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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직원해고에 따른 아무도 모르는 뒷이야기

by 프라우지니 2018.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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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요양원에는 한두 달에 한 번씩 직원회의가 있습니다.

 

저녁 7시에 있는 이 회의는 휴가나 근무가 없는 모든 직원들이 참석을 하죠.

 

전에 "근무일지“를 대충 본지라 휘갈겨 쓴 글씨를 제대로 읽지 못해 한번 빼 먹은 다음부터는 엄청 신경 써서 확인하고 또 하면서 참석합니다.^^

 

직원회의는 요양원에 있었던 변화나 직원들이 일하면서 불편한 점이나 수정사항을 제안하기도 하고 요양원에서 우리에게 바라는 점들을 이야기 하는 공간이기도 하면서 요양원에서 해고한 직원에 대한 안내도 받습니다.

 

 

 

우리요양원 3층에 직원들의 추가 교육이나 회의를 할 때만 열리는 방.

 

최근에 우리 요양원에서 3명의 직원이 해고됐습니다.

 

우리 요양원에 근무하는 모든 직원은 계약제가 아닌 종신제인지라, 갑작스런 직원 해고는 극히 드문지라, 뭔가 큰 잘못을 했을 때만 일어난다는 것이 같이 일하는 경력 20~30년 된 선배 직원의 말입니다.

 

다른 병동에서 근무하는, 노조에도 관여된 직원이 하루아침에 잘렸다는 안내와 함께,

“절도”에 대한 이야기와 “경찰이 조사차” 요양원에 왔었다는 짤막한 이야기.

 

잘린 직원은 나도 얼굴을 알고 있는 직원인데..

대충 이야기를 종합 해 보면 요양원 어르신의 물건이나 돈에 손을 댔다는 이야기죠.

그것도 긴 기간을 두고 해 먹었던 모양입니다.

 

요양원에는 치매 어르신들이 많이 계신지라,

거의 매일 “내 방에서 돈이 없어졌어.”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래요?” 하면서 뭐가 없어졌는지 상세히 여쭤는 보지만,

사실이 아닐 경우가 대부분이죠. 애초에 없었는데, 없어졌다 하시니 말이죠.

 

내가 볼 때는 가진 것이 없으신 가난하고 불쌍하신 어르신인데,

뭐가 그리 가져갈 것이 많다고 챙겨간 것인지..

 

다른 병동에서 근무하는 내 학교 친구인 슈테피에게 물어보니 그녀도 모르고 있습니다.

 

“나도 몰라, 그냥 경찰이 왔었고, 절도가 있었고, 짤렸다. 그것뿐이야.”

“그건 나도 아는데..”

“직원들이 아무도 이야기를 안 해. 쉬쉬 한다니깐!”

 

뭘 그리 많이 가져갔길레, 바로 해고를 당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주시는 선물도 거절 해야 하는 법적규정을 받고 있는 직업군인지라,

뭘 주시겠다고 해도 항상 사양해야 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이거늘..

 

절도사건으로 해고된 직원이 다른 요양원에서 일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빨간 줄이 생기는 짓을 했는지,

아님 그냥 해고조치로 끝난 것인지는 요양원 원장님만 아시죠.

 

우리 요양원에서 1년차 실습생으로 있던 요양보호사 실습생,

페터도 잘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몸무게 120kg가 넘는 거대한 50대 아저씨가 열심히 공부하고 실습 하는가 했었는데..그 실습생을 데리고 일하는 직원이 볼 때는 영 싹수가 없는 직원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 모양입니다.

 

직원 한두 명의 의견이 아닌 그와 일했던 모든 (멘토)직원들의 의견이 다 그런지라,

요양원에서는 “실습생 자격 박탈”을 그가 다니는 학원에 알린 모양입니다.

 

실습할 요양원이 없다는 이야기인 즉은 “요양보호사”로서의 가망이 없다는 이야기이니..

학원에서도 정리조치가 됩니다.

 

시험에 3번 낙방하면 학원을 잃어버리니 더 이상 직업교육이 불가능하고,

실습요양원을 잃어버려도 노동청에서 지급되는 보조금은 없습니다.

 

공부 때문에 직업과정 중간에 탈락했던 외국인 아가씨가 우리요양원에 있었죠.

 

http://jinny1970.tistory.com/1932

안타까운 자동탈락,

 

“요양보호사 직업교육”을 받는 중에 노동청에서 받게 되는 보조금(800유로 상당) 학원과 실습요양원이 있을 때의 이야기죠.

 

앞으로 1년은 보조금없이 공부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대부분의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노동청의 보조금 때문에 마음에도 없는 직업교육을 받는 경우도 있는지라,

실습요양원을 잃어버리고도 계속해서 공부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우리병동에서 일하던 나보다 딱 한 살이 어렸던 독일인 슈테판도 잘렸다고 합니다.

 

며칠 전에도 봤었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직원간의 불화협”이 해고 이유라고 했습니다.

 

문제가 있음 근무시간에, 둘이서 대화를 하던가, 아님 병동 책임자와 셋이 마주앉아서 대화로 풀어야 하는데, 근무가 끝난 사적인 시간에 상대 직원에게 왓츠앱으로 계속 협박/추궁을 했던 모양입니다.

 

“뭔 일이 있었는데?”

“모르지.”

 

항상 이런 식입니다.

누구를 잘랐으면 정확하게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뒷이야기는 아무도 모르니..

 

며칠 전에 그와 근무를 할 때 그가 열 받은걸 봤었습니다.

 

흡연자실에 그가 새로 사다놓은 새 담배가 며칠 쉬고 근무를 나와 보니 거의 비어있더라는..

 

누군가 담배를 꺼내서 폈으면 “내가 한 대 피운다, 나중에 갚을 께!”는 쪽지라도 놔둘만 하구먼. 아무런 안내도 없이 거의 비어있는 담뱃값.

 

한 갑에 거의 5유로하는 내 담배를 누군가 이야기도 없이 갖다 피웠음 정말 열 받을 만 합니다. 남의 담배는 자기 돈이 아니니 “공짜”라고 생각하고 맘껏 갖다 피운 것인지..

 

같이 일하는 직원이라고 해도 참 매너는 꽝인 흡연자들입니다.

 

내 생각에는 “담배” 때문에 시작한 그의 열받음이 아닐까 싶은데..

 

모르죠, 평소에 일보다는 수다를 더 떨어대던(중년 남자임에도) 직원이여서 다른 직원들이 “힘께 일하기 힘든 직원”으로 찍혀서 짤린것인지..

 

직원을 해고할 때는 정당하고, 사람들이 납득할만한 이유를 알려줬음 싶은데..

앞으로도 이렇게 아무도 모르는 상태로 직원을 해고할 것인지..

 

저야 짤리기 전, 올 겨울이 오기 전에 그만 둘 예정인지라,

그만둘 때까지는 열심히 일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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