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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내가 갖고 싶은 냄비세트

by 프라우지니 2016.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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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9년차에 들기는 했지만, 전 전업주부도 아니고, 요리하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면서...

갖고 싶은 주방용품을 하나 있습니다.

 

결혼하기 전 남편이 가지고 있던 요리기구는..

프라이팬 하나에 할머니가 쓰시던 것을 물려 받았다는 “범랑 냄비‘ 하나.

 

이곳의 요리는 뭐든지 다 때려넣고 오븐에 굽던가, 뭔 요리를 하더라도 달랑 요리 하나 해서 빵이랑 먹는 음식들이나 냄비 하나  가지고 사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었겠지만..

 

한국요리는 다르죠.

일단 밥과 국이 기본이니 최소한 2개는 필요하고..

 

거기에 달랑 해서 먹어치우기보다는 조금 넉넉하게 해서 두 끼 정도는 먹어야하니 냄비에 밥이나 국 혹은 찌개가 담겨있게 되죠.

 

그리고 코팅이 안 되어있는 할머니 유품 법랑냄비에 밥을 할 때마다..

눌러 붙은 흔적을 없애느라 3박4일 물을 담아놔야 하는 수고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혼을 준비하면서 구입한 3종 냄비세트.

 

거의 10년 전에 구입한 단돈 10유로주고 샀는데 아직까지 잘 쓰고 있습니다.

이것도 저렴하기는 하지만 스테인레스 냄비세트거든요.^^

 

결혼 9년차라며 왜 냄비는 10년 전에 샀는지 계산하시지 마시라~

원래 결혼이란 것을 준비하기위한 필요한 시간(연애?)도 있는 법이니..

 

벌써 그때쯤에 “스테인레스 냄비세트”가 갖고 싶기는 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고가에 팔리고 있는 독일산 “스테인레스 냄비세트”

 

그 당시에 쫌 산다는 지인의 집을 방문하니 주방에 턱하니 놓여있던 냄비세트.

 

한국의 백화점에서는 거의 50만원을 바라보는 상당이 고가였던 그것이..

유럽에서는 한국에서 사는 가격의 반의 반이면 사는 거죠.^^

 

하지만 결혼을 준비하면서 한국에서 가져온 것이 달랑 배낭 한 개인지라..^^

(그냥 배낭메고 여행오듯이 시집 온 아낙입니다.^^)

 

사실 냄비세트를 살 돈은 있었지만, 알뜰하다 못해 짠내(짠돌이?)가 나는 남편은 필요없는 물건 사는 걸 제일 싫어하고, 짐을 늘이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는지라..

 

그때는 그냥 마음을 접었었습니다.

 

내 돈주고 샀는데도 옆에서 잔소리하면 열 받으니,

안 사고 잔소리 안 듣는 것이 건강에 좋습니다.^^

 

그렇게 잘 살다가 뉴질랜드 길 위에서 2번의 생활을 했었고,

두 번째 생활을 마칠때 쯤에는 남편에게 이런 말도 했었습니다.

 

“남편, 우리 다시 오스트리아로 돌아가면 나는 ”켈로마트(오스트리아 제품)“를 사고 싶어.그거 사줘. 알았지?“

 

 

 

 

뭘 말해도 “싫어”를 외치는 남편교육을 단단히 시킨적이 있었습니다.

 

“남편, 저 빨간차 갖고 싶다. 저거 사줘.”

“싫어.”

“인간아~ 차 갖고 싶다고 지금 사달라는 말이냐? 지금 마음이 그렇다는 거지. 그냥 마눌이 뭐 해달라고 하면 무조건 ”알았어“ 해. 그럼 마눌 기분이 좋아지잖아.”

“안 사줄껀데..”

“말을 해도... ”알았어. 한 30년 후 쯤에 사줄께!“ 하면 되잖아.

누가 지금 사달래냐? 다음부터 마눌이 뭘 사달라고 하면 무조건 ”알았어“해.”

 

 

이렇게 몇 번 교육을 시켜놓으니 이제는 남편이 곧잘 “알았어”를 합니다.

 

“남편, 저기 호숫가에 보이는 저 집 이쁘다, 저거 사줘!”

“알았어.”

“나 버버리코트 갖고 싶은데, 한 500유로면 살까? 그거 사줘!”

“알았어.”

 

남편이 정말 사줄 것을 바라지도 않지만,

그래도 말이라도 긍정적으로 하니 기분은 좋습니다.^^

 

다시 오스트리아에 오면 꼭 사고 싶었던 스테인레스 냄비세트는..

상표도 가지 가지, 가격도 다양합니다.

 

 

 

우리나라 백화점에도 진출한 휘슬러 냄비세트는 100유로보다 쪼매 저렴합니다.

 

이렇게 판다고 물건에 하자가 있는 건 아니고, 아무래도 항상 새로운 디자인이 나오니..

나름 구닥다리 모델들은 이렇게 싸게 파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 갈 때 한 세트 사다가 언니한테 안겨주고 싶었지만, 한국 갈 때마다 짐이 넘치는 관계로 이걸 가지고 갈 공간이 없습니다. (물론 핑계입니다.^^)

 

 

 

독일산 WMF는 냄비세트뿐 아니라 거의 모든 주방용품을 만들어내던데..

 

이것도 반값 가격이라 탐이납니다.

그 옆에 압력솥은 사진이 짤렸는데, 90유로네요.

 

 

 

 

 

좋은 제품이라고 해도 이건 독일산인지라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선호하는 제품은 따로 있습니다만, 시어머니가 가지고 계신 주방용품중에 꽤 많은 제품들이 WMF입니다.

 

 

 

 

켈로마트. 오스트리아산 제품이라는데..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인터넷으로 확인도 안 해 봤거든요.

그저 시어머니가 그렇다니 “그런가부다..“하는 거죠.^^

 

시어머니가 가지고 계신 압력솥은 이 회사 제품인디..

 

아, 서양에서는 밥도 안 해 먹는데 어찌 압력솥을 쓰냐구요?

 

압력솥으로 감자 같은 걸 삶을 때 유용하게 사용하십니다.

그 외는 ..잘 모르겠네요.

 

시어머니가 항상 감자 삶을 때 사용 하시는 것만 봤거든요.

 

밥을 압력솥에 지으면 윤기가 자르르하는 밥을 먹을 수 있을 거 같지만..

시어머니 주방에 있는 거라 그냥 마음을 접었습니다.^^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 꼭 사고 싶었던 제품이였는데..

이번에도 사지를 못했습니다.^^;

 

난 여전히 전업주부도 아니고, 이번에는 학생으로 신분 변경해서 더 요리할 시간이 부족한 현실인지라 어느새 “사고 싶다”는 마음을 접었습니다.

 

냄비세트를 사면 열심히 요리를 해서 냄비의 성능을 테스트 해야 하는디..

산다고 해도 요리는 분명히 안 할텐데..(사실은 할 시간이 절실히 부족한거죠.^^;)

사서는 그저 전시만 해놓을 것이 뻔하니 말이죠.

 

더군다나 짐을 한 두번 싸 본터라 다시 짐을 싸게 된다면 이 냄비세트도 고스란히 그저 “짐”으로 전락을 할테고 말이죠. 안사는 것이 맞는 거 같습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에 정말로 정착하게 되고,(지금도 오스트리아에 살고 있지만.. 지금은 임시^^;)

학교를 다니며 공부을 빡세게 해야 하는 학생도 아니고,

방학때는 요양원에 일하러 가야하는 실습생도 아니고,

 

그저 시간제 알바(주 20시간?) 나 하는 전업주부로 신분이 바뀌면..

그때쯤에는 꼭 한 세트 장만할 예정입니다.^^

 

우리 결혼기념일 선물로 사달라고 할까도 생각 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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