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온천을 다녀왔습니다.
한국에 살 때도 “온천”이라는 곳은 간 기억이 없습니다.
모르죠, 갔었는데 너무 작아서 “온천”이라는 것을 의식하지 못했을 수도...
우리나라는 동네 찜질방만 가도 사실 온천 기분은 납니다. 탕에 몸을 담글 수도 있고, 여기저기 여러 가지 테마와 온도가 다양한 여러 방들도 들락날락 할 수 있고, 거기에 먹을거리도 있고, 오락거리까지 있으니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낼 수도 있죠.
난 딱히 온천 팬도 아닌지라 “가면 가나 부다..”하는 정도죠.
수퍼마켓 HOfer 호퍼의 관광상품 전단지.
우리가 샀던 99유로짜리 뮌헨 호텔 2박 팩케지 상품.
호텔 2박에 온천 입장권이 포함된 가격이었죠.
그래서 한국에서도 가본 적이 없는 온천을 유럽에서 가게 됐습니다.
유럽 최대의 온천이라는 곳을 말이죠.
사실 가기 전에는 그랬습니다.
“온천이 뭐 별거 있남?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지..”
인터넷에서 캡처
가기 전에는 정말 몰랐습니다.
얼마나 다양한 종류의 테마를 가지고 있는 온천인지..
온천, 놀이공원, 웰니스 파크에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공간까지.
물론 입장하고자 하는 곳에 따라서 추가요금을 지불해야하는 곳도 있지만,
일단 제가 지금까지 본 온천중에는 최대 규모였습니다.
우리가 가졌던 이곳의 입장권은..
Therme 테르메, Wellenbad und Rutschen 벨렌바드 운 루첸
온천, 웰니스 온천 와 여러 종류의 미끄럼틀이 있는 놀이기구시설.
하루 종일 이 세 곳을 이용할 수 있는 이용권은 33유로에..
토/일/공휴일은 4유로 추가.
입장권은 하루 권만 있는 것이 아니라 2시간(18유로), 4시간(24유로)도 있습니다.
원하는 시간에 따라서 선택이 가능하죠.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입장이라면 하루 종일도 괜찮을 거 같습니다.
이곳에서 제일 맘에 들었던 곳입니다.
실내의 곳곳에 넉넉하게 자리하고 있는 누워서 쉴 수 있는 베드.
이미 누군가가 차지하고 있다면 수건을 살짝 올려서 “임자가 있음”을 알리는지라,
쉽게 빈곳을 찾을 수가 있습니다.
우리는 정오 전에 이곳에 들어가서 여기저기 탕을 한 바퀴 다니며 몸을 담가보고, 물놀이(미끄럼틀) 도 하고, 파도타기가 가능한 수영장에서도 놀기도 하면서 틈틈이 이곳에서 쉬었습니다.
이곳에 있는 야외 온천중에 하나입니다.
한 바퀴 돌 수 있는 곳으로 곳곳에 정해진 시간에 급류가 흘러 물을 따라서 두둥실 떠다닐 수 있는 구역도 있고, 월풀이 시간별로 올라오는 곳도 있는지라, 물이 올라오는 시간에 몸을 대고 있음 마사지 기능도 있습니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파도가 시작되어 꽤 높은 파도타기가 가능한 곳.
생각보다 파도가 꽤 높은지라, 부주의 하면 물을 심하게 드실 수 있는 곳입니다.
이 주변에 7명이나 되는 인명구조원이 있는지라 “과하다..”싶었는데..
제가 직접 당 해 보니..
인명구조원이 세세하게 살피지 않으면 인명사고의 위험이 꽤 있는 곳입니다.
특히나 파도가 심할 때는 내 몸 하나 제대로 컨트롤하기 힘들어집니다.
내 의지와는 달리 몸이 자꾸만 물의 깊은 곳에 딸려 들어가더라구요.
인터넷에서 캡처
모든 놀이기구들을 한곳에 모아놓은 돔.
우리가 갔던 크리스마스 즈음에는 돔이 닫힌 실내였는데..
사진을 보니 여름에는 돔을 열어서 실외로 만들기도 했나 봅니다.
모든 놀이기구가 한 곳에 몰린지라, 계단만 올라가면 다 만날 수 있죠.
올라가다가 자신이 타고 싶은 것을 골라서 타실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캡처
충청도 양반스타일의 남편은 마눌처럼 대놓고 “공짜” 좋아하지 않는 남편이지만,
은근 알뜰한지라 “본전생각”은 꽤 강한 남편.
우리가 가진 입장권으로 갈 수 있는 곳은 다 가보려고 마눌의 손을 이끕니다.
갈려면 혼자가면 좋겠는데..
혼자가기는 거시기 한지 어디를 가도 꼭 마눌과 함께여야죠.^^;
“아니 무슨 애들이 타는 기구를 타자고 해?”
마눌이 이렇게 투덜거려도 자신이 하고 싶은 건 해야 하는 남편!
마눌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남편이 힘이 센지라 끌려가게 되는 마눌.^^;
물 나오는 놀이기구는 별로 타본 기억도 없고, 사실 그냥 쉬고 싶은 중년아낙인데..
초딩스타일의 남편은 일단 왔으니 모든 기구를 다 타고 싶은 모양입니다.
남편 따라 간 “와일드 리버”.
튜브도 없이 그냥 맨몸으로 타는 곳인지라, 코너를 돌때마다 어딘가에 몸의 여기저기를 부딪치고!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짧은 시간 내려오면서 물이 찬 코너에서는 물도 마셨습니다.
나중에 보니 무릎 여기저기에 멍도 꽤 들어있더라구요.
집에 돌아온 후에도 한동안 무릎에 멍을 달고 다녀야 했습니다.^^;
아이들이 있는 가정이라면 하루 종일 놀이기구를 타면서 하루를 보내느라 바쁘겠지만..
중년의 우리부부는 편하게 쉴 수 있는 침대에 누어서 이곳에서의 시간을 즐겼습니다.
낮에는 햇볕이 내리쬐는지라 앉아있기 힘든 공간인데,
해가 살작꿍 지고 나니 편한 공간이네요.
이곳에 앉아있으니 밖에 있는 실외온천도 보이고 나름 편안합니다.
쉬고 싶은 마눌의 의지와는 달리 왔으니 놀이기구 타면서 본전을 빼보려는 남편.
마눌을 꼬시기 시작합니다.
“같이 가자.”
“안 가”
“그럼 같이 따라가 줘!”
“애야? 뭘 따라 가재?”
“가서 내 안경 가지고 있어야지.”
“안경은 쓰고 타면 되잖아. 나랑 탈 때는 쓰고 탔잖아.”
“아니야, 혹시 망가질지 모르니 당신이 들고 있어야해!”
선물 상자 내 남편.ㅋㅋㅋ
아이도 아닌 중년 남편이 놀이기구 타는데 따라다니는 마눌은 저밖에 없지 싶습니다.^^;
남편의 안경을 들고 남편이 나오는 곳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내 눈에 심히 거슬리는 가족하나.
어디나 이기적이고 다른이 열받게 하는 인간들이 있죠.
빠르게 급류를 타고 내려오는 구간이라 내려왔으면 빨리 그곳에서 나와야하죠.
저렇게 서 있으면 물 타고 내려오는 사람과 추돌사고 위험이 있습니다.
내 남편은 안경도 없이 내려오는지라 앞길이 훤해야 하는데..
저 인간들 때문에 내려오는 남편의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도 없었습니다.
우쒸^^;
오후 4시에 출발하자던 남편이 자꾸만 출발시간을 미룬 덕에..
이곳에서 제대로 석양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갔던 짧은 겨울여행이었는데..
비키니 입고 야자수 아래에 누워있으니 제대로 여름을 즐기고 있는 거 같습니다.
추운 겨울이라 어깨를 움츠리고 다니느라 굳어진 온몸의 근육을 제대로 풀어준 하루였고,
기대하지 않고 왔던 온천이여서 그런지 꽤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한겨울에 즐긴 여름휴가 같아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그때는 제대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준비를 해서 갈 예정입니다.
명당자리도 맡아 놓고, 더 길게 즐겨야겠습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기타 여행 이야기 > 독일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알면 유용한 뮌헨 그룹투어 티켓 (8) | 2018.05.31 |
---|---|
독일 고속도로, 아우토반은 제한속도가 없다 (9) | 2018.05.27 |
나를 당황하게 했던 독일의 물값보다 비싼 페트병 보증금 (24) | 2018.05.14 |
마누라 죽이기 프로젝트 (6) | 2018.04.23 |
우리가 가본 뮌헨의 관광명소 호프 브로이하우스 (4) | 2018.04.08 |
뮌헨의 레스토랑에서 만난 한글메뉴,Rastkeller Muenchen, 라스트켈러 뮌헨, (4) | 2018.04.06 |
현지인이 알려주는 뮌헨 맛집, 슈나이더 브로이하우스 (9) | 2018.03.24 |
뮌헨 프리워킹투어는 절대 공짜가 아니다 (14) | 2018.03.20 |
우리부부를 감동시킨 뮌헨의 호텔, NH München Messe, 호텔조식 (2) | 2018.03.0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