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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이야기

그라츠 국회 음악회를 가다

by 프라우지니 2012.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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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고 있는 그라츠는 문화도시입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사실 문화랑 별로 친할 기회가 없답니다.

먹고살기도 바쁜 관계로 비싼 돈을 내가면서 다른 취미생활을 하느니 돈이 안 드는 취미를 찾은 경우도 있구요.

 

사실 저도 이곳에 살면서 한번도 오페라구경 갈 기회가 없었답니다.

저녁에는 입석표 3유로면 살수 있다는 정보도 이미 들은지 오래인데..

같이 갈 사람도 없고, 생활하기 바쁘다보니..

 

아! 음악회는 한번 갔었습니다.

그라츠 한인회에서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분이 연주를 하신다고 한인들을 초대한다는 글을 보고서는,

같이 독일어를 배우던 러시아아낙이랑 같이 갔었는데..가서보니 초대라고 해서 공짜는 아니더라구요.

같이갔던 러시아 아낙에게 조금 미안했답니다.

입장료가 원래 10유로인가? 했는데, 학생할인 받아서 7유로 내고 갔었답니다.

 

그리고는 잠시 오스트리아를 떠나있었던 관계로 음악회는 전혀 생각도 못하고 살았답니다.

 

며칠 전 울회사 사장님이 저에게 오시더니, 저녁에 시간이 있냐고 물으시더라구요.

혹시 저녁에 추가로 일 하라고 그러시나? 하는 생각이 잠시 스치긴했지만,

저녁에는 집에 있는지라 시간이 있다고 했더니만, 음악회에 가겠냐고 물으십니다.

 

활짝 웃으면서 “당근이지요~”하고는 음악회를 갈 기회를 얻었답니다.

그것도 Kongress국회에 있다는 공연장으로요~

 

 

친절하신 사장님께 주신것은 1회용 입장권이 아닌 시즌용 입장권이였답니다.

 

이거 받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사장님 내외분의 성함이 찍혀있었거든요.

 

 

일단은 입장카드를 받고 안에 보니 이번 시즌에 있을 모든 음악회가 나열되어 있네요.

 

 

우리부부가 보게 될 음악회 내용도 인터넷에서 프린트해서 주셨는데..

내가 읽은 부분은 그라츠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바이얼린첼로를 연주하는 젊은이랑 연주한다는 것 같습니다.

 

 

 

처음가면 헤맬까봐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입장해서 화살표를 따라가라는 안내도 가져오셨습니다.

 

참 많이 친절하신 분입니다.

(이날 저녁은 두분이 다른 모임이 계셨나봅니다.)

 

국회 음악회장도 사실 찾기가 쉽지는 않더라구요.

시청앞 안내에서 물어서 건물찾고, 건물 입구에서 카지노로 가서 다시 묻고,

결국 4번 물어서 연주가 있는 Stephaniensaal스테파니안짤 까지 잘 왔답니다.

 

연주가 시작되기 5분 전에 겨우 도착했답니다.

아! 입구에는 코트를 맡기는 곳이 있는데, 코트하나당 1.30유로를 받습니다.

두 개니 2.60유로를 내고 코트 맡기고 연주회장으로 들어갑니다.

 

 

 

처음에 공연장에 들어가서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여기 어르신 전문 공연장인 모양입니다.

아무리 눈 씻고 찾아도 젊은이는 별로 보이질 않습니다.

 

여기 오시는 모든 분들이 울 사장님처럼 시즌입장권을 가지고 오시는 분들이고, 대부분이 본인들의 지정석인거죠!!

 

우리부부가 사장님 내외분 지정석에 앉으니 옆 좌석의 남성분이 물어봅니다.

남편이 “울마눌 사장님이 오늘 우리부부에게 입장권을 주셨다!”고 하니 그러냐고 하시더라구요.

이 음악공연장이 다른사회(?)의 친분을 쌓는 곳인 모양입니다.

 

 

 

마눌은 신났습니다.

 

물론 이곳에 가느라고 평소에 안 입던 정장을 하긴 했지만, 오랜만에 문화생활을 즐기게 됐습니다.

 

오케스트라가 공연할 공간의 뒤쪽으로 파이브오르간이 있고, 천장도 맘에 쏙 듭니다.^^

 

 

 

연주자들이 나오고, 지휘자도 나옵니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한 젊은 아시아여성(아무래도 중국인 인 듯한)이 제1바이올린 인 모양입니다.

지휘자도,협연하는 연주자도 꼭 이 여성과 악수를 하더라구요.

 

연주는 1,2부로 나눠서 진행됩니다.

중간에 20여분이 넘는 쉬는 시간이 있구요.

 

저는 보통 많이 듣는 크래식음악을 생각했는데..

1부 연주에서는 왜 현악기를 타악기로 사용하는지.

바이올린, 첼로,비올라 모든 악기들이 퉁퉁거리고, 기계음 같은 소리도 나고..

 

우리 옆좌석에 앉은 아저씨가 말씀하십니다.

“오늘 음악이 이런것이여서 당신들이 오늘 입장권을 받아서 온거라고..” 농담하신거죠~^^

적응하기 힘든 1부가 지나고, 2부에서는 정말 클래식음악을 들을수 있었답니다.

 

 

 

우리가 들은 연주회에 1부 협연했던 사람은 5번의 안경쓴 젊은이입니다.

 

연주를 한다기 보다는 열심히 두드리고 뜯고 하더라구요.

이곳에서 연주하는 음악은 항상 같은 것이 아니고, 5~6개의 다른 종류를 연주합니다.

 

오케스트라,캄머콘서트(작은 인원이 하는 전에 본것은 5명이 연주하더라구요.)등등등

오랜만에 국회연주회장까지 가서 좋은 음악을 들을수 있어서 좋왔던 날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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