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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시누이의 선전포고

by 프라우지니 2018.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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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두 명이 집주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부모님의 집이니 시아버지가 실제 주인이시고..

 

(시부모님이 시누이에게 물려줄 건물이라 시시때때로 말씀하셔서 그런 것인지)

시누이가 집주인처럼 행동하고, 또 우리가 사용하는 건물의 반 이상은 시누이의 공간인지라 시누이가 또 다른 주인이시죠.

 

우리는 잠시 시댁에 들어와서 살고 있지만..

시댁에 살면서도 월세를 내는 “세입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집주인인 시누이가 온다는 주말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청소도 해야 하고,

마눌이 하루를 보내는 아지트이기도 한 주방에 어질러놓은 것들도 다 치워야 합니다.

 

시누이가 주말에 다니러 오는 것이 저에게는 이리 스트레스를 받는데..

지난 주말에 왔던 시누이가 주말보다 1주일 이상 길게 집에 온다는 선전포고를 날리십니다.

 

“나 8월 셋째주에 집에서 1주일 머물면서 바비큐 파티도 하려고..

 

그리고 넷째주 월,화요일은 부모님 모시고 비엔나에 가려고,

올케도 오빠랑 시간이 되면 같이 가던가..”

 

더워 죽겠는 한여름에 바닷가도 아닌 도시에 가서 뭘 하겠고?

시간이 있어도 사양해야 할 판인데, 마침 제 병원 예약이 잡혀있는지라 사양~

그나저나 시누이가 집에 머문다는 1주일이 사실 1주일은 아닙니다.

 

말이 1주일이지 머물겠다는 전 주말에 내려 올테니 시누이가 머무는 기간은..

(전 주말인)토,일

(그리고 시누이가 쉬겠다는 한주)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시부모님을 모시고 비엔나에 간다는) 월요일 까지.

 

나에게는 길고도 1주일(이상이지만) 이 될 거 같습니다.

 

시누이가 오면 내 아지트인 주방에서 머무는 것도 불가능하니 글 쓰는 것도 힘이 들고,

욕실에 갈아입고 놔두는 옷들도 매번 방으로 가져가야 하는지라 많이 불편합니다.

 

 

 

시누이가 있는 기간에 그냥 맘 편하게 요양원에 출근해서 하루를 보냈으면 좋겠지만..

하필 시누이가 머무는 주는 근무가 달랑 하루뿐입니다.

 

시누이가 “바베큐 파티”를 한다는 금요일은 왠만하면 집에 안 있고 싶지만..

별일이 없는 한 그냥 집에 있게 될 거 같습니다.

 

다음 근무까지 9일이 시간이 있어서 짧은 휴가까지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간이지만..

그 중간에 내 병원 진료가 잡혀있어서 휴가를 가는 것도 힘이 들고.

 

시누이가 사람들을 모아놓고 마당에서 바비큐 파티를 한다는 금요일은 집에서 사라지고 싶은지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남편을 살짝 찔러봤습니다.

 

“남편, 우리 금요일에 그라츠에 갈까? (우리부부의 친구인)안디가 가을쯤에 그동안 열심히 레노베이션한 새집으로 이사들어 간다며?

 

거기 구경가자. 시누이가 금요일에 마당에서 파티를 한다니 나 그날은 사라지고 싶어.”

“...”

 

하필 시누이가 파티를 한다는 날은 남편의 병원예약이 잡혀있어서..

그날 마눌이 원하는대로 그라츠에 가는 건 힘들어 보입니다.

 

얼마 전 젝켄에 물려서 (보렐리오제을 예방하는) 항생제를 5주나 복용하고 병가 2주 받아서 쉬었음에도, 남편의 배에 있는 둥근 모양의 띠는 없어지지않고 조금씩 더 커졌던지라 띠가 있는 부분의 살을 떼어내고 조직검사에 들어갔었는데..

 

그날 결과가 나오는 날입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2673

남편의 병가와 취소된 여름휴가

 

시누이가 한번 파티를 하면 사람들이 자정은 기본으로 넘깁니다.

새벽 2~3시까지 떠들고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죠.

 

시누이가 파티하는 시간 우리부부는 1층 우리 방에 짱 박혀있습니다.

 

파티에 10명 내외의 사람들이 참석하는지라 2층에 있는 화장실도 눈치를 봐가면서 다녀야하고,  마당의 파티가 자정이 넘어가면 2층 주방으로 이동을 하는지라,

이 시간에 화장실을 가는 건 더 조심스럽습니다.

 

지난번에는 커플이 잠까지 잤던지라, 아침까지 우리 주방에서 먹었고,

아침에 자고 일어나 부스스한 얼굴로 화장실에 볼 일 보러 갔다가..

우리 화장실에서 생전 처음 사람들과 대면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오빠네 부부가 들어와서 살기 전에 시누이는 일년에 서너번 이상 파티를 했었습니다.

 

봄에 마당에 체리가 익어가는 봄에 한 번, 한여름에 한 번

그리고 시누이의 생일인 11월에 한 번 그리고 연말쯤에 한 번.

 

나이 마흔이 넘어서 무슨 선물을 챙기려고 생일파티를 할까 싶지만..

그건 내 생각인 것이고, 생일파티 하면서 자주 못 보는 사람들을 만나는지도 모르죠.

 

오빠네가 다른 도시에 살면서 가끔 다니러 올 때는 집이 비어있으니  파티를 하고 사람들을 불러들여도 되지만, 오빠네가 들어와서 살고 있음 파티는 조금 자제해도 좋겠지만,

집주인인 시누이는 오빠 부부의 불편함 따위는 별로 신경을 안 쓰는 듯 합니다.

 

그러니 올케에게 “나 이날 파티할꺼야!”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것이겠죠.

 

이번 주 연 이틀 근무를 하고 토요일에는 시누이가 온다고 하니 집안청소를 할 예정입니다.

 

쓸고, 닦고, 광내고, 2층, 주방에 있는 내 물건들을 우리 방으로 내리는 작업을 마치고 나면, 토요일 오후나 저녁쯤에 시누이가 오겠고, 시누이가 머문다는 일주일 동안은 방에 짱 박혀있을 예정입니다.

 

특히 바비큐 파티를 한다는 금요일은 우리마당에 시누이의 손님들로 넘치는 날이 될테니..

더 신경써서 방에 짱 박혀 잘 숨어있어야 겠습니다.^^;

 

“시누이가 파티를 한다면 밖에 나가서 친구나 만나지?“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만나서 수다떨 친구가 이곳에 있는 것도 아니여서 만날 사람도 없고!

 

그 시간에 할 일없이 쇼핑몰을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도 괜히 우울해질 거 같고!

 

먼저 생각하면서 고민하고 걱정하느니 그냥 정신놓고 있다가 닥치면 잘 견뎌볼 생각입니다.

피할수 없으면 즐겨야 하니, 즐길 방법을 모색 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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