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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34

역사 속에 사는 사람들 우리 요양원에 계신 분들 중, 요 며칠 새에 몇 분이 돌아가셨습니다. 어르신들의 생이 다하는 순간은 생각만큼 드라마틱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갑작스럽게 찾아오죠. 어르신들도 심하게 땀을 흘리시거나, 설사를 한 이틀 하면서 탈수가 오는가 싶으면.. 아주 짧은 순간에 돌아가십니다. 우리요양원에 영화의 주인공 같은 어르신이 계셨습니다. 인터넷에서 캡처 혹시 영화“말레나”를 아시나요?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여배우가 나왔었죠. 너무 아름다워서 여성들의 시샘을 받던 여성이 전쟁 중에 먹고살기 위해 몸을 팔아야만 했는데.. 적군이 물러가고 마을의 아낙들은 이 아름다운 창녀의 머리를 다 뜯어서 마을에서 쫓아내죠.. 뭐 이렇게 영화가 흘러갑니다. 전쟁 중에 먹고 살기 위해서 몸을 팔아야만 했던 현실은 .. 2018. 4. 30.
가깝고도 먼 요양보호사와 요양원 어르신 사이 한국에서도 그렇지만 오스트리아에서도 시시때때로 “요양보호사 폭행”에 관한 뉴스를 접합니다. “힘도 못 쓰는 노인들을 폭행하고, 팔/다리를 부러뜨리고, 오물을 먹이고..등등등” 요양원 안의 환경을 모르는 사람들은 혀를 차면서 이야기 합니다. “쯧쯧쯧, 불쌍한 노인을 그렇게까지 학대하다니...”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한사람으로 요양원 어르신 폭행사고를 접할 때마다 참 슬프기는 하지만, 모든 요양보호사가 다 좋은 인성을 가진 것이 아니어서, 성깔 있는 직원들이 가끔 이런 사고를 내지 싶습니다. (한국은 잘 모르겠지만) 이곳은 보통 간병(몸을 씻겨드리거나 화장실 갈 때 보조)을 할 때는 요양보호사와 어르신 딱 둘만 있습니다. 이때 일어나는 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죠. 특히나 말을 못하는 어르신을 둘만 남았을 때, .. 2018. 4. 29.
얼떨결에 만든 월남쌈 남편은 여자인 나보다 아주, 더, 많이, 꼼꼼합니다. 그래서 마눌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평일은 아침 일찍 출근하고, 퇴근하면 잘 때까지 TV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남편인지라.. 주말에만 시간이 널널하게 남습니다. 주말에는 아침 알람을 꺼놓고 잠을 푹 잔 남편. 늦은 아침을 먹고 나면 슬슬 마눌의 아지트인 주방에 올라옵니다. 그리고선 마눌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행동들을 시작하죠. 서랍 중에 자기 식료품이 담긴 것은 그냥 지나치고, 마눌의 식료품이 들어있는 서랍만 꺼내놓고는 “유효기간 지정”을 실시합니다. 어떻게? 각각의 식료품을 들고는 마눌에게 묻죠. “이건 언제까지 먹을 거야?” 마눌 에게는 참 짜증나는 시간인데, 남편은 은근히 즐기는 거 같습니다. 스티커에 펜까지 들고 올라와서는 취미생.. 2018. 4. 28.
남편 외사촌의 이혼이야기 시어머니는 형제가 10남매라고 하시니 그분들의 자제분들이 꽤 될 테고.. 남편에게는 꽤 많은 외사촌들이 있을 텐데, 저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시어머니의 형제분중 몇 년 전에 돌아가신 시어머니의 오빠 장례식에서 누가 누군지 모르고 인사한 것이 전부인지라, 그분들의 자제분들은 그때 만났었는지 기억도 안 납니다.^^; 시어머니에게는 젊은 시절의 대부분을 남아공에서 사신 오빠가 한분 계십니다. 그곳에서 반평생 일을 하신지라, 결혼도 그곳에서 만난 남아공(백인)여자와 하셨죠. 그렇게 그분은 1남1녀를 두고서 사시다가, 은퇴하면서 다시 오스트리아로 들어오신 모양입니다. 그곳에서 태어나서 자란 2명(1남1녀)의 자식들도 들어오실 때 함께 왔죠. 내가 시집 올 당시에 남편의 친가쪽에 외국인은 하나도 없었습니.. 2018. 4. 27.
쉽게 만드는 세탁 물비누 제가 “자연재료로 만드는 세제/청소용품”강의를 들었습니다. 저는 얼떨결에 5유로 내야하는 강의를 공짜로 들었지만.. 원래는 내야한다는 5유로를 내고 들었어도 만족할만한 강의였습니다. 내가 받아온 제품이 그만한 값어치는 하는 강의였죠. 선생님과 “함께 만든 물비누”는 이미 만들어진 제품으로 한통씩 받았습니다. 받아온 자연재료의 물비누는 시어머니와 시누이에게 500ML 통에 담아서 선물로 줬습니다. 써보고 괜찮으면 직접 만들어 쓰는 방법을 가르쳐 주려고 말이죠. 하지만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싸게 만드는 자연세제”를 이야기할 때, 슈퍼 전단지에 나온 “저렴하게 세일하는 세탁세제”를 사러 가신다고 하신지라, 며느리가 드린 세제를 제대로 사용하시고, 만드실 거 같지는 않습니다.^^; 제가 강의 가서 받아온 제품입.. 2018. 4. 26.
내가 부러워하는 그녀 우리 요양원에는 나처럼 외모만 봐도“외국인”티가 나는 직원이 하나 있습니다. 나보다 피부는 어둡고, 덩치는 엄청 큰 아낙이죠. 그녀는 내가 다른 병동에서 근무하는지라, 그녀와 개인적으로 별로 이야기해본 적은 없습니다만, 그녀의 출신국가와 그녀의 나이 그리고 그녀의 이름정도는 알게 됐죠. 그녀는 사모아에서 온 아낙입니다. 저처럼 오스트리아 남자를 만나서 오스트리아로 시집왔습니다.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요양보호사 10년차” 라고 했었으니, 지금은 13년차가 되겠네요. 저는 요양보호사 1년차이지만, 실습 2년을 이곳에서 보낸지라 요양원은 이미 3년째입니다. 우리나라는 “머리에 꽃을 꽃은 여자”라고 하면 “정신병원”을 생각하지만, 의외로 정신병원이 아닌 곳에서도 머리에 꽃을 꼽고 다니는 나라들이 꽤 있었습니.. 2018. 4. 25.
직원해고에 따른 아무도 모르는 뒷이야기 우리 요양원에는 한두 달에 한 번씩 직원회의가 있습니다. 저녁 7시에 있는 이 회의는 휴가나 근무가 없는 모든 직원들이 참석을 하죠. 전에 "근무일지“를 대충 본지라 휘갈겨 쓴 글씨를 제대로 읽지 못해 한번 빼 먹은 다음부터는 엄청 신경 써서 확인하고 또 하면서 참석합니다.^^ 직원회의는 요양원에 있었던 변화나 직원들이 일하면서 불편한 점이나 수정사항을 제안하기도 하고 요양원에서 우리에게 바라는 점들을 이야기 하는 공간이기도 하면서 요양원에서 해고한 직원에 대한 안내도 받습니다. 우리요양원 3층에 직원들의 추가 교육이나 회의를 할 때만 열리는 방. 최근에 우리 요양원에서 3명의 직원이 해고됐습니다. 우리 요양원에 근무하는 모든 직원은 계약제가 아닌 종신제인지라, 갑작스런 직원 해고는 극히 드문지라, 뭔가.. 2018. 4. 24.
마누라 죽이기 프로젝트 남편과 지난 연말에 갔던 2박3일간의 뮌헨관광. 마지막 날은 Therme Erding 테르메 에어딩에 갔었습니다. 한글로 번역하자면.. 에어딩 온천. 하지만 온천 그이상의 것들이 있는 곳이죠. 온천도 있고, 오션월드/캐리비안 베이 에서나 볼 수 있는 물놀이 놀이기구들이 다양합니다. 이곳에서 발견한 “파도타기”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수영장인데, 시간마다 인공적으로 만든 파도가 칩니다. 에어딩 온천 웹사이트에서 캡처 이 풀장은 평소에는 참 얌전합니다. 인공 해변같이 조성 해 놓은 그리 크다고는 할 수 없는 수영장이죠. 인터넷에서 캡처한 사진에는 비어있는 수영장이었는데.. 실제는 이렇습니다. 빌 시간이 없는 공간이죠. 파도가 안 쳐도 파도칠 시간을 기다리면 사람들이 저렇게 물 속에 있습니다. 시간이 되면 파도.. 2018. 4. 23.
서양인들이 잘 안하는 돈 이야기? 우리가 알고 있는 우리와는 다른 여러 종류의 서양 매너중 돈에 관련된 이야기. “서양인들은 돈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맞는 말입니다. 정말 친하지도 않은 사이에서는 하면 안 되는 말이죠. “월급은 얼마 받누?” “한 달 생활비는 얼마나 드누?” “집 샀다며? 얼마주고 샀누?“ 그래서 저도 정말 친하지 않으면 잘 안 묻고, 정말 알고 싶어서 미치겠는 상황이면.. 일단 양해를 구하고, 한국에서는 서로 공유하는 정보 중에 하나라고..(정말?) 밑밥을 깔고 묻곤 했습니다. 서양인들은 돈 이야기를 안 한다고 알고 있고, 나또한 여간해서는 이야기를 안 하는데.. 뜻밖의 곳에서 뜻밖의 상대에게 돈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삼촌중 한 분이 필리핀 보라카이에서 사업을 하신다는 50대 중반의 직원. 삼촌이 계시니 가면 숙식.. 2018. 4. 22.
여전히 웃기는 내 독일어 발음 어릴 때 이민 온 사람들은 거의 현지인처럼 외국어를 구사하지만, 커서 혹은 성인이 된 다음에 이민 온 사람 같은 경우는 외국인 티가 팍팍 나는 조금 다른 발음으로 말을 합니다. 제가 오스트리아에 이민 온 것은 아니지만, 살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성인이 된 후에 배우게 된 독일어인지라 저의 발음은..“난 외국인” 티가 심하게 납니다. 대화는 그렇다고 치더라고, 매주 써야하는 메뉴 주문은 발음이 조금 새는 외국인 직원들은 사실 조금 피하고 싶은 일입니다. 하지만 피한다고 평생 피할 수는 없는 일인지라 저는 그냥 합니다. 사실 매주 식단을 주문받는 이 일을 저는 심하게 좋아라 합니다.^^ 조금 새고, 조금 웃기는 독일어 발음으로 저는 메뉴를 불러드리죠. 내 딴에는 나름 또박또박 정확하고, 크게 발음하려고 신.. 2018. 4. 21.
우리와 다른 유럽의 노년문화 우리나라에서는 정년퇴직을 하는 순간부터, 어르신들은 “할 일 없는 사람들”로 분류가 됩니다. 물론 정년퇴직을 하신 후에도 직업을 찾으시는 분들이 계시기는 하지만, 어르신들이 하실 수 있는 직업군이라는 것이 한정되어있다 보니,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남아도는 시간을 소비하시기 위해서 거리를 서성이십니다. 어르신들이 모이는 대표적인 곳은 탑골공원과 그 근처 종로일대. 이 동네를 한번 가보면 이곳에 계신 분들은 대부분 남자 어르신들입니다. 그렇다고 여자 어르신들이 아주 안 계신 것은 아니지만, 전철이나 버스를 타고 시내까지 원정을 나오시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 거 같습니다 혹시 우리나라의 신문에서 “애인을 구합니다.”라는 구인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젊은 남녀가 결혼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닌 어르신들이 그들의.. 2018. 4. 20.
한겨울의 여름 즐기기, 유럽 최대 테마 온천, therme Erding 테르메 에어딩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온천을 다녀왔습니다. 한국에 살 때도 “온천”이라는 곳은 간 기억이 없습니다. 모르죠, 갔었는데 너무 작아서 “온천”이라는 것을 의식하지 못했을 수도... 우리나라는 동네 찜질방만 가도 사실 온천 기분은 납니다. 탕에 몸을 담글 수도 있고, 여기저기 여러 가지 테마와 온도가 다양한 여러 방들도 들락날락 할 수 있고, 거기에 먹을거리도 있고, 오락거리까지 있으니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낼 수도 있죠. 난 딱히 온천 팬도 아닌지라 “가면 가나 부다..”하는 정도죠. 수퍼마켓 HOfer 호퍼의 관광상품 전단지. 우리가 샀던 99유로짜리 뮌헨 호텔 2박 팩케지 상품. 호텔 2박에 온천 입장권이 포함된 가격이었죠. 그래서 한국에서도 가본 적이 없는 온천을 유럽에서 가게 됐습니다. 유.. 2018. 4. 19.
쿠바출신 의사가 주는 부담스러운 동기부여 내가 다니던 “가정의 선생님”이 32년간의 의사생활을 마치시고 은퇴를 하셨습니다. 근무를 얼마 남겨두지 않는 시점에는 환자들이 꽃화분 같은 선물들을 들고 오는지라, 나름 동네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으셨던 모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참 친절하고 좋으신 의사 샘이셨는데, 제 동료들은 무지 깐깐한 의사라고 했습니다. 요양원 어르신들의 요양등급도 다른 가정의와는 달리 엄청 깐깐해서 쉽게 올려주지도 않고, 요양원 동료들이 아파서 찾아가도 “병가”는 웬만해서는 잘 내주지 않는다고 말이죠. 대충, 얼렁뚱땅, 환자가 원하는 대로 “병가” 내주고, “요양등급”올리면서.. 의사의 주관 없이 환자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시지 않는다는 이야기로 이해했습니다. 그분이 은퇴하는 얼마 앞 둔 시점에 새로운 의사선생님이 온다는 안.. 2018. 4. 18.
우리와 다른 오스트리아 공동묘지 우리나라 공동묘지는 도시에서 멀리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방문 하는 것이 전부이죠. 돌아가신 분의 생신이나, 돌아가신 날 혹은 구정이나 추석중 한두 번 가죠. 바쁘게 사는 현대인에게 산소 방문은 정말 날을 잡아야만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세계적인 관광지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호수, 할슈타트. 이곳은 어디를 찍어도 다 풍경사진이 되는 곳입니다. 공동묘지 마저도 말이죠. 이 마을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놀라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마을 중간, 성당 옆에 자리하고 있는 예쁘게 단장한 공동묘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나라는 봉긋한 산소들이 모여 있는 것이 공동묘지이고, 분위기마저 우중충. 죽은 귀신들이 모여 살 거 같아서 겁도 약간 나는 곳이 묘지이지 인데 말이죠. 할슈.. 2018. 4. 17.
나만의 오해 인터넷 상에는 엄청난 수의 블로그가 있습니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들도 엄청나게 다양하죠. 이제 시작한 초보자부터 몇 백 명 혹은 몇 천 명의 방문자를 받는 나름 팬을 보유하고 있는 블로거까지. 하루에 100명 이하의 방문을 받는 블로거는 오백 명 혹은 천명의 방문자를 꿈꾸고, 오백 명 혹은 천명의 방문을 받는 블로거는 이천 명의 방문자를 꿈꾸며.. 각자 자신의 개성이 깃든 블로그를 운영합니다. 순간방문객이 갑자기 114명입니다. 최근에 일어난 기분 좋은 날입이죠. 평소에 몇 백 명이 찾아오는 블로그에 갑자기 몇 천 명이 찾아오는 일이 생기면.. 블로거는 처음에 아주 많이 당황하지만.. 그러다가 신나지요.^^ 갑작스런 방문객의 증가에 대한 내 마음을 적어놓은 글이 있네요. 4년 전에 저는 “로토잭팟”이.. 2018. 4. 16.
오스트리아에서 흔하게 보는 선물 아이템 이런저런 이유로 선물을 주고받을 때 시누이는 우리부부에게 상품카드를 줍니다. 1인당 20유로짜리 여러 종류의 카드를 지금까지 받았었습니다. 여자인 나에게는 화장품이나 여러 가지 물품을 살 수 있는 .. Bipa 비파, Mueller뮬러. 남자인 남편에게는 전자용품을 살 수 있는... Saturn 사투언. 달랑 20유로짜리인지라 뭘 사도 부족한 금액이고, 현찰로 주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지 싶은데.. 남편은 “현찰은 안 돼!”하는 인간형입니다. “현찰”은 받는 이에게 성의 없어 보이는 선물이라나요? “쓸데없는 선물을 줘서 사용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그냥 현찰이 좋지 않을까?” 내말은 귀로 흘려듣는지라 선물 시즌때마다 마눌이 스트레스를 받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나름의 노하우를 터득했죠. 적당한 선물 + 동.. 2018. 4. 15.
가까이 하기엔 두려운 간호사 실습생 사람의 습관이라는 것이 들이기가 힘들지, 한번 몸에 배면 그것에 익숙해집니다. 평소에는 낮잠을 안자는 아낙인데, 일을 하러 요양원에 가면 꼭 낮잠을 잡니다. 이것도 요양원 근무를 하면서 몸에 밴 습관 때문이죠. 3년 전 처음 요양원에 실습생으로 발을 들여놓을 때만 해도, 항상 잠이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공부하면서 요양원에 근무도 해야 했고, 또 실습을 하는 시기에는 실습장(병원, 데이센터, 방문요양)도 다녀야 했고, 독일어도 딸리는 외국인이라 시험 때만 되면 모든 것을 다 암기해야 했던지라, 잠을 더 줄여야했죠. 그래서 근무하러 간 요양원의 점심시간 1시간은 저에게 꿀 같은 낮잠을 잘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피곤한 일상 중에 잠시 몸을 쉴 수 있는 시간과 공간속에 더없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 2018. 4. 14.
남편에게 뺏긴 내 쑥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길. 항상 주택가를 달려서 후딱 달려갔다가 후딱 돌아오고는 했었는데.. 겨울이 가고 봄이오니 해가 길어집니다. 겨울에는 오후 4시면 깜깜한데, 여름에는 저녁 10시가 되도 훤한 유럽입니다. 유럽의 4월은 완연한 봄입니다. 나른한 오후에는 요양원의 어르신들을 모시고 나가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기죠. 저녁 7시가 다 되가는 시간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 평소에 다니던 주택가 골목길이 아닌 도로 옆의 자전거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니.. 길옆으로 눈에 들어오는 초록 초록한 것들. 이제 봄인지라 쑥들이 다른 잡초들과 함께 땅에서 올라오고 있습니다. (쑥은 여기서도 잡초의 한 종류 일뿐이죠.) 자전거를 잠시 세우고, 쑥을 뜯었습니다. 아직 작은 새싹인지라, 한 봉지 뜯으려면 하루 종일 시간이.. 2018. 4. 13.
너무 늦게 보낸 사진들 작년 크리스마스쯤에 시고모부님이 돌아가시고.. 새해에 그분의 장례식에 다녀왔었습니다. 시아버지의 형제분인 3남2녀 중 제일 먼저 배우자를 잃으신 시고모님. 시고모부께서 오랫동안 혈액 암으로 투병을 하신지라 항상 작별을 준비하셔서인지.. 장례식장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시지는 않으셨습니다. “시고모부님이 먼저 가시고 혼자 남으신 시고모님이 외로워 어쩌실까?” 이런 걱정을 조금 했었는데, 시고모님의 사시는걸 보고는 안심했습니다. 같은 동네에 큰 딸이 살고 있고, 막내딸은 시고모님의 윗 층에 사는지라, 어린 손녀가 시도 때도 없이 내려와서는 시고모님께 재롱을 떠는지라 외로울 시간은 없으신 듯 합니다. 장례식이 끝나고 2주가 지날 무렵에, 시고모님의 큰딸(남편의 사촌누나)이 사진 한 장을 보내왔습니다. 자신의 아.. 2018. 4. 12.
올해는 외로울 남편의 생일 여러분이 이 글을 읽으시는 오늘은 제 남편 생일입니다. 그리고 저는 한국에 도착하는 날이네요. (네, 여러분은 한동안 제가 예약으로 올려놓은 글들을 읽으시게 됩니다.^^) 몇 년 전 뉴질랜드에서 보낸 남편의 생일 때는.. 타국에서 마눌도 없이 혼자 생일을 보내는 것이 싫었던 남편의 조치 덕에 마눌이 출국을 3주나 미루고, 남편의 생일날 엄청나게 큰 바나나 케잌을 했었죠. 그렇게 혼자 보내는 생일을 싫어하는 남편인데.. 올해는 남편이 외로운 생일을 보낼 거 같아서 마눌은 아주 많이 미안합니다. 남편의 생일을 이렇게 교묘하게 피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는데.. 4월 첫째 주가 부활절 휴가 기간인지라, 이때 일을 해야 했습니다. 3주씩이나 자리를 비워야 하니 휴가 기간에는 일을 해야 할 거 같아서, 첫 주는 눈치.. 2018.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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