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에 와서 살면서 여러 가지 직업을 가져봤습니다.

 

제가 다녔던 첫 번째 회사는 그라츠의 한 레스토랑!

독일어 초보시절에 시작했던 레스토랑의 새벽 청소일.

 

나름 승진(?)해서 했었던 주방 보조(라고 쓰고 설거지라고 읽습니다.^^;)

이 레스토랑에서 총 1년 정도 일을 했었습니다.

 

두 번째 다시 오스트리아에 돌아와서는 우리가 세 들어갔던 집.

그 집 계약하러 얼떨결에 취직이 됐죠.^^

 

http://jinny1970.tistory.com/149

나이 마흔에 들은 소리

 

그곳에서 1년 8개월 일을 했습니다.

 

회사가 우리 집 바로 아래여서 다니기도 편했고, 사람들도 좋았죠.

그곳을 그만 둘 때는 감동까지 받았던 잊지 못할 내 직장 중에 하나입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596

날 울린 꽃다발

 

이번이 세 번째 직장이었네요.

 

근무는 2년이 약간 넘는 기간이지만, 실습생 시절 2년을 보냈으니 4년이 넘는 기간.

 

전에 다녔던 직장들은 “그만 두겠다.”는 말로 해결(?)을 했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사직서” 라는 걸 써봤습니다.

(사실은 인터넷에서 컨닝했습니다.)

 

마눌에게 시험(?)이 닥치면  절대 쉽게는 도와주지 않는 남편.

 

“그냥 가서 그만둔다고 말하면 안 돼?“ 냐고 했더니만..

“안 돼, 사직서를 써서 제출해야지!”

 

그러면서 덧붙이는 한마디.

“빨리 가서 사직서 써!”

 

내 참~ “초급 독일어회화” 생존하고 있는 마눌에게 그 어려운 “사직서”를 쓰라니..

너무 큰 걸 요구하시는 남편님이십니다.^^;

 

마눌이 독일어 공부 안 해서 독일어 엉망이라고 요새는 시시때때로 잔소리를 하시면서!

당근 마눌의 수준이 사직서를 쓸 수준이 안 되는 건 아실텐데...

 

“개인적이 사정으로 회사를 그만두겠습니다.”

 

뭐 결론은 이렇게 써야하는데 이것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과 서류상에서 사용하는 단어가 조금 다르죠. 못 한다고 “배 째라”는 마눌에게 남편이 던지는 한마디.

 

“인터넷 검색해~”

 

아니, 그리 좋은 방법을???

 

 

구글에서 캡처

 

검색창에 Kuendigungsscheiben (쿤디궁스슈라이벤/사직서)하니 뭔가가 나오기는 합니다.

 

검색된 것중 제일 긴 걸로 골라서 워드 작성 끝!

이걸 남편에게 이메일로 보냈습니다.

 

모든 걸 본인이 직접 해야 직성이 풀리는 남편의 성격이지만, 마눌의 일은 일단 마눌이 하도록 놔두는 “호랑이 훈육법”으로 마눌을 단련(?)시키는 남편입니다.^^;

 

마눌은 인터넷에서 본걸 그대로 옮겨 쓰면서 이번에 처음 알게 된 단어도 있습니다.

 

내가 독일어로 누구에게 “유감스럽다”라는 말을 안 해 본 것은 아니지만...

펜으로 하는 “유감스럽다”의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남편은 회사에서 5개월 “무급 휴가” 승인을 받았습니다.

남편이 오스트리아에 다시 돌아와서 5년 근무하고 받아낸 성과 아닌 성과네요.^^

 

남편은 무급휴가를 받을 경력과 연차(거의 20년)가 되지만..

나는 경력도 연차도 없어서 “무급휴가”를 신청해도 안 되죠.^^;

 

그래서 저는 사직서를 써야합니다.

회사에서 혹시나 “언제 다시 오니? 기다려 줄께!”할 수도 있지만..

 

이마져도 ‘언제“라고 단정을 짓지 못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남편이 무급휴가를 더 연장할 수도 있으니 말이죠.

 

 

 

내 인생에 처음으로 작성한 사직서입니다.

 

완성작은 다 남편의 손에서 태어났습니다.

마눌이 주렁주렁 써넣은 너저분한 문장 빼고, 깔끔하고, 간결하게!

 

내용은..

“언제 입사했고, 언제 그만둘 예정이고, 그동안 나를 이끌어주고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고, 개인 사정으로 인해서 그만두지만, 앞으로 이 회사가 더 번창하기를 바라며, 내 근무에 대한 “긍정적인( 일 잘 했다는) 근무(추천)확인서”를 써 주십시오~“

 

이걸 들고 오늘 요양원에 다녀왔습니다.

 

“9월 말까지 일할 예정이고, 남은 4주는 9월에 휴가로 쓸 예정이다.“

 

이 말에 (직원의 관리하는)간병책임자는 조금 곤욕스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저도 알고 있는 요즘 요양원 상황!

 

직원이 턱없이 부족한 요즘,

전에는 4명이 일하던 것을 3명 혹은 2명이 다 처리해야하니 일이 더 빡셉니다.

 

요양원 사정이 그런 건 알지만, 나에게는 내 개인사정이 더 중요하죠.

그래서 9월말까지만 일하는 걸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음 주에 요양원 원장이랑 9월에 가는 “4주 휴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자고 하네요.

“휴가는 정해진 기간만큼 “휴가”로 가는 것이 원칙이고, 돈으로 환급이 안 된다.“

 

제가 알고 있던 휴가의 원칙인데, 오늘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남은 휴가 기간을 돈으로 계산 해 줄 테니 9월에 일해라.”

 

직원이 심하게 딸리니 한 달에 달랑 8~9일 일하는 시간제 근무 직원도 간절한 요즘.

 

모른 체할 수가 없어서 가능한 요양원의 편의를 봐줄 생각인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두고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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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7.18 01:46
  • 2019.07.18 03:02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7.18 19:00 신고 EDIT/DEL

      아직 확실치는 않답니다. 일단 휴직을 내고 가는 남편은 기간이 길어지면 퇴직을 해야할테고..그렇게 되면 다시 린츠로 오지 않을수도 있고...다시 린츠로 오게될수도 있고..

  • Favicon of https://janiceshin86.tistory.com BlogIcon jshin86 2019.07.18 03:22 신고 ADDR EDIT/DEL REPLY

    9월후부터는 이웃님의 새 chapter 가 열리는 거네요.

  • 2019.07.18 04:47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korea6.tistory.com BlogIcon 호건스탈 2019.07.18 08:36 신고 ADDR EDIT/DEL REPLY

    프라우지니님일하는 곳이 인력이 많이 필요한 요양원이지만 프라우지니님 사정이 중요하니까요.프라우지니님언제나 파이팅!!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7.18 19:02 신고 EDIT/DEL

      그렇기는 합니다. 직업교육이 끝난후에도 계속해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지않아서 앞으로도 구인란은 계속될거 같아요.^^;

  • Favicon of https://diy10004.tistory.com BlogIcon 다이천사 2019.07.18 08:49 신고 ADDR EDIT/DEL REPLY

    고민 많이 하시고 결정하신거라 생각이드네요.

  • Favicon of https://superdaddy2433.tistory.com BlogIcon 서영papa 2019.07.18 15:54 신고 ADDR EDIT/DEL REPLY

    먼 타지에서 고생이 많으십니다.
    원만하게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되세요!!!

  • Favicon of https://sameworld.tistory.com BlogIcon 차포 2019.07.19 02:57 신고 ADDR EDIT/DEL REPLY

    사표낼수 을때 내는 상황도 어찌 보면 행복한 상황 입니다.

  • 호호맘 2019.07.19 07:39 ADDR EDIT/DEL REPLY

    우리가 생각 할땐 오스트리아에서 살지 못 해서 그렇지 살게 해준다면
    살아보고 싶은 도시이긴 하거든요
    어찌보면 호주나 뉴질랜드가 더 가기가 쉬워보이는(제가 잘못 알고 있는지)
    그런데 오스트리아 원주민인 남편분은 남들은 선망의대상인 본국을 두고
    호주를 가고자 하시느걸까요?
    전 가서 살라고 하면 오스트리아를 갈거 가거든요 ^^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7.19 15:18 신고 EDIT/DEL

      복지,의료면에서는 오스트리아가 좋죠. 남편도 한 5년 일하고 나니 잠시 쉬고 싶은 모양이에요. 뉴질랜드에 살아봐서 알죠. 그곳의 상황이 얼마나 열악한지. 뉴질랜드는 관광으로 가서 잠시 머물때는 좋지만, 그곳에 살면서 돈버는건 힘든다는걸 이미 알고 있답니다. 그래서 휴가차원이죠.^^

  • Favicon of https://fullofbeans.tistory.com BlogIcon 반짝이는강 2019.07.20 09:25 신고 ADDR EDIT/DEL REPLY

    휴가는 휴가로 써야 혜택을 제대로 누리는거고 오스트리아의 급여체계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대부분의 경우 휴가를 돈으로 받으면 금전적으로 손해입니다...

  • Favicon of https://ldhcorp.tistory.com BlogIcon LDH:엘디에이치 2019.07.20 13:05 신고 ADDR EDIT/DEL REPLY

    잘보고갑니다~ 좋은하루되세요

  • theonim 2019.07.21 19:19 ADDR EDIT/DEL REPLY

    날아갈 듯한 기분,저 같으면 그럴 거 같아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7.22 03:55 신고 EDIT/DEL

      "직원도 없는데 내가 빠져서 어떻하지.."이런 걱정이 먼저 들었습니다. 사직서를 내는데 마음이 무겁더라구요. 직원들이 더 힘들어질까봐...^^;

  • Favicon of https://btouch.tistory.com BlogIcon 내로라하다 2019.09.06 03:37 신고 ADDR EDIT/DEL REPLY

    이젠 무슨 일을 준비하시나요? 손길을 그리워하는 분들이 많으시겠네요;

 

 

우리 요양원은 가끔씩 신문기사에 등장을 합니다.

 

몇 달 전에는 다른 병동에 있는 직원 중 하나가 요양원 어르신들의 물건(?)에 돈을 댄 것이 발각이 돼서 해고당한 사건이 신문에 났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에 또 다신 신문에 우리 요양원에 관한 기사가 나왔던 모양입니다.

경찰까지 출동했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신문에 기사가 나간 것은 몰랐었습니다.

 

어제 시아버지가 뜬금없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네가 근무하는 요양원이 거기 공원 옆에 있는 거 맞냐?

 

내가 어디에 근무하시는지 아시면서 왜 또 물으실까? 했었는데...

 

신문에 네가 근무하는 요양원에서 일어난 폭력사건 기사가 났더라.

?

직원 하나가 다쳤다는데 넌 모르냐?

제 동료가 당한 일인데 제가 모르다니요.

이미 며칠이 지난 일이라 신문에 난 것까지는 몰랐죠.

 

사고를 당한 직원이 병원까지 실려 갔고, 구급차, 경찰차까지 출동!

한밤에 요양원 원장에, 사고를 친 할배의 따님도 불려왔었다고 합니다.

 

내가 들은 사건의 내역은 이렇습니다.

 

약을 방에 갖다 주러 나오는데, 문 뒤에 있던 할배가 주먹으로 직원의 코 쪽을 가격했고, 직원의 양쪽 어깨를 잡고 흔들다가 직원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그 일로 직원은 코피가 터지고, 가슴 쪽에도 문제가 있는듯해서 병원에 실려 갔고, 사고 친 할배는 쉽게 진정이 안 되서, 결국 경찰까지 출동했고, 신경(정신)쪽의 종합병원에 입원시켰다.

 

사고를 친 할배는 우리 요양원에 오신지 얼만 안 되신 치매 어르신입니다.

그동안 집에서 24시간 간병을 받다가 우리 요양원에 오신 건강하신 어르신이죠.

 

사고를 친 그 어르신은 저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제가 그 어르신이 계신 층에 일을 했던지라, 저녁 7시쯤에 약은 나눠 드리느라 그 분이 계신 층에 내려가니 그분이 어디를 가시려고 방에서 나오십니다.

 

요양원에 오신지 얼마 안 된 치매어르신이시고, 며칠 전에도 밖에 나갔다가 누군가 경찰에 신고를 해서 한밤에 다시 요양원에 돌아오신 경력이 있으신 분이여서 직원들의 요주의가 필요하신 분이죠.

 

"어디 가세요?

집에 가야지.

당신 댁은 여기인데 어디를 가시려구요?

아니야, 여기는 내 집이 아니야.

여기 보세요. 문 옆에 이름 있죠? 이 이름 어르신 것 맞죠?

, 내 이름이 맞네.

 

그 어르신을 모시고 어르신의 방에 들어갔습니다.

보세요. 여기 있는 가구들 다 어르신 것 맞죠?

그러네. 우리 집에 있던 거네.

여기에 사시는 거 맞아요. 앞에 이름도 맞고, 안에 있는 가구들도 맞고. 그쵸?

그러네.

그러니 가실 필요 없으시고, 여기서 주무시면 되요.

알았어요. 고마워요.

 

어르신은 나에게 고맙다고 웃으시면서 당신의 방에 남으셨습니다.

제가 기억하고 있는 어르신은 그렇게 공격적이지 않았는데..

 

그 어르신이 여직원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셨다니요???

 

사고는 일어났고, 우리 요양원에서는 그 어르신을 다시는 받지 않겠다는 결론이 났다고 합니다.

 

당장에 병원에서 퇴원하시면 어디로 가실지 그분의 따님에게는 커다란 숙제로 남았습니다.

솔직히 이런 어르신이 있으면 무섭죠.

 

언제 주먹이 날아올지 모르니 말이죠.

 

 

인터넷에서 캡처

 

지금까지 내가 겪은 요양원 폭력이라고 해봐야, 힘 좋은 할배한테 손목 몇 번 잡혀봤습니다.

 

씻기 싫은데, 씻자고 하고, 기저귀 갈기 싫은데 기저귀 갈자고 하니 내 손목을 아프게 잡아서 저를 꼼짝 못하게 하시는 어르신이 계시죠연세가 드신 어르신인데 손힘은 청년 부럽지 않을 정도입니다.

 

가끔 성희롱 비스므리 한 것도 당하기는 합니다.

 

방에 들어가서 어르신들 바지를 내리고 씻겨드리거나 해야 하는데, 은근한 눈빛을 주시죠.

낮잠을 주무시라고 방에 모시고 가면 같이 눕자!고 유혹의 눈길을 보내십니다.^^;

 

물론 그럴 때는 정색을 하고 한마디로 딱 잘라서 말하죠.

 

저 남편 있는 여자예요!

 

솔직히 말하면 요양원 폭력의 주범은 어르신일 경우보다 직원일 경우가 더 많습니다.

 

어르신을 씻겨드리러 들어간 직원이 어르신을 때리거나, 더러운 (떵?) 부분을 제대로 씻겨드리지 않아서 피부가 짓무르고 상하는 것도 사실은 폭력의 한 종류거든요.

단지 그것이 밝혀지지 않아서 모를 뿐이죠.

 

처음에는 직원을 때려눕힌 어르신이 다시 요양원에 안 오신다니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정말 직원들 사이에 떠도는 말이 사실일까? 하는 의심도 듭니다.

 

맞아서 나가떨어진 직원은 저도 아주 잘하는 직원입니다.

내가 실습생 시절에도 별로 배울 것은 없는 동료였죠.

 

어떤 직원인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한참 전에 어르신 중 한분이 한 직원을 때리려고 한 일도 있었습니다.

다른 직원에게는 그렇게 공격적이지 않으신 분이 유난히 한 직원에게만 그랬죠.

 

직원들의 성격이 다 다르듯이 어르신을 대하는 태도도 제 각각입니다.

그중에 유난히 깐족거리면서 어르신을 약 올리는 직원들이 있습니다.

 

또 떵 쌌어? 밥 먹고 하는 일이 이거지?

 

가령 지나가면서 귀에 대고 이렇게 속삭인다면 열 받을 만 하겠죠?

M도 스타일로 보자면 깐족거리는 직원입니다.

 

일을 마음이 아닌 돈을 벌기 위해서 억지로하는 직원이죠.

 

요양원이 (치매) 어르신들은 아이들 같으십니다.

누가 나를 좋아하고, 누가 나를 무시하고, 누가 나를 싫어하는지느낌으로 아십니다.

 

화가 나도 아무에게나 다 주먹을 휘두르지는 않는다는 이야기죠.

 

우리 요양원에 다른 어르신들보다 조금 더 공격적인 할배가 계십니다.

화나 가면 눈빛부터 달라지시는 어르신지요.

 

사실 공격이라고 해봐야 앞에 있는 컵에 주스를 직원들에게 뿌리거나, 바닥에 버리시는 등의 행동을 하십니다.

 

가끔 휠체어에서 일어나시는데, 그러다 낙상하실까봐 직원들이 다시 앉혀드리려고 하다 보니 가끔 직원과의 충돌도 있습니다.

 

이 어르신은 사무실 바로 앞의 테이블에 하루 종일 앉아 계신지라, 사무실을 오가면서 제가 많이 웃어드리죠.

 

무표정한 얼굴로 있다가 내가 씩 웃으면 덩달아 웃으시는 아주 귀여운 분이십니다.

가끔 무서운 눈빛으로 노려보실 때면 가서 살짝 물어봅니다.

 

어르신 화났어요?

아니

근데 왜 무섭게 쳐다봐요. 웃어봐요.

 

그러면 웃는 내 얼굴을 보며 씩 웃으시지만!!

정말로 화가 나셨을 때도 있습니다.

 

어르신, 화났어요?

.

 

이럴 때는 한동안 말을 걸지 않습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시니 말이죠.

 

처음에는 직원이 맞은 사건을 들리는 소문 그대로 받아들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정말로 그 직원이 말한 그것이 진실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치매 할배의 증언은 제정신이 아니라고 증언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니,

직원의 말만 100% 사람들에게 전해졌습니다.

 

방에 들어가서 약만 놓고 나오는데 문 뒤에 숨어있던 할배가 갑자기 주먹을 휘둘렀다.

 

방에 노크를 하고 들어갔다면 할배가 방의 어디쯤에 있는지 파악이 될을텐데..

(직원 중에 어르신들의 방에 들어갈 때 노크를 안하고 그냥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똑똑2번 두드리고는 상대방이 대답할 시간도 안 주고 문을 열어버립니다.)

 

지금은 돌아가시고 안 계신 할매는 노크소리로 문 쪽을 돌아보지 않아도 저인 것을 아셨습니다.

 

똑똑똑

 

3번 두드리고는 약간의 시간을 두고 문을 열면 문 쪽이 아닌 창문 쪽을 바라보시면서도..

지니?하면서 제 이름을 부르시던 할매.

 

어떻게 안보고 저 인줄 아세요?

노크를 3번 하는 사람은 당신뿐이야.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크도 안하고 방문을 열고 들어가서 약을 놓고 나오는데, 내방의 침입자라고 생각한 어르신이 주먹을 휘두른 건 아닌가 하는 생각과 더불어 어르신께 깐족대면서 말 했을 수도 있고, 다른 직원도 아닌 M이라면 가능한 일이니..

 

요양원에 오신지 얼마 안 되신 치매 어르신은 모든 상황이 다 두렵습니다.

 

치매라도 내 집에 살 때는 마음 편했지만, 요양원 입주는 또 다른 세계입니다.

어르신들의 요양원 입주배우자를 잃는 심리적 충격과 동급이라고 합니다.

 

가족에게 버림받았다는 느낌도 있고, 나 혼자 라는 생각에 더 웅크려지죠.

 

나도 모르는 사람들이 내 집()에 들어오고, 내 옷을 벗기고, 내 입에 뭔가()를 먹이고..하는 상황들이 하루 이틀에 적응되는 것은 아니죠. 그러니 밤마다 집에 가겠다고 요양원이 나가는 것이구요.

 

요양원내에 CCTV같은 시설은 없으니 어떻게 사건이 전개됐는지는 당사자들만 알뿐이죠.

 

내가 전해들은 이야기처럼 M이 노크를 하고 방에 들어가서 약은 놓고 나오는데, 어르신이 갑자기 주먹질을 한 것이라면 다른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서 우리 요양원에서 거절 하는 것이 맞지만,

 

노크도 없이 그냥 방문을 열고 들어갔었고, 침입자라고 생각한 어르신이 방어를 위해서 주먹을 휘둘렀다면 이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치매 어르신이 (이유 없이) 갑자기 공격한 사건은 아니니 말이죠.

 

만약 이것이 진실이라면 요양원에서 쫓겨나서 갈 곳이 없어진 할배와 그 할배를 모실 곳을 찾아야 하는 따님에게는 조금 억울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연방정부가 관리하는 우리 요양원을 포함한 11개의 다른 요양원에서는 이 할배를 받지 않을 테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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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2.17 00:00
  • Favicon of https://fumikawa.tistory.com BlogIcon 후미카와 2018.12.17 01:05 신고 ADDR EDIT/DEL REPLY

    일본도 간병업이 많이 발전했지만 비슷한 사건들이 많다고 합니다. 아이도 아니고 어르신들이라 더 어렵구요. 어떤 직원은 베란다 밖으로 환자를 던져버리고 자살했다고도 했어요.
    지니님처럼 거기 계신분들을 하나의 인격으로 존중해주는 방식으로 간병 업계가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정말 힘든일 그리고 꼭 필요한 중요한일 하시는데 기운내셔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2.17 06:26 신고 EDIT/DEL

      오죽했으면 환자를 베란다 밖으로 던졌을까 싶지만, 사명감이 없이 "돈버는 목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죽지 못해서 하는 일일수도 있겠다 싶기도 합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말이죠.^^;

  • 2018.12.17 01:17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2.17 06:29 신고 EDIT/DEL

      직원들중에도 말도 행동도 예쁘게 하는 직원도 있지만, 입은 거친데 하는 행동을 보면 어르신들을 정말 챙기는 직원도 있고 다양합니다. 신기한것은 어르신들은 직원이 입이 거칠어도 자기를 생각해주는 직원은 바로 알아보더라구요. 요양원 직원과 어르신은 너무 가까워서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멀어도 안되는 아주 까다로운 관계입니다. 요양원에 사시는 분들이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하는 행동의 그분들이 마지막 가시는 길에 약간의 위로가 되길 바랄뿐이죠. (그렇다고 제가 모든 이들에게 아주 착한 직원은 사실 아닙니다.^^;)

  • 시몬맘 2018.12.17 04:05 ADDR EDIT/DEL REPLY

    이번글은 생각을 많이하게 되네요..
    배우자를 잃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니..
    그저 환자니까 전문적인 치료와 간병을 위해 요양원같은곳이 좋을꺼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막상 환자분 입장이라면 갑자기 모르는 곳에 혼자 있게되는거니 두려울것 같아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2.17 06:31 신고 EDIT/DEL

      한국도 그렇지만, 요양원에 사시는 분들은 자신들이 버림받았다는걸 알고 계십니다.

      어르신이 그런 느낌을 안 갖도록 매일 찾아오는 자제분도 계시고, 자식들이 요일을 정해서 방문을 하기도 하고, 매 주말은 어르신을 자신의 집에 모시고 가서 점심을 차려드리기도 하고, 여러가지 방법들이 어르신들에게 위안을 주죠.^^

  • Germany89 2018.12.17 05:16 ADDR EDIT/DEL REPLY

    역시 양쪽 말을 들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건데..
    그 폭력을 휘두른 정신이 온전치 않은분도 솔직히 그정도까지 할 필요는 없었지만,
    혹시 직원이 먼저 폭력을 유도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죠..마음에 안드는 할아버지라 해서 일부러 쫓아내게 하려고 맞는걸수도 있고.. 인간이란 자기에게 유리한 이야기만 하는 법이니까.
    상대적으로 약자인 노인분들 얘기는 그냥 무시되는거 같아서 좀 안타깝습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2.17 06:33 신고 EDIT/DEL

      맞은 직원이 정말 어르신들에게 친절하고 일도 잘하는 직원이었다면 치매어르신이 한순간 정신줄을 놓으셔서 그랬을수도 있겠구나.. 했을텐데, 맞은 직원의 성격이나 일하는 스타일을 내가 너무 잘알다 보니까 사건을 있는 그대로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생각하게 됐습니다. 사건의 진상은 사실 아무도 모르니 말이죠.^^;

  • Favicon of https://unaver.tistory.com BlogIcon 소화낭자 2018.12.17 07:38 신고 ADDR EDIT/DEL REPLY

    사람은, 이상한 동물이라서, 자연 도태 되어야 하는 장애인, 노인들을 계속 돌봅니다. 그들의 사회적 경제적 효용성, 역할이 다했는 되도 돌보고 있죠... 본능적으로는 돕고 싶지 않는데, 우리의 착한 이성과 경제적 압박이 본능에 반하는 행동을 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문제 아닐까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2.17 21:40 신고 EDIT/DEL

      장애인이나 노인이나 혼자서 살아가지 못하니 주변의 도움은 필요하죠. 장애를 갖고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인생은 아닌데, 그 인생이 주어진 삶을 다하고 다시 하늘로 갈때까지 돌보는건 우리의 몫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가스실에 넣어서 독가스로 죽인 역사가 멀지않은 2차 세계대전때 있었죠.^^;

    • 2018.12.20 08:51 EDIT/DEL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unaver.tistory.com BlogIcon 소화낭자 2018.12.20 09:00 신고 EDIT/DEL

      우리가, 본능 이상의 것을 하니까, 자꾸 충돌이 생긴다 이렇게. 요약하면서....
      우리의 이성이 본능까지 바꾸게 해야죠

    • Favicon of https://unaver.tistory.com BlogIcon 소화낭자 2018.12.20 21:33 신고 EDIT/DEL

      저한테 제정신 이냐고 하신 분은....

      이해력을 키워 주세요....

      그런 뜻으로 하는 말이 아닙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2.21 05:30 신고 EDIT/DEL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2.21 05:38 신고 EDIT/DEL

      이상하다. 나에게 비밀로 달린 댓글이었는데..소화낭자님한테 보이나봐요???

    • Favicon of https://unaver.tistory.com BlogIcon 소화낭자 2018.12.22 10:07 신고 EDIT/DEL

      헉 제가 봤어용.
      저도 비밀 댓글이 보이네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2.23 02:58 신고 EDIT/DEL

      소화낭자님이 보신 시점은 제가 "승인"도 하기 전이었답니다. 이상하네요????

    • Favicon of https://unaver.tistory.com BlogIcon 소화낭자 2018.12.23 07:06 신고 EDIT/DEL

      주인장님.. 지금 기억해보니, '승인중'이라는 문구도 보였습니다.... 업데이트 하면서 사이트가 약간 어버버 된듯..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2.23 07:24 신고 EDIT/DEL

      티스토리가 잠지 잠금장치를 열어둔 모양입니다. 비밀글로 댓글 남긴 사람들이 많이 불편할텐데...^^;

  • Favicon of https://deborah.tistory.com BlogIcon Deborah 2018.12.17 18:51 신고 ADDR EDIT/DEL REPLY

    늙어서 치매 걸린것도 힘든데 일하는 직원들이 제대로 보살펴 주지 않으면 더 힘들것 같아요. 지니씨는 참 잘하고 계시네요. 저도 자격증을 여기서 땄는데요. 도저히 못할것 같아서 포기를 했네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2.17 21:44 신고 EDIT/DEL

      시작하기전에는 사실 엄두가 안나는 직업입니다. 하지만 요양원에 두어번 나가서 그분들을 뵙고 내가 하는 일에 감사를 표현하시면 괜히 흐뭇해지고 내 자신이 은근 자랑스러워지기도 한답니다. 혼자서 말이죠.^^

  • 색동이 2018.12.18 07:27 ADDR EDIT/DEL REPLY

    우리말에 복을 짖는다 덕을쌓는다 하지요
    우리 일상에서 아이한테는 쉽게 되는일도 노인에게는 힘이들고 정말 쉽지않아요
    내가 부모님이 늙어가시는걸 보아서 알지요 지니씨 일상에서 직업이지만 절대약자인 노인에게 복과덕을 짖는것같아 늘 응원합니다

  • 호호맘 2018.12.18 13:37 ADDR EDIT/DEL REPLY

    연로하신분들 또 장애인등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지니님은 따뜻하고 반듯한 사고를 가지셨단걸
    다시 한번 위 댓글에서 확인하였네요 제가 다 감사합니다
    얼마전 그것이 알고 싶다 TV프로 그램에서 요양병원과 요양원의 환자들 상대로 직원들의 폭력에
    대해 고발하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직원들한테 맞아 눈가에 시퍼렇게 피멍이 들었어도 눈치를 슬슬보며 변명 하지 못하는 할아버지한분의 모습이 마음에 남아 한동안 가슴이 아팠답니다
    지니님 말씀대로 주어진 삶을 다하고 하늘나라에 가실때까지 돌봐 드려야 하는게 젊은사람들의 몫이
    아니겠어요 이제 곳 요양원또는 요양병원으로 모셔야될지 말지 고민해야되는 친정 두 부모님을 바라보며 더더욱 착찹한 마음이 드네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2.19 03:51 신고 EDIT/DEL

      저는 개인적으로 요양원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가능하면 집에서 방문 요양을 받으며 계시는것이 좋거든요. 요양원에 오면 하루 세끼 밥주고, 씻셔드리는 것 뿐이죠. 집에서 사실때는 나름 느리지만 청소에, 식사준비를 하시느라 몸을 움직이셨던 분들이 요양원에 오시면 아무것도 하시지 않습니다. 마치 닭장에 가둬놓고 밥만 꾸역꾸역 먹이는 꼴이죠. 몸을 안 움직이게되니 온몸의 기능이 상실하고, 점점더 쇠약해져서 침대에 눕게 된답니다. 시골에 사시는 부모님이시라면 방문요양같은걸 신청해서 아침저녁에 씻겨드리고, 저녁에 이닦고 잠자리 봐드리는 서비스를 신청하시고, 낮에는 도우미가 와서 식사준비와 설거지, 청소등을 해주는 서비스를 신청하시는것이 제일 좋은 방법입니다. ^^

  • Favicon of https://unaver.tistory.com BlogIcon 소화낭자 2018.12.20 21:32 신고 ADDR EDIT/DEL REPLY

    근데, 저는 요양원은 좀 그렇고, 요양병원. 치료 프로그램이 있는 요양 병원은 좋은거 같아요....
    한달에 백만원 정도, 더 내서 그렇지.... 의료보험없으면 350만원이지만...
    그냥. 안 해본 사람들은 잘 모르는데. 집안에 거동 못하는 환자 한명이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일입니다...요양 병원도 나쁘지 않아요... 그래서 돈 많이 벌어야 됩니다...ㅎㅎ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2.21 05:33 신고 EDIT/DEL

      집에 환자가 있는것이 사실 가족들에게는 커다란 스트레스지만, "마지막 생을 외로이 혼자 가시는것은 또 원하지 않는 가족들"은 그래도 집에 모시는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의료보험이 없으면 350만원이면 한국이 여기보다 더 싼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여기는 요양원에 기본적으로 내는 돈(숙식)이 2500유로선이고, 거기에 세탁,발관리, 미용실 등등의 비용은 따로 들어간답니다. 요양원인데 말이죠.

 

나는 오스트리아의 요양보호사.

주 연방에서 관리하는 요양원 중에 한 곳에 근무를 합니다.

 

주 연방에서 관리하는 요양원이라고 해서 “주 연방 직원(=공무원)은 아닌 계약직입니다.

 

계약직이라고 해도 매년 계약을 갱신하는 그런 종류는 아닌 (평생)계약직입니다.

내가 그만두지 않는 이상 계약이 만료되어 그만둬야 하는 일은 없다는 거죠.

 

주 연방에서 관리하는 양로원에 근무하면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습니다.

주 연방에서 복지 쪽의 예산액의 줄여버리면 우리에게 가장 먼저 타격이 오죠.

 

제일 손쉬운 방법이 직원의 수를 줄이는 것이니..

나머지 직원들이 뺑이를 쳐야합니다.^^;

 

이래저래 사설 요양원보다 조금 더 열악한 환경이 주정부 산하의 요양원입니다.

 

 

요양보호사는 오스트리아에서는 “인력 미달 직업군‘입니다.

그래서 “무료교육+ 생활비 보조”라는 매력적인 프로그램으로 사람들을 유혹하죠.

 

하지만 2년간의 직업교육을 마치고 실제로 요양원에 들어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나라에서 무료 교육에, 배우는 동안 생활비 지원도 되니 배웠던 것뿐인 거죠.

 

실제로 직업으로 하기에는 일도 벅차고, 월급도 세지 않고..

이런저런 이유에서 직업교육을 받았음에도 이 세계에 오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링 요양원만 해도 내가 실습생일 때는 거의 40명의 다 되가는 병동직원이었는데..

지금은 거의 10명 정도가 빠진 상태입니다.

 

3명은 다른 직원들과의 불화나 불만족스러운 환경 때문에 다른 요양원으로 갔고..

대여섯 명은 60살이 넘어서 은퇴를 하면서 그만뒀습니다.

 

거의 10명이 빠졌으면 새로 직원을 뽑아야 하는데..

한동안은 요양원 증축문제로 새로 직원을 뽑지 않았었고..

 

지금은 직원을 구해도 오겠다는 직원이 없습니다.

인력시장에 사람이 없으니 구한다고 구해지지 않죠.

 

엊그제 직원회의에서는 새로운 뉴스도 들었습니다.

어떤 요양원은 직원이 부족해서 병동 두어 개를 닫은 곳도 있다고 합니다.

 

직원이 없어서 요양원 운영이 힘들다는 이야기죠.

 

 

직원회의 중에 원장은 직원들이게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가 새로운 직원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는 우리 요양원에 적을 두고 있는 실습생들이니, 그들을 잘 가르치고, 잘 챙겨놔야 한다. 그들이 미래에 당신들의 동료가 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니..“

 

이제 실습생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2년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동료가 되는데,

그 동안 없는 직원으로 버티라는 이야기인 것인지..

 

직원들의 여유가 없으니 병동에 배치되는 직원의 수도 빡빡하고, 요양원 어르신들을 씻겨드리고, 먹여드리고 하는 아주 기본적인 것들만 겨우 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그나마 3명이 28명의 어르신들을 관리(?)하는데, 그중에 한명이 대충 일하며 땡땡이를 치면, 나머지 직원이 뺑이를 쳐야한다는 이야기죠.

 

 

 

요즘 우리 동네에 붙어있는 포스터입니다.

한 정치인이 노인문제에 대한 공약을 걸었습니다.

 

“좋은 간병을 위해서 힘을 쓰겠다?”

고품질의 간병을 추구한다는 말인데..

이걸 보면서 웃음이 났습니다.

 

내가 아는 현실은 이것이 아닌데.. 직원이 없어서 병동을 닫는 요양원도 있는데 어떻게 더 좋은 간병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인지.

 

내가 거리에서 본 포스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니 울 병동 책임자가 하는 말.

 

“난 그 포스터를 볼 때마다 달걀을 한판 던지고 싶다니..”

 

좋은 간병 환경을 만들려면 매력적인 직업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실제로 “요양보호사”일은 육체적으로 힘들고 월급은 박한 환경입니다.

 

내가 있는 린츠 지역의 경우는 주 40시간 일을 하면 세전 금액이 2100~2200유로 정도로,

다른 직업군에 비해서 나름 고소득이기는 하지만, 하는 일에 비하면 박하다고 합니다.

 

하루 10시간 근무가 말이 쉽지, 요양원에서 보내는 시간은 더디고, 힘이 듭니다.

 

하루종일 이 방, 저 방 찾아다니면서 냄새나는 뒷동네를 도맡아서 닦아드려야 하고!

 

몸이 아픈 어르신들의 이런저런 하소연을 듣고, 치매 어르신이 본 환상이나 환청 이야기에 맞장구를 치면서 하루를 지내고 나면 몸도 마음도 지쳐갑니다.

 

 

이제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직업교육을 찾는 16~17살 아이들에게 요양보호사 직업교육을 적극 권장하고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실제로 20살도 안된 실습생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20살에 시작해서 60살 혹은 65살까지 직업의 세계에 있어야 하는데..

그 아이들은 40년 혹은 45년 동안 어르신들 궁디만 닦아야 한다는 이야기죠.

 

나이 먹을 만큼 먹고, 인생 살 만큼 산 40~50대 같은 경우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도 있고,  (은퇴 할 때까지) 얼마 일을 안 해도 되니 일하는 동안 마음을 다해서 할 수도 있겠지만..

 

20살짜리는 과연 몇 년이나 요양원에서 일을 하며 버틸 수 있을까요?

 

어린 아이들에게 상대방을 가엽게 생각하는 “측은지심”이 있을 리 만무할 테니..

그냥 직업적으로 배우고, 기계적으로 일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직원이 부족해서 일이 조금씩 더 힘들어지는 것을 모두들 이야기 하지만,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인지라..

 

견딜 수 있을 만큼만! 할 수 있는데 까지만!

지금 직원들은 이런 마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인력고갈의 문제는 금방 나아지지 않을 상항인데,

오스트리아의 정치는 어떻게 이 문제들을 해결할지 그것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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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0.20 00:00
  • Favicon of https://monica-story.tistory.com BlogIcon 먹탱이 2018.10.24 00:37 신고 ADDR EDIT/DEL REPLY

    어디나 정치하는 사람들은 무슨 머리로 하는지 궁금합니다. -_-;;; 현장의 상황을 전혀 모르는건지 모른척 하는건지... 지니님이 건강해야 어르신들이 행복할 수 있으니 홧팅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0.24 01:13 신고 EDIT/DEL

      어디나 정치는 비슷한거 같습니다.

      요양보호사 철야근무가 힘들다는 이야기에 이지역 유명한 정치인이 요양보호사랑 철야근무를 한번 했던 모양인데, 신문에는 "정치인이 철야근무를 하면서 몸으로 배웠다"만 나가고 전에는 2명이 하던 철야근무는 한명으로 줄였다고 하더라구요.^^;

    • Favicon of https://monica-story.tistory.com BlogIcon 먹탱이 2018.10.24 01:21 신고 EDIT/DEL

      헐..... 역시 정치의 1원칙은 쑈와 무뇌군요.

 

저는 오스트리아에서 2년 과정의 “요양보호사 직업교육”을 받고 지금은 연방주에서 관리하는 한 요양원에서 30~40여명의 동료직원들 사이에서 근무를 합니다.

 

이곳에서 직업교육을 받았고, 이곳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착”을 잘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습니다.

저는 이곳에서는 언제나 “사오정”이니 말이죠.^^;

 

저는 이곳 사람들의 사투리를 못 알아듣는지라,

내 앞에서 빠른 사투리들이 왔다 갔다 하면 이해 불가.

 

내 앞에서 나에 대한 이야기를 “은어”로 이야기해도 못 알아듣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멀뚱거리며 쳐다볼 뿐이죠.^^;

 

처음에 직업교육 받을 때는 허구한 날 울었더랬습니다.

 

내 독일어 실력이 딸린다고 내 머리가 딸리는 것은 아닌데, 사람들이 날 모자란 인간 취급하는 것이 서러워서 울었고,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를 하고 암기를 하면서 시험에 임했습니다.

 

시험점수가 잘 나오고 내가 그들보다 공부를 더 잘하면 날 다르게 볼 거라는 생각했었는데.. 그것은 나만의 오산이었습니다.

 

내가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현지인들은 자기네끼리만 어울립니다.

외국인인 날 그들 사이에 끼워주지는 않았습니다.

 

직업교육을 마치고 요양원에 근무 중인 요즘도 달라진 건 별로 없습니다.

난 요양원에 근무하는 직원 중 제일 새내기이고, 거기에 외국인입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여자가 셋 이상만 모이면 사이가 심상치 않죠.

우리 병동에는 30~40여명이 근무를 하는데, 그중 대부분은 여자들입니다.

 

여자 30여명이 모여서 일을 하니 그들 사이에 보이게 안 보이게 오가는 암투들이 많습니다.

서로의 뒷담화는 기본이고,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이 집중적으로 화제에 오르죠.

 

직원 중 제가 실습생일 때부터 저를 챙겨준 직원 몇몇은 저도 편안하지만,

안 그런 직원들도 있습니다.

 

눈빛부터 저에게 적대적인 직원들과 일을 해야 하는 날이면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을 하지만.. 그래도 심적으로 쫄아드는 것 어쩔 수가 없습니다. ^^;

 

같이 일하는 직원들 중에는 어르신들을 끔찍하게 챙기는 정말 존경할만한 사람들도 있지만,

어르신들 윽박지르고, 소리만 버럭 지르면서 자기 할 일은 대충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전 어떤 그룹에 끼여서 일을 하던 간에 일단 저의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을 합니다.

 

최소한 내가 없는 자리에서 내이야기가 나온다 쳐도..

“그래도 일은 열심히 하고, 눈치껏 요령도 안 부리더라.”는 말은 듣고 싶어서 말이죠.

 

해도 안 되는 독일어 발음 때문에 직원들한테 놀림 받는 건 이제는 그러려니 합니다.

그들 나름대로는 내 발음이 “귀여워서”라고 하지만 놀림을 당하는 사람은 싫지만 말이죠.

 

사실 여러 사람이 하나를 바보 만드는 건 참 쉽죠.

 

현지인 직원들 사이에서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한데,

난 외국인이고 신입이다 보니 시시때때로 그들의 놀림의 대상이 되기는 합니다.

 

요양원 어르신의 보호자들도 내 독일어 발음을 놀리듯이 하면 기분도 나쁩니다.

 

뜨거운 커피 같은 음료를 빨대로 드셔야만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뜨거운 음료를 빨대로 마시는 경우, 너무 뜨거우면 입천장이 훌러덩 벗겨집니다.

 

혹시나 이럴까 싶어서 음료를 드리면서 “조금씩, 천천히 드세요.”했더니만,

어르신을 방문한 어르신의 따님께서 뒤에서 내가 한말을 계속 흉내 냅니다.

 

“조금씩, 천천히”

 

나 같으면 거동도 못하는 내 엄마를 보살펴 주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외국인이 됐건 내국인이 됐건 간에 감사하겠구먼, 이따위로 놀리는 짓은 하면 안 되죠!

 

요양원 어르신들의 가족들에게 감사와 존경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이런 놀림은 사양하고 싶습니다.

 

그들딴에는 아무리 내 발음이 “귀엽다”고 해도 말이죠.^^; (정말일까???)

 

며칠 전 근무 중에 오후 3시가 넘어가니 어르신들을 모시고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직원들이 부산을 떨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모르는 이벤트가 있는 것인지..

 

“오늘 뭐 있어? 왜 모시고 밖에 나가는데?”

“휴게실에 있는 근무일지 못 봤어?”

“봤는데?‘

 

내가 읽은 근무일지에는 오늘 무슨 행사가 있다는 것 못 봤는데..

 

이쯤 되니 남자 간호사가 대화에 끼어듭니다.

 

“근무일지를 읽기는 했는데, 무슨 뜻인지는 몰랐지. 그치?”

 

이때 열 받아서 속으로 한마디 했습니다.

 

"그래 이놈아~ “

 

 

 

인터넷에서 캡처 -perchten= Krampus

 

이날 했던 행사는 요양원 입구에 만들어 놓는 가판대에서 파는 펀치도 마시고,

니콜라우스(산타)와 천사 그리고 Krampus 크람푸스도 온다는..

 

우리나라에는 없는 등장인물인데, 크리스마스에 산타가 좋은 일을 한 아이에게는 선물을 주지만, 나쁜 일을 한 아이에게는 크람푸스가 찾아와서 벌을 준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남자 간호사의 말대로 읽기는 했는데, 그 뜻은 몰랐던 단어가 있기는 했습니다.

 

 

 

근무일지에는 12월에 요양원 입구에 세워진 가판대에서 펀치를 파는 날짜와 시간들이 있었고.  12월 30일에는 불꽃놀이고 한다는 정보.

 

그 아래 휘갈려 쓴 것는 사실 그렇게 주의해서 읽지 않았었습니다.

 

근무일지에 쓰인 “Perchtenlauf페어흐턴라우프” 가 사실은 뭔지 몰랐습니다.

그냥 Krampus크람푸스라고 했으면 더 이해가 쉬웠겠구먼..

 

perchten페어흐턴+lauf라우프의 합성어로.

유령(보다는 악마에 가까운)+ 행진인거죠.

 

아무튼 밖에 나가서 구경하시고 싶은 어르신들을 몇 분 모시고 나갔습니다.

나가실 때는 돈도 조금 있으셔야 합니다. 밖에서 파는 펀치를 팔아주셔야 하거든요.

 

크람푸스가 요양원 입구까지 온다고 하니 새내기 직원은 궁금했습니다.

요양원 행사라는 것이 해마다 똑같아서 다들 알겠지만 새내기에게는 다 새롭죠.

 

우리 병동에 근무자는 달랑 3명. 요양보호사 2명과 간호사 한명.

 

셋중 하나는 병동을 지켜야 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신 어르신이 계시면 달려가야 하니!

 

직원들 앞에 제가 말을 했습니다.

 

“나도 크람푸스 보러 가고 싶어.”

 

말인즉, 내가 어르신들 모시고 밖에 나가겠다는 이야기죠.

 

이렇게 까지 말을 했구먼..  어르신 모시고 요양원 입구로 이동해서 거기서 있으니 병동에 있어야할 간호사가 나오면서 하는 말.

 

“지금 병동에 아무도 없거든, 너 빨리 들어가!”

 

“야 이놈아! 내가 크람푸스 보고 싶다고 했었잖아.”

 

이 말은 마음속으로 삭이고 얼른 병동으로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남자간호사도 저처럼 새내기인지라 그 녀석(20대 후반)도 이 행사가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그 날 퇴근해서 요양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면서 투덜거렸던 거죠.

 

“내가 분명히 보러 가게다고 했는데도 다 나가버리는 바람에 나는 병동을 지켰어.”

“보러 가겠다고 말을 안했어?”

“했지. 그랬는데도 일이 그렇게 된 걸 어떻게 해!”

 

같이 근무하는 동료직원이라고 해도 발음이 어눌한 외국인 직원이어서..

 

그들에게 차별 아닌 차별을 받고, 왕따 아닌 왕따를 당하는 사오정인 것은,

내 언어가 아닌 언어를 말하고, 쓰고, 사용하는 삶이어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같은 외국인(라오스 출신)이라고 해도 4살 때 이민 와서 독일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하는 직원이 다른 현지인 직원들 앞에서 일부러 나의 실수를 대놓고 커다랗게 말할 때 나는 더 작아집니다.

 

내가 한 실수를 나에게만 살짝 와서 이야기 해주면 참 고맙겠구먼,

같은 외국인이 더 치사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당당하게 살고 싶지만 가끔은 자타가 공인하는 사오정이 되기도 하는 것이 해외에서의 삶입니다.

 

사투리어서 못 알아듣고, 빨리 말을 해서 못 알아듣고, 은어로 말해서 못 알아들어 자꾸 되묻게 되고, 내가 아는 뜻인가 싶어서 되물어보면 또 다른 뜻으로 사용이 되는지라..

 

저는 이래저래 사오정이 됩니다.

 

저의 안타까운 사오정의 삶을 응원 해 주는 남편덕에 저는 천명이 넘는 크람푸스를 볼수 있는 축제까지 갔다왔으니 사오정의 삶이 그리 나쁜것만은 아닌거 같습니다.^^

 

외국인 남편과 외국에서 살고 있는 모든 한국인 아내들이여!!

그대들을 응원합니다.

 

올 한해도 기죽지 않는 한국인의 자긍심을 가지고 치열한 삶을 살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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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1.08 00:30
  • 2018.01.08 01:20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1.08 01:51 신고 EDIT/DEL

      초록이님 글에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제가 이렇게 무시를 당하고 사오정 취급 당하지만 저 나름대로 (마음속으로지만) 그들을 무시합니다. "너희 4년제 대학 나왔어?" 하고 말이죠. 라오스출신 아낙 자기는 마투라(고졸)이라고 틈만나면 자랑하는 고학력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졸수준이니 고졸이면 이곳에서는 아카데미커 (배운사람)으로 분류가 되더라구요. 난 고졸보다 더 배운 대졸이니 내 나름대로 그들을 "못배워서 무식한 인간들"취급합니다. 나름 못된 방법이지만, 이렇게라고 해야 자존감을 지킬수 있거든요.^^

  • 궁금궁금 2018.01.08 01:39 ADDR EDIT/DEL REPLY

    힘내세요. 외국에서 산다는 건 생각한 것보다 훨씬 어렵더군요. 외국어를 이해하기도 힘들지만 그들만의 문화나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건 더 어렵지요. 시간이 걸리겠지만 성실한 모습보여주시면 그들도 언젠가는 인정할 겁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1.08 01:53 신고 EDIT/DEL

      어느정도 포기하면 삶이 조금 더 쉬워집니다. 내가 아무리 연습을 해도 안되는 발음때문에 스트레스 받느니 "난 한국사람이고, 한국어에 그런 발음은 없어!"하면 나름 당당하게 내 발음에 대해서 이야기할수도 있죠.^^

  • 향차이 2018.01.08 07:40 ADDR EDIT/DEL REPLY

    겸손이 미덕인 우리문화와도 상관있을 듯 분명히 잘못했는데도 끝까지 청산유수 자기주장을 하는 적극성은 배워야할듯 때론 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카리스마른보여주세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1.09 04:08 신고 EDIT/DEL

      저도 은근 카리스마있고 한성격하는 아낙입니다. 절대 만만한 타입은 아닌데... 여기서는 그냥 그러려니..하면서 삽니다. 안그럼 내 성질에 못이겨 우울증 걸릴거 같아서 말이죠.^^

  • 2018.01.08 08:25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빨간머리앤 2018.01.08 15:14 ADDR EDIT/DEL REPLY

    글을 읽는내내 맘이 아프네요
    앞으로 그사람들이 놀릴때 한국말로 욕한번씩 날려주세요~ ㅎㅎ
    지니님 옆엔 한국애독자들이 많답니다!

  • 김치 2018.01.08 22:09 ADDR EDIT/DEL REPLY

    지니님 글을 읽다보니 문득 제가 외고에 근무할 때가 생각납니다. 영어가 유독 어눌한 아이들이 있었는데 그 아이들을 마치 저능아 취급하던 몇몇 원어민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영어가 안 되어서 표현이 완벽하게 안 될 뿐이고 한국에서 외고를 다닌다하면 나름 똑똑한 선발집단인데 그렇게 무시를 하니 정말 속상했었죠. 틈틈히 '이 아이는 영어실력은 조금 뒤쳐지지만 굉장히 똑똑한 학생이다'라는 걸 강조해야했죠. 사실 마음 속으론 '너보다 훨씬 똑똑한 사람이고 너따위한테 무시당할 아이가 절대 아니다'라고 외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조금만 생각이 있거나 외국어를 제대로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텐데, 지니님을 놀리는 사람들은 아마 그런 경험이 없거나 생각이 짧은 사람들일 겁니다.
    어쨌든 속상한 일이네요. 한국도 점점 동남아시아 출신 이민자들이 많아지는데 저도 혹시나 그 분들을 무시하거나 우월감을 갖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겠다고 다짐을 해봅니다. 지니님 힘내세요. 우리가 응원하고 있어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1.09 04:19 신고 EDIT/DEL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에 일하러 온 동남아 노동자들중에 대졸자들이 꽤 많답니다. 그런 사람을 대하는 한국인들은 이렇게 생각하죠. "대학을 나오면 뭐하냐고? 너 돈벌로 한국와서 공장에서 일하잖아. " 이런 취급을 한국사람들이 백인들의 나라에 오면 당하죠. 필리핀에서도 집에서 일하는 메이드가 자기 주인이 영어 잘 못하면 등신취급한답니다. "넌 배웠는데 왜 영어도 못해?"하면서 말이죠. 말 못한다고 머리가 모자란것이 아니라는걸 더 살다보면 깨우치려는지...^^;

  • 2018.01.08 23:54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1.09 04:21 신고 EDIT/DEL

      유럽에 라오스/베트남 쪽에서 온 사람들이 꽤 많이 산답니다. 예전에 베트남전쟁당시 "보트피플"로 유럽에 입성한 사람들인거 같은데.. 지금은 2,3세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죠. 라오스아낙도 독일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하고, 국적은 오스트리아인지라 자신이 동양인인걸 잊은듯합니다.^^;

  • 2018.01.09 07:30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1.10 00:37 신고 EDIT/DEL

      제 나름대로는 닫힌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여서 그런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동네에서 태어나서 동네에서 자라서 동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보니 밖으로 나갈 기회가 없이 그냥 동네서 삶을 마간하게 되는 사람들이니 바깥세상을 접해볼 기회가 적었다고 생각합니다. 요양원 어르신의 보호자가 됐건 직원이 됐건간에 말이죠. 사람은 자기가 당해봐야 자기가 했던 행동들을 돌아보게 된는거 같아요. 저를 무시하고 바보취급한 사람들이 어딘가에서 영어를 못한다는 이유로 그런 취급을 당하게 되면 알게되겠지요.^^

  • Favicon of https://gif-toon.tistory.com BlogIcon Dr.kor 2018.03.04 10:19 ADDR EDIT/DEL REPLY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50여분이 넘는 우리 요양원에 계신 어르신들 중에,

제가 딱 두 분을 위해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두 분은 부부이십니다. 95살 할매와 90살 할배)

 

선물이라고 하니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 집에 안 쓰고 있는 것을 드리고 싶은 분들이 계셔서..

살짝 포장만 예쁘게 했습니다.

 

두 분이 머무시는 방에 제가 들어가면 “천사”라 칭해주시고,

 

복도에서 만나도 내 얼굴을 보시면..

환하게 웃으시면서 저를 반겨주십니다.

 

 

제가 볼 때는 불쌍하고 가진 돈도 없으신 어르신들이신데,

그분들이 손자는 가끔씩 와서 돈을 털어가는 모양입니다.^^;

 

 

 

 

우리 요양원에 계신 어르신들은 한 달에 정해진 만큼 용돈을 받으신다고 합니다.

자식이 주는 것이 아니라 (건강)보험에서 요양원 비용을 책임지고, 각각의 어르신에게 은퇴연금의 10% 정도 용돈을 지급합니다.

 

외출이 가능하신 분들은 그 돈으로 간식이나 담배를 사시고,

외출이 불가능 하신 분 들은 그나마 그 돈도 쓰시지 못하시죠.

 

아마도 각자의 통장에 고스란히 모이는 돈이지 싶습니다.

 

요양원에 버리듯이 모셔놓은 부모이면서도 ,

자식들은 요양원에 있는 부모님의 용돈까지 가져가려고 합니다.

 

가끔씩 요양원에 거주하시는 어르신의 가족이 와서는..

어르신들의 (용돈이 들어오는) 계좌에 왜 돈이 없냐고 직원에게 묻기도 합니다.

 

 

한 할매 같은 경우는 워낙 담배를 많이 피우시는지라,

직원이 시시때때로 모시고 가서 담배를 한 보루씩 사오고는 했었는데..

 

가족들은 할매 담배 사시는데 썼다고 하니 “그럴 리가 없다“고 해서,

한바탕 난리가 났었습니다.

 

자기 엄마의 돈을 직원이 함부로 손댔다고 생각한 거죠.

물론 그 할매를 모시고 나가서 그 돈으로 담배를 샀던 것은 맞습니다.

 

어르신들은 한 달, 두 달 계좌에 모아놓은 용돈을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손자가 와서 털어가는 모양입니다.

 

돈이 필요할 때만 손자가 찾아온다고 손자를 봐도 반가울 거 같지는 않습니다.^^;

 

 

 

두 어르신은 제가 실습 할 때부터 봐 왔으니 이제 3년이 됐습니다.

두 분은 3년 내내 같은 칫솔을 쓰시고 계십니다.

 

손자가 용돈을 타가면서 두 분이 필요하신 거 뭐라도 사가지고 왔으면 좋겠는데..

“필요한 것들”이 안 보이는 것인지, 말씀을 안 하시니 모르는 것인지..

 

칫솔모가 너무 오래돼서 딱딱한지라 쓰시기 전에 뜨거운 물에 담가놓으셔야 한다고 하시는 할머니. 집에 노는 칫솔을 보니 그 할매가 생각이 났습니다.

 

95살 연세이심에도 틀니가 아닌 당신의 이빨을 갖고 계신지라..

아침, 저녁 이빨을 닦으시는데..

 

이를 닦으실 때마다 뜨거운 물에 담가 칫솔을 부드럽게 하십니다.

 

나에게는 필요 없는 칫솔이지만,

두 분께는 “꼭 필요한” 선물이 되지 싶은 마음에 포장을 했습니다.

 

비싸지는 않지만 그분들을 생각한 저의 선물이니 감사히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나누면 더 커지는 기쁨을 여러분도 누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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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7.12.24 00:30
  • 2017.12.24 02:16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마음이 2017.12.24 05:08 ADDR EDIT/DEL REPLY

    따뜻해집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7.12.24 06:41 신고 EDIT/DEL

      내일이 크리스마스 이브네요. 마음이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전 하루종일 어르신들 사이를 누비는 하루가 되지 싶습니다.^^

  • 2017.12.24 14:24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7.12.25 06:58 신고 EDIT/DEL

      답글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도 해발 천미터 이상은 화이트크리스마스였지만, 그 아래동네는 우중충한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냈습니다. 우리 요양원에도 가족들이 모시고 갔다가 오신 분들도 계시고, 가족들이 잠깐이라도 와서 들여다본 어르신도 있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 어르신도 꽤 많은 날이었습니다.^^;

  • Favicon of https://dragonphoto.tistory.com BlogIcon 드래곤포토 2017.12.24 18:09 신고 ADDR EDIT/DEL REPLY

    훈훈한 이야기네요
    즐거운 시간되세요
    메리 크리스마스 ^^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7.12.25 06:59 신고 EDIT/DEL

      훈훈하다 생각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절 예뻐해주시는 분에게는 마음이 더 가는것이 사실입니다.^^

  • 프란치스카 2017.12.24 22:21 ADDR EDIT/DEL REPLY

    실용적이고 마음따뜻한 선물이네요~~^^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 느림보 2017.12.25 15:16 ADDR EDIT/DEL REPLY

    맘이 넘 예쁜 크리스마스 선물임돠

  • Favicon of https://gildedgingerbread.tistory.com BlogIcon 맛있는진저브레드 2017.12.25 21:26 신고 ADDR EDIT/DEL REPLY

    아... 불쌍한 노부부를 도와드리니 복받으실 거에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7.12.26 04:56 신고 EDIT/DEL

      함께 지내다 보면 내가 위로를 드리기도 하지만 그분들에게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그분들의 칭찬 한마디가 날 더 일잘하는 직원으로 만드시죠.^^

  • 우브로 2017.12.26 00:44 ADDR EDIT/DEL REPLY

    티스토리에 첫 댓글을 달아보아요^^
    프라우지니님 마음이 너무 따뜻하세요~
    글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지기도하고 저희 부부의 노후,저희 부모님들의 노후까지 생각하게되는 글이였어요.아직은 제가 아는 세상이 너무도 작다는 생각이 들어요.자주 놀러오겠습니다.

  • 2017.12.28 06:18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7.12.28 23:46 신고 EDIT/DEL

      10시간 근무중에 제일 비중이 많이 차지하는 시간이 아침8~11시 사이. 어르신들을 한분씩 욕실로 모시고 가서 씻겨드리거든요. 단 둘이 있는 장소이고, 이곳을 보는 시간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이곳에서 쓰이는 물품이 눈에 들어왔지 싶습니다.^^

  • 안녕하세요 2018.01.01 18:23 ADDR EDIT/DEL REPLY

    그 손주가 누군지 참
    드리고 가도 모자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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