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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8년, 우리가 함께한 날들

by 프라우지니 2015.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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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하던 날 마눌이 말했습니다.

 

“우리 검은머리 하얗게 될 때까지 함께 하자구!”

 

마눌을 빤히 쳐다보던 남편이 대답을 했습니다.

 

“사랑할 때까지만 함께 하자고!”

 

그리고 8년이 지났습니다.

 

마눌은 결혼할 때 남편과 늘, 항상 함께 하기로 했던지라 함께한 시간 이였겠고..

남편은 8년이 지난 지금도 마눌을 사랑하는지라 함께한 시간이였던거 같습니다.

(어째 이야기가 이해불가 하다는????)

 

결론은! 결혼 8주년이 된 오늘도 저희부부는 함께 있다는 거죠!^^

시간이 참 빠른 거 같습니다. 엊그제 결혼 한 거 같은데 벌써 8년이라니!

 

결혼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슈퍼마켓에 장보러 갔던 마눌을 기가 막힌 제품을 봤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과 딱 들어맞는, 남편도 좋아할만한 것을 발견했거든요.

 

 

 

 

결혼기념일에 남편에게 내밀면 참 좋아할만한 아이템!

아이스크림입니다. ㅋㅋㅋ

 

30% 할인해서 단돈 1유로도 안하니 가격까지 착한 참 좋은 선물이죠?

이걸 사들고 얼른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왔습니다.

여름 땡볕에 아이스크림이 녹아버리면 곤란하니 말이죠!

 

 

그리고 다음 날!

 

 

 

 

점심 먹고 노트북 앞에서 무언가를 하는 남편에게 접시를 들이밀었습니다.

 

염소자리 마눌 접시와 양자리 남편접시 그리고 그 안에 하트 딸기 아이스크림!

 

“오늘 우리 결혼 8주년 기념일이야! 축하해!”

 

생각지도 못한 선물이여서 그런 것인지 아님 남편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여서 그랬던 것인지 모르지만, 남편은 무지하게 행복한 표정으로 접시를 받았습니다.

그리고는 아주 맛있게 후딱 먹어치웠죠!

 

아이스크림이 너무 작은 것인지 조금 아쉬워하는 표정이 남편의 얼굴에서 비치는지라 얼른 다시 주방으로 가서 선물 2를 가지고 내려왔습니다. 물론 이것도 저렴한 가격의 제품입니다.

 

 

 

 

아이스크림 안에 들어있다는 치즈.

남편과 마눌은 나란히 앉아서 맛있게 이것도 해치웠습니다.

 

결혼 8주년 기념일 마눌이 남편을 위해 준비한 선물치고는 참 가격도 저렴합니다.

그나마도 마눌이 지출하면서 받은 영수증은 다 남편에게 환불을 받게 되니, 결론은 이것도 남편 돈으로 산 것이고 말이죠. (부부는 일심동체이니 이것은 가볍게 패스 해 주시고~~~^^)

 

결혼기념일이라고 마눌이 준비한 선물을 같이 다 먹었는데, 이벤트에 약한 남편은 준비한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자기가 준비한 것은 “뽀뽀”라고 자꾸 입술만 갖다 대는데, 따가운 수염까지 더불어 따라오는 입술은 절대 사양입니다. (아파~~^^;)

 

남편이 준비 안 했다고 선물을 포기할 마눌은 절대 아니죠!

마눌의 선물증정식이 끝나고 이제는 마눌이 선물을 챙길 시간!

 

“우리 결혼한 지 8주년이잖아~ 1년에 100유로해서 8년이니 800유로를 선물로 주면 되겠다.”

“뭐라고? 쪼매 과한 거 같은데?”

“그래? 그럼 내 생일 때, 크리스마스 때, 당신이 나한테 주는 선물로 하던가(=100유로).

“그냥 내가 50유로 주는 걸로 하면 안 될까?”

“결혼 8주년인데 50유로는 너무 약한 거 아니야?”

“그럼 없었던 걸로 하던가!!”

“아니지, 그럼 50유로라도 줘!^^;”

 

마눌은 이렇게 800유로에서 가격이 확 깎인 50유로로 결혼 8주년 선물을 챙겼습니다.

 

사실은 돈보다는 남편이 미리 준비한 무언가를 기대했습니다. 함께 영화를 보러 가던가, 레스토랑을 가던가..

 

남편이 준 50유로로 함께 레스토랑에 가자고 꼬셔봤지만 남편은 넘어오지 않았습니다.

참 로맨틱하고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남편입니다.^^;

 

남편에게 받은 50유로는 잘 챙겼습니다. 우리 결혼기념일이니 주방 살림을 하나 사고 싶기는 한데, 내가 뭘 사도 잔소리를 해대는 남편이고, 또 우리는 지금 임시로 살고 있으니 뭔가를 사서 짐을 늘이는 것도 옳은 일이 아니고 말이죠!

 

결혼 후 8년이 지나는 동안에 저희부부는 서로를 믿는 사이로 변했습니다.

그저 일상을 살았다면 없었을지도 모를 동지애도 뉴질랜드 길 위에서 살면서 생겼고 말이죠.

 

하늘과 땅 사이에 믿을 거라고는 달랑 부부 두 사람이니 서로를 더 믿고 의지하게 된 것도 같고 말이죠. 남편이 길 잃어서 돌아오지 못할 상황에 마눌이 2번이나 남편을 구출한 일이 있었습니다.

(뉴질랜드 여행기가 계속되어 여러분들이 이 이야기를 읽으실 날이 속히 오기를 바래봅니다.^^)

 

그래서 그런지 남편은 마눌을 든든한 버팀목으로 생각하는 거 같습니다. 평소에는 철없는 마눌이지만, 자신이 길을 잃어서 돌아오지 못할 상황에는 슈퍼우먼처럼 한밤에 후레쉬들고 동분서주 뛰어다니면서 자신을 찾아나서는 용감한 마눌!

 

앞으로도 저희부부는 이렇게 서로 챙기고 믿으면서 살아갈 거 같습니다.

삶이 계속되는 한 우리의 일상은 계속될 것이고, 우리는 해마다 서로 다른 느낌의 사랑을 만들어가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사랑은 한 가지 색만 있는 것이 아니니 말이죠^^

 

내년 결혼기념일에 대한 포스팅을 할 때쯤에는 저희 결혼식 때 사진 한 장 여러분께 서비스 하도록 하겠습니다.^^ (뭐시여? 1년을 계속해서 오라는 얘기여.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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