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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내 잠버릇이 부른 대참사

by 프라우지니 2014.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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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날씨는 여름을 지나고 가을을 지나고 있는 중입니다.

그나마 해가 뜨는 날은 약간 덥지만, 해가 안 보이면 겨울점퍼를 입고 다녀야하는 날씨입니다.

물론 집안의 난방은 벌써 시작했고 말이죠!

 

한 여름에도 잘 안보이던 모기들이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방안의 구석 구석에 자리를 잡고 월동준비를 했었지만 조용히 살고 있어서인지 방주인인 부부도 모기들이 언제부터 동거를 시작했는지 전혀 알지 못 했다고 합니다. 안주인이 모기들의 대습격을 받기 전까지는 말이죠!

 

이 집의 안주인이 잘 때 배를 드러내놓고 잤던 모양입니다.

평소에 배가 차갑다고 배에 뭔가를 항상 덮고 다니더니만, 낮에는 그리 감싸고 다니던 배를 한밤에는 내놓고 자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었네요..

 

아침에 일어나더니 배가 간지럽다는 안주인의 배를 잠시 들여다본 그녀의 남편은 어제는 안 보이던 북두칠성이 배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다는 말만 전하고는 출근을 해 버렸습니다.

 

안주인은 갑자기 배에 생긴 북두칠성과 가려움에 대해서 잠시 생각을 해봐야했습니다.

모기들이 설칠 계절도 아니였으니 말이죠!^^;

 

 

 

 

에궁^^; 북두칠성이 아닌 북두십성입니다.

많은 모기들의 사랑을 밤새 받으셨군요.

 

아닌가요?

밤새 잠시 오픈했던 럭셔리 뷔페식당(=배?)이였나요?

 

그러다 천장에 거꾸로 매달린 모기를 발견했습니다.

 

“야! 너 구나! 내가 너한테 내 피를 헌혈한 겨?”

 

사건의 피해자가 가해자를 만났으니 뭔가 조치를 취해야했습니다.

비닐봉투 하나를 들고 이리 저리 다니면서 잡은 모기는 3마리, 모두 사형에 처해졌죠!^^

 

그중에 한 마리만이 증거물인 뻘건 피를 내뿜으며 생을 다했고, 나머지 두 녀석은 무죄였습니다.

눌러도 뻘건 피는 보이지 않고 그냥 누런 내장을 내보이며 “무죄”임을 증명했죠!

 

모기는 다 처리했는데도 배에 자리한 흔적들은 자꾸만 간지러움을 유발합니다.

보통의 모기한테 물린 가려움증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데, 이상하게 이번에 물린 자국은 며칠이 지나도 가려움증을 유발합니다. 여름 모기와는 다른 바이러스를 가진 녀석 들였는지.^^;

 

그렇게 이틀이 지났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하얀색의 벽에 시뻘건 핏자국이 있습니다.

잘 때 코피를 흘린 것도 아니고, 긁어도 상처가 난 것도 아닌데 말이죠!

 

어디서 난 피인가 흔적을 찾아보니..

안주인이 모기 사냥 할 때는 잘 숨어있었던 녀석이 다시 피를 빨고자 자고 있는 안주인의 주변을 얼쩡거리다가 자면서 버둥대는 안주인에 팔에 눌려서 압사한 거 같습니다. 사건의 주범인 모기가 압사 당하면서 토해낸 피의 양이 꽤 되는지라 벽에 핏자국을 남긴 거죠!

 

역시 세상에는 인과응보가 있는 모양입니다.

그것이 꼭 인간에게만 적용되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벽과 이불에 묻은 피를 닦아내는 수고는 했지만, 범인은 잡아서 좋았습니다.^^

 

요즘 안주인은 잘 때 윗옷을 바지 속에 쏙쏙 집어넣어서 절대 분리가 되지 않게 단속을 합니다. 자다가 모기들에게 집중공격을 받은 것은 한번으로 족하니 말이죠! 그리고 자기 전에는 천장에나 벽을 한번 쭉 훑고 있습니다. 모기들을 또 찾아올 수도 있으니 말이죠!

 

며칠이 지나도 가라앉지 않는 배의 가려움증은 그날 밤의 참사(?)를 기억하게 하고, 이런 일을 당했다고 고쳐질 잠버릇은 아니지만, 이번 기회에 어떻게 잠을 자는지 알게 됐으니 앞으로는 조심하라는 계시로 알기로 했습니다. 뭔가(피?)을 잃으면서 새로운 정보(잠버릇?)을 알아냈으니 그리 억울하지만은 않은 참사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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