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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시어머니와 새 재봉틀 그리고 헌 재봉틀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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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가 엊저녁에 우리에게 오셔서 말씀하십니다.

 

“헌 재봉틀 너 가질래?”

“시누이는 싫데요?”

“네 시누이는 벌써 샀단다.”

 

엄마가 새 재봉틀을 사실 계획을 말씀하시면서 헌 재봉틀에 대해서 말씀하신 적이 있으셨습니다.

 

“내가 새 재봉틀을 사면 헌것은 누구에게 줘야 하는데.. 네가 가질래, 네 시누이 줄까?”

“저야 주시면 좋지만, 주셔도 나는 놓을 곳이 없잖아요. 시누이 주세요.”

 

시누이도 언젠가 “바느질 하는 것이 배우고 싶다.”하면서..

“재봉틀”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거든요.

 

엄마는 당신 생일 선물로 이번에 재봉틀을 사시고는 드디어 헌 재봉틀을 처리하십니다.

 

한동안은 “헝가리에 보낼까 생각중이다.”하시더니만..

결정은 며느리에게 주시기로 하신 모양입니다.

 

며느리에게 주셔도 지금 우리에게는 재봉틀을 놓을만한 적당한 공간이 없어서 결국 창고에 처박아 놔야하는걸 아시지만 그래도 남 주기는 아까우셨던 모양입니다.

 

당신이 새 재봉틀을 사신 이유가 당신이 쓰시던 재봉틀에 문제가 있어서 인데,

설마 고장 난 재봉틀을 며느리에게 주시려는 건 아니겠지요?

 

고가의 재봉틀을 사시겠다고 하셨을 때 며느리는 반대했습니다.

(내 돈이 드는 것도 아니지만, 왠지 사놓고 안 쓰실 거 같아서...)

 

“엄마, 바느질도 하시지 않으시면서 왜 뜬금없이 재봉틀을 사시려구요?”

“내가 쓰다가 나중에 너나 네 시누이한테 물려주려고.”

 

(고가의 제품이니 며느리보다는 딸내미에게 주실 확률이 높기는 하지만..)

물려주실 생각까지 하시면서 장만하시는 물건입니다.

 

엄마가 바느질을 즐기시고,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내는걸 좋아하신다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엄마는 TV앞에서 시간 보내시는 걸 제일 좋아하십니다.

 

그렇다고 게으르시다는 건 아니고..

몸을 움직이는 여가활동보다는 편안한 시간을 즐기신다는 이야기죠.

 

제가 궁금한 건 엄마는 “새 재봉틀을 얼마나 자주 사용 하실까?“하는 겁니다.

 

이제 70대 초반이시고, 눈도 찜찜해서 안과도 자주 가시고, 디스크 수술하셔서 허리도 아프신 양반이 얼마나 오래 쭈그리고 앉아서 재봉질을 하실지도 걱정이 되고!

 

 

인터넷에서 캡처/ 엄마가 이번에 사신 재봉틀입니다.

 

내가 아는 재봉틀은 “브라더 미싱”이고 그 외 아는 것이 몇 개 더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엄마가 보여주시는 것은 생전 처음 보는 브랜드입니다.

“Pfaff 파프“

 

엄마가 보셨다는 제품의 가격은 800유로와 1200유로.

내가 아는 미싱은 슈퍼마켓에 기획 상품으로 나오는 100유로 내외의 물건인디..

 

글을 쓰면서 검색 해 보니 파프에서도 조금 저렴한 제품들이 있기는 합니다.

299유로, 399유로짜리도 있네요.

(이나마도 저렴한 미싱에 비하면 고가에 속하지만...)

 

엄마의 생일선물도 살짝 건너뛰는 처지인지라 시부모님 계신 앞에서 남편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남편, 엄마 미싱 사는데 당신이 돈을 보태드려.”

 

이 말에 시어머니가 말씀을 하십니다.

“싫다. 내 미싱에 왜 네 남편이 돈을 보태냐? 나도 돈 있다.”

 

며느리가 생각 하는 걸 시어머니께 말씀드렸습니다.

완전 한국식으로 말이죠.

 

“엄마, 엄마가 미싱을 사는데 돈이 부족해서 아들한테 보태라고 한 것이 아니예요.

 

엄마가 생일 기념으로 사시는 고가의 미싱에 아들이 반이라도 돈을 보태면 엄마는 그 미싱을 보실 때 마다.. ‘내 아들이 내 73번째 생일 때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사준 선물’이라고 생각하시게 될 거 아니에요.”

“아, 그런 뜻이었니?”

 

남편에게는 어머니가 사신 800유로짜리 미싱의 가격 반을 보태드리자고 이야기 했지만..

남편은 들은 척을 안 합니다.

 

그리곤 항상 같은 말을 하죠.

“선물은 돈으로 주는 거 아니야~”

 

자꾸 현찰 박치기는 안 된다고 하니..

그럼 “계좌로 넣으라.”고 한 번 해볼까요?

 

시어머니가 헌 미싱을 주시겠다는 이야기는 새 미싱을 가져오신 모양인데..

헌 미싱을 치워야 해서 우리 방에 오셔서 말씀하신 거 같은데..

 

헌 미싱 주시겠다는 시어머니 앞에서 남편이 하는 말.

“미싱을 그냥 거기에 두고 당신이 필요할 때마다 가서 사용하면 되잖아.”

 

지금 헌 미싱이 있는 공간(엄마네 집 2층)에 두고, 내가 필요할 때만 가서 이용하면 나도 좋겠지만, 그렇게 될 확률은  희박하고..

 

가뜩이나 좁아터진 집에 잠시 살고 있는 요즘인데..

뭐 하나 제대로 놓을 공간이 없어 주신다는 물건도 받지 못하는 현실이 짜증이 납니다.^^;

 

우리 집 지하실에 헌 미싱을 옮겨놔야 할지..

그럼 나는 미싱이 필요할 때마다 지하실로 내려가서 써야 하는지..

 

받아놓으면 언젠가는 재밌게 잘 사용할거 같은데..

일단 받아서 지하실에라도 잘 둬야겠습니다.

 

그나마 지하실에는 놓을만한 공간이 있으니 감사합니다.

 

불평을 시작하면 끝이 없이 나오지만,

그중에 감사한 것을 찾으면 또 나오니 다행인 현실입니다.^^

 

감사합니다.

지금 내게 주어진 현실 속에 감사함을 찾으면서 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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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4

  • Favicon of https://heesook15.tistory.com BlogIcon 오틸이 2019.04.02 00:21 신고

    시어머님이 드디어 미싱을 사셨네요.
    남편분은 여전히 현찰로 보태는데는 반대시구요.ㅎㅎ
    사람 참 쉽게 안변해요.그쵸?^^
    시어머님이 실제로 미싱을 많이 사용하지 않으셔도 본인이 원하던걸 사셨으니 한동안은 행복하시겠어요.
    답글

  • toto 2019.04.02 00:46

    지니님, 항상 지니님 글 찾아서 읽고 가는 구독자(?)예요. 오늘 읽은 지니님 글, 요즘 마음이 편치 않은 저에게 조금이나마 여유를 주고, 생각하는 시간을 주셔서 감사 하답니다. 며칠전에는 지니님의 또랑또랑한 목소리도 들을수 있었어요. (유튜브) 항상, 응원 할께요. ~^^
    답글

    • 감사합니다. 어떤 환경에서 살건간에 그삶에 만족하는 사람도 있고, 조금 불만스러운 사람도 있고, 내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같은 환경에서도 조금 더 여유롭게 살지 않을까 싶습니다.^^

  • 2019.04.02 01:33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우리 요양원의 평균나이가 90대이신지라 (내 나이와는 상관없이) 상대가 70대라고 하면 "어리시네."한답니다. 같은 70대라고 해도 조금씩 다른거 같아요. 시부모님이 60대 중반이실때 , 시부모님의 동년배 부부가 뉴질랜드 자전거 여행하시더라구요. 우리 옆동네 (오스트리아 어르신들)에 사시는 분들이라 더 반가웠죠. 또 다른 오스트리아 어르신들은 캠핑카로 뉴질랜드 여행을 하시는걸 봤었죠. 노년의 부부가 해외여행도 다니시면서 여유롭게 사시는거 보면 좋아보이던데..제 시부모님은 70대 초반이신데도 당신들이 다 산거 처럼 말씀하십니다. 아빠는 마당서 땅만 파시고, 엄마는 하루종일 집안에서 TV만 보시고 햇볕도 싫어하시죠. 그리고는 케잌이나 달달한것은 또 달고 사십니다. 건강을 생각하신다면 밖으로 더 자주 나가셔야 하는데, 자꾸 안으로 움츠려드시고 활동도 안하시니 걱정도 되더라구요. 당신들이 느끼는 연세는 실제보다 더 많다고 느끼시는거 같아요.^^;

  • Germany89 2019.04.02 02:50

    근데 미싱하는거도 은근히 시간 잡아먹는 취미라서..
    지니님이 나중에까지 계속 블로그랑 유튜브 하신다면 아예 짬이 나지 않을지도^^;;
    답글

  • theonim 2019.04.02 05:42

    파프도 여기선 꽤 알려졌어요,
    근데,헌 재봉틀 수선료 시어머니께 여쭤보면
    어떨까요, 수선 한 다음에 주실지,그게 아닐지 말투에서 알 수 있잖아요.
    아마 저렴하진 않을 거 같아요.
    저두 재봉틀 지그재그 버튼(오바록 대용)
    고장 났는데,살짝 겁나네요, 얼마나 받을지,,
    단순 기능만 할 줄 알아도 재봉틀이 유용하긴 해요,바지 길이도 줄이고,커튼도 내 맘에 드는 감으로 만들고, 이쁜 헝겊으로 작은 협탁보,물건 덮어두는 수건 등등,,
    방 가구들과 색만 맞추어도 방 분위기가
    확 살아나고,아늑해 보인답니다.
    답글

    • 린츠 시내에 가면 무료료 미싱을 사용할수 있는 곳이 있답니다. 매주 금,토요일에 오후나 오전에 몇시간 여는곳이 있거든요. 약간의 기부금같이 이용료를 조금 내는데 그곳에는 재료들도 많고, 도움을 받을수도 있어서 집보다는 저는 그곳이 편할거 같더라구요.^^

  • 1234 2019.04.02 07:10

    재봉질 하는 조모와 엄마를 두고 있는 딸입니다. 재봉은 중학교 수업에 1학기 하였지만 (총3-4시간) 옆에서 이런 재봉틀은 어쩌구 저쩌구 하도 많이 들어서 100-200유로 짜리는 일반 옷감 수선 이나 티셔츠 정도 밖애 재봉 못합니다. 조금만 옷감이 두꺼워도 바늘 부러지고 스판 옷은 잘 당겨지지도 않아 재봉질이 잘 안됩니다. 면종류의 옷 간단한 수선만 된다고 생각하시면 될겁니다.
    답글

    • 네, 지금 엄마가 가지고 계신 헌 미싱이 말씀하시는 얇은 원단만 가능한 거같습니다. 800유로짜리는 오버로크도 되고 그외 청바지도 가능하다고 하시더라구요. 근디..수선할 청바지가 많으려는지는 모르겠습니다.^^;

  • Favicon of https://fumikawa.tistory.com BlogIcon 후까 2019.04.02 11:18 신고

    부라더 미싱.. 완젼 유명하죠. 독일까지 유명할줄 몰랐어요.
    요새 미싱은 진짜 진짜 기능 많던데. 알아서 막 자수도 넣고..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