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요양원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일을 합니다.

 

일단 주 40시간 일을 하는 정직원들이 있고,

그 외 주 20시간, 25시간 혹은 30시간 시간제 일을 하는 직원들도 있고,

 

군대 대신에 요양원에서 일을 하는 사회복무요원들도 있고,

그 외 방학 때면 짧은 알바를 나오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위에 나열된 사람들은 금액에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요양원(이 속한 기관)에서 월급을 받는 직원들이죠.

 

요양원에서는 정식 월급이 나가는 직원 말고도 일하는 직원들이 또 있습니다.

 

여러 종류의 실습생과 또 다른 종류의 사회봉사를 하러오는 사람들.

 

저도 2년 동안 우리 요양원에서 “실습생”으로 일을 했었죠.

한 달에 주 20시간 일을 하면서 요양원에서 받았던 돈은 한 달에 200유로였습니다.

 

원래 주 20시간이면 한 달에 900유로 이상의 월급이 지급되어야 했지만, “실습생”이라는 꼬리표를 달아놓고는 “가르친다”는 명목으로 월급이 아닌 보조금이 주어졌었습니다.

 

유럽의 직업의 세계에 존재하는 “견습생(기성세대는 일본어 ”시다“가 더 이해가 빠르죠^^)”

 

대부분의 기능직은 3년 동안 견습생으로 일을 하면서 기술도 배우고, 일도 하지만 월급은 기존직원이 받는 금액의 반의반도 못 받습니다.

 

제가 한 2년간의 “실습생”생활도 이와 같은 맥락이죠.

 

우리 병동 근무자 현황판.

 

우리요양원에 근무하는 직원/실습생들은 다 요양원 유니폼을 입고 일을 하는데..

가끔 유니폼이 아닌 사복을 입고 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명“사회봉사”를 하러 오는 사람들이죠.

쉽게 말하면 범죄자라는 이야기입니다.

 

사회봉사 명령이 떨어졌으니 일을 하러 온 거죠.

 

저는 “벌금” 대신에 몸으로 때우느라 오는 사람들 인줄 알았었는데..“벌금은 이미 납부했고, 정해진 시간만큼 사회봉사를 하지 않으면 교도소에 가야한다.”고 합니다.

 

사회봉사를 하러 온 이 사람들이 어떤 범죄를 저지르고 우리 요양원에 오는지는 잘 모릅니다.

 

요양원 일이라는 것이 하루 종일 바쁜지라 서로 마주서서 이야기할 시간도 별로 없고,

“넌 어떤 범죄를 저질러서 여기까지 온 거야?”라고 묻기고 참 거시기 한지라 묻지 않죠.

 

사실 범죄라고 해도 요양원에 사회봉사를 오는 사람들은 그렇게 나쁜 죄질은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요양원은 직원을 채용할 때도 “범죄증명서”까지 제출해야하는 곳이니 말이죠.

 

우리요양원에 못 보던 남자가 하나 등장했습니다.

큰 키에 “휴고보스”청바지 까지 챙겨 입고 오는걸 봐서는 패션에 꽤 신경 쓰는 인간형인디..

사복을 입고 일하는걸 보니 내가 생각하는 그 “범죄자”인거죠.

 

그를 처음 본 것이 벌써 3주가 넘었네요.

 

주중에는 본인이 일을 하는지라 주말에만 요양원에 일하러 온다는 그.

처음에는 같이 일하면서도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요양원 일이라는 것이 하루 종일 바쁜지라 서로 잡담할 시간은 별로 없거든요.

 

저는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요양원 근무라는 것이 일을 안 하려고 눈을 감으면 일할 것이 안 보이지만,

굳이 일을 찾지 않아도 일이라는 것은 항상 도처에 있으니 말이죠.

 

처음에는 첫 주는 2층에 근무하러 오는 그와 같이 하루 종일 근무를 했습니다.

그는 틈틈이 내게 와서 나의 사생활을 자꾸 물어왔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저는 못사는 나라 출신이라고 생각했었고 말이죠.

 

대충 그가 물어오는지라 아주 짧게만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는 한국에서 왔고, 남편이 오스트리아 사람인지라 이곳에 살고 있고, 결혼 10년차 유부녀”

내가 알고 있는 그는 “사회봉사를 하러온 범죄자”인지라 웬만하면 거리를 유지하려고 하는데..

그는 자꾸만 나에게 옵니다. “예쁘다.”라는 말도 시시때때로 하고.

 

설마 사회봉사 하러온 요양원에서 결혼 10년차 유부녀를 꾀려고 하는 행동은 아니겠죠?

요양원 어르신들께도 “이 직원 예쁘죠?”하면서 저의 외모에 대해서 칭찬을 합니다.

사실 40대 후반의 아낙이 예뻐봤자 얼마나 예쁘겠습니까? 다 제 눈이 안경인거죠.

 

첫 주는 2층에 같이 근무한지라 오며가며 그와 부딪히고, 그가 시시때때로 물어오는 질문에 대답을 해줬었는데.. 둘째 주는 제가 1층 근무에 걸린지라 그와 부딪힐 일이 없다고 안심했었습니다.

 

그. 런. 데.

 

2층에서 근무해야할 그는 시시때때로 1층에 혼자 근무하는 나를 찾아서 내려왔습니다.

 

12명의 어르신들을 혼자 관리해야하는 1층 근무가 아직 1년차 직원인 나에게는 참 버거운 근무지만 그렇다고 하임힐페(도우미)일을 하러 온 그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은 없는데..

 

"내가 뭐 도와줄 일 있어?“

 

도우미가 도와줄 일은 많지 않는데, 뭘 도와주겠다고 자꾸 찾아오는 것인지..^^;

 

너무 자주 찾아오는 그가 너무 부담이 된지라,

주말 근무가 끝난 다음에야 남편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남편, 우리 요양원에 사회봉사 하러온 남자가 하나 있거든.

근데 무슨 범죄를 저질렀는지는 모르겠어.

 

근디.. 그 사람이 자꾸 나한테 와서 개인적인 것을 묻고, 도와주겠다고 자꾸 따라다녀.”

 

마눌이 쫑알거리는 이야기는 항상 흘러듣는 남편인데, 이번에는 바로 반응합니다.

 

“그 사람이 왜 당신한테 그래?”

“몰라, 난 결혼 10년차 유부녀고 한국 사람이란 거는 이야기 했는데..”

“그런 이야기를 왜 해?”

“그럼 묻는데 이야기 하지 씹남?”

“개인적인 것은 물어도 대답하지 말고 그냥 무시해!”

“범죄자 앙심사서 어떡하려고? 대충 적당히 넘기는 것이 좋지.”

“자꾸 그러면 사무실에 가서 이야기를 해!”

“뭘 이야기를 해? 근무 바꿔달라고?”

“....”

 

남편이 이렇게 반응하지 않아도 사실 저도 무섭습니다.

그가 내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물어볼까봐 말이죠.

 

이번 주말에 또 근무가 걸렸는데..

그가 일하는 2층 근무가 토, 일요일 양일간 걸려있는데..

 

그는 이번 주말에도 또 나타나려는지.

내가 근무하지 않는 지난 주말을 끝으로 그의 “사회봉사 이행시간”은 끝이 났으면 좋으련만..

 

이번 주에 또 그를 만날까봐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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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2.19 00:30

 

제가 지금 근무하는 직장은 동료들이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직장 전체로 따지면 직원이 백명은 되는 거 같은데, 우리 병동에 근무하는 직원만 40여명 됩니다.

친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저는 거의 모든 직원과 함께 근무를 합니다.

 

대부분의 여자들이고 남자직원도 15%정도는 되네요.

 

동료직원이 많으니 생각하지 못한 지출이 꽤 됩니다.

이것도 정직원이 되고나니 나타나는 부작용 중에 하나입니다.

 

 

 

우리 병동에 라오스출신 간호사가 둘째아이를 낳고 몸조리 중일 때 전직원이 돈을 거둬서 선물을 했었고, 그 외 젋은 남자간호사들이 아이들을 쑥쑥 낳은지라 선물로 나가는 돈이 꽤 됩니다.

 

직원 생일중에도30,40, 50,60같이 딱 떨어지는 생일 때는..

전 직원이 돈을 거둬서 선물로 주는거 같습니다.

 

꼭 선물을 하라고 강조는 하지 않지만, 선물()을 낸 사람만이 카드 안에 이름을 써넣을수가 있는지라 누가 돈을 냈는지 안 냈는지는 바로 확인이 가능하죠.

 

문제는 나랑 친한 직원 같은 경우야 10유로 정도는 마음 편하게 낼 수 있지만, 나랑 친하지도 않는 직원의 생일까지 10유로 내려면 사실 마음이 조금 그렇습니다.

마음도 안 가는데 돈을 내야하니 말이죠.

 

말로야 이렇습니다.

 

부담이 되면 안 내도 되고, 금액도 마음이야,

더 내고 싶으면 더 내고 덜내고 싶으면 5유로도 괜찮고!

 

하지만 내가 체감하는 이 선물()의 실체는..

 

친하고 안 친하고는 떠나서 일단은 선물(돈)을 줘야하고,

최하는 10유로, 더 친하면 더 내도 좋고!

 

우리 병동에 나랑 근무하는 직원은 40여명이지만, 우리 병동에 청소부들, 거기에 관리직원까지 따지면 내가 선물을 줘야하는 인간들은 더 늘어납니다.

 

내가 이 사람 생일이라고, 저 사람 아이 낳았다고, 이러 저러한 이유로 퍼준 돈들은 내 생일이라고 챙겨 받지도 못하고, 난 아이를 낳을 일도 없는지라 아이 뭐라고 받을 일도 절대 없습니다.^^;

 

지금까지 동료라고 해도 이렇게 단체로 선물을 줘야하는 의무는 없었는데..

강제 아닌 반강제 선물이 주 20시간 일해서 푼돈버는 저에게는 때때로 부담이 됩니다.^^;

 

요즘 내 지출비 중에 선불비용으로 나가는 돈이 꽤 됩니다.

 

주고 싶지 않다고 안 주는 건 그렇고, 어차피 줘야 하는 돈이라면 기분좋게 주려고 노력을 해야겠고, 친한 사람은 부담없이 줄 수 있으니 주고서 아깝다는 생각을 안 들게 하려면 모두와 친해지도록 노력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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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2.15 00:30

 

제가 정직원으로 일하고 처음 맞는 크리스마스 파티입니다.

 

2년간 실습생일 때는 전혀 몰랐었는데, 정직원이 되니 이런 행사에 동원이 됩니다.

 

 

 

이날 근무가 있는 직원 외에 모든 직원이 이날 행사를 위해 오후에 출근을 해야 했죠.

 

이날 근무가 아닌데 행사 때문에 출근한 직원들은 각자 1,2,3층으로 위치가 정해졌습니다.

전 2층인지라, 2층 어르신들을 모시고 행사장에 가야했습니다.

 

 

 

우리 요양원은 두 병동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오늘은 우리 병동의 크리스마스 파티입니다.

 

두 병동을 다 합치면 100여분이 넘는지라, 그 분들을 다 모시고 파티를 하기에는 행사장이 조금 작은지라, 우리 병동의 어르신들 50여분과 그분들의 가족들이 초대가 됐습니다.

 

어르신들에게는 공짜인 저녁이지만,

초대된 가족들은 음료가 포함된 저녁에 14유로를 내야합니다.

 

물론 저녁을 안 드시면다면 돈은 안내셔도 상관이 없지만, 남들 다 먹는데 안 먹기는 쫌 그렇죠?

 

오늘의 행사에 요양원이 소속된 시의 시장님이 초대가 되었고,

이날 흥거움을 더해줄 연예인대신에 지역 유치원생들이 출동했습니다.

 

오후 3시에 시작된 행사는 저녁까지 먹고 대충 6시 무렵에 종료가 됐습니다.

 

이날 근무하는 직원들이 병동내 어르신들을 다 행사장에 모시고 가는 것이 버거운지라,

오후에 행사 때문에 출근한 직원들이 그 임무를 맡았던 거죠.

 

어르신들 옷 갈아입혀서 행사장에 모시고 가서 저녁을 드리고,

다시 방으로 모셔가서 잠옷을 갈아입혀서 침대에 눕혀드리는 것까지!

 

대부분은 휠체어를 이용하셔야 조금 먼 거리까지 이동이 가능하시고,

걸어 다니시는 분들은 아주 천천히 옆에서 보조를 맞춰서 함께 걸어야 합니다.

 

혹시 다리에 힘이 풀려서 옆으로 넘어지실 수도 있는 지라,

옆에서 함께 걸으며 잘 살펴야 하거든요.

 

 

 

제가 정직원이 되면서 받았던 5벌의 유니폼과 한 벌의 파란색 폴로셔츠.

이 파란셔츠를 오늘 처음 입었습니다.

 

파란셔츠는 오늘 같은 행사가 있을 때 직원들이 함께 입는 용도로 쓰이거든요.

행사에 어르신을 모시고 가기 전에 잠시 모인 직원들과 인증 샷을 날리고 있습니다.

 

저 뒤에 털보는 아직 20대 후반인 간호사입니다.

이미 2~30년씩 근무한 직원과는 다른 나와 비슷한 시기에 우리 요양원에 온 친구죠.

 

같은 실습생으로 만나서 나는 직업교육을 마치고..

지금은 저는 요양보호사로 저 친구는 간호사로 근무를 하고 있죠.^^

 

내가 실습생 일 때부터 날 봐온 직원 소냐와 안드레아.

다른 직원들보다 날 더 잘 알고, 내 질문에 나름 현명한 대답을 해주는 직원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직원이란 이야기죠.^^

 

 

 

행사에 초대된 지역 유치원생들의 공연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치원에서 하는 행사라고 해도 모두 옷 맞춰 입고 선생님은 무대 아래서 아이들일 마주보고 율동을 해서 아이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게 하는데..

 

여기는 특이하게 선생님도 모두 무대에 올라갑니다.

관중들이 보고 싶은 건 아이들의 율동인데, 다 큰 성인은 왜 아이들 옆에서 그러는 것인지...^^;

 

노래도 율동도 선생님이 옆에 서서 하니,

아이들이 곁눈으로 흘깃거리면서 선생님의 율동을 훔쳐봅니다.

 

여기는 선생님이 무대아래서 아이들을 마주보고 율동을 해야 아이들이 쉽게 따라한다는 걸,

잘 모르는 모양입니다.^^;

 

무대 위에 올라간 아이들이 노래가 율동이 끝나면 무대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쉬는 시간에도 내내 무대 위에 서있거나 앉아있어야 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참 지루한 한 시간이었지 싶습니다

 

앞에서 시장이 나와서 축사를 하고, 요양원 원장이 나와서 이야기를 하는데,

아이들은 왜 계속 무대 위에 그렇게 세워놓는 것인지..

 

아마도 행사에 관한 노하우가 많이 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유치원 행사도 완전 폼 나게 하는데 말이죠.^^

 

 

 

아이들이 왜 제각각 다른 옷을 입고 왔는지 궁금했었는데..

연극을 할 때야 이해가 됐습니다.

 

아이들은 아기예수가 태어난 그 날을 연극하고 있었습니다.

 

마리아와 요셉이 한 여관을 문을 두드려서 숙박이 가능하지는 묻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에서 전부 웃었습니다.

 

유치원생 마리아와 요셉이 아기 인형을 안고 부모 흉내를 냅니다.

아직 엄마 젖에 시시때때로 찾을 나이의 아이들이 마리아와 요셉이 되어서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것이.. 아무리 인형이라고 하지만, 아기를 안고 있는 여자아이의 얼굴표정이 너무 리얼할지라.

웃을 수밖에 없었죠.^^

 

그렇게 보고, 먹고, 마시고, 즐기는 크리스마스 파티가 끝났습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하셨던 어르신들도 만족스러운 시간이셨다고 합니다.

 

별일이 없이 제가 이 요양원에 계속 근무를 한다면 내년에도 이런 행사를 볼 수 있겠죠?

하지만 매년 같은 레퍼토리는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양원에서 하는 행사는 매년 같은 내용인지라 지루해지기도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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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7.12.28 00:30

 

한국은 모르겠지만, 오스트리아의 의료인(저도 간호조무사 자격증이 있는 의료인^^)들은 법적으로 환자나 보호자로부터 선물()을 받을 수 없습니다.

 

환자나 보호자가 감사를 표현하고 싶다면?

커피 한잔이나 초콜릿 한 두 상자까지만 허용이 됩니다.

아주 저렴한 가격 선으로 제한을 한다는 이야기죠.

 

사실 법적으로 제재를 한다고 해도 실제로는 줄 사람은 주고, 받을 사람은 받죠.

 

제가 병원에서 실습을 하는 동안에도 환자들이나 보호자들이 끊임없이 퇴원하면서 고맙다고 팁을 주고, 저는 그걸 받아서 열심히 병동 사무실에 가지고 갔었답니다. 팁을 사양해도 자꾸 권하면 그냥 받으라는 것이 병동의 지침이었고, 그렇게 모은 돈들은 병동직원들의 간식(, 치즈 같은)을 사는데 사용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요양원에서도 가끔 어르신들의 보호자가 초콜릿, 케잌같은걸 들고 오기도 하고, 가끔은 제법 목돈(50유로?)을 주는 경우도 있는 거 같았습니다. 그럴 때면 우리병동 책임자가 우리들의 간식시간에 먹으라고 빵을 사오곤 했었습니다.

 

이 빵은 XX어르신의 딸이 50유로 준걸로 샀어.

 

이런 식으로 멘트를 날리는지라 법적으로는 받을 수 없는 선물이지만 실제로는 받는걸 알았습니다. 한두 번 거절해도 자꾸 권하면 받았을 수도 있을 거라 그렇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저는 보호자들에게 선물을 받은 경우는 없었습니다.

가끔씩 어르신들에게 초콜릿 한두 개, 사탕 한두 개 혹은 과일을 받은 경우는 있지만 말이죠.

 

그랬었는데 제가 어르신의 보호자한테서 선물을 받았습니다.^^

받으면 안 되는 선물인데 왜 받았냐구요?

 

아주 작은 선물이었거든요.^^

 

가끔 직원들이 간식을 먹는 사무실에 보호자들로부터 받은 초콜릿 박스들이 있는 건 많이 봐왔고전 직원들이 먹을 수 있는 선물이라는 것도 알았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받은 건 처음입니다.^^

 

 

 

바쁘게 일하러 왔다 갔다 하는 나를 부르시는 분이 계십니다.

 

지니~

, 뭐 필요하신 거 있으세요?

아니, 이거 당신한테 우리가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 이예요.

아이고, 감사합니다. 이건 직원들이랑 같이 나눠먹을께요.

아니야, 이건 지니한테 우리가 개인적으로 주는 거야.

저에게요? 감사합니다.

 

이렇게 저에게 체리 초콜릿 두박스를 주십니다.

 

초콜릿 안에 체리, 그 안에 위스키 같은 알코올이 들어있는지라 저는 먹지 않지만..

이걸 가져가면 완전 좋아라할 남편을 생각해서 잘 챙겨서 왔습니다.

 

나중에 보니 두 어르신이 고맙다고 생각하는 직원들 개개인한테 초콜릿을 주신 듯 했습니다.

누구는 두 박스, 조금 덜 예쁜 사람은 한 박스.

 

직원들에게 초콜릿을 이렇게 챙겨주신 두 분은 우리 요양원에 매일 오시는 분이십니다.

 

이 두 분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649

자식보다 나은 존재

 

처음에는 참 대단한 분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식도 매일 오는 것이 힘이 든데, 동생부부가 언니를 찾아서 매일 오다니..

 

그러다가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두 분은 매일 저녁을 먹는 시간 (호수 5) 쯤에 오십니다.

 

딱 저녁 먹을 시간에 오시니 저녁을 배분하고 남는 음식이 있는 경우는 두 분께 권합니다.

 

보통의 오스트리아 사람이라면 권해도 사양하는 것이 보통인데,

부부동반해서 오셔서는 남편 분은 항상 저녁을 드십니다.

 

~ 저분들은 여기에 저녁을 드시러 오시나부다..

 

나중에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오셨다고 해서 우리 요양원에 머무시는 마이어 할머니랑 이야기를 도란도란 마주 앉아서 말씀을 나누시는 것도 아니고, 딱 저녁시간에 오셔서 저녁을 드시고, 30분 지나면 다시 가시거든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분들을 대하는 직원의 태도도 두부류로 나뉩니다.

 

첫 번째 부류는..

저 인간들은 여기에 저녁 먹으러 오는 거야.

 

이런 부류들은 음식이 남아도 두 분께 권하지도 않습니다.

 

어찌 보면 대놓고 거지 취급하는 듯 하고, 음식이 남아서 버려도 두 분께는 주지 않습니다.

 

두 번째 부류는..

어차피 남는 음식이니 권해서 드시겠다고 하면 드려라!

 

이런 부류는 음식을 배분하고 남으면 두 분께 권합니다.

 

실습생일 때부터 봐왔던 두 상황인지라 직원들에게 물어봤었습니다.

나는 두 분께 음식을 들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실습생인 때는 마음대로 나설 수가 없었거든요.

 

배분하는 직원이 첫 번째 부류면 그날 두 분은 저녁을 드시지 못하고 가셔야하고,

배분하는 직원이 두 번째 부류면 그날 두 분은 뭔가를 드실 수 있습니다.

 

음식이 남으면 두 분께 줘도 좋다는 병동책임자의 승인이 있었다고 했었지만.. 음식을 배분하는 직원 맘대로 인지라, 두 분은 음식을 드시는 날도 있고 못 드시는 날도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날은 딴사람이 배분해도 배분이 끝나고 음식이 남으면 항상 두 분께 묻습니다.

두 분뿐 아니라 그 시간에 어르신들을 찾아온 보호자들께도 묻습니다.

 

오늘 저녁은 햄과 빵, 혹은 밀크라이스(우유, 설탕 넣고 끓인 죽) 어떤 거 드실래요?

 

마이어 할머니의 동생분 부부는 음식을 권하면 항상 드시고,

다른 보호자들 같은 경우는 드실 때도 있고, 안 드실 때도 있지만,

안 드셔도 권해서 고맙다는 인사는 하십니다.

 

남으면 어차피 주방으로 내려가서 하룻밤 있다가 다음날 버려질 음식들.

(모르죠, 다음날 다시 재활용한다고 어디로 가져가는지...)

 

음식이 따듯하고, 신선한 상태일 때 나눠먹으면 좋은 거죠.

내 음식은 아니지만 내 마음대로 선심을 쓰면서 기분도 좋아지거든요.^^

 

이렇게 매일 저녁을 드시러 오셨던 두 분이 크리스마스라고 초콜릿을 가지고 오셔서 나눠주셨습니다. 일 년 동안 고마웠다는 인사를 하시고 싶으셨던 모양입니다.

 

두 분께 저녁을 권하지 않는 직원들에게는 초콜릿 한 박스 혹은 아무것도 주시기 않으셨을 거 같고, 나처럼 두 분께 저녁을 자주 권한 직원들에게는 초콜릿 두 박스씩을 나눠주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30여명이 넘는 직원들 일일이 챙기시려면 아무리 상표 없는 싸구려 초콜릿이라고 해도 꽤 많은 지출을 하셔야 했을 텐데, 두 분은 이렇게 작은 초콜릿으로 두 분의 마음을 전해오셨습니다.

 

음식이 많이 남았을 때야 두 분께 마음 편히 드렸지만, 음식이 부족할 때는 (두 분께 드릴 것이 없는지라)두 분이 오신 것이 괜히 짜증이 나는 날도 있었고, 그런 마음을 드러낸 적도 있었을 텐데..

 

두 분은 그저 감사하다고 이렇게 선물을 주십니다.

사양해도 두 손에 쥐어주시는지라 들고 올 수밖에 없었던 초콜릿 두상자.

 

앞으로 1년을 잘 부탁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래야 죄송한 마음을 다스릴수가 있을거 같아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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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7.12.27 00:30

 

우리나라에 “발 관리”라는 것이 20년도 훨씬 넘었습니다. “발 관리”라는 새로운 문물(?)을 들여온 분이 지금은 이 분야에서 국내정상의 교수님이 되어계시죠.

 

저도 자원 봉사할 요량으로 “발 관리”배우러 다녔었고,

실제로 거기서 배우 것은 발마사지였습니다.

 

“발 관리=발 마사지“

 

지금까지 이렇게 생각하면서 살았습니다.

제가 실제로 요양원에서 어르신들의 발을 “관리”를 하는 사람들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죠.

 

 

인터넷에서 캡처

 

인터넷에 발 관리에 해당하는 독일어 “Fusspflege 푸스플레게“를 치면 이런 사진들이 나옵니다.

 

여기에 나오는 다 예쁜 발들입니다.

 

독일서는 이런 발들만 관리를 오는 것인지..

발 관리가 독일에서 왔다고 하니..

독일 사람들은 발 관리를 따로 받으러 비싼 돈을 들이나 보다 했었습니다.

 

 

http://bookdb.co.kr/bdb/PersonDictionary.do?_method=writerDetail&prsnNo=24587392

위 사이트에서 캡처했습니다.

 

우리나라에 “발 관리”를 처음 소개한, 지금은 유명인이 된 분이 낸 책의 제목도 다 “발 마사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이런 책만 보고 있자면 ‘발관리=발마사지‘인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내가 실제로 보는 “발관리”에 마사지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그냥 단순히 발톱을 깎는 수준이죠.

 

우리 요양원에 계신 어르신들은 보통 1주일에 1~2번 샤워 혹은 목욕서비스를 받으십니다.

 

목욕을 시켜드릴 때 손톱은 직원이 깎아드리는데, 발톱은 불가능 합니다.

어떤 발톱인데 직원은 불가능 하냐구요?

 

 

http://footsolution.tistory.com/category/%EA%B4%80%EB%A6%AC%20%EC%A0%84%ED%9B%84%EC%82%AC%EC%A7%84?page=2

위의 사이트에서 캡처했습니다.

 

우리 요양원에 계신 대부분의 어르신의 발톱은 각종 질병을 가지고 계셔서 정상인 분의 거의 없습니다. 백인들은 나이가 들면 다 이렇게 발톱에 병이 드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요양원, 제가 지금까지 봐온 어르신들의 95%는 정상적인 발톱이 아닙니다.

 

그러니 보통의 손톱깎이로 깎는 것은 불가능하고, 깎을 때 발톱사이에 있는 균들도 조심해야하는지라 “아무나” 깎을 수 있는 그런 수준이 아닙니다.

 

그래서 발톱은 요양원 직원이 아닌 “전문 발관리사”가 와서 깎아 드려야 하고,

어르신들은 추가로 발생하는 요금을 내셔야 합니다.

 

어르신분중에는 “나는 발관리를 원하지 않는다.” 고 거절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발관리 서비스”를 받으시고, 발생된 요금은 어르신의 계좌에서 빠져나갑니다.

 

얼마 전 요양원에 오던 발관리 담당회사가 바뀌면서 19유로하던 요금이 갑자기 35유로로 뛰어서 어르신 몇 분이 “항의”를 하신다는 메모를 근무 중에 본적이 있습니다.

 

 

http://newsvn.tistory.com/303

위 사이트에서 캡처했습니다.

 

실제로 “발 관리사”는 마사지가 아닌 이런 깎기 힘든 발톱을 깎습니다.

 

두께가 1cm 이상으로, 발톱이라기보다는 거의 “화석”에 가깝게 두꺼운 발톱이죠.

이런 발톱은 깎을 때도 주의사항, 테크닉 등등등을 배우는데 2년이 시간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사실은 깍는다기 보다는 손톱을 갈아내야 합니다.

 

실제로 발관리는 이런 발톱이라 정상적으로 깍지 못하는 사람들인지라,

추가로 요금을 지불하면서도 꼭 해야 하는 것이죠.

 

인터넷에서 찾은 실제 “Fusspflege 푸스플레게=발관리”는 이런 곳에서 받습니다.

 

정상이 아닌 무좀 등의 질병이 있는 발톱인지라 깎아낼 때 기본적으로 마스크와 장갑은 필수입니다. 잘못했다가는 관리사의 손에 무좀이 걸릴 수도 있으니 말이죠.

 

내가 보는 “발관리“ 잘못하면 관리사에게 질병이 옮겨 올수도 있는 생각보다는 위험한 직업인데,

한국에서는 독일 사람들은 예쁜 발만 관리 받는 걸로 생각하시는 거 같아서 제가 보는 실체를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2년 동안의 교육 과정에서 발마사지도 배우겠지만, 실제로는 질병이 있는 발을 관리하고, 질병이 있어서 쉽게 깍지 못하는 발톱을 깎는 것이 실제로 제가 보는 “발관리사”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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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7.12.25 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