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여러번 여러분께 알려드렸지만,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약간 일본사람 경향이 있습니다.
사람 앞에서 왠만하면 진실을 말하지 않고, 그저 실실 웃으면서 눈으로 이야기하죠!
그날도 20명중에 10명씩 팀을 나눠서 선생님 한분과 실습하면서 일어났던 일들과 기존의 직원들과는 어땠는지 각자의 실습 요양원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 하는데..
공부도 지지리 못하고, 아니 할 의지가 없다고 하는 편이 맞는 크리스(27살 오스트리아 남자)가 내가 이야기 하고 있는데, 자기옆 사람들과 눈까지 맞춰가면서 희희덕거립니다.
지금 내가 발표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 말이죠.
이렇게 절 대놓고 무시하는 행동을 하면 제가 절대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말하다 말고는 선생님이 있는 상황인데도 크리스에게 따졌습니다.
“왜 웃냐? 내가 웃기냐?”
항상 웃는 아낙이 눈꼬리를 올리고 물어보니 크리스도 당황했는지 머뭇거립니다.
“아...니.”
“근디. 왜 웃냐? 내가 지금 발표 하는거 안 들리냐? 내 독일어가 웃기냐?”
“...”
갑작스런 저의 반격에 수업중에 희희덕은 사라지고 수업은 이어졌습니다.
평소에 독일어 버벅이는 절 뒤에서 무시하는 건 알고 있지만, 대놓고 그러는 건 참을 수 없죠!
쉬는 시간에 우리 2조인 슈테판(21살 오스트리아 청년)한테 물었습니다.
“왜 사람들이 내가 말할 때 웃냐? 내 독일어가 웃겨?”
내가 이렇게 물어보니 머뭇거리다가 슈테판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너 말이 원래 조금 빠르거든, 그런데 니가 뭔가를 말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말이 더 빨라지면서 톤까지 높아져!”
아하~ 내가 말을 할 때 따발총이 되간다는 이야기군요. 누군가가 귀뜸을 해줬더라면 알았을 것을 아무도 말을 안 하길레 독일어는 괜찮은 줄 알았습니다.^^;
제가 급한 성격을 가진 아낙인지라 말을 상당히 빨리 합니다.
말귀가 느린 사람은 내가 한말을 누군가가 중간에서 통역해줘야 알아듣죠!^^;
한국어는 모국어니 기본적으로 빠르고, 영어로 밥을 먹고 살 때도 말이 빨랐습니다. 미국 본토에서 온 사람도 제가 말하는 영어가 상당히 빠른 편에 속한다고 한걸 보면 말이 빠르긴 했던 모양입니다.
독일어는 한국어, 영어에 비해서 안 빠르게 말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역시나..빨랐던 모양입니다.^^;
말이 빨라지면서 톤까지 높아진다니..
가끔씩 내가 말할 때 “뭐래?”하는 표정들이 그래서 나왔던 모양입니다.
그럼 수업 중에 크리스가 주변인들과 희희덕 거린 것은, 제가 또 따발총이 되가니 자기네들끼리 눈을 마주치고 웃었던거군요.
그냥 상대방에게 말을 해 줘서 조금 천천히 말할 수 있게 주의를 주면 안 되는 것인지..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진심어린 조언이 상대방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모르는 걸까요?
지금은 오스트리아 국민성을 모르는 것이 아니면서도 가끔씩 그들이 행동이 실망스럽습니다.
그나마 제 물음에 진실을 말해준 슈테판에게는 정말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제 제 문제를 알았으니 고치려고 노력은 해보겠지만, 반평생 빨랐던 말이 노력을 한다고 얼마나 더 나아지려는지..^^; 그래도 최소한 그들이 웃는 이유가 내 빨라지는 말 때문이여다니 진실은 알아서 마음이 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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