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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가깝고도 먼 요양보호사와 요양원 어르신 사이

by 프라우지니 2018.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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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그렇지만 오스트리아에서도

시시때때로 “요양보호사 폭행”에 관한

뉴스를 접합니다.

 

“힘도 못 쓰는 노인들을 폭행하고,

팔/다리를 부러뜨리고,

오물을 먹이고..등등등”

 

요양원 안의 환경을 모르는 사람들은

혀를 차면서 이야기 합니다.

 

“쯧쯧쯧, 불쌍한 노인을 그렇게까지 학대하다니...”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한사람으로

요양원 어르신 폭행사고를 접할 때마다

참 슬프기는 하지만,

 

모든 요양보호사가 다 좋은 인성을

가진 것이 아니어서, 성깔 있는 직원들이

가끔 이런 사고를 내지 싶습니다.

 

 

인터넷에서 캡처

 

 

(한국은 잘 모르겠지만)

이곳은 보통 간병(몸을 씻겨드리거나

화장실 갈 때 보조)을 할 때는

요양보호사와 어르신 딱 둘만 있습니다.

 

이때 일어나는 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죠.

 

특히나 말을 못하는 어르신을 둘만 남았을 때,

꼬집거나 때렸다고 해도

말을 못하시니 표현을 못 하시죠.

 

물론 이렇게 일부러 못된 짓을 하는

직원이 없길 바랍니다.

내가 악행을 하면 나중에 그 배로

내가 다 받게 되는 것이니 말이죠.

 

하지만 세상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요양보호사가 다 친절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요양원의 어르신들이

도움의 손길을 주는 요양보호사에게

다 감사하지도 않습니다.

 

우리 요양원에는 1층에는 12분의

어르신을 딱 한명의 직원이.

 

22분이 사시는 2층에는 와상환자가

어르신도 다섯 분 이상이지만,

직원은 3명.

 

27분이 사시는 3층도 와상 환자가

서너 분 계시지만,

근무하는 직원이 3명.

 

아침 7시. 1차로 근무하는 직원들이

밤새 있었던 일들을 전달받고,

근무 시작과 동시에

아침 식사를 나눠주기 시작합니다.

 

 

 

아침을 나눠주는 시간은

대충 1시간이 소요되는데..

 

먼저 아침을 먹은 어르신 중

한 분이 호출 벨을 마구 눌러댑니다.

 

“나 아침 다 먹었어.
이제 씻을 거야. 빨리 와!”

“기다리세요. 어르신은 다 먹었지만,
다른 분들에게도 아침을 나눠드리고 올게요.”

“....”

 

그리곤 아침을 나눠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또 다시 호출 벨을 눌러댑니다.

 

다른 사람이 아침을 먹던가

말던가는 관심이 없죠.

이기적이게도 자기만 생각하는

어르신들이 대부분입니다.

 

아침으로 나오는 빵과 버터/잼에

커피만 나눠주면 되는 것이 아니고,

 

거동을 못하시는 분들은 먹여드려야 하고,

 

스스로 버터/잼을 못 바르는 경우는

직접 발라서 갖다드려야 하는지라

시간이 꽤 많이 걸리는 작업입니다.

 

 

 

이런 작업 중인데, 화장실 급하다고

빨리 변기 갖다가 궁디에 대라고 하면

참 곤란합니다.

 

빵 썰던 손으로 궁디를 닦다가

다시 빵을 썰어야 하니 말이죠.^^;

 

아예 거동을 못하시나,

말을 못하시면 경우 라면..

따로 호출 벨을 누르시지는 않습니다.

 

이런 분들은 정해진 시간이 되면 가서

씻겨드리고, 입혀드리고,

때 되면 먹여드리고,

 

시간이 되면 아랫동네를 확인하고

기저귀도 갈아드리는 정해진 일들을 합니다.

 

거동이 불편해도 매일 휠체어에 앉혀서

복도에 있는 테이블에 앉으시는 경우는,

 

매일 옷도 갈아 입혀드려야 하고,

화장실 가시고 싶다고 하시면

하루에도 몇 번씩 화장실로 모시고

가는 작업도 해야 하죠.

 

파킨슨(치매)병을 가지고 계신 어르신은

가끔 심하게 공격적이 되시기도 하십니다.

 

직원을 때리거나 주스를

직원에게 뿌리기도 합니다.

 

직원을 마치 “몸종”으로 생각하시는

어르신도 계십니다.

 

 

 

자신은 아무것도 못하면서

입으로 다 주문을 하죠.

 

“내 궁디를 닦고, 크림을 바르고,
기저귀는 새것으로 갈아.”

 

주문하는 일을 다 해도,

고맙다는 말은 듣지 못합니다.

 

우리 요양원에 계신 80대 중반의

100kg이상의 거구를 가지고 계신 할매.

 

제가 실습생일 때 나를 방으로 불러서

나를 마구 부려먹던 “실습생”과

“요양보호사”를 제대로 구분하시던 분.

 

“창가에 있는 화분에 물을 줘라,
빈병은 가지고 나가고,
새로 석수 6병을 가지고 와라~”

 

사실 이런 일은 우리가

하는 일이 아닙니다.

 

창가에 있는 화분에 직접 물을 줄 능력이

안 되면 키우지 말아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요양보호사가 자신들이 시키는 잡일이나

하려고 근무를 하는 직원은 아니니 말이죠.

 

며칠 전 그 할매가 그날 저녁에

철야 근무하는 직원이 누군지 물었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C가 근무하는데요?”

“C는 나의 Feindin 파인딘(적)이야.”

 

 

 

잘 못 들었나 싶어 다시 물었습니다.

 

“네? C가 Freundin 프로인딘(친구) 라구요?”

“아니, Feindin 파인딘(적)이라구.”

 

모든 요양보호사가 요양원의

어르신들에게 다 친절하지는 않습니다.

 

잡일 시키듯이 아무거나 시키는 어르신들에게는

호되게(?) 대해서 이런 일을 자제하게 해야 하고,

 

식사도 안 먹고 하루 종일 비 맞은 중처럼

큰소리로 중얼거리시는 분들 같은 경우도

조금 딱딱하게 대하는 편입니다.

그래야 요양보호사의 말을 따르시거든요.

 

항상 친절하면 요양보호사 말을 안 들으시니,

상대에 따라서 친절도 해지고,

때로는 불친절해지기도 하는

요양보호사입니다.

 

위의 할매도 요양원 살이 10년차의

베테랑이신지라,

교묘하게 요양보호사를 부려먹고,

자신이 하고 싶은 거 다 하시는데,

직원 C는 요양보호사 경력 25년이니,

10년차 (할매)위에 군림을 하죠.

 

그러니 할매에게 C는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닙니다.

 

(할매에게)C는 대놓고 할 말 다하는

상당히 건방진 요양보호사이니

할매는 C를 적이라 표현한 모양입니다.

 

 

 

요양보호사 중에는 가장 신참인

저 또한 항상 친절한 요양보호사는 아닙니다.

 

보통은 많이 웃고 친절하지만,

상대에 따라서는 딱딱하게 말하기도 하고,

가끔은 짜증을 내기도 합니다.

 

식사하는 시간이라 열심히 음식을

나눠주고 있는데, 자기 음식

다 먹었다고 호출 벨을 눌러서는..

 

“나 식사 끝났어. 틀니 닦아줘!”

“어르신, 다른 어르신들도 식사를 나눠줘야 하거든요.
식사가 끝났더라도 기다리세요.

담당 직원이 오면 해 드릴꺼예요.”

“...”

 

그래놓고 잠시 후 다시 또

호출벨 누르면 정말 성질납니다.

 

“어르신, 기다리시라고 했죠.
지금 음식 나눠주고 있는 중이예요.”

 

치매도 아니신 어르신이 틀니 닦아달라고

3분에 한 번씩 호출 벨을 눌러대면

나중에는 웃음만 납니다.

 

아무리 성질나도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은 있습니다.

 

 

오가는 직원에게 주스를 뿌려대면서

성질을 내던 80대 파킨슨(치매)를 앓고 계신

어르신께 동료 직원 하나가 컵에

물을 담아서는 확 뿌려버렸습니다.

 

물벼락을 맞으신 어르신은

잠시 “얼음”이 되셨고,

저도 동시에 얼음이 됐습니다.

 

이 직원은 시시때때로 문제(?)를 일으키고,

대부분 불친절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고객(어르신)께 물을 뿌리다니..

 

어르신은 처음 당한 일인지라

많이 당황 하신 듯 보였습니다.

 

물을 뿌린 직원이 그 할배의

코앞에 가서는 한마디 합니다.

 

“당해 보니 어때? 좋아?”

 

 저는 제가 본 그  댱황스러웠던 순간을

저와 아주 많이 친한 직원에게만

이야기를 했습니다.

 

평소 그 직원의 행동을 잘 알고 있으니,

동료들도 혀만 차고 말았죠.

 

이런 직원은 잘려야 하지만,

그 직원의 인성을 알면서도

관찰중인 모양입니다.

 

 

 

아! 이 직원이 한 생명을

죽일 뻔 한 일도 있었네요.

 

평소에 씹지않고 그냥 삼키는 어르신인지라,

음식을 먹여드릴 때 아주 잘게 썰어서

입에 넣어드려야 하는데,

 

이 직원은 씹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

햄을 엄지손가락 한마디 만하게

썰어서는 그냥 입에 쏙!

 

잇몸으로라도 씹을 시간을 줘야 하는데,

다시 손가락 한마디의 햄을 입에 쏙!

 

결국 이 어르신의 목에 햄이

걸려서 얼굴이 시퍼레지고..

 

처음 봤습니다.

숨이 막혀 파래진 얼굴.

 

저는 복도를 미친듯이 뛰어가

필요한 수건등을 챙기고,

간호사는 휠체어를 옆으로 눕혀서 등을 치고..

 

구급차를 부르고,

응급 처지를 해야 하는 순간이다..

싶을 무렵에 어르신은 가까스로

목에 걸렸던 햄을 토해 냈습니다.

 

목에서 손가락 마디 크기의 햄이

2개나 나왔죠.

 

그 날 이 직원은 아주 많이

놀란 듯 말이 없었습니다.

사람을 죽일 뻔 한 일이 본인에게도

약간의 충격인 듯이 보였습니다.

 

다음 날, 전날 있었던 일을 “무용담”하듯이

수다로 풀어내기는 했지만 말이죠.

 

이 직원이 “잘려 마땅한 인간”임을 나는 인정하는데,

요양원에서는 아직 그냥 지켜보고 있는 모양입니다.

 

 

 

혼자서 돌봐야하는 어르신들이 많고,

일도 힘들어서 항상 친절하고 싶어도

피곤해서 웃기가 힘들 때도 있습니다.

 

요양보호사라는 직업은 육체적으로도 힘들고,

정신적으로도 꽤 고단한 직업입니다.

 

하지만 어르신과 어떤 거리를

두고 있던간에 사람에게 해를 가하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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