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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나는 몰랐던 외국인 차별이야기

by 프라우지니 2015.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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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직업교육을 시작하면서 전에 느끼지 못했던 외국인 차별을 조금 받았습니다. 알게 모르게도 당하고, 눈에 띄게도 당하고, 대놓고 무시도 당하고...

 

저는 제가 당하는 이런 차별들이 다 조금 딸리는 제 독일어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독일어만 완벽하다면 그들도 저를 친구로 인정 해 주고, 무시도 안 할 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참 순진한 저만의 생각이었죠!^^;

 

이쯤에서 잠깐 카리타스 학교의 우리 반 사람들을 한번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아래를 클릭하세요.^^

 

http://jinny1970.tistory.com/1635

외국인은 상관없는 사진 찍히는 위치

 

처음 20명이 출발한 우리 반 사람들!

1학기를 마치면서 2명이 탈락했습니다.

 

크로아티아 출신의 50을 바라보던 아낙이 “공부가 어렵다”고 중도포기를 했고, 외국인인 우리가 말 할 때마다 실실거리면서 비웃던 20대 후반의 청년도 공부가 어려웠는지 그만뒀습니다.

 

그 “실실거림” 때문에 절 열 받게 했었던 적이 있었던지라.. 눈에 가시 같은 인간이였지만,

어느 날부터 안 보이니 시원섭섭한걸 보니 나름 정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그 사연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590

마침내 알게 된 진실, 빨라지는 말

 

그리고 2학기에 들어서면서 우리 반 반장이던 30대 아낙이 팔 근육을 문제로 거의 포기상태인지라, 지금 남아있는 우리 반은 17명이고, 그중에 외국인은 7명입니다.

 

2명은 아프리카 출신의 아가씨이고, 크로아티아 출신의 30대 아낙에, 인도 아낙 그리고 한국출신의 제가 일단 독일어가 딸리는 “외국인들”이고,

 

그 외 보스니아와 세르비아에서 온 2세대로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서 이곳에서 교육을 받아 독일어를 모국어처럼 쓰는 외국인들이 있습니다.

 

우리 반에서 차별을 제일 심하게 느끼는 사람들은 2명의 흑인입니다. 인종차별도 피부색에 따라서 조금씩 강도가 다른지라, 아시아 사람인 황인종보다는 피부가 검은 흑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차별이 더 큽니다.

 

같은 외국인이라고 해도 엄청나게 수다스러운 크로아티아 아낙과 인도아낙은 오스트리아 아낙들과 수다도 떨어대고 같이 어울리려고 힘을 쓰는지라 겉으로 보기에 그들은 한패의 사람처럼 보이고, 차별을 받는 흑인도 한명이 아닌 2명인지라 나름 서로를 위로하면서 차별을 이겨내죠.

 

문제는 오스트리아 아낙들과 어울려서 그들의 끼려고 노력하는 아낙들이나 그들과 거리를 두고 지내는 아낙이나 우리들이 느끼는 “인종차별”은 말은 안 해도 진하게 느끼고 있죠.

 

이곳에서 태어난 2명의 2세대( 20대의 보스니아인과 세르비아인)들은 독일어가 딸려서 느끼는 “외국인 차별”은 못 느끼는 줄 알았었습니다.

최소한 그들은 독일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하니 말이죠.

 

며칠 전에 학교에 오는 언덕길을 교포 2세대인 세르비아 청년과 나란히 걸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에 그가 “우리 반 인종차별”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너는 오스트리아 국적이여서 차별 같은 건 못 느끼겠다!”

“그래도 오스트리아 사람은 아니잖아.”

“여기서 태어났고, 학교도 다녔고, 독일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하는데?”

“그래도 오스트리아 사람은 아니잖아.”

“너는 우리 반 사람들이랑 이야기도 잘하고 해서 별 문제없는 줄 알았는데..”

“그래도 오스트리아 사람이 아니어서 그들과 어울릴수는 없어.”

“그럼, 너도 그들이 하는 차별을 느낀단 말이야?”

“나도 외국인이잖아. 그들 눈에는 난 세르비아 사람일뿐이야!”

 

독일어만 잘하면 무시당하고, 차별 당하는 나날과는 “안녕~” 할 줄 알았었는데...

 

이곳에서 태어나서 독일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하는 사람도 그 차별을 느낀다니..

 

외국인은 그들의 언어를 잘 하던 못하던 간에 영원한 외국인인걸까요?

 

다시 한 번 내 가족, 내 언어, 내 문화를 떠나서 산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을 했습니다.

내 나라를 떠난 나는 영원히 그들과 어울리지 못할 이방인이라는 것을 말이죠.

 

이제는 더 이상 그들과 친구가 되려고 노력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들이 나를 차별하는 건 내 언어 때문이 절대 아니고, 이곳에 태어난 사람도 느낀다는 그 차별은 절대 피할 수 없는 외국인의 숙명 같은 것이니 말이죠.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저도 이들이 하는 차별을 피할 수 없으니 그냥 즐겨봐야겠습니다.

그들 눈에 저는 동양 작은 나라, 한국에서 온 영원한 이방인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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