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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올해는 외로울 남편의 생일

by 프라우지니 2018.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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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이 글을 읽으시는 오늘은 제 남편 생일입니다.

그리고 저는 한국에 도착하는 날이네요.

 

(네, 여러분은 한동안 제가 예약으로 올려놓은 글들을 읽으시게 됩니다.^^)

 

몇 년 전 뉴질랜드에서 보낸 남편의 생일 때는.. 타국에서 마눌도 없이 혼자 생일을 보내는 것이 싫었던 남편의 조치 덕에 마눌이 출국을 3주나 미루고, 남편의 생일날 엄청나게 큰 바나나 케잌을 했었죠.

 

 

그렇게 혼자 보내는 생일을 싫어하는 남편인데..

올해는 남편이 외로운 생일을 보낼 거 같아서 마눌은 아주 많이 미안합니다.

 

남편의 생일을 이렇게 교묘하게 피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는데..

4월 첫째 주가 부활절 휴가 기간인지라, 이때 일을 해야 했습니다.

 

3주씩이나 자리를 비워야 하니 휴가 기간에는 일을 해야 할 거 같아서,

첫 주는 눈치껏 일을 했고,한국행 항공권을 알아보고 출국 일을 잡다보니,

본의 아니게 남편 생일 전날 출국을 하게 됐네요.^^;

 

남편은 생일날 아침인데 혼자 일어나서 아침 챙겨먹고 간식도 챙겨서 출근을 해야 하는 지라, 조금은 안쓰러운 생일이 될 거 같아 생일 날 아침에 풀어볼 “생일 선물”이라도 하나  장만 해 놓고 가려고 했었지만, 남편의 성격이 뭘 갖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성격이 아닌지라..

 

남편 생일 즈음에 하는 부부의 대화는 항상 같습니다.

 

“선물 뭐 해 줄까?”

“주방이나 깨끗하게 치워!”

 

마눌이 조금 어지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생일선물로 이걸 요구하는 건 무리가 있죠.

절대 들어 줄 수 없는 희망사항이니 말이죠.^^;

 

주방은 마눌이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는 아지트인지라, 식탁 위에는 노트북이 있고,

지금은 임시로 사는 시누이집인지라, 수납공간이 터무니없이 부족해서 식탁옆 의자위로 여러 가지 물품이 있고, 그 옆으로는 가방 몇 개가 있습니다.

 

아무리 긍정적인 시선으로 보려고 해도, 조금 너저분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주방에 있는 모든 것을 옮겨 놓을만한 공간이 없는 것도 사실이죠.^^;

 

올해는 마눌이 거의 한 달간 자리를 비우는지라,

주방에 너저분한 마눌 물건은 다 치우고 갈 예정이죠.

 

마눌이 없을 때 시누이가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니 다 치워놓고 가야죠.

 

올해도 남편이 바라는 생일선물 언제나처럼 동일합니다.

"주방이나 깨끗하게 치워!“

 

다른 해에는 절대 들어 줄 수 없는 생일선물인데 올해는 가능합니다.^^

 

“걱정 마, 올해는 당신이 정말로 깨끗한 주방을 선물로 받을 수 있을 거야.

거의 4주정도 자리를 비워야 하니 가기 전에 다 치우고 갈 예정이거든.^^”

“.....”

 

이런 식으로 “주방이나 치워”해 놓고는..

생일에 마눌이 아무것도 안 내밀면 섭섭한 마음을 드러냅니다.

 

“남편 생일인데...”

 

뭘 갖고 싶다는 이야기도 안 해 놓고, 마눌이 선물 안 준다고 툴툴거리죠.

남편 생일선물도 안주는 마눌 이라고 말이죠.

 

“한국서 생일 선물 사다줄까?”

“가서 김치 가져오게? 싫어!”

 

나중에 주는 선물은 싫다는 표현을 하니, 가기 전에 뭔가를 사야하는데..

쇼핑몰을 한번 돌아봐야겠습니다. 남편에게 사줄만한 물건을 찾을 수 있으려는지.^^;

 

비싼 물건을 주문해서 마눌의 쌈짓돈이 거덜 나는 한이 있더라도 마눌에게 당당하게 “XX가 갖고 싶다.”고 말해서 마눌이 속 편하게 선물을 준비 할 수 있는 남편의 생일이었음 좋겠습니다.^^

 

남편의 생일선물 축가는 한국에서 동영상으로 보내줘야겠습니다.

마눌을 한국에 보내놓고 외로운 생일을 보낼 남편에게 무한한 사랑을 담아서 말이죠.^^

 

올해는 부모님이 옆에 사시니 남편이 조금 덜 외로울 것도 같지만,

짝꿍인 마눌이 함께 해주지 못해서 많이 미안한 남편의 생일이 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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