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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팔자를 바꾼 내친구 이야기

by 프라우지니 2012.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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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열심히 달리다가 ..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자전거를 세웠습니다.

 

제가 처음 가는 길이여서 길도 낮설고,  자전거 도로가 아닌 좁은 차도를 달리는 길이여서 긴장하고 가던 중이였거든요.

 

자전거를 세우고 돌아보니,

작년 여름에 한 번 보고 연락이 없던 헝가리 친구 A 입니다.

 

이혼을 하기로 이미 6개월 전에 남편(오스트리아인)이랑 얘기를 했다는..

 

오랜만에 만난 나에게 이런 소식을 알려주던 그녀에게 “조금만 더 참아보지?”등등등.. 이왕이면 이혼을 안 하는 쪽으로 유도를 했었는데....

 

거의 9개월 만에 만난 그녀는 남편과는 이미 작년 12월에 이혼을 했고,

지금은 새로운 남친(오스트리아인)이랑 살고 있으면 임신 7주라는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사실 그녀가 남편과 이혼하려던 이유도 남편이 아이 가지는 걸 자꾸 미루는거였습니다.)

 

이미 30대 초반인 그녀는 간절히 아이 갖기를 원했었습니다. 

 

아직은 비밀이라며 임신 얘기하는 그녀의 행복한 얼굴을 보면서 나도 덩달아 행복했었답니다.

 

나한테 연락을 하지 못한 그 동안 너무나 많은 일이 일어나서 나에게 연락할 생각을 못 했다는 그녀를 난  (나한테 화난 일이 있나하는..) 오해했었답니다.

 

남편과 결혼해서 4년 동안 내내 아기 갖기를 희망했지만, 남편의 의도적인 방어 덕에 이루지 못한 그 계획을 만난지 5개월 만에 새로운 남친이랑 이루었습니다.

 

나도 행복하게 만드는 그녀의 환한 웃음을 보면서 정말 축하를 해줬는데...

집에 와서 많은 생각을 했답니다.

 

새 남친은 지금 실업자 상태이고, 그녀도 모아놓은 돈이 없는 상태!

 

그녀는 지금 하루 8시간 일을 해야 한달에 1000유로 남짓한 월급을 받는데...

임신해서 일을 못 하게 되면 생활비는 어떻게 충당해야하나???

 

아이를 낳으면 1,2,3년 선택해서 출산휴가를 받을 수 있다고 들었는데..

 

1년 출산휴가를 선택할 경우, 1년 동안 한달에 1000유로를 지원 받을 수 있고,

2년 출산휴가를 선택할 경우, 2년 동안 한달에 700유로 남짓을 지원 받을 수 있고,

3년 출산휴가를 선택할 경우, 3년 동안 한달에 400유로 남짓을 지원 받는다고 알고있는디..

 

2년의 출산휴가를 선택할 경우,  생활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2년 후에는 다시 직장에 복귀해야하고 누군가 아이를 돌봐줘야 하는디...

 

남편과의 사이에 아이라면 시댁(이 친구의 경우 시아부지가 건물 몇개 임대업에 카페 2개를 소유)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고, 그래도 부부라는 뭔가 단단한 연결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는데...

 

만난지 몇 개월 만에 아이를 가졌다면..  새남친이 떠나지 않고 옆에서 아이랑 같이 살아주는 것도 감사할 지경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답니다.

 

에궁! 직업이라도 괜찮은 남자를 만나던가..

이왕이면 배우고, 직업도 든든한 사람을 만나면 좋잖아~

 

(하는 생각을 했다가 얼른 취소했습니다. 이곳에서는 다들 유유상종인지라 식당에서 일 하면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밖에 못 만나게 되는거죠!)

 

직업으로 따지자면..

 

그녀는 식당에서 서빙하다가 요새는 제과와 카페를 겸하는 곳에서 판매원으로 일 한다고 합니다.  그녀의 새 남친도 웨이터였는데, 지금은 실업자라는..

 

(그녀의 남편도 웨이터이긴 했지만, 시 아부지가 가지고 있는 카페에서 일하는 것이였고,

나중에 시아부지한테 유산으로 받을 수 있는 건물도 몇 채 되는지라 그래도 괜찮았답니다.)

 

간절히 원하는 아이를 가진 것은 정말 축하할 일인데..

그녀의 뒷 배경에 보이는 환경은 “이거 아닌데..”하는 생각이 듭니다.

 

돈 없이 살다보면 사랑하는 사람도 금방 웬수가 될 것 같은 생각도 부쩍들구요.  그녀는 팔자를 잘 바꾼 것일까요?

 

 

 

그녀의 남편은 “내 집 마련한 후에 아이를 갖겠다" 주의였습니다.

(하긴 그녀의 남편이 차갑기는 했군요. 집에 오면 대화은 안 하고, 인터넷이랑만 노는..)

 

건물 몇 채 가진 시아부지가 한 채 떼어서 “엤다~ 니집이다~”하면 좋았겠지만,  그녀의 남편도 절약 할줄 몰라 시아부지 눈에는 불안하셨나봅니다.

 

“조금만 참아? 지금 니 남편이 시아부지 카페에서 열심히 일 하니깐, 몇 년만 지나면 그 카페랑 건물 니남편한테 주실지 모르잖아~”하면서 위로했었는데..

 

만난지 이제 5개월에 임신 7주라면,  새로 만난 남친이 어떤 인간인지 알기도 전에 아이를 가진 꼴이 됐습니다.

 

지금 제가 바라는 건,  우선 그녀가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고, 물론 그녀도 건강하고..

 

그녀의 새 남친이 좋은 인간이길 바라고..

아이를 같이 돌보는 책임감이 강한 인간이길 바랄뿐입니다.

 

정말 그녀는 옳은 판단(이혼)을 한걸까요?

그녀는 정말 그녀의 팔자를 스스로 바꾼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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