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살고 있지만, 나는 한국 사람입니다.

 

오스트리아 정부에서 발행한 거주 비자, 운전면허증에, 의료보험증도 사용을 하고 있지만,

외국을 나갈 때 들고 나가는 여권은 “대한민국”여권입니다.

나는 자랑스러운 한국 사람이니 말이죠.

 

해외에 사는 한국 사람들이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전 인터넷으로 한국의 은행계좌를 거래하지 않는지라 “공인인증서”가 없습니다.

 

공인인증서가 없으니 기본적으로 인터넷 뱅킹은 못하고,

그 외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고 하는 일들도 어렵습니다.

 

그래도 그리 크게 불편을 느끼지 않았던 것은..

한국을 자주 나오지도 않고,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는 일도 거의 없었고,

또 은행거래는 인터넷보다는 그냥 은행에 직접 가서 했던 까닭이지요.

 

한국에 잠시 다니러 가도 내 스마트폰에 한국 전화번호를 따로 없는지라,

인터넷이 되는 곳에서 카톡으로만 연락을 주고 받고 했었습니다.

 

그래도 그리 큰 불편함을 못 느꼈었는데..

잠시 놀러갔던 전주에서 본인 인증이 안 돼서 못하는 것도 있었습니다.

 

 

 

전주 한옥마을 뒤쪽에는 전주시에서 운영하는 공영자전거 대여소가 있습니다.

 

앞쪽에 사람들이 넘치는 한옥마을을 걷는 것보다는 뒤쪽에 하천 옆으로 자전거도로가 있는지라, 자전거를 빌려 타고 하천 옆길을 따라서 달려보고 싶었습니다.

 

 

 

보기에도 산뜻한 파란색 자전거.

 

안장도 높지 않아서 자전거 초보인 아낙들에게도 딱 맞을만한 크기입니다.

 

여기저기 걸어 다녀서 다리도 피곤한지라,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것도 좋을 거 같아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전주천을 달려볼 생각이었죠.

 

 

 

자전거 대여료도 상당히 저렴합니다.

 

시간당 천원이 아니라, 1회에 천원입니다.

하루 종일 천원에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이야기죠.

 

한 가지 걸리는 것은..

대여조건이 휴대폰으로 본인 인증을 해야 합니다.

 

나도 내 일행도 외국에서 사는지라 자기소유의 핸드폰이 없는지라,

이 자리에서 내 스마트폰으로 본인 인증은 불가능합니다.

 

내가 한국에서 사용하는 체크카드의 내역서는 사용할 때마다 조카의 핸드폰으로 날아갑니다. 그래서 조카가 공부하고 있는 시간에는 되도록 메시지가 날아가지 않도록 카드대신에 현금을 쓰죠.

 

대여소 안에는 공익요원으로 보이는 젊은 청년이 앉아있는지라,

대여제한이 걸리는 걸 뻔히 알면서 혹시 방법이 있나 싶어서 물었습니다.

 

“저기 본인 인증이 안 되는 사람은 자전거를 못 빌리나요?”

“그렇죠. 본인 인증이 안 되세요?”

“저희가 외국에 살아서 한국 핸드폰번호가 없거든요. 그래서 본인 인증이 불가능해요.”

“그럼 대여가 안 되는데 어쩌죠?”

“아니, 여행온 외국인 같은 경우도 전화번호가 없어서 본인인증이 안 될 텐데..

그 사람들은 어떻게 자전거를 빌리죠?“

“그래서 외국인들이 자전거를 못 빌리죠.”

“그럼 본인 인증이 안 되면 아예 대여가 불가능한가요?”

“그렇죠. 두 분중 한분이라도 본인 인증이 되어야 자전거 대여가 가능하죠.”

 

 

 

대여 자전거로 전주천을 따라서 달리면서 전주관광이 하는 것도 근사할 것 같았는데..

본인 인증 불가로 자전거대여는 불가능합니다.^^;

 

이번에 못 탔다고 다음번을 기대하기도 힘들 거 같습니다.

 

다음번에 남편과 전주를 찾아도 나는 한국인이면서 본인 인증이 안 되고,

남편 또한 외국인이라 본인 인증을 못하니 말이죠.

 

한국에 있는 본인인증제도가 편리한 제도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한국에 살지 않아서 본인 인증이 불가능한 교포는 한국인이면서도 한국인이 아닙니다, 마치 간첩처럼 말이죠^^;

 

같은 한국인을 외국인 느낌을 들게 만드는 본인인증제도.

 

외국에 살아서 한국에서는 휴대폰으로 본인인증이 불가능한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도 다음번에는 대여자전거를 타고 싶습니다.

본인 인증은 안 되니, 보증금이나 신분증을 맡기는 다른 방법으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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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5.25 00:00

 

사람에게는 몸에 밴 습관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한국 사람인 저도 유럽에서 오래 산 덕에 몸에 밴 여러 가지 행동들이 있습니다.

 

그중에 잘 고쳐지지 않는 것은 바로..

“화장실 휴지“ 처리 방법.

 

한국의 화장실은 사용한 휴지를 넣는 휴지통이 따로 있음에도..

“아차!”하는 순간에 이미 변기 속에 넣어버린 휴지.

한국에서는 변기 속에 휴지를 넣으면 막히는 경우가 종종 있죠.

 

이번에는 화장실의 붙어있던 이런저런 안내문 때문에 제가 아주 많이 헷갈렸습니다.

 

 

 

화장실을 가면 무의식중에 휴지를 변기 속에 넣어버리는 지라,

화장실 갈 때마다 신경을 쓰는 나에게 아주 반가운 안내문.

 

화장지를 따로 휴지통에 넣지 말고 그냥 변기 안에 넣으라고 합니다.

 

변기 안에 넣는 습관이 배인 사람들에게는 참 편안한 곳입니다.

변기 안에 넣어놓고는 “아차!”하지 않아도 되니 말이죠.^^

 

 

 

또 다른 곳에서는 휴지를 제발 변기 안에 버리지 말라는 당부를 하고 있습니다.

 

변기가 막히면 부가로 해야 하는 일들이 많으니 부탁의 말씀까지 붙여놨습니다.

 

화장실마다 붙어있는 안내문이 이리 제각각이니 들어갈 때마다 볼일보다는 화장지의 처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화장실의 안내문은 물론 휴지통 유무까지 확인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알게 된 놀라운 사실 하나.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됐다?”

 

2018년 1월 1일부터는 공중화장실 대변기 칸막이 안에 휴지통이 없으니..

휴지는 변기 안에 넣으라는 친절한 안내문.

 

휴지가 물에 잘 녹는 재질로 만들어졌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일단 모든 휴지는 다 변기 속에 넣게 된 모양입니다.

 

가는 화장실마다 휴지의 처리방법이 다른지라,

화장실을 청소하시는 분께 여쭤보기도 했습니다.

 

“아직 완벽하게 100% 휴지를 변기에 넣는 것은 무리가 있다.”

 

전문가도 이렇게 말씀을 해주시니 더 헷갈립니다.

 

 

 

 

그리고 발견한 또 다른 곳에서의 안내문.

 

사용한 휴지는 변기 안에 넣되, 너무 많은 양을 한꺼번에 넣으면 막힘의 원인이 된다니..

적정량 사용을 권장합니다.

 

볼일을 본 후에 많이 사용하는 물티슈는 당근 변기 안에 넣으면 안 되죠.

물티슈는 물에 녹지 않으니 당연히 휴지통에 버려야죠.

 

(그런데 오스트리아는 화장실용 물티슈도 변기 안에 버립니다.

단 한번에 3장 이상 버리지 말라는 안내가 있기는 하지만 말이죠.^^)

 

여성용품은 전용수거함에 그 외 일반 쓰레기들은 세면기 옆 휴지통에 넣어달라는 친절한 안내.

 

이번에는 변기 속에 넣어야 하는지 말아야하는지 가는 곳마다 달라서 헷갈렸지만..

다음번에 한국을 방문할 때는 더 이상 헷갈리는 일은 없지 싶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때쯤에는 사용한 휴지는 다 변기 속으로 처리하는 것이 대중화되어 있을테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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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5.11 00:00

 

제목을 써놓고 보니 모든 서양인들의 얘기는 아닌디...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요즘은 더 이런 형태의 가족들이 많아지니 일반적이라고 해도 무리는 없을 거 같습니다.

 

자! 오늘의 이야기가 들어갑니다.

 

 

이야기속의 키위가족

 

저희부부가 뉴질랜드 길 위에 살 때 만났던 키위 가족과 친하게 지냈습니다.

 

서양인들은 아무리 친하다고 해도 사생활에 대해서는 잘 묻지 않는답니다.

그래서 대충 눈으로 보이는 것으로 그 가족관계를 생각했죠!

 

50대의 아빠와 40대 중반의 엄마, 그리고 12살 아들과 10살,7살 난 두 딸들!

 

어느 날 막내딸이랑 얘기를 하는데..

 

“내 남동생이...”

 

제가 알기로는 이집에는 1남 2녀인데, 그리고 분명히 오빠인데, 남동생이라니..

 

“넌 남자형제 한명밖에 없잖아. 그리고 오빠잖아.”

“아니야, 나 남동생 있어. 아주 작아. 3살도 안됐어.”

“너 오빠 하나에 언니 하나 있는 거 아니야?”

“아니야, 나 오빠도 더 있고, 언니도 더 있고, 남동생도 있어.”

“뭔 얘기래?”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7살 난 얘가 뭘 착각하고 있는 것인지 아님 나에게 지어낸 얘기를 하는 것인지..

아이들은 상상속의 이야기도 잘하는 법이니 말이죠!

 

그렇게 막내딸이 얘기한 또 다른 형제들에 대해서는 흘려들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번에는 12살 난 이 집의 장남과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 형이랑 남동생이 이번 부활절에 우리 집에 온다고 했는데…….”

“너는 여동생 둘만 있는 거 아니야?”

“아니야, 형도 있고, 남동생도 있어.”

 

2번씩이나 같은 이야기를 듣고 보니..

처음에는 “얘가 뻥치나?”했던 얘기가 사실인 모양입니다.

 

잠시 생각 해 보니 이집의 가장인 A씨가 했던 말이 생각이 났습니다.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네 와이프가 ...”했더니만,

내 말을 자르면서 그가 대답을 합니다.

 

“내 마누라 아닌데?”

“무슨 소리야, 너랑 아이들 낳고 살고 있잖아.”

“우리 결혼 안 했어. 그러니 내 마누라라고 하면 안 되지..”

 

아이를 셋씩이나 낳고 살고 있으면서도 결혼을 안 했으니 “마눌”은 아니라니,

낼 모래 쉰을 바라보는 중년아낙을 “여친”이라고 표현하기는 쫌 그런디...

 

아이까지 낳고 가족을 이루고 살고 있으니 당연히 결혼 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우리의 문화와는 또 다른 문화인지라 조금 당황했습니다.

 

나보다 훨씬 나이도 많은 남자였던지라,

이 커플이 “동거”만 하고 산다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설령 동거하면서 산다고 해도 남들이 부부라고 생각하면 그냥 입을 다물 만도 한데

굳이 “결혼”을 안 했다고 밝힐 필요가 있었던 것인지..

 

일단 궁금한 것은 못 참는 제가 살며시 이 집의 장녀인 10살짜리 둘째한테 가서 살짝 물었습니다.

 

“네 오빠가 그러는데 너희한테 오빠랑 언니가 있다며?”

“응, 나이 많은 언니랑 오빠가 있는데..엄마 쪽이야! ”

아빠 쪽에도 오빠도 있고, 남동생도 있어.”

 

그러니까 이 집에는 엄마가 낳은 장성한 자식이 둘이 있고,

아빠 쪽에도 장성한 아들과 이제 낳은 지 얼마 안 된 아이가 있는 모양입니다.

 

일찌감치 서로의 짝을 만나서 살다가 헤어진 후, 다시 만나서 사는 커플이었던 거죠.

 

둘 사이에는 1남 2녀의 자식이 있지만, 각자 서로의 전 파트너와 낳은 자식들이 있는 경우였습니다.

 

이런 동거 문화가 굳이 젊은 층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닌 거 같습니다.

 

제 동료들의 말을 들어봐도 자신의 중년 형제들 중에 “동거”만 20년째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

 

“오랫동안 동거하고 잘 살았는데.. 결혼식을 올리고 한 달 만에 헤어졌다니...”

 

동거만 했다면 그냥 헤어지면 땡이었지만, 결혼을 했으니 “이혼”이라는 복잡한 절차와 함께 서로(특히 남자가)가 가진 재산을 반 떼어주는 경제적으로 부담까지 떠안은 꼴이 됐네요.

 

결혼을 안 하고 동거를 하게 되면 아이들의 성은 아빠가 아닌 엄마 성을 따라가지만,

서양인들은 아이들의 성이 꼭 아빠와 다르다고 해도 별로 신경을 안 씁니다.

중요한건 "내 아이"라는 사실이니 말이죠.

 

오스트리아에도 40년 전의 "동거"는 "집안망신"이었지만 지금은 "일반적인 일"이 됐습니다.

그렇다고 모두 다 "동거"를 하는 건 아니지만 말이죠.

 

하지만 아이가 있다고 해도 "결혼한 커플"은 아닐 확률은 50%정도 되니..

물어볼 때는 조심해야하지 싶습니다.

 

"네 아내/남편..."을 물어봤을 때, 날카롭게 반응하면서...

"내 아내/남편 아니야!" 하는 답변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굳이 밝힐 필요가 없음에도 "결혼"이 아닌 "동거"여서.. "마눌/남편"이 아닌 "동거녀/동거남"을 대놓고 밝히는 사람을 만나실수 있으니 당황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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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5.01 00:00

 

시어머니는 형제가 10남매라고 하시니 그분들의 자제분들이 꽤 될 테고..

남편에게는 꽤 많은 외사촌들이 있을 텐데, 저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시어머니의 형제분중 몇 년 전에 돌아가신 시어머니의 오빠 장례식에서 누가 누군지 모르고 인사한 것이 전부인지라, 그분들의 자제분들은 그때 만났었는지 기억도 안 납니다.^^;

 

시어머니에게는 젊은 시절의 대부분을 남아공에서 사신 오빠가 한분 계십니다.

그곳에서 반평생 일을 하신지라, 결혼도 그곳에서 만난 남아공(백인)여자와 하셨죠.

 

그렇게 그분은 1남1녀를 두고서 사시다가,

은퇴하면서 다시 오스트리아로 들어오신 모양입니다.

 

그곳에서 태어나서 자란 2명(1남1녀)의 자식들도 들어오실 때 함께 왔죠.

 

내가 시집 올 당시에 남편의 친가쪽에 외국인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온가족이 다 오스트리아 사람들인데, 저만 한국인이었죠.

 

반면에 남편의 외가쪽에는 시집온 외국인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에게 시어머니가 지나가는 말처럼 한마디 하셨었죠.

 

“남아공에서 살았던 우리 오빠가 일본 며느리를 들였다.”

 

남아공에 어학연수를 왔던 일본인 아가씨가 오스트리아계 남아공 청년을 만나서 정착했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소문으로만 들었던 일본 며느리는 삼촌이 오스트리아에 오실때 함께 온 아들의 배우자인지라, 함께 들어와서 사는 듯 했습니다.

 

대충 주어들은 이야기로는 남아공 삼촌의 딸은 린츠 근처에서 살고, 일본아내를 가지고 있는 아들은 비엔나에서 자리를 잡고 살고 있으며, 그의 일본아내는 비엔나에 있는 일본(인)유치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한다고 했었습니다.

 

남편이 어릴 때는 외사촌들이랑 왕래도 꽤 있었던 모양입니다. 남아공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남아공 삼촌의 아이들과 독일어로 소통을 했다고 하니 말이죠.

 

하지만 성인이 된 후에는 거의 만난 적이 없는 듯이 보였습니다.

 

그렇게 왕래가 없는 남편의 (여)외사촌 중에 2명이 남편을 타고 넘어와,

나에게 페이스북 친구신청을 해왔었죠.

 

내가 모르는 대부분의 친구신청은 다 남자들인지라 그냥 거절을 하는데,

때 아닌 여자가 신청을 해온지라 남편에게 물어야했습니다.

 

“남편, 이 사람 누구야? 난 모르는데 친구신청을 했네?.”

“내 외사촌인데 당신이랑 연락하고 싶다고 해서..”

 

남편의 외사촌인데 거절하기는 그래서 그냥 승인을 했었죠.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남편의 외사촌의 얼떨결에 페이스북 친구가 됐습니다.

 

그들과 페이스북 친구가 됐다고 해서 난 그들의 시엄마의 몇 번째 오빠 혹은 몇 번째 동생의 자식인지 모릅니다. 그저 “남편의 외사촌”으로만 알고 있죠.^^

 

평소에는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을 보고 “좋아요”만 눌러주는 사이인 남편의 외사촌인데..

그중 하나가 나에게 쪽지를 보내왔습니다.

 

“내 동생이 이혼을 하려고 하는데,XX(시누이 이름)가 법을 전공했다고 들어서..”

“법을 전공한 것은 맞는데,..”

“그럼 XX연락처 좀 ...”

 

아니, 남편의 여동생은 남편의 페이스북 친구목록에도 있는데 왜 나한테???

 

“그럼, 내가 XX한테 물어보고..”

 

그사이에 얼른 시누이한테 문자를 보냈습니다.

문자 한 번 보내면 무반응이 보통인 시누이가 이때는 또 재빠르게 대답을 곧잘 해줬습니다.

 

“내 동생이 이혼을 당하게 된 상황이라, 엄청 불리하고 지금 거의 절망 상태라..”

 

 

 

법을 전공(석사학위)한지라 함께 공부한 친구들 중에 이혼 쪽으로 일하고 있는 동창이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시누이는 웹사이트 하나를 링크해서 보내줬습니다.

 

이혼을 담당하고 있는 변호사들은 상담하는 시간에 따라 돈을 내는지라 금액도 엄청 내야하는데, 시누이는 노동인권(회사소속)담당인지라 이혼 쪽은 모른다는 답변이었습니다.

 

외사촌이 원하면 시누이 전화번호를 줘도 되지만,

자신도 도움은 못될 거라고 하면서 말이죠.

 

그날 저녁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남편, 당신 외사촌 중에 일본여자랑 결혼한 외사촌 있잖아,

비엔나에 산다고 하지 않았어?”

“응, 그럴걸? (시어머니께 들은 이야기인지라..)

“그 외사촌 이혼한다네.”

“왜?”

“몰라, 그냥 남동생 이혼한다고 시누이가 혹시 변호사 아는 사람 있는지 물어왔어.”

“그래서?”

“그래서 시누이는 모른다고 이혼상담 웹사이트 하나 링크 걸어서 보냈더라.”

“...”

“엄마한테 이야기 할까?”

“하지마, 엄마가 또 동네방네 이야기 할라.”

 

남편이 생각하는 엄마는 수다스러운 모양입니다.

시어머니에게 이야기가 들어가면 형제분들께 빠른 소식을 전한다고 생각한 것인지..

 

그렇게 한 달의 시간이 흐른 뒤에 시누이가 다니러 왔습니다.

 

시부모님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시누이에게 물었습니다.

 

혹시 외사촌이 시누이에게 직접 연락을 해 왔었는지..

이쯤 되니 궁금한 건 못 참는 시어머니께 시누이가 대답을 해줍니다.

 

“응, 외사촌이 일본여자랑 이혼을 한다는데,

아는 변호사가 없다고 해서 내가 상담 가능한 웹사이트 알려줬어.”

“응, 그 일본 여자가 바람이 났단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제 남편도 있는데,

크리스마스에 새로 사귄 이집트 남친 이랑 스키여행을 갔단다.”

 

남편은 엄마에게는 알리지 말라고 한 소식인데, 시어머니도 이미 알고 계셨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시누이와 시어머니의 대화가 시작됐습니다.

 

“아니, 뭐 그런 일이..”

“일본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유산을 조금 받은 모양인데,

유산 받은 다음부터 완전 딴 사람이 됐단다.”

“돈이 생겼다고 그러면 쓰남?”

“이혼 진행하면서 아이 둘도 데리고 가고, 살던 아파트를 살 때 일본서 가져온 돈을 보탠지라, 이혼하면서 아파트도 다 가져갈 모양이더라.”

“그럼 이혼당하면서 아이들도 뺏기고, 아파트로 뺏기는 상황이네.”

“그렇지, 완전히 불쌍한 상황이 된 거 같다. 그래서 뭐라도 챙기고 싶은데 힘든 모양이다.”

“아니 뭘 그리 잘못해서 이혼을 당해?”

“아무래도 친구를 잘못 사귄 거 같아. 같이 다니는 (일본)친구들이 다 이혼녀라고 하더니만..같이 다니면서 못된 것만 배운 거지, 같이 남자나 사귀고!“

 

시어머니가 형제분께 들은 이야기는 다 그 일본여자의 잘못이었습니다.

 

하긴 이혼을 당하는 쪽이 시어머니의 조카이고,

여자에게 다 뺏기게 될 상황이니 억울한 쪽이긴 하죠.

 

정말 친구를 잘못 사귄지라 어울려 함께 놀러 다니다가 돈 많은 남친이랑 바람이 났고,

때 맞춰 고국의 부모님은 돌아가시면서 유산까지 넉넉하게 남겨준지라 인생을 즐기려고 이혼을 한다?

 

나도 며느리지만 내 자식 망친 며느리는 곱지 않죠.

살던 아파트도 가져가고 아이들도 데려가면 내 자식은 어디서 자고, 누구와 살라고!!

 

시어머니는 그 일본며느리가 잘못한 점만 콕콕 끄집어서 말씀하셨지만,

아무도 모르는 것이 부부관계인거죠.

 

나는 한 번도 만나지도 못한 그 외사촌의 일본인 아내가 부부관계가 좋고, 아이들과도 행복하게 사는 가정주부이면서 이혼녀 친구들이랑 놀러 다니다가 바람이 났고, 유산도 넉넉하게 받았다면서 남편을 버리고 아파트까지 뺏어간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

 

그동안 부부사이에 꾸준히 문제가 있었고, 이혼할 마음도 있었던 차에 친정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유산을 많이 남겨준 것이고, 남편이랑 이혼수속을 준비하면서 마음 맞는 친구들이랑 놀러 다니다가 남친을 만났을 수도 있는 것이죠.

 

더 나아가서 남편이 먼저 바람이 난지라, 마음고생 심하게 하다가 각방을 쓰고, 이혼수속을 하는 중에 남친이 생겼을 수도 있는 일이고, 그러니 아직 이혼 전인데 당당하게 “남친이랑 스키여행”을 갔을 수도 있고 말이죠.

 

그 외사촌이 이혼을 아직 수속중인지, 아님 이미 끝냈는지는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일본인 아내를 가진 남편의 외사촌과 비엔나에서 부부동반해서 한번쯤은 만나고 싶었는데..

앞으로 그럴 기회는 영영 없을 거 같습니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배기라고 하지만, 오랜 기간 서로를 향해 휘두른 칼날에 너무 깊게 패인 상처는 치료가 불가능한 모양입니다.

 

서로 쳐다보기 너무 아파서 돌아설 수밖에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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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4.27 00:00

 

우리 요양원에는 나처럼 외모만 봐도“외국인”티가 나는 직원이 하나 있습니다.

 

나보다 피부는 어둡고, 덩치는 엄청 큰 아낙이죠.

 

그녀는 내가 다른 병동에서 근무하는지라,

그녀와 개인적으로 별로 이야기해본 적은 없습니다만,

 

그녀의 출신국가와 그녀의 나이 그리고 그녀의 이름정도는 알게 됐죠.

 

 

 

그녀는 사모아에서 온 아낙입니다.

 

저처럼 오스트리아 남자를 만나서 오스트리아로 시집왔습니다.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요양보호사 10년차” 라고 했었으니, 지금은 13년차가 되겠네요.

 

저는 요양보호사 1년차이지만, 실습 2년을 이곳에서 보낸지라 요양원은 이미 3년째입니다.

 

 

 

우리나라는 “머리에 꽃을 꽃은 여자”라고 하면 “정신병원”을 생각하지만,

의외로 정신병원이 아닌 곳에서도 머리에 꽃을 꼽고 다니는 나라들이 꽤 있었습니다.

 

특히나 남 태평양쪽의 섬에서는 머리에 꽃을 달아줘야 패션이 완성되는 듯도 보였습니다.

 

내가 페이스북에서 본 페나가 가진 꽃은 엄청나게 다양한 색과 크기가 있었습니다.

옷차림에 따라 다양하게 바꿔달 수 있게 말이죠.

 

 

 

이런 저런 곳에서 사진으로 봐서 익숙한 페나의 남편입니다.

 

잘생긴 청년이 사모아 여행 갔다가 원주민 처녀에게 반했던 모양입니다.

 

페나의 남편은 요양원의 행사 사진에, 페나의 페이스북 사진에서 자주 봅니다.

 

페나의 남편을 우리 동네 쇼핑몰에서 실제로 만났는데..

너무 반가워서 아는 척 할 뻔했습니다.

 

상대는 저를 모르는데 말이죠.^^;

 

 

 

내가 부러워하는 페나의 취미가 바로 “라인 댄스”입니다.

 

미국에서 단체로 추는 춤인 듯 한데,

그녀가 이 댄스를 추는 단체에 속한지라 이곳저곳에서 자주 행사를 다닙니다.

 

사모아 원주민인 그녀가 백인들 아낙들 틈에서 춤을 추니 튀기는 하지만,

함께 어울려서 춤을 추니 참 잘 어울립니다.

 

저도 이 춤을 딱 한번 춰본 적이 있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한지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주 오래 전에 영어선생님 따라서 들어 가 봤던 용산의 미군부대.

 

학생 여럿이 선생님을 따라가서 영화도 보고, 피자도 먹고, 그곳의 클럽에 간 거 같은데..

거기서 사람들이랑 어울려서 대충 보며 엉성하게 따라 췄던 거 같기도 하고.

 

처음임에도 옆에서 추는 사람들 따라서 대충 추면되는 나름 쉬운 춤이었습니다.

 

 

 

1년에 한번 우리 요양원이 포함된 열 댓개의 요양원 직원들이 모여서 축구를 합니다.

 

페나는 당당하게 우리 요양원의 축구선수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녀를 보면서 이런 생각도 했었습니다.

 

“하긴 13년째 근무하고 있는데, 직원들이랑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것도 당연하고, 이제는 요양원에서 사용하는 독일어도 별 문제없이 잘 하겠지, 이제 1년차인 나하고는 다르겠지..”

 

열심히 일하고, 취미 생활도 열심히 즐기면서 사는 그녀.

 

그녀는 이곳에서의 삶에 아무 문제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녀도 어쩔 수 없는 외국인이라 걸 얼마 전에 알았습니다.

 

“간병관리자가 우리 병동에 와서는 기록 제대로 안 했다고 난리를 치는 바람에..

페나가 울고불고 난리가 났었어.”

 

페나가 근무하는 날 어르신께 무슨 문제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문제가 될 만한 피부 변화나 신체 변화 등을 기록 해 놨어야 다음 근무자가 다음 조치를 취했을 텐데.. 근무 중에 발견한 사항을 기록하지 않은 탓에 문제가 커졌던 모양입니다.

 

요양보호사는 근무를 하면서 어르신들의 변화사항을 문서상으로 기록해야 합니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완벽한 문장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으니 기록에 소홀하게 되죠.

 

하긴, 현지인직원들도 독일어 문법이 완벽하지 않는지라,

기록 하는 걸 잘 안하려고 합니다.^^;

 

직장생활도 취미생활도 너무 잘해서 그녀는 독일어는 이제 별 문제없는 줄 알고 부러웠습니다. (그렇다고 그녀처럼 “라인댄스”를 추느라 밖으로 나가 돌아다닐 생각은 없었지만 말이죠.)

 

그녀가 독일어 때문에 울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그녀도 나와 다를 거 없는 여전히 독일어 딸리는 외국인 아낙이고, 전과는 또 다른 친근감이 느껴집니다.

 

우리는 근무 중에 가끔 마주치는 서로 다른 병동에 근무하는 직원이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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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4.2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