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님의 집에 들어와서 옆 건물에 살고 있는 우리.

 

제대로 된 시집살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시부모님과 한 집에 사니 시집살이!

시부모님의 집에 살고는 있지만, 집세를 내고 있으니 우리는 세입자.

 

한국의 시부모님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관계이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저에게는 시부모님이시면서 집주인이시도 한 분들.

 

사실 며느리는 시부모님과의 사이를 운운 할 수 있는 그런 존재가 아닙니다.

시부모님께는 언제나 약자인 것이 며느리라는 위치이니 말이죠.

 

저도 그럭저럭 시집에서 살고 있는데..

가끔은 울화가 확~치밀어 오를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말을 해야 아는 외국인이지만, 이런 것도 배려 못해주나?“

하는 생각에 말이죠.

 

“하나”하면 “열”까지 알아듣는 한국 사람들.

 

한국 사람은 상대방이 말하는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는 (듣는)귀를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방이 말하면 말하는 것만 생각하는 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한국 사람들과 대화하듯이 의미가 내포된 이야기는 불가능하죠!

 

가령, 친구가 “이 방이 덥네!”하면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창문을 열죠.

덥다는 의미는 방이 더우니 식히자는 이야기이니 말이죠.

 

하지만 외국인들은 이렇게 반응합니다.

 

“넌 덥구나.”

“이 방은 덥구나”

“(재는 덥다고 하니) 곧 이방을 나가겠구나.“

 

우리의 생각과는 확실히 다른 조금은 특이한 인간형들이죠.

 

아! 한국 사람들 중에도 이렇게 알아듣는 분들이 없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은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4번 귀를 가지고 계십니다.

 

자, 이제 내가 짜증이 나는 이유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서 사건 속으로~~~^^

 



 

세 들어 살고 있는 아들 부부를 위해서 아빠가 주신 공간이 있습니다.

뒤쪽에 마당에 필요한 것을 넣어두시는 헛간.

 

부모님의 자전거, 특히 몇 대의 자전거를 소유하고 계시는 아빠의 자전거는 다 앞쪽의 건물 안에 보관을 하시지만, 아들 내외의 자전거를 넣어두라고 주신 공간이 바로 뒤쪽의 헛간.

 

헛간에는 정원을 가꾸시는데 필요한 물품을 넣어두시는 창고 같은 곳입니다.

화분, 농기구, 비료, 그 외 겨울에는 마당에서 뽑은 야채들을 이곳에 넣어두시기도 하죠.

 

지붕이 있는 헛간에 우리 자전거를 보관하게 해주신 건 정말 감사한데..

헛간을 가는 길이 나에게는 참 그렇습니다.

 

아픔이 있는 길이죠.^^;

보기에는 넓어 보이지만, 자전거를 끌고 가기에는 좁은 길.

 

넓고 넓은 마당인데 왜 하필 화분을 이렇게 놓으셨는지 알 길은 없지만..

매번 지날 때마다 날 찔러대는 화분 때문에 짜증이 납니다.

 

나갈 때는 자전거가 날 찌르는 유카나무쪽으로 되니 상관이 없는데..

들어갈 때는 유카나무가 내 허벅지를 찔러대죠.

 

그래서 가능하면 안 아프게 들어가는 방법을 모색해보지만..

화분이 거기 있는 한은 별 수 없죠.^^;

 

 

 

안 아프게 들어가려면 자전거를 되도록 우측으로 밀어야 하는데..

우측에는 삐죽이 튀어나온 꽃 때문에 조금 힘든 상황!

 

그래도 우측으로 자전거를 밀고 다녔더니만..

어느 날 똑 부러져버린 꽃!

 

그리고 다음날!

아빠는 며느리가 부러뜨리고 지나간 꽃의 잔가지들을 기둥에 묶으셨습니다.

 

이쯤 되면

“들어갈 때도 자전거를 유카나무가 있는 쪽으로 하면 되잖아!”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사람의 습관이라는 것이 있죠,

저는 자전거를 항상 제 우측을 두고 끌고 다닙니다.

 

며느리가 자전거 끌고 다니다가 꽃을 부러뜨렸다는 걸 모를 리 없는 아빠.

하지만 내가 다니는 그곳은 전혀 변화한 것이 없습니다.

 

 

 

매번 저는 왼쪽의 유카나무에 안 찔리려고 자전거를 최대한 우측으로 밀고 다니죠.

 

며느리가 지나다니는것이 이곳을 좁아서 우측의 꽃을 부러뜨렸다는 걸 아실 텐데,

왜 아빠는 이곳에 계속 화분을 놓으시는 것인지..

 

시누이처럼 은연중에 “이 공간은 내 소유다.”라고 하시고 싶으신 것인지..

 

시집에 들어와서 5년차.

세내고 살고 있는 아들내외에 대한 배려라고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아들내외가 들어와서 사는 것이 그리 편하시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쓰는 공간에 비하면 과한 월세인데 그걸 모르시는 것인지..

 

우리는 방 한 칸, 주방 반쪽, 욕실 반쪽을 사용하고 있죠.

(주방, 욕실이 반쪽인 이유는 시누이의 짐이 다 차지하고 있어서리..^^;)

 

우리부부가 지금 살고 있는 환경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셔야 할 듯...^^

 

http://jinny1970.tistory.com/2214

사생활 없는 생활은 이제 그만!

 

http://jinny1970.tistory.com/2268

외국 시부모님과 살아보니,

 

 

 

내가 잘라먹어버렸던 꽃의 잔가지들이 잘 자라서 꽃을 피웠습니다.

 

이런 건 거의 들꽃에 해당하는 종류인데,

우리 집 마당에서는 사랑을 받고 자라고 있죠.

 

잘린 꽃의 잔가지를 기둥에  묶으신 아빠.

아빠는 며느리보다 꽃을 더 생각하시는 거 같습니다.

 

부러진 꽃은.. 이 구간을 오갈 때마다 찔러대는 유카 화분 때문에 뾰족한 잎을 피해보려고 했던 며느리의 만행이란 것을 모를 리 없으실 텐데, 말씀은 하지 않으셨습니다.

 

부러진 꽃을 보고 화가 나셨을 만도 하신데 말이죠.

 

며느리도 오가는 이 구간의 유카 때문에 매번 아픔을 느끼지만 아빠께 화분을 치워달라는 말씀은 드리지 않습니다.

 

당신의 정원이고, 당신의 놓고 싶은 곳에 화분을 놓으셨을 테니 말이죠.

 

하지만“단지 굳이 말 안 해도 알 수 있는 것인데..“하는 마음에 짜증이 납니다.

 

며느리가 사는 동안 여러 가지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걸 두 분은 아실까요?

두 분도 아들내외가 들어와서 살면서 받으셨던 스트레스가 있겠지요?

 

우리가 나가게 되면 두 분 특히 엄마는 많이 아쉬워하실까요?

 

함께 살아도 부모님이 살뜰하게 챙겨주셔서 느끼는 그런(가족 같다는)느낌은 자주 들지 않았었는데..

 

이짜증이 내가 시댁에서 느끼는 마지막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이제 떠나게 되는 시점이 보이니 다행입니다.

 

다음 번에는 시댁이 아닌 우리만의 공간에서 다시 오스트리아 생활을 시작하게 되겠지요?

아니, 꼭 그래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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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7.15 00:00

 

처음에 시댁에 올 때는 제 직업교육을 받는 2년 동안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랬는데.. 직업교육이 끝나고도 한참인데...

저희는 아직 이곳에 있습니다.

 

좁아터진 우리 집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771

가끔씩 짜증나는 내 환경

 

이 글을 쓴 것이 2016년 2월이었으니..

벌써 2년도 훨씬 전의 이야기네요.

 

좁아터진 집이 나는 몰랐는데 엄청난 스트레스였나 봅니다.

며칠 전에는 꿈까지 꿨답니다.^^;

 

내 꿈은 이랬습니다.

뜬금없이 엄마가 우리부부의 철지난 옷을 우리 방에 내려놓으며 하시는 말씀.

 

"이 옷을 걸때가 없다. 이건 너희가 알아서 간수해야겠다."

 

엄마네는 침실의 한 벽면이 다 붙박이장이라 넣을 공간이 엄청 많으신 데도,

안 입는 옷들을 2층에 손님방으로 있는 옷장에 한가득 걸어놓으셨습니다.

 

우리의 철지난 옷들도 2층의 그 옷장에 틈을 만들어서 같이 걸어놨었는데..

시어머니가 우리 옷 때문에 공간이 부족하시다고 우리 옷을 들고 오신 겁니다.

 

옷 하나 넣어놓을 옷장하나 제대로 없는 우리 방을 모르실리 없는 시어머니가 옷을 들고 오신 걸 보고 며느리가 훌러덩 뒤집어졌습니다.

 

남편에게 어머니가 들고 오신 옷을 집어던지면 한바탕 난리를 쳤습니다.

 

"내가 이사 나가자고 했지? 뉴질랜드 안 갈꺼면 일단 이사 나가자고 했잖아.

이게 뭐냐고? 내가 언제까지 좁아터진 집에서 살아야 하냐고?"

 

평소에는 참 만만한 마눌인데 마눌이 이렇게 헐크가 되면 수습불가이니 남편은 눈치만 살핍니다.  옆 건물에 시부모님이 사셔도 마눌이 헐크 되면 누구도 못 말립니다.

 

성질이 나면 자정이 넘은 시간에도 소리를 질러대고, 문도 쾅소리 나게 닫아버리고..

 

(물론 이런 일은 극히 드물게 일어나지만, 대부분은 남편이 착한(?)마눌을 시험에 들게 하다가 나오는 상황인지라, 남편은 감당해야하는 부분입니다.)

 

 

내 직업교육이 끝나는 2017년 2월쯤부터 지금까지 이런저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뭔데? 하시는 분들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292

조금 연기된 남편의 뉴질랜드 장기휴가

 

그렇게 시간은 흘러 지금은 2018년 6월.

유럽의 여름을 사랑하는 남편은 여름은 꼭 이곳에서 지내고 싶어 하죠.

 

이러면서 이곳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나또한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니 좁아터진 집에 대한 스트레스가 꽤 있었나 봅니다.

그것이 꿈으로 승화돼서 나타난걸 보면 말이죠.^^;

 

그 꿈을 꾸고 나니 평소에는 "그러려니."했던 일들이 다 짜증납니다.

 

 

우리 욕실에 있는 시누이 세탁물통.

 

세탁할 옷가지 등을 넣어두는 통인데,

이건 시누이가 없어도 붙박이장처럼 우리 욕실에 있습니다.

 

자기가 없을 때는 자기 방에 살짝 치워놨다가 자기가 머물 때 갖다놓아도 되고,

다 세탁하고 빈 통이면 침실에 갖다놔도 될 텐데..

 

자신의 오물을 여기저기 뿌려서 냄새로 자기 구역을 알리는 동물도 아닌데,

이리 세탁통을 붙박이처럼 좁아터진 욕실에 놔서 자기 구역을 알리고 싶은 것인지..

 

오빠내외가 공짜로 사는 것도 아니고 월세까지 내고 살고 있구먼.

여전히 이집은 시부모님께 물려받을 자기 집이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짜증이 날 때는 이런저런 것들이 다 속이 터집니다.

나 같으면 오빠내외를 위해서 내가 없을 때는 내 물건은 치워주겠구먼. 시누이는 자기가 없어도 우리 타월과 나란히 자기 타월도 항상 걸어놓고, 세탁통도 제자리에.

 

집을 물려준다고 시부모님이 말씀을 하셨어도..

 

"부모님께 일(병)이 생겨 돈이 필요하면 이 집은 언제든 팔아서 두분이 필요한데 사용하셔야 한다."

 

는 아들의 생각과는 달리 딸내미는 이미 물려받은 "자기 집"처럼 행동합니다.

 

시누이가 조금만 더 우리를 배려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건..

비어있는 그녀의 방에 넘쳐나는 공간들을 볼 때입니다.

 

가끔씩 시누이의 빈방과 거실에 창문단속을 해야 하는 지라 들어가 보면..

혼자 사는 그녀에게 공간은 참 많이 넉넉합니다.

 

 

그중에 내가 가장 부러운 것은 옷장이 2개나 있는 그녀의 침실.

 

시누이의 주거지는 비엔나이고, 이곳은 주말이나 긴 연휴 때만 내려와 머무는지라,

실제로 이곳에 있는 옷이나 짐들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넓은 시누이의 침실과 거실을 볼 때마다 한편으로는 부럽습니다.

엄마가 시누이에게 "이 건물(우리와 시누이가 사는)은 오빠네 주고, 우리(시부모님)가 사는 건물을 네가 갖는 건 어때?"하고 물어보셨다고 했었는데,

그때 시누이가 싫다고 했답니다.

 

그때 시누이가 흔쾌히 "그래!"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럼 이 집을 통째로 우리가 쓰면서 나름 편안한 시간을 보냈을 텐데..

 

이곳에 머문 시간은 항상 좁아터진 집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가 숨어있는지라,

앞으로도 우리가 시댁에서 머물렀던 시간들이 그리 즐거운 추억은 안 될 거 같습니다.

 

두 명의 집주인(시아버지와 시누이) 눈치를 보며 살아야 했던 기간이니 말이죠.

 

남편의 말했던 대충의 계획에는 이 겨울이 오기 전에 이곳을 벗어나는 거셨는데..

계획을 세우면 뭔가 명확해지기 전에는 말을 안 하는 남편에게 저는 요새 묻습니다.

 

"우리 언제 뉴질랜드 가?"

"...."

"뉴질랜드 안가면 우리 이사 나가야 하는 거 알지? 난 좁아터진 집에서 더 이상 못산다."

"...."

 

시댁에 와서 거의 4년 정도를 살았습니다.

이제는 정말 떠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멀리 떠나던, 가까이 떠나던 이 집은 이번에 꼭 탈출하고 싶습니다.

 

뉴질랜드 길 위에서 2년 동안 살았던 봉고 밴은 좁아터지는 공간이었지만,

그래도 우리 부부만의 공간이라 참 편안했는데..

 

지금 사는 이곳은 방에 부엌에 욕실까지 있지만 마음은 항상 불편합니다.

 

항상 누군가의 눈치를 봐야하는 공간이고, 우리 옷 하나 마음 편히 걸어놓을 공간이 없는 것이.. 무의식중에 내 신경을 항상 건드렸던 모양입니다.

 

앞으로 다시 린츠에 들어오게 된다고 해도 웬만하면 시댁으로는 들어오지 않고 싶습니다.

 

월세 절반이라고 정말 싼 것이 아니라, 그만큼 우리가 사용하는 공간도 딱 절반에, 2명의 집주인(시아버지, 시누이) 눈치를 봐야하는지라 스트레스는 배로 받는 시집살이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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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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