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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이야기

나의 럭셔리 취미, 공짜 오페라

by 프라우지니 2015.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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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그라츠에 살 때는 가끔 혼자서 오페라나 연극을 보러 다녔습니다.

 

혼자 다닌 이유는.. 나랑 취미가 맞는 사람을 찾기도 힘들거니와 나와 같은 카드가 없는 사람은 고액의 입장료를 지불해야하니 함께 할 수가 없었죠!^^;

 

다시 돌아온 오스트리아!

하지만 내가 살던 그라츠가 아닌 린츠는 모든 것이 낯설었습니다.

 

이곳에도 내가 그라츠에서 사용하던 문화카드가 있는지, 오페라를 보려면 어디에 가서 입장권을 받아야 하는지..등등등

 

제가 그라츠에서 즐기던 문화가 궁금하신 분만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627

오스트리아에는 영세민도 공짜로 문화를 즐길 수 있다

 

역시 열심히 두드리면 뭐든지 열리기 마련이죠!

저도 린츠 여기저리를 헤맨 끝에 문화카드(컬투어 파스)를 발급 받았습니다.

 

린츠도 컬투어 파스가 있는 사람은 무료입장이 되는 박물관이 많이 있습니다.^^

린츠는 따로 오페라, 연극등을 판매하는 티켓오피스가 없고, 바로 Landestheater란데스 테아터로 가셔야만 입장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입장권을 받으러 가기 전에 미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어떤 좌석이 남아있고, 좋은 좌석(비싼가격)은 어디쯤인지를 먼저 살짝 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저는 61.50유로짜리 좌석을 예매했습니다. 물론 돈 한 푼 안 내고 말이죠^^

 

어차피 공연이라는 것이 그 좌석이 찼거나 말거나 하기는 마찬가지인데, 이왕이면 좌석이 차 주는 것이 공연하는 사람 편에서는 관객이 많아야 더 흥이 나는 법이니 말이죠!^^

 

린츠는 그라츠보다 훨씬 더 좋은 조건의 컬투어파스였습니다.

그라츠 같은 경우는 분기별로 오페가 2편, 연극 2편으로 못을 박았고, 입장권의 일정이 빠듯하고 빈좌석이 있을 경우에만 가능한데, 린츠 같은 경우는 분기별이고 뭐고 횟수에 상관없이 연극이면 연극, 오페라면 오페라를 모두 마구잡이로 즐길 수 있는데다가, 한 달 뒤의 입장권도 예약이 가능합니다. 돈만 안낸다 뿐이지 일반고객처럼 일정을 보고 좌석을 선택하고, 입장권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죠!^^

 

 

 

 

시간이 허락 될 때 많이 봐두자! 하는 생각에 한 번에 오페라 한편과 연극 한편을 예약했었습니다. 오페라 “토스카”은 60유로가 호가하는 입장권이였고, 연극은 오페라에 비해서 저렴한지라 30유로선의 입장권입니다.

 

보이시죠? 컬투어 파스 소지자라 지불한 금액이 0유로라는!

 

연극은 아무런 복장을 하고 가도 상관이 없어서 티벳아가씨랑 같이 갔었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몰라서 옷차림에 주의를 주기는 했습니다. 너무 원색적으로 입고 나타나지는 말라는..

 

노란머리들만 가득한 공연장에 검은머리 두 여인이 옷차림도 원색적으로 하고 나타나면 아무래도 주목을 받게되니 가급적이면 조금 얌전하게 입고가야 눈에 덜띄게 되니 말이죠.^^

연극임에도 정장을 하고 오시는 것이 오스트리아 문화입니다.^^

 

 

 

 

왜 오페라나 연극은 항상 저녁에 시작을 하는 것인지..^^;

 

공연을 보는 날은 도서관에 앉아 있다가 갔으면 좋으련만 도서관이 문 닫는 시간은 저녁 6시!

공연시작 시간은 저녁 7시 30분인지라 항상 집에 왔다가 다시 나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모든 유럽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오스트리아 같은 경우는 저녁 7시 30분 혹은 8시가 넘어가면 매 10분마다 다니던 전차가 30분에 한 대씩만 옵니다. 그래서 공연이 끝나면 전차시간에 맞춰서 열심히 정거장을 뛰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오페라는 혼자 갔습니다. 함께 가는 일행의 옷차림이 그곳의 그것과 조금 다르면 옆에 있는 제가 아주 많이 무안해지니, 그냥 혼자서 가는 편이 더 좋아서 말이죠!

 

 

 

 

오페라에 오시는 분들의 전유물인 진주를 몸에 감고 갔었습니다.

 

진주라고 하니 “헉^^; 그 비싼..”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네요. 롱진주 목걸이에 진주 팔찌에 진주 귀걸이까지 했지만, 가격으로 따지면 전부 합쳐서 몇만원도 안되는 제품들입니다.^^

 

내진주들의 가격은 여기서 확인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436

내 선물 보따리

 

오페라에 오시는 분들중 대부분은 진주로 무장을 하고 오십니다. 대형진주, 자잘한 진주, 모양과 크기, 목걸이의 길이는 다르지만, 진주라는 공통점은 가지고 있는 것이 제가 봐 온(몇 번이나 봤다고?) 오스트리아 오페라 관객입니다.

 

 

 

 

오페라가 시작하기전 공연장 밖에서 기다리시는 분들이십니다. 생각 외로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주류입니다. 아무래도 입장권의 가격이 젊은 사람이 즐기기에는 부담되는 가격이여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나이대로 보자면 60대나 그 이상이신 분들이 절반 이상인 수치입니다.

(대충 봤을때)

 

사진으로 보기에는 별로 꾸미니 않고 수수한 옷을 입고 오신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 보면 “에궁~ 공연에 오신다고 엄청 꾸미시고 오셨구먼..”하는 생각이 든답니다.

 

아무래도 자주있는 행사가 아니여서 그런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왜 이런 생각을 했나구요? 제 시부모님이 지난 연말에 비엔나 시누이의 초대로 연극을 관람하셨습니다. 연극에는 그냥 캐주얼로 입고 가도 되는 곳인데도 두 분은 완전 정장을 챙기셨었답니다.

 

어떤 정장이였나구요?

 

 

 

 

아버님은 저희 결혼식에 입으셨던 나비타이 정장을  입으셨고, 어머니도 나름 검정 정장에 진주는 기본으로 해 주셨습니다. 이 복장이면 오페라 관람도 가능합니다.^^;

 

 

 

 

시간이 돼서 공연장 안으로 입장을 했습니다. 원래 오페라는 이태리어나 다른 나라어로 노래를 하고, 관객들은 무대위에 나오는 자막을 읽어가면서 공연을 봐야하는데..

이곳은 좌석앞에 작은 모니터로 독일어 자막이 나옵니다.

그래서 고개를 쳐들고 무대 꼭대기를 쳐다봐야하는 불편함은 없었지만, 사람의 습관이는라는 것이 무서워서리 저는 모니터 보다는 무대 위의 자막을 읽는 시간이 더 많았습니다.

 

 

 

 

드디어 중간에 쉬는 시간까지 가지면서 이어지던 토스카가 끝났습니다.

공연을 해주신 분들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치는 것도 관객이 해야 하는 기본적은 도리죠!^^

 

하지만 오페라 끝나고 끝없이 나오는 등장인물에게 박수 치는 것은 사실 많이 버겁습니다

박수를 10여분 손바닥이 아프게 치고 나면 “이제는 왠만하면 그만 나오지...”싶은 마음까지 든답니다.^^;

 

기나긴 박수가 끝나고 이제는 퇴장시간!

 

길게 이어지는 퇴장 행렬 속을 뚫고, 얼른 옷보관소에 걸려있는 내 옷을 (새치기를 해서라도 빨리)챙겨서 뛰어가야 전차를 탈수 있습니다.^^;

 

“그깟거 다음 전차 타면 되지!“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다음 차는 30분을 기다려야 하고, 더 무서운 것은 시내에 사람들이 별로 없습니다. 인적 드문 정거장에서 내가 무슨 일을 당해도 도와줄 사람도 많지 않고, (내가 무슨 일 당할 때 보고도 못 본 척 할 수 있는 것이 이곳의 문화인지라..)제가 저녁 10시가 넘은 시간에 시내에 혼자 있어본 적이 없어서 심히 두렵습니다.^^;

 

물론 “공연이 끝났다!”, “전차 정거장이다!”, “전차가 온다!”, “갈아탈 버스가 왔으니 날 데리러 올 필요없다!” 등등의 문자는 수시로 남편에게 보냅니다.

 

마눌이 혼자서 문화를 즐기는 건 좋지만, 늦은 저녁이라 남편도 많이 걱정하거든요.

(하지만 “가지 말라”는 소리 안 해서 감사합니다.^^)

 

요즘은 이 수준 높은 취미를 잠시 쉬고 있습니다. 공부와 실습을 병행하고 있어서 여유롭게 즐길 수 없는 시간도 없거니와, 저녁 늦게 집에 들어오면 그 다음 날 피곤하니 조금 여유가 될 때 다시 즐기려고 지금은 제 책상서랍에 이 취미를 잘 넣어두었습니다.

 

오스트리아에 사시고, 월수입이 1100유로(인가?)을 넘지 않으시는 분들은 이 컬투어파스를 발급 받으실 수 있으니, 이 카드로 박물관 무료입장과 무료 오페라, 연극을 관람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이 카드가 오스트리아 전국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살았던 그라츠와 지금 살고 있는 린츠에서는 제가 사용했었고, 지금 사용하는 중이라 확실하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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