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이야기

우리 동네 미니도서관

by 프라우지니 2016. 1. 7.
반응형

 

예전에는 골목 어귀마다 있던 공중전화 부스들이 하나둘씩 사라져도 우리가 알아채지 못한 이유는 전화를 하기위해 공중전화를 찾아다닐 필요가 없어서 였을까요?

 

우리 동네 공원 한복판에 서있는 작은 미니도서관을 봤을 때 그것이 “공중전화 부스”라는 걸 알아 차리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습니다.

 

그 작은 도서관을 한 바퀴 삥~ 돌아보고 나서야 “아하~ 공중전화 부스” 했다면..

제가 너무 둔한 걸까요?

 

자! 이쯤해서 제가 늦게 알아차린 그 “공중전화 부스”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사실 우리 동네라고 했지만, 엄연히 말하면 우리 집 바로 옆은 아니였구요. 자전거타고 15분 정도 달려가야 하지만 제가 다니는 “실습요양원”이 있는 동네인지라, 저에게는 우리 동네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휭~하니 지나갔다면 못 봤을텐데..

 

이날은 제가 자전거를 끌고 천천히 걷고 있던 터라 이 쪼맨한 도서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딱히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닌지라 이 수상한 도서관을 한번 삥~ 둘러봤습니다.

 

 

 

 

이 공중전화 부스 재활용으로 탄생된 도서관의 이름은 Bücherzelle 뷔혀젤레.

 

독일어는 여러 단어를 붙여서 한 단어를 만드는 특성이 있는 언어입니다.

 

Bücher 뷔혀 는 Buch 부흐 (책)의 복수로 책들.

Zelle 젤레는 작은 방! 두 단어의 뜻을 조합하면 책방인거죠!

 

동네 공원에 서있는 작은 책방.

 

한 바퀴 둘러보고는 안을 열어봤습니다.

과연 이 공중전화 도서관 안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 말이죠.

 

 

 

 

작은 공중전화부스 도서관의 문을 빠꼼히 열어보니 안에 책장이 있습니다.

 

안에 진열된 책들은 쪼매 오래된 것들이라 읽을 만한 책을 찾으려면 좀 시간이 걸릴 거 같습니다.

(책의 수량을 봐서는 그리 오래 안 걸릴 거 같은디...)

 

 

 

 

안내문을 읽어보니 참 이용이 편리한 책방입니다.

 

책을 빌려갈 때 따로 이름이나 책이름 같은 걸 적을 필요 없이 그냥 가져가면 된답니다.

책을 다시 가져와야하는 만기일이 없으니 부담 없이 책을 가지고 갈 거 같습니다.

 

다 읽은 책이나 더 이상 필요 없는 책들은 그냥 여기에 놓고 가면 된다고 합니다. 읽은 책을 돌려줄 때, 집에서 안 읽는 책들을 한권씩 가지고 오면 이 작은 책방도 금방 부자가 될 거 같습니다.

 

이곳은 Traun트라운 도서관과 트라운 공업고등학교가 공동으로 만든 1호 책방이라고 합니다.

 

오스트리아의 도서관은 시시때때로 헌책들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일반인에게 판매하는데, 아마도 이곳에 진열된 책들은 도서관에서 정리된 책들+ 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이 가지고 온 책인 거 같습니다.

 

안의 책들이 조금 부실한 것만 빼면 이 공중전화 책방은 참 아이디어가 뛰어난 거 같습니다.

 

각 가정에서 다 읽고 책장에 모셔놓은 책들을 한 두 권씩만 기증해도 이런 공중전화 도서관은 골목 어귀마다 설 수 있을 거 같고, 그렇게 되면 대대적인 “책 읽기 운동“ 뭐 이런 거 아니래도 사람들이 쉽게 책 읽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이제는 폐기처분하는 “공중전화부스” “책장에서 자고 있는 책들”이 만나면 이렇게 멋진 책방이 완성됩니다. 이렇게 좋은 아이디어를 널리 알려서, 이런 작은 책방들이 동네 어귀마다 생긴다면.. 참 근사할거 같습니다.^^

 

눌러주신 공감이 저를 춤추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