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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유럽의 삼복더위

by 프라우지니 2015.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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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여름 날씨가 이리 더운지 예전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원래 유럽날씨가 화끈한 태양열을 자랑하지 않냐구요?

 

태양열 아래 있을 경우에만 화끈하지, 아무리 더운 여름날도 그늘이나 건물 안에 있음 덥다는 느낌 없이 지낸 것이 지금까지 제가 알고 있는 유럽 날씨였습니다. 한여름에도 남편이 출, 퇴근 할 때는 긴 와이셔츠 위에 잠바를 입고 다녔고 말이죠.

 

저희가 휴가 다니던 크로아티아의 해변에서도 내리쬐는 태양만 뜨겁지 실제로 그늘에 있음 선선한 바람이 불어서 그늘에서는 담요를 덮어야 (추워서) 떨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작년도 이렇게 더웠던 기억이 없는디..

올해는 한국의 삼복더위와 거의 맞먹는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데이센터”에 실습을 나갈 때도 37도씩이나 올라가는 온도 때문에 땀을 흘리고 일했었는데..

 

데이센터는 그나마 몸으로 치대는 일이 아니라 어르신들 식사 드리고, 함께 말동무 해 드리고, 의자에 앉아서 하는 간단한 운동 같은 거나 하는 나름 편안한 일이였음에도 한낮에는 땀이 삐질 삐질 났었습니다.^^;

 

오죽 더웠으면 더위를 거의 안 타시는 어르신들이 다 “덥다~”를 외치더라구요.

 

한 달 반 동안의 데이센터 실습을 끝내고 저는 다시 저의 Stammheim슈탐하임(전속 실습 요양원)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르신들을 다시 만나는 건 좋았지만, 요양원의 일이 데이센터에 비해서 힘든지라 걱정은 조금 했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저절로 쏟아 나는디, 어르신들 몸 닦아드리고 하다보면 사우나를 하겠구나!”

 

그렇게 걱정을 하기는 했지만, 일단 몸으로 부딪히면 가뿐이 해결해 나가는 것이 인간이니..^^

 

오늘 저는 요양원 간만에 출근을 했습니다. 모두들 “어디 갔다 왔냐?”물으시고, “보고 싶었다." 하시니 감사했지만, 어르신들 몸을 닦아드리면서 흘리는 땀은 전혀 감사하지 않았습니다.^^;

 

아닌가요? 이 역시 감사한 일인가요?

땀으로 온몸의 노폐물이 쫙~빠져 나갔을 테니 말이죠.^^

 

이마에 난 땀은 왜 자꾸 눈으로만 들어가려고 하는 것인지..

짠 땀이 눈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하느라 일하면서 열심히 팔로 얼굴을 문질러야 했습니다.^^

 

건물 안에 아무것도 안 하시고 “동작 그만”으로 계신 어르신들께도 그리 녹녹치 않은 날씨였는지, 나만 보면 “밖으로 산책 가자!”고 하시는 75살 된 제 (남친) 할배가 오늘은 “건물 안에서만 산책하자!”고 하시더라구요.^^

 

어? 제가 말씀 안 드렸나요?

저 남친 있습니다.^^

 

남편보다 저를 더 “예쁘다” 하고, “애정의 눈길”로 바라봐 주는 사람입니다.^^

남편에게도 알려야 할 거 같아서 어느 날 남편에게 이야기를 했죠!

 

“나, 남친 생겼어!”

“응?”

“나, 남친 생겼다고! 나만 보면 얼마나 예쁘다고 하는지, 내 손으로 자기 얼굴 마구 쓰다듬으면서 무지하게 행복한 표정도 짓는다. 내가 너무 예쁘대!”

“70 먹은 할배가?”

“무슨 소리? 75살이야!”

“....”

 

네^^우리 요양원에 계신 어르신입니다.

결혼도 하지 않고 평생을 휠체어에서 사신 외로운 어르신이죠!

 

지체장애에 다리장애까지 있다 보니 엄마가 아들은 운동시키지 않고, 그냥 휠체어 위에 앉히신 모양인데, 할배는 엄마 덕에 평생 걸어보지 못한 인생을 사셨죠!^^;

 

할배의 기록에 보면 곳곳에서 할배의 엄마가 등장하십니다.

 

“엄마의 역할(집에서 가둬놓고 키움) 덕에 사람들과 의사소통이 힘듦.”

 

“엄마가 다리 운동을 시키지 않은 덕에 무릎이 굽혀지지 않는 뻗정다리가 됐다”

 

엄마는 내 자식이 절룩거린다는 놀림받을까봐, 정신지체가 있다고 놀림받을까봐 한 평생 옆에 끼고서 사셨는지 모르겠지만, 그 사랑이 자식에게는 썩 이롭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지체장애가 있다고, 다리를 조금 절룩거린다고 그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지 못하는 것은 아닌데 말이죠.^^;

 

에궁^^; 전 오늘도 변함없이 또 삼천포를 헤매고 있습니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제가 오늘 하루 종일 (10시간 근무) 땀을 엄청 흘렸다는 이야기를 했었죠!

땀은 눈 위에 눈썹이 존재함에도 눈썹을 타고 넘어서 눈으로 공격을 했었구요.

짠 땀 때문에 눈이 아플까봐 저는 팔뚝으로 열심히 일하면서 땀을 닦아내야 했습니다.

“오늘 날씨는 최소한 35도는 넘었겠구나." 했었는데...

 

 

 

 

헉^^; 오늘 날씨는 겨우 31도였네요.

저는 온몸으로 땀이 비 오듯 흘린 날씨였는데 말이죠.

 

네? 원래 30도 넘어가면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구요?^^

 

이번 주 저는 월, 화, 수 그리고 금요일 근무인디..

화욜은 월욜 보다 더 덥고, 수욜은 화욜 보다 더 덥네요.

다행히 수욜 보다 더 더운 목욜 에는 제가 비번이라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하루 쉬고 다시 일하는 금욜 에는 29도로 뚝 떨어진다니 땀을 조금 덜 흘릴 거 같기도 하구요.

 

사실 저희가 하는 일이 한겨울에도 땀이 나는 일인데, 여름에 땀 흘리는 건 당연한 일이고, 특히나 한여름이다 보니 더 심하게 땀을 흘리고 있지만, 이 역시 (살 뺀다는) 즐거운 맘으로 지내다 보면 금방 지나가겠죠!^^

(아! 이 양반아~ 무슨 다이어트가 일하면서 흘린 땀으로 되남? 운동을 해야지!)

 

 

올해 유럽여행을 하시는 분들이 “원래 유럽은 이렇게 살인더위를 자랑 하나봐! 한국의 삼복더위는 저리가라네~”하실지 몰라서 “유럽이 원래는 이리 더운 지역이 아니었거든요~ 한여름에도 그늘이나 건물 안에 있음 시원한 나라인디..워째 올해는 날씨가 이상하네요!”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이 제가 이 포스팅을 준비하는 이유입니다.

 

유럽 원래 이렇게 덥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정말 한국의 삼복더위와 맞먹는 날씨이고, 이런 날씨를 처음 겪는 저희부부도 땀띠 나는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나마 유럽의 여름이 감사한 것은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내려가 줘서 밤에 잠이라도 편히 잘 수 있다는 겁니다. 이것이 한국의 삼복 더위와는 조금 다른 점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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