봅니다.
      제가 보기엔 경제적인 면도 있고 오스트리아사람들 특유의 정서적인 면도 있어보이고 그러네요..

  • 느그언니 2016.01.31 21:01

    우리나라음식을 외국인이 먹는다면 아마도 같은 마음일듯..

    그래서 내나라음식이 내입에는 최고죠..^^
    답글

    • 그래도 기름에 담가놓은 고기에 소금,후추만이라도 뿌렸다며 이리 맛없지는 않았을텐데..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난 짜게 먹지도 않는데 이런 생각을 했건만, 소금을 들이부어서 먹는 시아빠난 동키는 어찌 정말 입맛에 맞아서 드신것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Yuna 2016.02.01 10:09

    스위스요리 라클렛과 비슷하네요.
    좀 짭쪼름한 치즈를 쓰던가 아님 식탁에 소금, 후추 가져다 놓고 각자 뿌려먹었으면 좋았을텐데..
    근데 오스트리아는 테이블 크로스나 셋팅에 굉장히 까다롭고 민감하다고 들어서
    요리도 신경써서 만드는줄 알았는데 평소에는 그렇지도 않은가보네요.
    하긴 매일 그렇게 차려 먹기는 어렵겠죠.
    저희회사 근처에 오스트리아 레스토랑이 드물게 한 곳 있는데, 특별한 날 함 가보려고 벼르고 있어요ㅋㅋ
    답글

    • 여기서도 수퍼에서 라클렛 치즈구입이 가능합니다. 시누이는 보통의 치즈를 사용했지만 말이죠.^^ 조금 여유있게 살고, 손님초대를 자주하는 집같은 경우는 셋팅이나 그런걸 신경쓰겠지만, 서민들은 그냥 자기네 먹는식으로 손님초대로 하는거 같더라구요. 제가 격식있는 집에 초대를 받아서 가본적이 없어서리 잘 모르기도 하고...전에 격식있는 집에 생일상을 보니 다 부페식으로 해놓고 알아서 퍼다 먹도록 하더라구요. 하긴 50여명 초대해서 일일이 서빙할수도 없었겠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