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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무산된 내 외식 계획

by 프라우지니 2016.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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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다니는 학교는 지금 방학 중입니다.

 

학교가 방학 중인 2달 동안 저도 방학 이였음 좋겠지만...

저는 그 기간 동안 실습요양원에 일하러 가야하는 풀타임 정규직원입니다.

1주일 40시간 근무하는 풀타임 직원!

 

하루 10시간 근무하는 시스템이다 보니 1주일에 4일 근무를 합니다.

가장 이상적인 근무형태는 2일 근무, 2일 휴무이기는 하지만, 근무 일정표가 나오는 대로 일해야 하는 것이 직원의 도리인지라..3일 근무가 연달아 걸려도 그냥 말없이 합니다.

 

근디..근무 3일차에 들어가면 몸이 피곤을 호소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피곤하고(그거야 늦게 자니 그렇지..) 근무 중에도 이상한 말을 듣습니다.

 

“너, 우울한일 있어?”

“왜? 아닌데..”

“너 얼굴이 평소와는 다르게 슬퍼보여서..”

“피곤해서 그런가봐..”

 

피곤해지면 평소에 쾌활, 명랑+목소리까지 큰 제가 평소와는 많이 모습이 변하는 모양입니다.

 

 

 

 

이번에도 3일 연속 근무가 있었습니다.

남들이 다 쉬는 토, 일 주말에 월욜 까지!

 

월욜 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저녁에 휴일인 다음날 뭘 할 건지 남편에게 자랑을 했었습니다.

 

“낼 아침에 출근할 때 곤히 자는 마눌 건들지 말고 그냥 출근하시라~”

 

휴일임에도 항상 마눌은 남편이 출근하는 아침상 차려주고, 준비 해 놓는 간식도 가방에 넣는 걸 확인하고는 남편 출근하는 모습을 본 후에 다시 잠을 자러 침대로 들어가거든요.

 

“난, 내일 정오까지 푹 퍼지게 잔 다음에 식당에 연어초밥이랑 오징어볶음 먹으러 갈꺼다~”

 

이렇게 자랑을 했었었는데...

 

 

잠결에 남편이 출근하는 소리를 들었고, 그리고 잠결에 듣게 된 빗소리.

 

벌떡 일어나서 창밖을 보니 빗물이 유리창에 바짝 붙어서 인사를 합니다.

 

비가 오면 비를 가르며 달려야하는 부담감도 있지만..

땅이 젖어서 자전거 타는 자체가 위험하거든요. 브레이크를 잡아서 제동거리도 길고..

(아따~ 핑계도 많다~)

 

아무튼...

내 계획에는 없던 비가 3일 연달아 일해서 피곤한 나에게 주려고 한 포상 외식을 방해합니다.^^;

 

간만에 연어초밥도 먹고 싶었고, 오징어 볶음도 먹고 싶었는디...

 

제가 외식을 가려면 나에게 하나뿐인 교통수단인 자전거를 타고 가야하는디..

 

비가 오면 이것이 참 쉽지 않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야하는 수고와 함께 발생되는 추가비용(차비?).

 

사실은 수고와 추가비용보다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가르며 식당을 오가는 그 시간도 고스란히 외식하러 가는 코스에 포함된 패키지인지라 거기서 한 가지라도 빠지면 안 갑니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인 거죠.

비오니 자전거를 못 타게 되고, 그렇게 되면 그냥 외식하러 가는 기분도 안나니..

 

오늘은 그냥 집에서 한 끼를 해결했습니다.

 

 

 

 

얼마 전에 사놨던 냉동 피자(반죽에 토마토소스와 약간의 치즈만 있는 피자 베이스용) 위에 치즈, 올리브, 토마토에 두어 가지 다른 종류의 치즈를 올려서는 구웠습니다.

 

배가 고플 때는 아무거나 맛있는 법이고, 마당에 아빠가 키우시는 크기는 오이 고추, 맛은 청양 고추도 송송 썰어 넣었거든요.

 

 

 

 

밖에는 비가 계속해서 오는 오후시간.

 

전 이렇게 한 끼를 해결했습니다.

 

지하실에서 잘 쉬고 있는 남편의 다이어트 콜라도 한 병 업어왔고, 엊저녁에 씻어놨던 루꼴라도 씻어서 피자위에 듬뿍 올려서 피자인지, 루콜라 피자 쌈인지도 모를 것을 열심히 먹었습니다.

 

배를 채우며 유튜브로 한국 드라마까지 보면서 보내는 오후가 편안합니다.

 

외식은 무산됐지만, 비오는 밖을 보면서 편안하게 한 끼 먹는 것이 나름 행복한 휴일의 오후입니다.

 

오늘 못 간 외식은 날씨가 좋은, 다른 휴일로 잡아봐야겠습니다.

햇살좋은날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가르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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