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공동묘지는 도시에서 멀리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방문 하는 것이 전부이죠.

 

돌아가신 분의 생신이나, 돌아가신 날 혹은 구정이나 추석중 한두 번 가죠.

바쁘게 사는 현대인에게 산소방문은 정말 날을 잡아야만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세계적인 관광지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호수, 할슈타트.

 

이곳은 어디를 찍어도 다 풍경사진이 되는 곳입니다.

공동묘지 마저도 말이죠.

 

이 마을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놀라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마을 중간, 성당 옆에 자리하고 있는 예쁘게 단장한 공동묘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나라는 봉긋한 산소들이 모여 있는 것이 공동묘지이고, 분위기마저 우중충.

죽은 귀신들이 모여 살 거 같아서 겁도 약간 나는 곳이 묘지이지 인데 말이죠.

 

 

 

할슈타트의 공동묘지에서는 호수도 잘 보이는지라 그런 생각도 했었습니다.

 

“여기에 계신 분들은 매일 호수를 볼 수 있어서 참 평안하시겠다!”

 

우리나라는 헐벗은 산에 둥그런 묘지들이 모여 있는 것이 공동묘지인데, 이곳은 호수가 보이는 명당자리, 각각의 이름표 아래 예쁘장한 미니 정원들도 가지고 있는 묘지들입니다.

 

유명한 관광지의 묘지만 이렇게 마을의 한복판에 있고, 예쁘게 꾸며진 것은 아닙니다.

 

 

 

내가 출퇴근할 때 지나다니는 길.

도로 옆, 주택가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공동묘지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같으면 공동묘지 옆의 주택은 사람들이 꺼려하는 위치이지만,

이곳은 괜찮은 모양입니다.

하긴 공동묘지 옆이어도 월세만 싸면 환영일수 있네요.^^

 

이곳을 오가면서 보면 공동묘지는 매일 사람들이 드나듭니다.

 

묘지 안에는 물통들도 걸려있어서 사람들이 매일 자신들의 친인척묘지에 물을 주기도 하고,

저녁에 묘지 앞에 초가 켜져 있는 걸 봐서는 누군가 방문했었다는 이야기죠.

 

내 부모 혹은 내 배우자가 묻힌 묘지가 마을에서 멀면 찾아가기 힘이 들지만,

묘지나 마을 안에 있으면 매일 찾아갈 수 있는 위치죠.

 

제 시아버지도 시간이 나실 때마다 시조부모님의 산소를 가십니다.

 

잡초도 뽑으시고, 봄이 되면 꽃도 갖다가 심으시고,

초겨울에는 묘지에 있는 나무들을 집으로 가지고 오시기도 하십니다.

추운 겨울동안은 따뜻한 실내에 보관 해 뒀다가 봄에 심으시려고 말이죠.

 

시시때때로 자전거를 타고 산책삼아서 다니실 수 있는 건 가까운 거리 때문이겠지요.

 



묘지가 가까이 있어서인지 아님 이곳의 문화가 그래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곳에서는 묘지용품도 흔하게 살 수 있습니다.

 

어느 슈퍼를 가도 묘지용 초를 살 수 있죠.

가격도 크기도 사양한 초들이 있는지라 고르는 재미도 쏠쏠할 거 같습니다.

 

이곳은 산소를 갈 때 음식은 해가지 않지만, 양초나 꽃은 사가지고 갑니다.

 

죽은 영혼이 먹지는 않아도 꽃을 보러, 켜놓은 초를 보고 찾아오는 걸까요?

 

 

 

저렴한 것은 저렴한 대로 심플한 통에 초가 담겨있고,

가격이 있으면 있는 대로 디자인이나 사진이 프린트 되어 있는 통에 담겨있습니다.

 

각자의 수준에 맞고, 가격에 맞게 고를 수 있는 거죠.

이건 일반 양초의 곱으로 가격이 비싼 만큼 더 크고, 더 예쁜 병에 담겨있네요.

 

 

 

귀찮은 사람들을 위해서 3일까지 가는 초도 있습니다.

 

한번 초를 밝히면 3일까지 가니, 3일에 한 번씩 묘지를 방문하는 사람에게는 딱입니다.

 

하긴 한번 켜면 7일씩이나 가는 커다란 대형초도 있다고 하니,

3일이면 나름 짧은 기간이기는 하네요.

 



항상 있는 양초들이지만,

특정 기간에는 초들의 모양이나 용량이 다양한 제품들이 나옵니다.

 

보통 때도 가는 묘지 방문이지만, 특정기간에는 평소에 안 가던 사람들이 작정하고 가는지라, 이때는 양초시장도 대목을 보는 시즌이죠.

 

 

 

시어머니 생신 때문에 갔던 꽃집에서 본 묘지용 양초입니다.

 

일반 슈퍼에서 파는 양초보다 더 고급스럽고 다양한 사진들이 있는 대신에, 가격도 레벨이 다르지만, 슈퍼에서 양초를 사는 사람들과는 (경제)수준이 다른 사람들이니 각자 주머니 사정에 맞춰서 양초를 사는 곳도 다르겠지요.

 

우리나라는 묘지로 산책 가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사실 묘지에 가면 죽은 영혼들이 따라 올까봐 살짝 겁도 나죠.

 

전에 그라츠에 살 때는 지름길이 공동묘지를 질러가는 길인지라,

자전거를 타고 묘지를 질러 달리면서 괜히 쫄아서 찬송가를 불어댔었습니다.

 

혹시나 이상한 영혼들이 따라 올까봐 싶어서 말이죠.^^;

 

이곳에서는 공동묘지로 산책을 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묘지 내부를 공원처럼 크고 조성 또한 잘해놓은지라, 공원이라고 해도 무리는 없습니다.

 

죽은 영혼들이 떠 다니기는 해도 말이죠.^^;

 

유럽의 골동묘지는 우리나라처럼 주택지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사는 마을 중간에 자리하고 있어서 매일 오가면서 들릴 수 있고,

산책도 가능한 기능까지 있는지라, 우리와는 다른 묘지에 대한 개념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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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4.1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