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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4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913-tukituki River 투키투키 강변에서의 노숙

by 프라우지니 2018.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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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별 일 없는 투키투키 강의 낚시입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투키투키 강에서 시간을 보낸 것으로도 부족해서 노숙을 한 날이네요.

 

 

 

하루 종일 낚시를 한다고 해도 어떤 포인트에서 얼마나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서 ,

강 하나에 며칠을 보낼 수도 있고, 하루 만에 끝날 수도 있습니다.

 

남편은 오늘 투키투키 강의 낚시 포인트 8번에서 시작해서 3번에서 하루를 마감합니다.

 

포인트 3번은 밤을 새기도 좋은 곳이기도 했지만 더 이상 운전할 힘이 없다는 남편의 투정이 있었던지라 이곳에서의 노숙(일명 와일드 캠핑)을 결정했습니다.^^

 

이때쯤 매일 낚시하면서 낚싯대를 던져댔던 남편의 팔에 염증이 생긴 지라, 낚시를 하는 자체가 힘에 겨웠을 텐데 강이 몇 개 남았다고 끝까지 아픈 팔로 낚시를 하는 남편이 몹시 안쓰러웠습니다.^^;

 

그래서 웬만하면 남편이 원하는 방향으로 들어주려고 노력을 했었죠.

 

 

 

도시나 마을 근처에 있는 강변에는 피크닉도 가능하게 조성을 해놓은지라,

넓은 주차장에 숲까지 우거져서 산책하기도 좋습니다.

 

강과의 거리는 조금 떨어진지라 강변까지 조금 걸어가야 한다는 단점이 있네요.

 

 

 

낚시를 가면 끼니때가 지나도 절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인데 간지 1시간 남짓이 될을뿐인데 옵니다. 하긴, 이 날은 차가 근처에 있는지라 남편이 낚시용 배낭을 메고 가지 않아서 차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긴 했던 거 같습니다.

 

 

1인분용 무지개 송어 한 마리를 잡아가지고 왔거든요.

 

팔이 아파서 낚싯대에 뭔가가 물릴 때마다 팔이 찌릿찌릿하다고 하더니만..

저걸 잡으면서도 또 팔이 저렸겠지요.^^;

 

 

잠시 송어를 가져다 놓으러 온 남편에게 후딱 간단한 점심을 준비해줍니다.

 

우리 집에서 제일 흔한 구운 송어에 양파, 피클 다지고, 소금, 후추 치면..

빵에 발라먹기 좋은 훈제 송어스프레드가 됩니다.

 

 

빵도 스프레드도 아침 먹을 때 다 준비를 해서 통에 담기만 하면 부부의 간단한 점심 한 끼가 해결됩니다.^^

 

 

 

강의 상류로 올라갈수록 인가도 드문지라 강변은 손질이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곳에는 여름에 폭우가 쏟아질 때는 정말로 강변의 자갈밭에도 물이 넘쳤던 모양입니다.

 

지금은 말라서 자갈만 있는 곳에 물에 쓸려온 나무들이 넘어져있는 것을 보면 말이죠.

휩쓸러 내려오다가 더 이상 내려가지 못하고 걸려있는 상태네요.

 

이런 나무를 보면 드는 생각.

 

“저거 갖다가 땔감으로 쓰면 좋겠다..”

 

 

 

낚시 포인트가 항상 강변 옆에 있는 건 아닙니다.

 

가끔은 이렇게 도로 옆에 주차를 하고 농장을 가로질러서 강으로 찾아 들어가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가면서 소떵을 잘 살펴야 얼떨결에 밟는 실수를 하지 않습니다.^^;

 

이곳은 외진 곳이고 달려봐야 길의 끝에 농장인지라 도로를 오가는 차들은 없습니다.

아, 가끔 도로를 가로질러가는 소떼들은 만날 수는 있는 곳입니다.

 

 

 

농장지대의 낚시 포인트는 사유지와 인접 해 있습니다.

사유지의 주인들이 허락을 해 주지 않으면 입장 불가능한 곳들인 셈이죠.

 

그래서 강으로 갈 때는 최대한 그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하려고 길가에 가깝게 주차를 하고,

혹시나 그들을 만나면 어디쯤에 주차를 해야 그들에게 편한지 묻기도 합니다.

 

 

 

남편을 따라 다녀도 모든 낚시 포인트를 다 따라다니지 않는 마눌.

 

심심해서 남편을 찾아 나섰는데, 이곳은 다른 곳과는 조금 다른 곳입니다.

 

투키투키강의 하류 쪽은 강의 반은 비어있는 자갈밭인데, 여기는 키 작은 수풀 지역입니다.

강의 상류로 갈수록 물이 줄어들기는 하는데 풍경이 이렇게 달라지는지는 몰랐습니다.

 

 

 

날이 어두울 때까지 낚시를 한 남편.

 

하루 종일 낚싯대를 던져댈 때는 팔이 아파도 할 수 있었는데,

운전해서 홀리데이파크 가는 건 힘들겠다니 그냥 이곳에서 지내야지요.^^

 

이 주변은 외진 농장지대이고, 우리 차도 깊숙이 들어와 있는 상태라 밖에서 안 보이니..

하룻밤 묵어가기에는 썩 훌륭한 장소입니다.^^

 

 

 

우리 차 앞은 이런 풍경입니다.

 

앞에는 졸졸졸 시냇물이 흘러가고, 물이 너무 적어도 송어는 없을 거 같지만..

남편이 이곳에서 1인분용 송어를 잡아 오는 것을 보면 송어가 살기는 사는 곳 같습니다.

 

하루 종일 강을 걸어 다녀 퉁퉁 불은 발에서 신발을 떼어내는 순간입니다.

하루 종일 강 속을 걸어 다닌 남편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은 작은 송어를 두 마리나 잡은 날이니 남편에게는 나름 운 좋은 날입니다.^^

 

우리부부는 이렇게 강변에서 차에 생강과자로 가벼운 저녁을 먹으면서 하루를 마감합니다.

 

 

키위지도에서 캡처했습니다.

 

강변에서 노숙이라고 해서 아무데서나 하는 건 아닙니다.

 

강의 상류로 갈수록 인적은 드물고 사유지인 농장지대로 넘어가지요.

 

우리가 노숙을 하는 곳은 인적이 드물고 주변에 농장이 있는 곳이라,

낯선 사람들이 올만한 장소는 아니어서 안전합니다.

 

모든 강에서 “노숙”을 하겠다는 계획을 하고 다니는 건 아니지만,

인적 드문 곳에서 하는 노숙도 꽤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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