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지난 연말에 갔던 2박3일간의 뮌헨관광.
마지막 날은 Therme Erding 테르메 에어딩에 갔었습니다.
한글로 번역하자면..
에어딩 온천.
하지만 온천 그이상의 것들이 있는 곳이죠.
온천도 있고, 오션월드/캐리비안 베이 에서나 볼 수 있는 물놀이 놀이기구들이 다양합니다.
이곳에서 발견한 “파도타기”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수영장인데, 시간마다 인공적으로 만든 파도가 칩니다.
에어딩 온천 웹사이트에서 캡처
이 풀장은 평소에는 참 얌전합니다.
인공 해변같이 조성 해 놓은 그리 크다고는 할 수 없는 수영장이죠.
인터넷에서 캡처한 사진에는 비어있는 수영장이었는데..
실제는 이렇습니다.
빌 시간이 없는 공간이죠.
파도가 안 쳐도 파도칠 시간을 기다리면 사람들이 저렇게 물 속에 있습니다.
시간이 되면 파도가 몰려옵니다.
처음에는 물이 얕은 곳에서 파도타기를 시작 하는데..
물속에서 파도를 타다보면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꾸 깊은 곳으로 몸이 딸려갑니다.
물이 깊어질수록 파도의 크기도 크죠.
모르죠, 밖에서 보면 작은 파도인데 물속에서는 크게 느끼는 지도..
긴 줄 스티로폼을 안고 물속에서 파도를 타는 재미가 쏠쏠한지라 두어 번 들어갔었습니다.
스티로폼 3개를 챙겨서 하나는 남편주고, 난 두 개만 가지고 있었는데..
이것이 무거운 내 몸을 지탱해주기는 역부족이었나 봅니다.
참고적으로 알려드리자면..
난 스티로폼 2개를 양쪽 팔을 걸쳐서 잡고 탔습니다.
가랑이에 끼워서 말 타듯이 이용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렇게 되면 몸의 중심을 잃을까봐 저는 겁이 나서리..
파도에 휩쓸려서 내키를 한참 넘는곳인지라, 이제는 제몸의 컨트롤이 불가한 상태인데,
파도가 자꾸 내 얼굴을 덮어옵니다. 덕분에 난 자꾸 물을 먹고...^^;
이미 깊은 물 속이고, 마눌이 물을 조금씩 먹는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남편도 자기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지라 마눌을 도와줄 형편도 안 되고..^^;
(옆에서 남편이 볼 때는 그리 심각하게 안 보였을 수도 있을 거 같네요.)
예전에 실내수영장에서 수영을 배우기는 했었지만,
자꾸 내 얼굴을 덮어오는 파도 때문에 지금은 숨쉬기도 힘든 상태.
일단 숨을 쉬는 것이 중요한데, 이미 겁을 먹은 상태라 물만 마십니다.^^;
이쯤 되니 내 생명이 위험함을 온몸으로 느낍니다.^^;
허우적거리면서 물속에서 필사적으로 숨을 쉬려는 저의 모습이 수영장 곳곳에 서있던 인명구조원의 눈에 띄었는지, 제가 허우적거리는 쪽으로 구명튜브를 던져줍니다.
구명튜브가 던져짐과 동시에 수영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눈길이 한 번에 우리에게 쫄렸지만, 지금 “쪽팔림” 따위는 중요한 것이 아니죠.
인명구조원이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중년아낙 구조작전”은 성공했습니다.^^
물에서 나오자마자 남편에게 던진 마눌의 살벌한 농담 한마디.
“당신 마눌 죽이기 프로젝트 시도는 아주 좋았어.”
마눌이 안전하게 물에서 나오니 남편의 잔소리가 시작됩니다.
“아니, 스티로폼 3개를 다 가지고 타지,
왜 하나는 나에게 주고 2개만 가지고 있다가 그런 꼴을 당해?
“당신은 수영을 할 줄 아니까 하나만 줘도 될 꺼 라고 생각했지.”
“한 개를 나한테 줘도 소용없거든.“
그렇네요.
남편은 나보다 덩치고 더 큰데,아이들도 2개를 들고 타는 스티로폼 하나는 있으나 마나죠.
“당신이 3개 다 가지고 있었음 몸이 제대로 떠서 물 마실 일은 없었잖아.”
“그러게, 마눌은 한 번에 보내 버리고 새 마눌 얻을 기회가 있었는데.. 아깝게 놓쳤네?”
“그러게.”
남편도 마눌의 농담에 맞장구를 치기는 했지만, 마눌이 가지고 있던 2개의 스티로폼이 마눌의 몸무게를 지탱하는 것이 무리라고 생각하는 듯 했습니다.
파도타기하면서 물을 제대로 마신 마눌은 그곳에 있는 동안에 다시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그쪽으로는 아예 얼굴도 돌리지 않았습니다.
7명의 인명구조요원이 다 나를 알아볼 거 같아서 말이죠.^^;
하지만 다음에 또 파도를 타게 된다면..
그때는 스티로폼 4개가 필요할거 같습니다.
그리고...다음 번에는 또 어떤 형태의 “마누라 죽이기 프로젝트”가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를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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