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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446-Havelock 해브럭 거리에서 만난 유기농 자몽

by 프라우지니 2014.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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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말씀 드린 적이 있지만, 여행은 정말 자동차를 세우는 수만큼 추억도 쌓이는거 같습니다. 덩달아 좋은 것들도 얻게 되고 말이죠!

 

저희부부는 Havelock 해브럭을 오며가며 지금까지 많이도 지나쳤더랬습니다.

 

잠시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은 적도 있기는 하지만..

이곳에 차를 세우고 가게들이 양쪽으로 줄지어 서있는 거리를 걸어보지는 못 했습니다.

 

아니, 못 했다기 보다는 안 했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거 같습니다.

눈으로 봐도 몇 개 안 되어 보이는 가게들이 도로 양쪽으로 늘어선 작은 마을이니 별로 볼거리도 없어 보였고 말이죠!

 

오늘은 안디덕에 이곳에 차를 세우고, 거리를 구경했습니다.

 

 

 

 

 

Havelock 해브럭하면 젤 먼저 떠오르는 것이 저 홍합 집인디..

앙증맞은 홍합이 건물 이곳저곳에서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유명한 만큼 정말 맛이 있는지 한 번도 방문해 본적이 없어서 모르겠습니다.

 

가 보자고 물어보나 마나 남편의 대답은 이미 잘 알고 있고...

 

“저곳을 가느니 그냥 수퍼에서 홍합을 사다가 우리가 요리해 먹자!”

 

“내가 낼께!” 한다고 해도..

“니 돈이 내 돈이고, 내 돈도 내 돈이다.” 하는 것이 남편이 생각인지라..

 

결론은 식당에 갈 기회가 아주 없다는 것이죠!

 

농담처럼 마눌은 말합니다.

 

“그려! 내가 다음에는 다른 남자랑 뉴질랜드에 와서 저 식당을 간다!”

 

물론 이건 농담입니다.

남편이랑 결혼해서 이제 머리가 (검은머리)파뿌리 되기 시작했으니..

계속해서 삶을 이어나가야죠!^^

 

 

 

 

안디가 저기 보이는 건물의 카페에서 커피를 시켜서 마시는 동안에..

마눌은 도로 양쪽에 있는 가게들을 구경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커피를 마시지 않습니다.

케잌도 별로 인지라.. 개인적으로 카페에 갈 이유가 없습니다.

남편은 아침 먹을 때 커피를 대용량(750ml)컵에 한잔씩 마시는 것이 유일한 커피 소비량입니다.

 

사실 저희가 정상적인 삶을 살 때는 집에 커피가 없었습니다.

 

마눌은 커피를 안 마시고,(대신 여러종류의 차를 무지하게 마시죠!)

남편은 회사에서 하루에 몇 잔씩 마시는 커피 때문인지 집에서는 아예 안 마셨거든요.

 

그래서 인스턴트보다는 원두커피를!

직접 타 마시기 보다는 카페에 가서 마시는 타입과는 다른 스타일의 부부입니다.^^

 

그래도 친구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겠다는데, 잠시 차를 세우고 기다려주는 아량은 있습니다.^^

 

이곳에서 마눌이 커피보다 더 좋아하는 아이템을 만났습니다.(커피는 안 마심시롱~)

 

구세군 가게로 보이는 곳인데..

가게 앞에 누군가가 기증한 것으로 보이는 야채와 과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격이 써 있는 것이 아니고..

누런 봉투에 담겨있는 자몽 앞에 아래의 글귀가 써있습니다.

 

“Gold Coin Donation" 골드코인 기부

 

골드 코인이면 1불아니면 2불인디, 2불내면 봉투째 가져가라는 얘기여 뭐여?

 

2불에 유기농 자몽을 한 봉투 가져오는 것도 별로 나쁘지 않는 거래이기는 한데..

결론은 봉투를 홀라당 집어서 올 수 있느냐는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2불내고 자몽 한 개만 가져가는 사람도 있을거인디..

2불내고 봉투째 집어올 만큼 마눌이 얼굴이 그리 두껍지가 못하거든요.

 

자몽 앞에서 망설이며 서 있는 마눌의 옆으로 가게에서 어르신이 나오셨습니다.

 

“도네이션(기부)이면... 1불에는 자몽을 몇 개나 가져가면 될까요?”

하면서 1불은 내밀어보니..

 

어르신은 봉투 안에서는 제일 큼직한(사실은 다 주먹보다 쪼매 더 큰 아담한 크기) 놈을 포함해서는 4개를 꺼내서 주십니다.^^

 

아이고~ 이런 횡재가..

1불에 유기농 자몽을 4개나 얻다니..^^

신나는 마음에 자몽을 들고 일행한테서 달려갔습니다.

 

“이것 봐! 나 1불에 자몽을 4개나 샀다.”

 

이렇게 신나하는 마눌의 기분을 한 번에 초 칠 수 있는 딱 한사람!

 

“1불 내놓고 거기에 있는거 다 가져왔지? 사람이 탐욕스러워서는...^^;"

 

마눌이 자몽 앞에서 2불내고 다 들고 오느냐 마느냐 고민할 때 남편도 옆에 있었기에..

마눌이 자몽을 한보따리 들고 오니 지래 짐작으로 얘기를 합니다.

 

마눌의 탐욕(?)덕에 사먹지도 못할 귀한 과일을 먹은것이 어디 한두번이냐구요??

 

이 양반은 항상 마눌은 탐욕스런 인간을 만들고, 자신은 안 그런 척 해놓고는..

결국 다 먹어치우는 것은 본인이면서..

 매번 마눌을 탐욕스런 인간으로 만듭니다.(우쒸^^;)

 

“아니거든, 어르신이 1불내니까 이렇게 가져가라고 꺼내주셨거든..”

 

그런데..원래 세상의  모든 남편들은 마눌에게 안티인가요?

아님 제 남편만 그런걸까요???

 

 

 

 

 

제가 유기농이라고 좋아했던 이유는..

 

스콘 구으려면 레몬(오렌지류)껍질이 필요한데..

이건 유기농이니 껍질까서 말려서 스콘 구울때 넣으면 좋고,

알맹이는 아침 식사에 먹으면 좋으니 1석 2조 인거죠!^^

 

일행이 커피마시는 덕에 한가한 동네 둘러보다가 이렇게 횡재를 했으니..

역시 사람은 남의 편의를 봐줘야 나도 덩달아 뭔가를 얻는거 같습니다.( 격언인감??)

 

그래서 이 자몽 껍질으로 스콘을 굽기는 했냐구요?

물론입니다.

 

잘 말린 자몽을 뜨거운 물에 불려서 스콘 반죽할 때 같이 넣으면 스콘을 먹을때, 뒷맛에 쌉싸름한 레몬(자몽도 같은 과의 과일)맛과 함께 레몬향도 나더라구요.

 

 

뉴질랜드에서는 수퍼에서만 과일이나 야채를 팔지 않습니다.

 

이런 조그만 동네를 지나가다보면 정원에서 나오는 유기농 과일을 판매하는 곳도 만날 수 있고, 오늘 마눌처럼 누군가가 기증한 정원의 과일들을 저렴하게 살수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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