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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어르신들을 위한 마음수련, 만다라

by 프라우지니 2018.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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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요양원에서 만다라를 봤을 때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아이들용 색칠하는 책이 왜 여기에 있지?”

 

그림이나 도안에 색칠을 하는 건 유치원 아이들이 많이 하죠.

그건 그쯤에서 끝나는 줄 알았었습니다.

 

그런 걸 요양원의 계시는 어르신들이 갖고 계시고, 어떤 분들은 시간을 내서 빈 공간에 색을 채워넣는 일을 소일거리로 하십니다.

 

내가 요양원에서 만난 만다라는 아이들 용보다는 조금 더 복잡하고 다양합니다.

어릴 때 하던 것과는 차원이 조금 다른 만다라죠.

 

제가 실습생일 때는 직접 만다라를 색칠하기도 했습니다.

 

내가 하고 싶어서 한 것이 아니라 요양원에 계신 분들 중에 젊은 측에 속하는 60대 아낙이 온몸의 근육이 무력해지는 질병인지라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거든요.

 

대부분 80대가 보통인 요양원에 50대에 들어와서 10년 넘게 살고 있는 아낙인데..

지난번 이 아낙의 딸이 청소년 관청에 아이 넷을 뺏기는 일을 겪었었죠.

 

어떤 이야기인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481

복지국가에서 벌어지는 가정의 비극

 

최근에 내가 전해들은 이야기는 아이 넷은 다 위탁가정에서 자라고 있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부모의 방문의 허락된 모양입니다. 아빠에게 맞았던 큰 아들은 아직도 아빠랑 만나는 걸 거부하고 있지만, 나머지 아이들은 1주일에 한번 만나러 간다고 합니다.

 

물론 그녀의 딸은 남편과 함께 살고 있구요.

 

우리나라 같으면 남편을 포기하고라도 아이를 지키는 것이 보통이겠지만, 아이들보다는 “나의 행복”이 더 중요해서 그런 것인지, 아님 이유가 있어서 남편과 이혼을 안 하는 것인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아이를 낳은 엄마는 사랑보다는 모정이 더 깊을 텐데.. 아이가 아닌 남편을 선택”하는 일이 한국인인 나에게는 참 의외의 일이여서 현지인 아줌마들인 제 동료들에게 이 상황을 물어봤었습니다.

 

여기서는 이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해서요.

 

현지인 아줌마들도 “아이를 선택하는 것이 모정이지.” 하는걸 봐서는 네 아이를 포기하면서까지 남편 옆에 붙어있는 그녀도 이유가 있겠지요.

 

가정마다 남들에게 말 못하는 속사정이 있는 법이니 말이죠.

 



그 아낙이 잘하던 것 중에 하나가..

새로 실습생이 오면 그 실습생을 옆에 앉혀놓고 “색칠 해 봐!”였습니다.

 

제가 처음 실습생으로 들어갔을 때만 해도 한손에는 약간의 힘이 있는지라, 그 아낙의 손에 색연필을 쥐어주고, 나도 색연필을 쥐고 둘이서 만다라의 빈 공간을 채우곤 했었습니다.

 

2년여의 시간이 지난 지금 그 60대의 아낙은 거의 식물인간 상태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온몸의 근육이 무력해진지라 지금은 누워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죠.

 

그 아낙 덕에 전 만다라에 발을 들였습니다.

 

요양원 어르신들이 만다라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제가 배운 바로는..

“Finemotorik 파인모토릭“에 커다란 도움이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파인 모토릭이란?

fine 파인(정교한/섬세한) Motorik 모토릭(운동학)

 

섬세하고 정교한 (손가락) 운동 능력을 키우는 것으로 육아 분야에서 나오는 단어인데,

나이가 들면 모든 능력이 퇴화되어 가는데, 그걸 지연시키는 운동이죠.

 

예를 들어서 “글씨쓰기, 색칠하기, 옷의 채우기, 신발끈 매기”등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저의 주장과는 다른 만다라에 대한 인터넷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s://tip.daum.net/question/82706807 에서 캡처

 

이글에서 보면 만다라는 심리치료기능까지 있습니다.

물론 단순히 색칠만 해서는 심리 깊숙이 들어있는 것을 보기는 어렵겠지만 말이죠.

 

 

 

https://tip.daum.net/question/82706807 에서 캡처

 

만다라의 효과는 생각보다 다양한데, 내가 배운 파인모토릭에 관한 이야기는 없네요.^^;

 

단순히 색칠만 해서는 만다라 자체를 그리는 것보다 효과가 덜 할 수도 있는데..

내가 만다라를 칠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정신 집중” 하나는 왔다~입니다.

 

거기에 시간은 덤으로 쑤욱 가죠.

색을 칠하는 동안은 그것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러니 자연적으로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거 같습니다.^^

 



저도 1~2 년 전에 시어머니 선물로 드린 적이 있습니다.

 

만다라 책이랑 72색 색연필까지 선물로 드렸었는데, 하시는 건 본적이 없습니다.

 

"아니 얘는 왜 이런 것을 준거야?“하셨을 수도 있지만..

어르신들에게는 손가락을 움직이는 작은 동작에 도움이 될 거 같아서 샀었습니다.

 

저는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서, 일하는 시간에 만다라를 만났지만,

만다라만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시간은 충분했습니다.

 

색칠하는 동안은 생각이 없어지고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꼈거든요.

 

만다라는 종류도 다양해서 꽃, 동물, 풍경, 패턴 등등등 없는 거 빼고는 다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아이들용 만다라도 있지만 시중에 팔리는 건 어르신들 용이 더 많은데.. 한국에도 손의 운동감각을 기르는 운동에 도움이 되는 “어르신용 만다라“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무료한 하루를 보내시는 어르신들에게는 시간 보내기 딱이고!

 

색을 칠하는 동안 잡생각이 없어지니 마음을 수련하는 용도로도 딱이면서,

실제로 내가 해보니 재미도 있습니다.

 

만다라는 아이들용 두뇌개발 내지는 아동미술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유럽에서는 성인용 만다라도 있고, 특히나 어르신들 선물로 많이 이용되는 종류입니다.

 

만다라는 이런 저런 효과가 커 꽤 매력이 꽤 많은 제품인데,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아동미술에 국한되어 있는 거 같아서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아이도 아니고, 어르신도 아닌,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하는 성인도 자신을 위해서 약간의 시간을 만다라에 한번쯤 해 본다면..

 

재미와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가만다라의 매력에 빠지실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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