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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이야기

유럽에서 조심해야하는 봄나물,Bärlauch 베어라우흐,

by 프라우지니 2016.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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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봄나물이 있듯이

유럽에도 봄나물이 있습니다.

 

그리고 유럽 사람들도 우리네처럼

봄나물을 찾으러 다니고, 요리해서 먹기도 하죠!

 

가끔씩 요리 해 먹은 사람의 사망소식이 나오기도

하는 때가 바로 봄이고, 유럽의 봄나물입니다.

 

사람을 죽이기도 하는 유럽의 봄나물 이름은

바로 Bärlauch 베어라우흐.

 

한국에서는 울릉도에서만 만날 수 있으면

한국명으로는 "명이나물"이라고 불립니다.

 

 

제가 사는 오스트리아에도

이 명이나물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는 이유는 바로

이 명이나물과 독성이 있는 꽃의 줄기를 착각해서

 

잘못 채취하는 이유인지라 봄이라고 해서

섣불리 이 나물을 채취할 생각은 하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그럴 시간도 없는 건 아시요?^^;)

 

그랬던 명이나물인데, 우리 학교에

지천으로 널려있다는 정보를 접했습니다.

 

우리학교 식당에서도 이 나물메뉴가 나오고,

우리학교 건물에 사시는 수위아저씨도

열심히 수확 해 가시는 걸 목격했습니다.

 

 

 

 

지금 수업 받고 있는 교실의 창문 밖의 풍경입니다.

 

저기 나무아래에 수북이 나있는 풀들이

바로 그 "베어라우흐"입니다.

 

저렇게나 수북이 나있고, 저것이 전부 "베어라우흐"라고 하니,

 

잘못 먹고 독성 때문에 응급실에 실려 가는 일도

없다는 이야긴 거죠. ^^

 

  

 

초보자가 베어라우흐를 확인하는 일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잎을 따서 냄새를 맡으면 마늘 냄새가 진동합니다.

이것이 바로 베어라우흐인거죠!^^

 

그렇지만 잎을 딸 때마다 매번 냄새를 확인 하는 건

조금 힘들더라고요.^^

 

이쯤에서 유럽의 봄나물이 슈퍼에서 팔리는 가격을

한 번 확인하시겠습니다.

 

  

 

100그램이 들어있는 유기농 베어라우흐의

가격은 1.50유로입니다.

 

이걸로 요리한번 하려면 몇 팩은 사야

정말로 마늘향이 나는 요리가 탄생하지 싶습니다.

 

야생나물이니 당근 유기농인데, 굳이 유기농이라고

표시를 해야 비싸기 팔수 있는 거죠.^^

 

자, 이쯤에서 베어라우흐와 착각한다는

그 나물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베어라우흐과 가장 흡사하게 생긴 나물은

Maiglöckchen 마이글뤽현(5월의 작은 방울(종)입니다.

 

아마도 5월에 꽃이 작은 방울모양이여서

지어진 이름이 아닌가 싶습니다.

 

독성이 강해서 먹으면 저 세상으로 간다고 알려진 것으로

이곳에 오래 산 사람도 가끔씩 착각하게 만드는

외모인 모양입니다.

 

설명은 간단합니다.

 

마늘냄새가 나는 것은 베어라우흐이고,

안 나는 것은 마이글뤽현이라는...

  

 

 

제가 집에 가지고 온 베어라우흐는

사실 어떻게 요리하는지 몰라서 닭고기를 굽다가

그냥 함께 넣어서 숨죽인 상태에서 먹었습니다.

 

숨이 살아있을 때는 마눌 냄새가 진동하더니만

숨죽고 나니 마늘냄새도 나는 둥 마는 둥!

 

자! 이쯤에서 제가 집에 가지고 왔던 베어라우흐를

의심 많은 남편이 절대 그냥 지나치지 않았겠죠?

 

열심히 하나하나 씻고 있는 마눌 옆으로 와서

남편이 은근한 목소리로 속삭였습니다.

 

 

 

"당신, 베어라우흐 잘못 먹으면 죽어."

"나도 알아."

"나한테 주려고 하지 마!"

"알았어. 혹시나 내가 잘 못 먹고 죽으면 당신은 두 번 장가가고 좋겠네!"

 

제가 농담을 이렇게 아주 살벌하게 하시는

장점이 있습니다.^^;

 

마눌의 농담을 진담으로 듣는 남편이

인상을 팍 쓰더니만 한마디 더하십니다.

 

"그거 부모님께 갖다 드리지 마!"

 

학교에 지천이라고 했으니 이제 집으로 퍼다나를꺼라

미리 짐작을 한 남편이 미리 선수를 날리십니다.

 

"알았어."

 

대답이야 이렇게 했지만,

 

슈퍼에서 사면 비싼 유기농 베어라우흐를

저만 먹기는 너무 아까운거죠.

 

제가 한 번 해 먹은 다음 날은 따다가

시어머님께 갖다드렸습니다.

 

"엄마, 내가 이거 갖다 준 거 남편한테는 비밀 이예요.  

제가 이거 갖다가 시부모님 중독시킬까봐
완전 겁먹어서 부모님 갖자드리지 말라고 신신당부 했었거든요.
 

근디.. 이거 다 베어라우흐 맞아요.

마늘냄새가 완전 진동에, 학교식당에서도
이거 따다가 점심메뉴 만들거든요."

 

제가 갖다 드린 베어라우흐를

아무 말 없이 챙겨 가셨던 시어머니.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시어머니는 베어라우흐를 싫어하신다는 걸!

 

제가 갖다드린 베어라우흐는 시아버지가

스프를 해서 드셨다고 나중에 들었습니다.^^;

 

베어라우흐를 나란히 해 먹은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아직도 무사한 걸 보니

 

역시나 학교에 무성하게 나있는 건

모두 베어라우흐가 맞았던 모양입니다.

 

이제 조금만 지나면 베어라우흐는 꽃이 필 테니..

그때쯤에는 다시 꽃을 따다가 요리를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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