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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며느리를 놀라게 한 시아버지의 행동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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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시아버지가 전립선 수술을 하셨습니다.

 

수술하러 병원에 가시기 전에 “요양보호사”로 있는 며느리가 몇 가지 조언을 해드렸습니다.

처음에 요양원에 오시는 분들이 대부분 하는 행동들이죠.

 

“아빠, 젊은 여자 간호사들이 아랫동네를 씻겨드리러 와도 절대 창피해하지 마세요.”

“...”

 

할매도 마찬가지지만 할배들도 당신 몸을 누군가에게 보인다는 걸 굉장히 부끄러워하십니다. 대소변을 못 가리셔도 직원이 당신 몸에 손대는 걸 극도로 싫어하시죠.

 

혼자서 어떻게 해 보려고 시도는 하지만..

나중에 온벽이나 바닥에 떵칠을 하는 결과만 낳을 뿐이죠.^^;

 

“아빠는 생전 처음 당하는 일(누군가 특히 젊은 아가씨들 앞에서 아랫동네를 훌러덩 까는 행위)이라 당황스럽고 수치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들은 매일 하는 일이고, 또 매일 보는 부위라 전혀 신경 쓰지 않아요.”

 

평생 건강하시던 아빠가 다른 동네도 아니고 바로 거시기 부근에 있는 전립선 수술에 들어가시니 수술이나 그 후에도 간호사들이 도움을 받아 씻거나 하시게 될 상황에 대비해서 말씀드렸습니다.

 

전립선이 어디있지? 하는 분들을 위한 안내.^^

 

 

http://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0618 참조

 

아들내외는 아빠의 수술 전날에도 병원에 갔었고,

수술 하신 날 중환자실에도 어머니를 모시고 잠시 들어가서 얼굴을 뵈었죠.

 

“수술하는 날은 오지 마! 그날은 마취에 취해서 와도 못 볼 수 있어.”

 

아빠는 이렇게 말씀하셨지만, 그래도 아들은 저녁에 아빠를 보러갔습니다.

 

“급이 다른 등급”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아빠가 수술하신 오후에 남편은 수술을 집도한 수술의에게 전화를 걸어서 수술경과도 들었고, 저녁에는 중환자실도 면회를 와도 된다는 이야기도 들었죠.

 

며느리가 “가시겠냐?”고 몇 번 물어도 “안 가겠다.”하셨던 시어머니!

 

아들이 “우리 가는데 정말 안 가겠냐”고 하시니 급하게 따라나설 준비를 하셨습니다.

 

며느리에게는 몇 번을 여쭤봐도 “안 가”하시더만, 왜 아들의 질문에는 다른 태도를 취하시는지.. 남편에게 한소리 들었습니다.

 

“당신 엄마한테 제대로 물어본 거 맞아?”

 

시어머니의 변덕스러운 마음은 며느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죠.ㅠㅠ

 

중환자실에 누워계신 아빠는 마취도 깨어있는 상태라 병실에 들어오는 엄마와 아들내외를 맞아주셨습니다.

 

“오지마라”하시더니만, 그래도 병실에 들어서는 식구들을 보니 반가우신 모양입니다.

“혼자 누워있으니 생각만 많아지더라.”

 

큰 수술을 하고 썰렁한 중환자실에 혼자 누워있는 상황이니 좋은 생각은 아니겠지요.^^;

 

남편이 퇴근하고 간지라 이미 저녁 7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라 한 20여분 있었는데..

아빠는 이런저런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대부분 수술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아빠는 카테터(소변줄)을 끼고 계셨고,

아직 몸을 움직이실 수는 없는 상태셨죠.

 

다음날 아빠는 병실로 돌아오셨습니다.

그리고 아들내외는 아빠가 병실로 돌아오신 그 다음날 다시 찾아뵈었죠.

 

병실에 들어서는 아들내외에게 아빠는 “수술 부위”라고 하면서 환자복을 위로 들어 올려서 배의 수술 부위를 보여주십니다.

 

배꼽을 중심으로 6개의 구멍을 내서 기계로 수술한 모양입니다.

아빠는 "다빈치"라는 기계를 이용한 수술이라고 하시네요.

 

아빠가 수술 부위를 보여주시는 것까지는 좋았는디..

아빠는 환자복 안에 속옷을 안 입고 계셨습니다.^^;

 

저 얼떨결에 시아버지 몸을 본 며느리가 됐습니다.

하긴, 소변 줄을 꼽고 계신 상태라 속옷을 입기도 불편한 상태셨네요.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며느리는 매일 보는 할배들의 아랫동네(거시기)여서 별로 새로울 것도 없지만..이것이 요양원에 사시는 고객인 할배들이랑 제 시아버지와는 또 차이가 있죠.

 

“의료인들에게 몸을 보여주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니 절대 부끄러워하지 마시라!“

 

며느리의 이 조언을 아빠는 제대로 이해하셨습니다.

며느리도 “간호조무사 자격증”이 있는 의료인이거든요.

 

여기서 잠깐!

한국에서는 간호조무사가 의료인에 포함이 안 되는 모양인데..

오스트리아에는 간호조무사도 “의료인”입니다.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등의 직업군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의료인이죠.

병원에서 근무를 했다면 의사들과 서로 이름 부르며 근무할 수 있는 그런 사이입니다.^^

 

-오스트리아는 의사라고 해서 “XX 선생님!“이런 호칭은 직원들끼리 쓰지 않거든요.

 

이날 아빠는 수술부위를 설명하시면서 환자복을 두어 번 들어 올리시는 바람에..

저는 얼떨결에 아빠의 몸을 그때마다 봐야하는 며느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빠가 상황에 잘 적응하시는 거 같아서 보기 좋았습니다.

 

평생 남에게 보인 적이 없는 몸을 타인에게 보인다는 것이 사실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소변줄 꼽고 계신 아랫동네를 아무 거리낌 없이 며느리에게 들어내시는 아빠를 보니 안심이 됩니다.

 

아빠는 아들내외에게 당신의 몸이 어떻게 변했는지 보여주시고 싶으셨던 모양입니다.

 

수술은 잘 됐고, 소변줄은 1주일이면 빼고, 그 다음에는 퇴원을 하시겠죠?

그때쯤이면 아빠 배의 6개의 구멍들도 많이 아물어가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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