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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머피의 법칙과 함께 한 하루, 체스키 크롬로프 크리스마스 시장,

by 프라우지니 2019.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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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관광지인 체스키 크롬로프의 크리스마스 시장을 간다고 할 때 엄청 기대를 했었습니다. 예쁜 도시인 체스키 크롬로프의 겨울을 즐기고 저녁에는 크리스마스 시장까지!

 

한 번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거 같았고..

거기에 내가 좋아하는 동료 직원들과 함께니 이보다 더 좋을순 없죠.^^

 

이날 일이 계속 꼬이는 “머피의 법칙”과 하루를 보내게 될 줄은 몰랐었습니다.^^;

 

 

구글지도에서 캡처.

 

회사야유회의 여정은 이랬습니다.

 

출발해서 체크키 크롬로프까지는 직진을 하면 1시간 30분이 걸리지만, 중간에 Lebkuchen 렙쿠헨으로 유명한 Bad Leonfelden 바드 레온펠덴에 있는 130여년 전통을 가진 제과점을 방문하고, 체스키 크롬로프로 가는 여정이었죠.

 

중간에 제과점에 잠시 들려서 렙쿠헨(켄) 쇼핑을 하다고 해도 2시간 정도면 도착이 가능하니, 출발지에서 12시 30분에 출발하면 늦어도 오후 3시쯤에는 도착할 줄 알았습니다.

 

유럽의 겨울은 해가 빨리 져서 오후 4시면 이미 어두워지지만, 아직 밝은 3시에 도착하니 예쁜 체스키 크롬로프의 겨울풍경을 한 시간 동안 즐길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출발은 잘 했는데, 우리가 야유회 가는 날이 금요일 오후인건 생각지 못했네요.^^;

 

금요일은 대부분의 직장이 오전 근무만 하니 오후에는 시외의 집으로 나가는 차들로 도로가 밀리고.. 덩달아 우리 버스도 도로에서 시간을 보냈죠.^^;

이렇게 밀리는 교통이 이날 첫 출발이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캡처한 여러 종류의 Lebkuchen 렙구헨입니다.

 

도로에서 시간을 잡아먹었으니 중간에 렙구헨을 파는 (제과점)공장에 들리지 않고 바로 체스키 크롬로프로 가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다들 렙구헨을 먹어보고 살 의지가 있는지라 늦더라도 제과점에는 들리기로 했죠.

 

사실 저도 궁금했습니다.

130여년의 전통을 가진 제과점의 렙쿠헨은 뭐가 다른지 말이죠.

 



 

우리는 제과점에서 운영하는 공장으로 가야 렙구헨을 살 수 있는데..

버스가 우리는 내려놓은 곳은 시내에 있는 제과점의 본사.

 

결국 이곳에서 렙구헨 대신에 커피와 케이크 한 조각 먹는 걸로 만족해야했죠.

 

난 가족들 선물로 전통 있는 제과점의 렙쿠헨을 사고 싶었는데.. 못했습니다.^^;

일이 꼬이는걸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하는지...

 

 

 

제과점에서 나와서 국경을 넘으면서 담배 사는 사람들 때문에 버스는 또 30여분 지연.

담배를 사겠다는 사람들이 내리고, 나머지는 면세점에 들려서는 다시 가는 길.

 

갑작스럽게 내린 눈으로 길은 미끌미끌.

커다란 버스가 갑자기 빙판된 산길에서 두어 번 미끌거렸습니다.

 

그러니 더 서행 할 수밖에 없었죠.^^;

 

 

드디어 체스키 크롬로프에 도착을 했는데 저녁 5시.

이미 깜깜합니다.^^;

 

우리가 마을로 들어설 때 마을에서 나오는 한국인 단체관광객의 가이드가 그의 고객에게 날리는 말.

 

“아니 이 사람들은 뭘 보겠다고 지금 오는 걸까요?”

 

우리는 크리스마스 시장 보러 왔는디...

원래 크리스마스 시장은 어두워져야 활발해지는디..

 

이런 “대답”을 날려줄껄 그랬나 생각하면서 마을로 들어갔죠.

 

너무 늦어 마을구경은 못하지만, 마을에 있는 크리스마스 시장 쇼핑은 해야죠.^^

 

 

 

마을에 들어서서 크리스마스 시장을 찾아가는 길에 이미 손주가 있는 동료직원 2명은 손주들을 위한 선물을 사느라 나무로 만든 장난감을 파는 가게에 들어가서 이런저런 소품들을 구경했습니다.

 

나머지 직원들은 일행이 선물구경을 하니 덩달아서 따라 들어갔죠.^^

 

 

 

크리스마스 시장이 들어선다는 마을 광장에 들어섰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심하게 작습니다.

 

원래 도시의 크고 작은 광장마다 들어서는 것이 크리스마스 시장인지라 “이곳 말고도 다른 곳이 있겠지."하는 마음에 이곳을 한 바퀴 휙 돌았습니다.

 

작은 광장에 가판대는 10개는 넘고 15개는 안 되는 규모였습니다.

 

회사에서 이곳의 “크리스마스 시장”을 목적지로 잡았다면 꽤 볼 것이 많아야 하는디..

그런 것도 미리 조사하지 않고 그냥 이곳을 선택한 것인지...^^;

 

 

 

코딱지만 한 광장에 Gluehwein글뤼바인(따뜻한 와인) 파는 가판대는 두어 개 있어, 동료들은 각자 글뤼바인을 한잔씩 사들고 한쪽에 모여들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크리스마스 시장은 매년 머그컵이 새로 디자인되고, 글뤼바인을 살 때 2유로 정도의 머그컵 보증금을 내야합니다.

 

머그컵을 갖다 주면 보증금을 다시 돌려봤지만,

머그컵을 기념품으로 챙기고 싶은 관광객들은 머그컵을 챙길 수 있죠.

 

체코의 크리스마스 시장은 머그컵 대신에 스치로폼 컵에 와인을 팔았습니다.

이곳의 글뤼바인 머그컵을 기념품으로 챙길 수 있는 기회는 없었다는 이야기죠.^^;

 

술 안 먹는 저는 와인대신에 생감자를 얇게 썰어서 튀겨 파는 감자튀김을 한 봉지 사와서는 와인을 마시는 동료들과 나눠서 먹었습니다.

 

이곳에서 파는 글뤼바인은 2유로, 내가 산 생감자 튀김도 2유로.

오스트리아에서 파는 글뤼바인보다 아주 약간 저렴하기는 합니다.

 



 

작은 광장의 크리스마스 시장을 돌아보고 와인도 한잔씩 마신 후에 또 다른 시장을 찾아 나섰습니다. 광장의 규모가 너무 작은지라 “설마 이거 하나뿐이겠어?”하는 맘이었거든요.^^

 

우리 일행은 골목을 찾아, 이리저리로 다녔습니다.

 

작은 동네라 뭐라도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날씨는 춥고 눈은 날리고 길가는 사람들은 없고!!!

 

겨우 길가는 현지인을 잡아서 물어보니 이곳의 시장은 우리가 본 광장뿐이랍니다.

 

5시에 이곳에 도착해서 우리를 내려놓은 버스는 8시에 출발한다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3시간인디..

작은 광장의 시장은 이미 봤고 우리는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마을을 헤매다가 본 체스키 크롬로프 성의 야경입니다.

이 풍경을 낮에도 찍고 밤에도 찍고 싶었는데..

 

 

 

날씨는 춥고 더 이상 볼 것은 없고 우리는 따뜻한 곳을 찾아서 들어갔습니다.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이런저런 것들을 사먹으며 저녁끼니를 해결하려고 했었는데..

시장은 작고 볼거리와 더불어 먹을 것도 없으니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갔습니다.

 

버스로 돌아가는 길에 있는 가게 중에 하나를 선택했죠.

옆에 뮤직바도 딸려있는 식당으로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었습니다.

 

 

 

일행 중 한명은 치킨을 시켰는데, 여기는 곁들여서 나오는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따로 “프렌치 프라이“을 시켜야 했죠.

 

치킨을 시킨 동료가 추가로 주문한 감자튀김은 2유로.

 

원래 음식은 나눠먹지 않는 외국인이라 생각했는데..자신이 먹다가 남은 감자튀김을 동료들에게 먹으라고 권하고 또 그걸 먹는 동료를 보면서 새로운 사실도 알았습니다.

 

오스트리아 사람들도 자기 음식을 타인과 나눕니다.

단, 내가 배불리 먹고 남은 음식에 한해서 말이죠.

 

어차피 다 못 먹을 것을 안다면 따뜻할 때 나눠먹었음 좋을 텐데..

이런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굴라쉬를 시킨 동료도 있었습니다. 굴라쉬에 따라 나온 체코식 Knoedel크뇌들(경단)은 찐빵에 가까운 질감이었지만, 나름 만족스러워 하는 거 같았습니다.

 

제 동료는 굴라쉬와 미네랄워터 작은 것을 주문하고 18유로를 냈습니다.

거기에 따로 팁을 주는 거 같았습니다.

 

 

 

제가 주문한 메뉴입니다. 앞쪽은 구운 돼지고기, 좌측은 햄을 데운 거죠.

중간에 사우어크라우트(신 양배추)와 크뇌들(경단)

 

이 메뉴는 동그란 크뇌들과 찐빵 같은 것 두 가지가 나오는데..

“크뇌들 대신에 사우어크라우트를 더 주세요!”

 

이렇게 말하면 고기랑 사우어크라우트만 줄줄 알았었는데..

이 메뉴에 2가지 나오는 크뇌들중 한 가지가 따라 나왔습니다.^^;

 

결국 2개 나온 크뇌들중 하나는 다른 동료에게 주고 나머지는 먹다가 남겼죠.

 

사실 메뉴가 짜서 크뇌들은 짠맛을 중화하는 용도로 먹어야 합니다.

우리가 반찬에 밥을 먹듯이 말이죠.

 

 

이날 함께한 일행입니다.

 

음식을 다 먹고는 각각 따로 계산을 했죠.

 

전 지난번 체코 여행을 하고 남았던 돈 500코룬을 가지고 왔었습니다.

동료들은 다 유로로 내는데 저만 코룬으로 냈죠.

 

내가 먹은 메뉴는 280코룬이고, 미네랄워터는 30코룬인데..(그럼 310코룬인디..)

실제로 웨이터가 요구한 금액은 330코룬. 여기에 팁 포함해서 350코룬냈습니다.

 

이때는 생각 없이 계산을 했는데 나중에 보니 어찌 총 맞은 거 같다는..

내가 낸 350코룬은 14유로가 조금 안 되는 금액이죠.

 

나와 같은 메뉴와 같은 음료를 주문한 동료는 16유로 이상을 냈습니다.

유로로 내니 코룬을 유로로 환율 계산하면서 총맞은 거 같기도 하고..

 

 

구글지도에서 캡처

 

검색을 해보니 이곳이 “맛집”이라고 올린 블로거들이 있던데..

사람의 입맛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제 “맛집“에는 추가되지 않았습니다.

 

가격도 비싼 편이고, 음식은 그저 그랬고, 거기에 관광객에게 바가지까지.

 

관광객에게는 실내 인테리어가 꽤 인상적이라 음식이 아닌 사진을 목적으로 들어간다면 추천 해 드릴 수 있습니다. 2층에 화장실 옆에는 그림들을 모아놓은 갤러리도 있어서 볼거리는 넘치는 곳입니다.

 

동료들과 함께했지만 따로 계산하는 바람에 영수증은 따로 받지 못해서 우리테이블의 웨이터가 우리들 각자가 지불해야하는 금액에 얼마의 돈을 더 붙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외국인들은 항상 각자 따로 계산하고, 또 영수증을 요구하지도 않으니 이런 식으로 총을 쏘는 것 같기도 하고, 외국인 관광객들은 환전계산에 약하니 그것을 교모하게 이용하는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총맞은 금액은 얼마 안 되지만 유로로 계산한 동료들이 총 맞은 금액은 꽤 되는 거 같은데.. 당사자들이 신경 안 쓰니 그냥 넘어갑니다.

 

이번에는 이래저래 체스키크롬로프에서 실망만 하고 갑니다.

 

너무 늦게 도착해서 마을구경 못해서 실망.

크리스마스 시장은 볼거리 없고 너무 작아서 실망.

식당에서는 음식도 그저 그랬는데 (외국인이라고) 총 쏴서 실망.

 

야유회를 같이 갔던 소냐는 내년에는 절대 “회사야유회”를 가지 않겠다는 말도 남겼습니다.

 

볼 것도 없고, 오가면서 흡연자들을 위한 배려(담배 피운다고, 담배 산다고, 버스가 두어 번 섰었는데, 전부 합하면 1시간 정도 될 긴 시간이었습니다.) 때문에 짜증만 나는 시간이었다고 말이죠.

 

2019년에는 볼프강쎄(볼프강 호수)의 크리스마스 시장으로 간다니 저도 안가지 싶습니다.

(이때도 일을 하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말이죠.)

 

남편과 잘츠캄머굿 지역 호수마을에서 서는 크리스마스 시장은 이미 다 봤는데, 그때 볼프강쎄의 작은 크리스마스 시장도 이미 봤으니 말이죠.

 

간만에 좋은 동료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지만, 중간에 흡연자들을 위한 시간을 줄여서 일찍 마을에 도착하고, 시장도 조금 더 알차고 볼거리가 풍성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체스키 크롬로프의 크리스마스 시장이 얼마나 작은지는 알았고, 더불어 볼거리가 없는 것까지 알았으니 앞으로 12월에 이곳을 가는 일은 없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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