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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사촌오빠의 “피라미드 회사”로의 초대

by 프라우지니 2014.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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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잠시 서울에 머물 때, 때마침 자주 연락을 안 하는 사촌오빠한테서 전화가 왔었습니다.

간만에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점심을 먹자나요?

 

그래서 언니와 오빠를 만나러 갔습니다.

오빠는 우리를 차에 싣고는 어디론가 달려가더니만 내려놓고는 다시 사라집니다.

 

“가서 강의 잘 들어! 나는 이따가 데리러 올께!”

 

엥? 뭐시여? 밥 사준다며?

 

오빠가 우리를 내려놓고 간 곳은 아낙들이 북적이는 한 강의장!

우리가 앉을 자리는 앞에서 세 번째 명장자리!

 

그렇게 자매는 앉아서 “강의”라고 불리는 것들을 들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는 “피라미드”라고 불리는 회사의 “강의”라고 불리는 것을 처음 들었습니다.

 

제가 너무 현실적이여서 그런지..

뜬구름 잡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귀에 쏙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내가 뿌리를 잘 내려서(피라미드) 수입이 창출되면 그 수입은 대를 이어서 내려간다.”

 

- 나 죽은 다음에 내 재산 때문에 내 자손들이 일 안하고 땡자 거리면서 놀다가 인생 망칠 것은 생각 해 봐야 하는 문제인거 같은데..

 

“우리 모자(엄마와 아들)은 연봉이 억이 넘는다.”

 

- 모든 사람들이 다 댁네처럼 그렇게 인맥이 좋거나 운이 좋은건 아니거든요.

 

“나는 이걸 먹고 아픈 곳이 다 나았다.”

 

- 만병통치약인가요? 만병의 근원은 마음인 것을..

 

“나는 한 달에 수입이 몇 백 만원이 들어와서 이제는 살 걱정 없다.”

 

- 살 걱정 없다면서 왜 회원 모우는데 혈안이 되어 있으세요?

 

앞에 나온 사람들은 강의에 참석한 사람들을 현혹하기 위함인지 아님 자기들의 수익이나 약의 효과를 자랑하기 위함인지 몇시간 동안 퍼레이드로 나와서 열변을 토합니다.

 

중간 중간에 앉은 이 피라미드의 새내기들은 감탄을 해가면 박수를 치며 실내 분위기를 띄웁니다. 그쵸! 이제 피라미드에 발을 들인 사람들에게 월수입 몇 백은 우러러 볼 수 밖에 없는 존재들이죠!

 

꼭 교회 부흥회에 온 거 같은 느낌입니다.

 

피라미드에 관심도 없고, 물건을 살 의지는 더 없었지만,

사람들이 신나하니 저도 같이 신나했습니다.

 

손뼉치라면 치고, 감탄하라면 하고!

옆에서 보다 못한 언니가 한마디 했습니다.

 

“적당히 해! 저 사람들이 너도 완전 이 제품에 빠져서 회원가입 할거같아 달려올라!”

 

흐흐흐 회원가입은 이곳에서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였습니다.

 

6 백만원 어치의 제품을 구입해야 무슨 회원이 되고, 그래야만 다른 사람들에게 팔아서 이익은 남길 수 있다나요? 본인이 먹기 위해서 구입한다고 해서 무슨 회원이 되면 모든 제품을 30%정도 싸게 구매 할 수 있으니 회원가입은 필수입니다.

 

울 사촌오빠는 제가 해외에 사는걸 뻔히 알면서..

나보고 해외에 지사를 차리라고 하고 싶었던 걸까요?^^;

 

그렇게 강의는 끝나고 사촌오빠를 피라미드에 끌어들인 듯이 보이는 중국출신 아줌마와 함께 나왔습니다.

 

저희 자매는 그 아줌마가 하는 김밥집에서 김밥,떡뽁이,오뎅으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점심을 사준다던 오빠는 흔적없이 사라져도 오지도 않고 말이죠!

 

이런저런 이야기(회원가입,물건팔기)를 너무 오래 하는지라 하나 팔아줄 생각으로 다이어트 차 가격을 물어보니 생각보다 저렴해서 하나쯤 팔아주려고 했었는데..

 

아침메뉴라고 내놓는 세트에 내가 사려고 했던 다이어트 차가 들어있고, 가격은 십몇만원!

아무리 아침을 럭셔리한 미숫가루로 먹는다고 해도 안 나올 가격인디..

 

결국 물건구매는 안 하기로 하고 우리를 데리러온 사촌오빠와 그곳을 나왔습니다.

 

세상이 피라미드는 어떤 정신의 사람들이 들어가는지 궁금했었는데,

생각이 조금 다른 사람들이더라구요.

 

세상이 너무 긍정적이여서 모든 사람들이 내 제품을 사줄 거 같고, 나도 뿌리를 잘 내려서 연봉이 억이 될거 같은 그런 희망에 젖어있는 사람들!

 

 

 

 

이 피라미드 회사의 강의를 듣고 난 다음에야 알았습니다.

요즘 골목 이곳 저곳에 “다이어트 10회 3만원”짜리가 다 같은 종류였다는 것을.

 

다이어트 10회에 3만원주고 하겠다는 여자들 모아서 비싼 제품 팔고, 회원가입 시켜서 돈을 벌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상태라 그처럼 가게들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다이어트는 누가 해 주는 것이 아닌 본인의 의지가 들어가야 하는 것인데,

아침메뉴를 건강쉐이크로 바꾼다고 살이 얼마나 빠질까요?

 

그 돈이면 헬스클럽 몇 달 다니면서 살도 빼고 몸의 근육도 충분히 키우고도 남을거 같습니다.

 

물론 위에서 나열한 모든 것들은 완전 긍정적이지 않는 저의 개인것인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 괜히 다른 의견으로 인해 딴지 거시는 분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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