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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우리 요양원 권력자, 청소부

by 프라우지니 2015.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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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실습하는 요양원 직원들은 직업으로

계층 구분가능합니다.

 

가장 높게 있는 요양원 원장님이 계시고,

그 아래로 직원을 관리하는 분이 계시고,

그 아래로 각 병동의 직원을

관리 하시는 분이 계시죠!

 

각각의 병동에는 간호사가 있고

그 아래로 FSBA라고

불리는 요양보호사가 있고,

그 아래로 HH 하임힐페

(음식이나 세탁된 옷을 요양원에

계시는 분들에게 나눠주는)가 있고!

 

그 아래에 청소를 하는 직원이 있습니다.

 

 

 

전 아직 위에서 열거한 직원의

분류에 들어가지 않는 실습생입니다. 

 

저는 FSBA 직업교육 3개월 차에

들어가는 실습생이어서,

기존의 직원들이 시키는 일은 다 하죠.

 

물론 그 직원이 간호사, FSBA나 하임힐페처럼

요양원 어르신들과 관련된 일에 한해서 말이죠!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오스트리아도 요양보호사들은

권력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권력이란

힘없는 어르신들을 좌지우지할

힘이 있다는 말인거죠!

 

요양보호사들이 학대하면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

힘 없으신 어르신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직업 교육 중에

“권력”에 대한 교육도 받습니다.

 

오래 전의 독일 영화 “엑스페리먼트”

헐리우드판으로 만들었다니

흥미가 있으신 분들은 보시면 좋을거 같습니다.

 

(지금 영화 선전?)

 

 

다음에서 캡쳐했습니다 .

 

일반인을 간수와 죄수로 나누어서

2주동안 하는 테스트였는데,

그 기간동안 서로에 대한 복종과

불복종의 차이로 사람까지 죽이게

된다는 뭐 그런 영화입니다.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권력 앞에서

복종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변해간다나 뭐라나

(내용이 다르다고 딴지걸지 마세용!!^^;)

 

스탠리 밀그램의 “복종 테스트”

같은 종류입니다.

 

일반인을 학생과 선생으로
나누어서 테스트를 하죠!

 

틀린 답을 말 할 때마다 전기충격이
조금씩 높아져가고, 학생을 맡은 사람은
더 이상 안 하겠다고 집에 가겠다고 하고,

선생을 맡은 사람도 전기충격으로
상대방이 고통 받는 걸 보는 것이
괴로워서 안하고 싶다고 하지만,

 

연구실 직원이 “내가 책임진다”
말 한마디에 선생을 맡은 사람은
계속해서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높은 전기 충격을 계속 가하는 내용입니다.

 

처음 테스트를 할 때,
연구실에서는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이
끝까지 갈꺼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실제로는 70%가 넘는 사람들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전기충격을
가했다는 결과
였습니다.

 

물론 이 테스트중의 학생 역은
연기자가 맡았고, 실제로 전기는
들어오지 않는 상태였지만..

 

결과는 충격적이었고,
사람들은 권력 앞에서
복종 한다는 걸 밝히게 됐죠!

(어째 오늘은 심리학 공부까지 시키남???)

 

 

아무튼, 저희는 권력으로

요양원 어르신들을 복종하게 만들수도

있는 위치의 직업이다 보니,

 

그것에 대한 주의와 경고의 개념으로

이런저런 여러 가지를 배우고 있습니다.

 

 결론은 나도 모르고 있는

나의 권력을 함부로 쓰면

안 된다는 이야기인거죠!

 

아직 배우는 단계 임에도

우리가 가지게 될 권력에 대한 경고를

하는것이 제가 받고있는 직업교육이고,

 

실제로 제가 실습하는 요양원은

대부분(다는 아니고)은 어르신들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면서 일하시는 존경스러운

분들이 많은 곳입니다.

 

이곳에 단 한명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바로 청소부!!

 

사실 청소는 아무런 직업 교육없이

아무런 기술 없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죠!

 

우리 요양원에서 일하시는 오랜 경력을

자랑하시는 청소부님께서는

간호사와 요양보호사들이 귀하게 대하는

어르신들을 마구 윽박지르고, 구박하고,

막 대하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이면 청소부들이 각자의

청소차를 끌고 다니면서 청소를 시작합니다.

 

저 청소차에 달려있는 작은 빗자루랑

쓰레받기를 한번 썼던 실습생은

완전 날벼락을 맞았더랬습니다.

 

“그거 내 꺼잖아? 

왜 내 것을 가져 온거야?

빨리 다시 갖다 놔! 

앞으로는 내것 절대 건들지마!”

 

미용사가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 몇 분의 머리를 잘라주고

사라진 자리에 수북이 머리카락이 쌓여있어

창고에 가서 보이는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가지고 왔는데,

하필 그것이 저 청소차에 걸려있는 거였습니다.

 

개인 물건도 아니고,

다 요양원 것이거늘 실습생이

자기 청소차에 걸려있는 거 가져왔다고

얼마나 오두방정을 떠시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실습생은

아주 많이 당황했더랬습니다.

(네! 접니다^^;)

 

아무리 만만한 것이 실습생이라고 해도

그 후로도 시시때때로 그 청소부는

실습생을 관리했습니다.

 

 

 

컵에 물좀 따라 달라는 어르신에게

물을 따라주면 바로 뒤에서 하는 말!

 

“저 할망구 자기가 따를 수 있으면서..

니가 만만한 실습생이라고 널 부려먹는거야!”

 

자기 방에 석수 3병 갖다 달라는

어르신 방에 석수를 갖다드리고 나오면..

 

“그 방에 몇 병이나 가지고 갔어?

그 할망구 욕심이 점점 늘고 있다니..

전에는 1병만 가져가더니만,

왜 이제는 3병이래?”

 

점심 먹으면서 식탁 아래로

음식을 떨어뜨린 어르신 밑을 청소할 때는

도끼눈을 뜨고 소리를 지릅니다.

 

"아니, 입으로 먹었어? 코로 먹었어?

내가 못살아~“

 

“왜 이렇게 질질 흘리고 먹어?

에이씨~”

 

치매 걸리신 어르신이 금방 화장실에

갖다왔건만, 또 화장실 가시겠다고

소리 지르면 그 옆에서 깐족이는 일도 합니다.

 

“영감! 조용히 해!

안 그럼 방에다 가둬버릴꺼야!”

 

 

 

자기 직업은 청소이건만,

심심하면 어르신들이 앉는 테이블에 앉아서

동네방네 간섭을 하고, 무시하고,

약 올리는 짓까지 서슴없이 하면서

실습생이 어르신께 해 드리는 일까지

시비를 걸어댑니다.

 

옆에서 보기에 조금 심하다 싶지만,

저는 모든 사람들의 평가를 받는

실습생이기도 하지만, 요양원에서는

아무런 발언권도 갖지 못한 인간이거니와,

 

빗자루 한번 썼다가 날벼락 맞은 후에는

왠만하면 이 권력자 청소부가 등장하면

그냥 옆으로 피해 있습니다.

 

(네! 무서워서 피하는것이 아니라

더러워서 피하는 거죠!^^;)

 

자기가 생각없이 내 뱉는 한마디가

“노인 학대”에 들어간다는 걸

알기는 하는 것인지..

 

정작 어르신들을 대하는 간호사나

요양보호사는 우리가 무의식중에 하는 행동이

학대가 될 수 있다는것을 먼저 배워서

그러지 않기 위해 시시때때로

자기를 돌아보는 교육을 받는데..

 

요양원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건

아무런 교육을 받지 않는 청소부입니다.

 

 

 

오스트리아 요양원에 사시는 분들

대부분의 무료로 사신다고 하지만,

나라에서 그분들이 요양원 비용를

지원 하는 것이고, 실제 요양원

한 달 생활비는 2,000유로 이상입니다.

 

어르신들이 내신 돈에서 월급을 받으면서

자기에게 월급을 주는 사람들을

무작위로 학대하는 이런 이상한 경우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인지..

 

우리 요양원의 권력자는 

요양원 직원 중에 유일하게 직업교육 같은 것 없이

일하수 있는 청소부이고!

 

저는 그 직원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힘없는 실습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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