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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그때 알았더라면..

by 프라우지니 2012.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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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한동안 한국에서 붐을 이루고 있다는 요양보호사자격증을 따기위해 열심히 시간을 보내고 있답니다.  남편과의 재회도 뒤로한채 말이죠.~

 

처음 교육원에서는 교재로만 2주간의 교육을 받았거든요. 비디오교육이나 선생님들의 강의로 이루어지는 내용인데, 어떻게 노인(혹은 병자)들은 씻기고, 어떻게 기저귀를 가는지 등등등. 

 

처음 교육받을때는 "내가 어떻게 생전처음보는 노인네의 똥 기저귀를 갈아?" 하는 생각도 사실 했었답니다.   내가 오스트리아에서 봤던 노인보호사(대체로 실버타운에서 근무하는)는 그런 일(똥 기저귀 가는)은 안 한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제가 이 "요양보호사" 교육을 받으면서 가장 생각이 난 사람은 몇 해전 돌아가신 울엄마였습니다.

 

그때 이교육을 받었더라면...

 

"엄마가 누워계실때 내가 이 교육을 받았었더라면, 울엄마 타박해서 마음 불편하게 해 드리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내내 했었드랬습니다.

 

그리고 오늘까지 5일간의 노인요양원의 현장실습을 했습니다. 앞으로 5일간의 실습이 더 있지만, 지난 5일간 내가 배운것 보다 더 배울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움직일 수 없고, 말도 못 하시고, 밥 떠먹여 드릴 때 입 벌리는 것이 할 수 있는 신체활동의 전부인 어르신을 어제 점심때 식사시중을 들었드랬습니다.

 

상대방이 말을 못 하시니 대화는 전부 저 혼자 하는것이죠!!

 

"어르신! 식사 다 하시면 "아~" 하세요! 그럼 내가 드릴께요!"

 

"어르신! 물 한번 마시고 또 먹을까요?"

 

"어르신! 너무 급하게 드시지 말고, 천천히 드세요!"

 

그렇게 혼자만의 대화라고 생각했고 열심히 식사 시중을 들어 드리고, 이빨을 닦아드리고, 얼굴을 닦아 드리고.. 그렇게 어르신의 시중이 마무리되고 나니 이제껏 눈을 감고 내가 주는 밥만 받아드시던 어르신이 눈을 떠서 날 바라봐주면서 웃으셨습니다.

그리고 내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시는 듯이 보였습니다.

 

결국 그 어르신 때문에 돌아서 나와서 울었드랬습니다.

 

자식들에게 혹은 배우자에게 버림받듯이 버려서 요양원에서 머무시는 그 분들이 사람의 정성에 그렇게 감사하시는 것을 보니 울엄마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나는 울엄마 그렇게 다정하게 밥 먹여드린적이 없었는데.. 하는 생각에!!

 

지금 한국에 계시고!

시간이 되시면 요양보호사 자격증에 한번 도전해보세요~~~

 

자격증보다는 더 큰 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깨닫는 좋은 기회가 되지 싶습니다.

그리고 노인의 병(특히 치매)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 그분들을 이해하기가 수월해진답니다.

 

난 너무 늦게 배웠습니다.

울 엄마,아빠는 이미 하늘에 계신데.....

시엄마,아빠에게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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