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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4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82-지금은 전기 수리 공사 중,

by 프라우지니 2017.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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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모든 남편이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 남편은 마눌이 하는 말을 웬만해서는 한 번에 믿지 못합니다.

 

대부분 마눌이 한 말이 맞는다는 것이 나중에 밝혀지는지라,

그때마다 마눌이 하는 말이 있었죠.

 

“마눌이 하는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겨! 제발 좀 믿어!!”

 

마눌이랑 몇 년 살면서 마눌이 “제법 똑똑하고, 알뜰하고, 눈치도 빠르고, 순발력도 뛰어나고, 모든 상황을 재빠르게 판단” 한다는 것을 매 상황을 겪으면서 봐왔으면서도 매번 그것을 잊은 듯이 행동합니다.^^;

 

여기서 잠깐!

마눌이 특별히 다른 사람에 비해서 똑똑하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한국 사람이 서양인에 비해서 판단력, 순발력, 이해력 등등이 뛰어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저는 그런 모든 특징을 다 가지고 있는 한사람의 한국 사람인입니다.^^

 

우리 집(차) 전기에 말썽이 생겼습니다.

 

외부에서 전기를 끌어왔는데도 차안에 전기가 안 들어옵니다.

그래서 하루를 “전기공사의 날”로 잡아서 문제점이 어디인지 찾아야 했거든요.

 

참고로 우리 차에 전기는 남편이 직접 했던 공사해서 뉴질랜드의 전기회사에서 승인을 받은 정품(?) 시설인지라, 이번에도 남편이 직접 했죠.^^

 

http://jinny1970.tistory.com/702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16회-전기공사 합격승인 받다.

 

 

 

 

남편은 우리 집 거실로 사용하는 바닥의 카펫을 걷어내더니만,

전기가 안 통하는 냉장고 및 연결소켓부터 확인합니다.

 

그러더니 차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전선을 확인하려고 다 뜯으려 합니다.

 

남편이 남의 다리를 긁는 거 같아서 마눌이 남편의 뒤통수에 대고 한마디 했죠.

 

“남편, 내 생각에는 차안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밖에서 전기를 연결하는 쪽인 거 같아.”

“....”

 

 

 

우리 집 공사 시작을 알리는 신호입니다.

 

차안에서 전기 공사에 필요한 도구를 찾느라 차 안에 있는 이런, 저런 것들이 나왔습니다.

 

하루쯤 차안에 있는 것들 중에 햇볕에 말리면 좋을 것들도 밖에 내놨습니다.

매일 덮고 자는 이불과 남편이 시시때때로 잡은 송어요리 할 때 사용하는 휴대용 훈제기.

 

 

 

차안보다는 밖에서 연결하는 선에 문제가 있는 거 같으니 일단 밖에서 들어오는 선부터 하나씩 확인해보다는 마눌의 말을 귀전으로 흘려들은 남편이 차안에 있는 선들을 열었습니다.

 

전기공사를 할 때 옆에서 보조만 한 마눌 보다는 직접 공사를 한 남편이 더 잘 알겠지만..

 

가끔은 하나, 둘 하면서 처음부터 매 문제를 열어보는 것보다는 젤 마지막인 열에서부터 문제를 열어 보는 것이 더 빨리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는 법인데..

 

남편은 마눌의 말을 무시합니다.^^;

(하긴 마눌은 공대출신이 아니죠.^^)

 

쉽게 문제를 찾는 마눌의 방식이 아닌 남편의 방식으로 문제점을 찾았던지라,

 시간을 꽤 오래 걸렸습니다.

 

자신이 맞는다고 생각하는 방식이면 혼자 문제를 해결하면 좋으련만..

모든 일을 마눌과 함께 해야 하는 남편인지라,

전기공사 하는 동안에 마눌은 내내 열 받은 상태였습니다.

 

좋게 말해서 “모든 일을 마눌과 함께”지만,

현실인 즉은 “마눌이 노는 꼴은 절대 못 보는”거거든요.^^;

 

일단 함께 일을 하면 그 사람이 보조여도 그 사람이 의견에 귀를 기울일 만도 한데..

“내가 제일 잘났다”고 생각하는 남편인지라 마눌의 의견은 싹 무시를 했죠.

 

이날 남편은 7시간 공사를 했습니다.

사실 공사라기보다는 문제점을 찾아내는데 시간을 걸린 거죠.

 

그리고 마눌이 처음에 이야기했던 대로..

밖에서 우리 집(차)으로 전기를 연결할 때 사용되는 소켓의 선이 하나 끊어진 상태였습니다.

 

처음부터 밖의 선부터 확인을 했더라면 7시간이 아닌 10분 만에 해결했을 것을.

 

 

 

하루 종일 공사를 하고, 조금은 늦은 저녁을 먹었습니다.

 

“내가 뭐래? 처음부터 바깥부터 확인을 했으면 하루 종일 공사할 필요가 없었잖아.”

“....”

"왜 마눌 말을 그렇게 못 믿어? 마눌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고 내가 몇 번을 이야기 해?“

“.....”

 

전기공사를 끝내고 다 정리를 하고 나서야,

남편은 어제 잡았던 송어를 구워서 저녁을 준비했습니다.

 

쉽게 해결이 가능한 문제를 돌고 돌아서 7시간씩이나 시간을 끈 남편에게 궁시렁거려 보지만..

 

남편에게 오늘 중요한 것은 문제를 찾아서 전기공사를 잘 끝냈다는 것이니,

나름 뿌듯한 하루인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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