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별로 필요도 없어 보이는
물건들을 미친듯이 쇼핑하던 남편.
그래서 매일 두어 개의 물건들이
집으로 도착하고는 했었는데..
요새는 잠시 쉬는 중인지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를 사기는 하죠.
2021.02.08 - [일상이야기] - 알리익스프레스 판매자는 믿어줄까?
남편 나름의 알리익스프레스 판매자를
고르는 방법을 취해서 그런지
남편의 물건 사기는 대부분 성공적입니다.
남편이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들이면서
시시때때로 마눌 것도 주문합니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이라 기분이 좋기는 한데..
“뭐 이런걸?” 싶은 것도 있죠.
그중이 가장 히트라고 한다면 이 제품?
2021.04.22 - [일상이야기] - 츤데레 남편의 유치찬란한 선물, 각인 볼펜
내 평생에 이렇게 오글거리는 물건은
처음이라 당황했고, 웃겼고,
또 이런 마음을 보여준 남편이 고마웠죠.
최근에는 마눌도 알리익스프레스 사이트에
들어가서 갖고 싶은 물건들을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물건이 중국산이라고 해서
그렇게 싸기만 한 것도 아니지만..
아직 한국 갈 예정이 없으니
일단 갖고 싶고, 필요한 것들을 고르게 됐죠.
부활절 초콜릿 종류의
하나인 달걀 초코렛
올해도 부활절은 왔다 갔고,
올해 부활절에는 작년에 나도 먹고 싶다고
혀 짧은 소리로 막내딸 코스프레까지
해 봤지만먹지 못했던
그 견과류 토끼를 선물로 받았었습니다.
올해는 시부모님과 마눌용으로
다 견과류 토끼를 장만했었죠.^^
작년에 찜 해놓고도 먹지 못한 견과류
초코렛이라 인증사진까지 찍어 놨었는데..
스마트폰 메모리카드가 날아가면서
사진들도 함께 날아가서 인증 사진은 없고,
어떻게 생긴 토끼인지 궁금하신분은
아래에 달리는 영상에서 확인하세죠.^^
이번에 알게 된 사실중 하나라고 한다면
남편이 마눌용이라고 샀었던
알까고 나오는 아기오리(인지 병아리인지)의 가격이
견과류 초콜릿보다 훨씬 비쌌다는 거!
견과류 초콜릿은 9유로였는데,
알 까는 병아리는 14유로정도!
남편이 마눌용으로만
고가의 초코렛을 샀다는 걸
1년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됐죠.
(작년에 말했는데 내가 기억을 못할 수도 있지만..)
저는 항상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
남편에게 감동을 받습니다.^^
올해는 작년에 받고 싶었던
견과류 초콜릿도 받아서
나름 만족스러운 부활절이었는데,
부활절이 한참 지난 시점에
남편이 내밀면서 풀어보라는 물건 하나!
포장을 열어보니
그 안에 들어있는 뜬금없는 노란 양말.
토끼가 그려진 걸 봐서는
마눌에게 부활절 선물로 주려고
주문을 했던 모양인데,
아쉽게도 선물은 부활절이 지난
시점에 배달이 됐네요.
우리에게는 조금 생소한
유럽의 문화가 있습니다.
1년에 딱 한번 입는 옷들이 그것이죠.
바로 이런 종류의 쉐터입니다.
겨울쉐터 라고 해도 딱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오는 시즌에 잠시 입고,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나면 다시
옷장 속에 잘 넣어둬야 하는 옷이죠.
겨울 쉐터라 겨울 내내 입어도 될 거 같지만,
유럽에서는 크리스마스 전후로
아주 짧게만 입고는 다시 자취를 감춰버리는
일종의 크리스마스 파티용 의상입니다.
나도 가족 선물로 사서 크리스마스 이브에
모두 이런 쉐타를 입고 가족 사진을 찍어볼까?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남편이
결사반대 해서 사지 않았던 아이템!
하지만 언젠가 한번쯤 이런걸 입고
가족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은 있는 옷이죠.
이렇게 크리스마스 시즌에만
입는 옷들이 있듯이..
부활절에도 토끼나 양등 부활의 모티브가 되는
문양의 옷이나 액세서리들이 판매가 되는데!
남편은 토끼 문양이 있는 노란 양말을
마눌이 부활절에 신으면 좋을 거 같아서
주문했던 모양입니다.
선물을 해준 마음은 감사한데,
부활절도 지난 시점에
빨간 귀를 가진 하얀 토끼가 그려진 노란 양말은
언제 신어야 하는 것인지?
50대 중년의 아낙에게는 너무 화려한 색감이고
너무 아동틱한 문양이라 어디에 쉽게
코디하는 것도 힘든 제품.
그래도 마눌을 생각해서 주문한
남편에게 감사를 했습니다.
아무리 저렴해도 마눌에게 해줄 마음이
없으면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텐데..
마눌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으니
이런 유치 찬란한 물건들도 눈에 들어왔겠죠.
그렇게 저렴한 양말 한 짝이라고
생각하고 잘 넣어뒀는데..
이 물건이 내 생각보다 훨씬
비싼 것을 발견했을 때 들었던 생각!
“이 인간이 미쳤나?”
알리익스프레스의 중국 물건이니
저렴한 줄 알았습니다.
제가 한국 갔을 때 명동에서
10개에 만 원하는 양말들을 사왔었는데,
거기에는 품질 좋은 등산용 양말도 있었고
색감 화려에 디자인 다양이었습니다.
한국에서도 1개에 천원짜리
양말의 품질이 고급인데,
중국에서 날아온 양말은 아무리
비싸 봐야 2달러 이하 인줄 알았죠.
하지만 남편이 알리익스프레스 구매 목록에서
본 토끼 양말의 가격은 거의 4달러 수준.
꼴난 양말 하나에 4달러라니..
품질이 그리 뛰어난 것도 아닌데
단지 부활절 시즌 아이템이라
이렇게 고가인 것인지!
남편이 터무니 없는 가격을 주고
물건을 사오면 세상의 모든 아내들은
한마디씩 하죠.
“인간아! 그걸 왜 사!
주려면 그냥 돈으로 줘!”
남편이 마눌을 생각해서 꽃을 사와도
듣게 되는 김새는 한마디.
(물론 세상의 모든 아내들이 이러지는 않습니다.
꽃을 좋아하는 아내들도 많을 테니 말이죠.)
“인간아! 며칠 가면 시들어 죽을 꽃을 왜 사와?
그냥 돈으로 주지!”
저는 남편에게 꽃 주문은 이렇게 합니다.
“인간아! 며칠 가면 시들을 꽃 말고,
이왕에 사려면 꽃 화분으로 사와.
이왕에 보는 거 오랫동안 볼 수 있게!”
집에 꽃을 가져다 놔도
물도 잘 못 줘서 맨날 죽이면서
그래도 “꽃 선물은 화분으로!”를 주장하고 있죠.
아무래 생각해도
메이커가 있는 양말도 아닌데
한 짝에 4달러면 비싸도 심히 비싼 가격.
마음 같아서는 나도 세상의 모든 아내들처럼….
“인간아! 유치 찬란한 노란색 토끼 양말을
그것도 4달러씩이나 주고 왜 사?
주려면 그냥 돈으로 줘!” 하고 싶지만..
이런 잔소리를 들으면
“마눌을 위한 남편의 선물 행렬”이
일시 정지 될 거 같아서
요새 고민중입니다.
남편의 아동틱하고 유치찬란하고
조금은 감동적인 선물들을 눈감고
그냥 받기만 하기에는
남편 돈을 버리는 행위 같아서
마음이 조금, 아니 많이 쓰이고!
그렇다고 “고마해라~”하면
소소하고 재미있는 선물들을
더 이상 받을 수 없어서
섭섭할 거 같기도 하고!
남편에게 받은 노란 토끼 양말은
부활절 시즌이 지났으니
밖에 신고 나다니는 건 힘들겠고!
(부활절 시즌이었다고 해도
50대 주부가 소화하기는 다소 고난이도의
노란색 토끼 양말이기는 하지만..)
집에서라도 신고 다니면서
남편 코앞에 노란 토끼 양말을
들이밀어봐야겠습니다.
마눌이 자기가 사준 토끼 양말을 신고
깡총거리며 다니면 또 입에 귀에 걸려서
보고 또 보고 할 테니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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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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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위에서 언급한 그 영상.
작년(인가?) 부활절 브이 로그 영상입니다.
마눌의 막내딸 코스프레 목소리를 제대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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