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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4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918-클리프턴 캠핑장에서 느긋하게 보내는 하루

by 프라우지니 2018.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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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부부는 느긋하게 캠핑장에서 하루를 보냅니다.

 

여행이라고 매일 바쁘게 다니라는 법도 없고,

남편은 지난 7일 동안 매일 열심히 낚시를 했으니 쉬어줘야 하는 거죠.^^

 

느긋하게 하루를 보낸다고 해서 늦잠을 자고 그런 게으른 하루를 보냈다는 건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아침 일찍 일어나야할 이유가 있었습니다.^^;

 

 

 

일찌감치 주방의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았습니다.

주방에 하나 밖에 없는 테이블인지라 부지런해야 가질 수 있는 녀석이죠.^^;

 

캠핑장에 2주째 붙박이장처럼 살고 있는 호주청년이 앉으면 하루 종일 버티는지라,

그 청년보다 조금 더 부지런해야 했거든요.^^

 

우리가 앉아서 아침을 먹고 있는 걸 와서 본 호주청년의 쿨 한 한마디.

 

“오늘은 너희들이 나보다 빨랐네.”

 

이날 아침 일찍 테이블을 차지한 덕에 남편이 하루 종일 편안하게 지냈습니다.

 

캠핑장에서 하루 종일 보내는 이는 우리부부와 호주청년뿐인데,

이 날은 청년이 떠나는 날 이였던지라 부부가 나란히 편안하게 테이블을 사용했습니다.^^



간만에 생긴 김으로 남편에게 맛있는 김밥을 만들어 주고 싶었는디..

어찌 하다보니 김은 기름덩이가 됐고, 김밥에 넣을 건 달랑 당근과 오이피클.

 

그래도 짭짤한 맛에 맛있게 먹을 줄 알았었는데..

딱 한 개 먹어본 남편이 고개를 저어서리..저 혼자 배터지게 먹었습니다.

 

김밥 안에 재료가 가난하면 맛도 가난하다는걸 알았습니다.

야채김밥을 거절한 남편에게는 치즈토스트가 급조달 됐습니다.^^;

 

 

 

푸짐하게 한 야채김밥으로 점심도 먹고 저녁까지 먹어서 배부른 마눌과는,

달리 배고픈 남편이 요리를 시작합니다.

 

가지고 있는 재료는 호박반쪽!

호박스프를 하시는 거죠.^^

 

사람들은 “남편이 요리를 한다” 고 하면 부러워합니다.

 

“좋겠다, 내 남편은 집에서 손 하나 까닭 안 하는디.”

 

아예 요리를 못하는 남편은 마눌이 해서 주는 대로 그냥 잘 먹습니다.

 

하지만 제 남편은 마눌의 요리에 여간해서는 만족을 못하십니다.

이것이 요리하는 남편을 둔 마눌의 비애죠.^^;

 

 

 

마눌에게 이런저런 잔심부름을 시키면서 남편이 한 호박크림스프.

거기에 치즈를 오븐에 구워서 바삭한 치즈과자를 만들었습니다.

 

남편이 한 요리는 마눌은 의무적으로 먹어야 합니다.

안 먹는다는 말은 남편에게는 절대 통하지 않죠.^^;

 

“나 야채김밥 배터지게 먹었다고!!”

 

안 통합니다.

남편의 스프는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우리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대부분 워킹홀리데이비자를 가지고 있는지라, 일을 찾아 이곳에 왔거나, 일을 찾아 다시 떠나는 사람들인지라 대화를 하다보면 꽤 많은 정보를 얻게 됩니다.

 

이곳에서 한동안 지내던 2명의 프랑스 청년은 일을 찾아서 타우랑가로 갔고,

 

나에게는 아직 목적지를 정하지 않았지만 일단 시내 도서관에 가서 어디로 갈지 결정하겠다는 호주청년은 매니저에게는 해밀턴에 가서 일자리를 알아보겠다고 했답니다.

 

우리가 잠시 떠나기 전(우리는 이곳에 며칠 머물고 낚시하러 강에 갔다가 다시 오기를 반복했거든요.) 에도 이곳에 있던 3명의 독일청년들(남자2, 여자1).

 

독일어로 대화하는 우리부부임을 알면서도 절대 우리와 말도 안 섞고 거만하게 굴더니만..

사과농장에서 사과 따는 일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사과는 6인 1조로 일을 하며 커다란 상자 하나를 채우면 35불을 받는답니다.

얼마나 팀워크를 얼마나 잘 맞추느냐에 따라서 얼마든지 돈을 더 벌수 있는 조건인 모양입니다.

 

뉴질랜드에서 키위도 포장하고, 사과도 포장하는 농장에서 한번쯤 일 해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만 했었는데, 농장에서 일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얼마나 고된 하루를 보내는지 알게 되는지라, 탱자거리면서 하루를 보내는 낚시꾼의 마눌이 감사한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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