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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대리모 구하는 그녀

by 프라우지니 2012.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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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몇 안 되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그녀는 나에게 맨날 스트레스만 주는 친구입니다.

마음 털어놓을 곳이 없는 그녀가 나에게 털어놓는 것은 좋은데, 나는 어디가서 털어놔야 할지..

 

여기서 잠깐!

그녀는 동남아의 나라에서 왔고, 그녀의 남편도 이 곳에서 20년 산 같은 나라 사람입니다.

 

그녀가 나에게 전화라도 해서 한바탕 하소연을 한 날은 내가 다 우울해진답니다.  얼마 전에는 두 번째 (아기를 갖기위한) 인공수정이 실패해서 1주일 동안 내내 울었었다고 하더라구요.

 

멀쩡한 자궁도 아닌지 오스트리아로 시집와서 벌써 2번씩이나 자궁의 혹을 제거하는 수술을 했고,  이번에 2번째 인공수정을 했는데, 자궁 안에 작았던 혹들이 이미 커져있는 상태라 아기가 들어앉을 자리가 없다고 의사샘이 말씀하시더랍니다.

 

그래서 내년 1월말에 다시 자궁의 혹을 제거하는 수술날짜를 잡았다고 얘기를 합니다.

(저는 몰랐습니다. 자궁이 꽃밭처럼 혹(혹은 종양)들이 쑥쑥 자라나는지..)

 

만 40세 전에는 의료보험의 보조를 받아서 인공수정 한번에 1000유로 안 되게 내고 했는데, 그녀가 40살이 되는 내년에는 한번에 2~3000유로를 내야만 한답니다.  어제는 나에게 전화를 해서는 한 시간 가량 왠 황당한 소리를 해대서 제가 훌러덩 뒤집어졌었답니다.

 

내 생각이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범위밖의 일인지라..

 

사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2번째 인공수정이 실패하니 그녀는 슬슬 “대리모(그녀와 남편의 아기씨를 다른이의 배 만 빌려서 낳으려는)를 생각하고 있는 모양인데, 대리모한테 줘야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는거죠!

그녀는  만유로(1500만원?)정도 생각한다고 하면서 얘기를 꺼냅니다.

(대리모를 신문이나 미국의 연예인들이 고용한다는 얘기는 들어봤어도 제주변에서 대리모 얘기를 듣게 될 줄을 몰랐습니다. 그리고 이 대리모가.. 사실 불법 아닌가요?)

 

근디.. 제가 알기로는 그녀(남편)는 최근에 집을 산 후에 앞으로 25년 동안 매달  은행에 이자를 갚아야 하고, 집에 이사 들어가면서 가구류들도 사들여서 돈이 전혀 없거든요.

 

“돈은 있니? 대리모 구하려면 돈이 있어야지?” 하고 물어보는 나에게..

“돈은... 내가 전에 15년 일했던 회사(그녀의 조국)에서 빌리면 되고..합니다.

 

이거 속 터지는 얘기죠!

내 맘이야 아무나 나에게 돈을 빌려줄 것 같지만 실제야 그렇지 않죠!

 

15년 아니라 150년을 일한들 어느 사장님이 전(에 일했던)직원한테 (특히 가난한 동남아 나라에서)선뜻 1500만원을 빌려줍니까? 언제 돌려준다는 기약도 안 보이는디..

 

“인간아! 그건 니 생각이지! 그 사장이 너한테 돈 빌려준다고 누가 그래?”했더니만..

은근히 말꼬리를 감추더니만..  “내 여동생한테 대리모를 부탁할까 생각중이야!”합니다.

 

산 넘어 산입니다. 신문에서 자식 못 갖는 딸을 위해서 대리모를 한 엄마기사는 읽은적이 있지만,

언니를 위해서 대리모 한다는 여동생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그것도 그녀 말에 의하면 그녀의 여동생은 상당히 이기적이라면서… 여동생도 이미 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상태인데, 자식 못 낳은 언니를 위해서 자궁을 빌려줄 여동생이 있을까요?

 

“왜 그러니? 어디서 이런 황당한 생각이 나왔누?” 했더니만, 그녀의 언니가 “나는 이미 늙었고, 나도 자궁에 혹이 있어서 나는 힘들고..우리 여동생한테 얘기해볼까?”하더랍니다.

왜 본인이 못(혹은 안)하는걸 여동생한테 미루는 걸까요?

 

“아기 없이 그냥 살아! 니 남편도 아기 없어도 괜찮다고 했다며?”했더니만,

“아기라도 있어야 내가 정 붙이고 살지!”합니다.

사실 그녀는 남편의 사랑을 못 받고 사는 여자입니다.

 

그녀의 얘기를 듣다보면 “왜 결혼했니? 그냥 집에 가! 가서 딴 남자 만나서 사랑 받으면서 행복하게 살아~”소리가 절로 나오는 가정사입니다.  그런데도 그녀는 미련을 못 버리고 붙어서 살면서 이제는 아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자고 하니 남편은 “내 피붙이 아닌데 왜?”라는 반응이랍니다.

하다못해 남편이 “내 친구 자식이 6명이나 있는데, 막내가 6살 이래! 그럼 그 아이 데려다가 키우던가?”하고 물어본 모양인데, 그녀에게는 너무 큰 아이인 모양입니다.

아이가 친부모가 누군지 다 아는데, 데려다가 키우기는 싫다는 얘기죠!

 

아기 못 낳으면서, 아기는 갖고 싶고, 너무 큰 아이는 싫고! 참 조건이 까다롭습니다.

“남편이 자기자식 갖고 싶다고 하면, 남편한테 가서 밖에 가서 낳아오라고 해! 그럼 니가 키우면 되겠네!”하는 제안을 했습니다. 나는 아이를 가질 수 없고, 아이를 키우고 싶기는 한데, 남편은 남의 자식 데려다가 키우는 건 싫다 한다면 답은 하나인거죠!   (제가 너무 삐딱한 생각인가요?) 

 

“남편이 본인의 아이를 원한다면 자기랑은 이혼이라고”말을 합니다.

“그냥 팔자대로 살아! 다른데 일자리 알아보고, 돈 벌어서 저금하고, 남편 바라보고 있지말고, 너도 휴가 때면 놀러 다니고, 취미생활도 즐기고, 그렇게 살아! 그렇게 아이를 바라면 왜 20살에 결혼 안 하고, 35살도 훨 넘어서 결혼했냐?”고 물어보니 자기도 그럴 줄 몰랐답니다.

 

하지만 나는 알죠! 남편한테 사랑받지 못하니 언제 헤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살고 있는데, 아이라도 있으면 그래도 조금 더 남편과 탄탄한 관계가 이어질 것 같은 생각이라는걸!

 

그렇다고 돈 빌려서(누가 빌려준데?) 대리모(이거 불법인디.. 인도에서 대리모 구해올 생각까지 하더라구요.) 구 할 생각을 하고, 여동생 대리모 시킬생각까지 하는건 도가 지나친 생각인거죠!

내 팔자가 아니라면 포기할줄도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제가 그녀의 남편을 상당히 싫어하는데..  

그녀와 1시간 전화로 씨름하면서 그녀의 남편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집에 와서도 그녀와는 한마디 안 한다는 그녀의 남편!

얘기 시작하면 황당한 얘기가 줄줄이로 나오는데, 나라도 말 안하고 싶겠습니다.

 

저녁에 퇴근한 남편에게 “오늘 XX가 전화해서는 온갖 황당한 얘기를 늘어놨다. 대리모를 돈 빌려서 구한다고 하다가 여동생을 대리모 시킨다고 하고! 말이 돼? 누가 한 두푼도 아닌데 빌려준데? 글고 언니 아기 못 낳는다고 동생이 대리모 하라는 법칙이 있는것도 아닌데, 세상의 어느 여동생이 자기 가정도 있는데, 언니를 위해서 자궁을 빌려줘? 말이돼?”했더만, 남편의 반응은 “왜 남의 일에 신경을 써!”한마디 하고 맙니다.

그쵸? 남의 일 인거죠!

 

그럼 나는 “그래! 생각 잘 했네! 너 예전에 일했던 회사 사장님이 아마 돈 금방 빌려주실걸? 대리모도 인도에 가서 구해보고, 여동생한테도 부탁해봐! 제부한테도 얘기 해 보고 날 위해서 자궁 좀 빌려줄 수 있냐고?” 해야 했던걸까요?

 

제 성격이 별난건지 모르지만, 아닌건 아닌거죠!

대리모를 뛰어넘어 여동생의 자궁까지 빌릴 생각은 정말 상상초월의 생각인거죠!

 

제 생각이 틀린걸까요?

저는 그녀를 격려해줘야 했던 걸까요?

 

그녀의 상황이 불쌍하긴 한데, 그렇다고 이렇게 한번씩 제 속을 훌러덩 뒤집어놓으면..

나는 어디가서 이 스트레스를 푸나구요?

여러분의 의견이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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