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태어나 도시의 아스팔트
길 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저는
들이나 산에서 자라는 나물의 종류는
잘 모르는 편입니다.
이곳에서 살면서도 아는 거 보다는
모르는 나물들이 훨씬 더 많죠.
봄에 나는 산나물들 (참나물,
원추리 나물등등) 이름은 들어봤어도
어떻게 생긴 것인지는
잘 몰라서 봐도 모르는 특징이 있죠.
이곳에 살면서 알게 된 대표적인
봄나물은 명이 나물.
이건 냄새도 나고, 또 몇 번 따다 보면
어떤 것인지 구분이 가능하니
먹으면 죽는다는 비슷한 종류의
잎들과 구분이 가능하고!
또 명이 나물을 슈퍼에서 사는 거 보다는
잠시 숲에 가서 왕창 뜯어보면 되니
명이 나물이 나는 철에는
명이 나물로 할 수 있는 건 다 해 보죠.
명이 나물 김치, 명이 나물 피클,
명이 나물 페스토에 명이나물 크림스프도 하고!
마늘 향 향긋한 명이 나물 페스토를
크림 치즈에 살짝 넣으면
또 마늘향 향긋한 초록색의 치즈가 탄생하죠.
나는 지금까지 몰랐던
유럽의 봄나물 Giersch 기어쉬.
몰랐을 때는 몰랐으니
그냥 “풀”인줄 알고 살았지만..
이것이 먹는 풀이라니
제철에 많이 애용해야 하는 거죠!
이것이 먹는 풀이고, 이름이 참나물인지 알고 나니
어디를 가던지 눈에 쏙쏙 들어옵니다.
채취하는 위치도 남편이 말하는
밭 옆이 아닌 농약의 영향을 안 받는 숲.
가능한 어릴 때 채취 해야하니
시간이 날 때 비닐 봉투랑
가위를 챙겨서 나갔던 산책길.
잎이 아직 어릴 때가 가장 맛있을 때이니
이때 많이 따왔습니다.
참나물을 따와서 가장 먼저 한 것은
한국사람은 누구나 아는 방법.
삶아서 무쳐먹는 용도이니
삶아서 무쳐 놓고,
나머지는 냉동실에 넣어두기.
삶아서 냉동실에 넣어두면
앞으로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거죠.
삶아서 무친 참나물은 참나물 특유의 항이 있어
참나물 무침을 넉넉하게 넣어서
참나물 비빔밥을 해 먹었습니다.
말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유럽 참나물 향도 좋았고
정말로 봄을 입으로 느낄 수 있는 맛이었죠.
남편이 먹겠다고 준비 중인
치즈 올려서 구운 빵에 참나물 무침을
송송 썰어서 올려줬다가
남편한테 욕을 바가지로 먹었습니다.
남편은 잘 모르는, 아니 처음 접하는 야채이고
맛 또한 특이하니 자기가 먹으면
큰일나는 줄 아는 거죠. ㅠㅠ
삶아서 무치고 남은 참나물은
간장, 식초 물 끓여서 피클도 담고!
나머지는 겉절이보다
조금 강한 양념을 넣고 무쳤죠. 김치?
이렇게 만들어놓으면 나중에
다 먹게 되니 잘 담아뒀습니다.
이렇게 참나물 뜯어다가 삶아 무쳐서 먹고,
얼려놓고, 피클에 김치까지 만들어서
뜯어온 참나물은 다 해치웠는데
뭐가 아쉬운 느낌.
참나물로 할 수 있는 뭔가가 더 있는데
다 하지 못해서 괜히 섭섭!
그래서 또 갔습니다.
이번에는 빨리 갖다 와야 하니
집 뒤의 숲으로 갔다 왔죠.
유럽의 숲에는 살인 진드기, 젝켄이 살고 있어서
가기는 살짝 무섭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참나물을 포기하기는 싫고!
후딱 참나물을 뜯어서
집에 오니 아빠가 하셨던 말씀.
“숲은 젝켄이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숲이라고 하니까
엄청 우거진 산속같이 생각하실까봐
준비한 사진입니다.
숲에 길을 내는지 차들이 다닌 흔적이 있어서
그 길을 따라 들어가서 찾은 참나물.
자전거를 끌고 가서 가능한 후딱 뜯기는 했는데,
여기서 쭈그리고 앉아서
참나물을 뜯는 동안 살짝 무서웠습니다.
마당에서도 젝켄(살인 진드기)에 물리는데,
숲이면 더 위험한 거죠.
아직은 초봄이라 조금 황량해 보이지만,
날씨가 더워지면
바닥의 풀들이 겁나게 빨리 자라서
허리춤까지 오니 정말로 들어서기
무서운 숲으로 변하죠.
내가 숲에서 뜯어온 참나물에
함께 따라온 녀석들.
그렇게 습하고 이끼 낀 곳도 아니었는데,
이 아이들이 참나물 속에서 놀다가
얼떨결에 우리 집까지 따라왔습니다.
우측의 달팽이는 내 새끼손가락 손톱보다
작아서 잡는 것도 힘들었죠.
요 녀석들은 마당에 나가서 풀어줬습니다.
젝켄을 두려워하면서도 뜯어왔던
참나물로 만든 건 “참나물 페스토”
따로 레시피없이 그냥 다
때려 넣고 갈았습니다.
참나물 잎, 해바라기 씨, 유채 기름에 소금& 후추 넣고!
원래 페스토에는 마늘도 넣고,
파마산 치즈도 넣고 해야 한다지만..
참나물 페스토를 꼭 파스타 해 먹을 용도는
아니라 아무데나 넣을 수 있게
참나물 향만 나라고 단촐한 재료만 넣었죠.
병에 담고 남은 페스토는
사각얼음 각에 넣어서 얼렸습니다.
이렇게 해 놓으면 소 포장이라
사용하기 편할 거 같아서 말이죠.
페스토 하고 남은 건 말렸습니다.
참나물을 말려서 가루를 내놓으면
샐러드에 넣을 수도 있고,
또 다른 요리에도 사용이
가능할 것도 같고!
참나물도 허브이니
참나물 (허브) 차가 되는 거죠.
한국에서 허브 차 하면 민트, 카모마일등
조금 유명한것들만 아실테지만..
모든 허브들은 다 차로 복용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참나물로도 차로!
말려서 으깨 가루를 만들고
남은 참나물 줄기는 버리지 않고
뜨거운 물을 부어서 차로 마셨습니다.
공짜로 구할 수 있는 재료이니
이걸로 할 수 있는 건
다 만들어 본 거죠.^^
삶아서 무치고, 삶아서 얼리고,
피클도 하고, 김치도 하고,
페스토에 참나물 허브가루와 허브 차까지!
삶아서 무친 것도 먹어봤고,
참나물 비빔밥도 먹어봤고,
참나물 김치도 먹어봤고,
페스토로 비빈 파스타도 먹어봤고,
참나물 허브 차까지 마셔봤습니다.
아직은 만들어 놓은 것이 있지만,
이것들이 떨어지고 나면
다시 또 따다가 만들어 볼 생각은 있습니다.
몰랐다면 정말 억울 했을
내가 최근에 발견한 식재료,
참나물 이야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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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참나물을 뜯으러 간 곳은 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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