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근무 6년차.
동료직원들은 가끔씩 자신이 구웠다고
이런저런 케잌들을 들고 오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케잌 같은 건
굽지 않으니 그런 것은 없었죠.
지금까지 내가 요양원에
먹을 것을 싸 들고 간 것은 김밥뿐!
직업교육을 받는 2년동안의
실습을 마치는 시점에..
“그동안 실습생인 나를 잘 가르쳐주고
동료로 대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로
김밥을 한 번 만들어 갔었고,
작년에 생일 선물을 거하게 받은 감사 인사로
내가 근무하는 날을 잡아서
3일 동안 김밥을 싸간 적이 있었죠.
요리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는
누군가 “한식”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말이 제일 껄끄럽습니다.
그 말이 나에게는
“한식을 만들어 다오~”로
들리거든요. ㅠㅠ
누군가에게 내가 만든 음식을
갖다 주는 일도 많지 않는 내가,
간만에 동료에게 내가 만든 것을
갖다 줬습니다.
상대방이 달라고 하지 않았는데,
내가 먼저 갖다 주겠다고 했었죠.
내가 동료에게 갖다 준 것은
브라우니 케잌.
다이어트 중이라는 동료 말에
마음이 짠하기도 했지만,
그녀 덕에 나도 다이어트를 할 생각을 했으니
어찌 보면 감사의 선물이기도 하네요.
무조건 가져간 것이 아니라
일단 동료에게 물어봤습니다.
“내가 케잌을 구웠는데 갖다 줄까?”
마침 일요일 저녁은 다이어트중인 그녀가
먹고 싶은 것을 맘대로
먹을 수 있다는 날이라고 해서
출근하면서 그녀를 위해서
딱 두 쪽만 챙겨갔습니다.
다이어트의 적인 케잌을 다이어트중인 사람에게
갖다 준다고 하니
“뭐 이런 남의 인생에 도움이
안되는 인간이 다 있나?” 싶으시겠지만..
케잌이지만 엄청 건강한 재료로
만든 나만의 건강식입니다.
솔직히 나만의 건강식은 뻥이고,
이왕이면 건강한 재료로
남편을 위해서 만든 거죠.
밀가루 대신에 병아리콩으로 반죽을 했고,
설탕을 적게 넣는 대신에 초콜릿을 넣었고,
들어가는 견과류는 매번 달라지는
나만의 단백질 케잌이죠.
달라도 하지도 않는데,
내가 먼저 갖다 주겠다고 한 이유는
내 마음이 가는 동료여서 그랬죠.
어떤 동료인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혼자여서 풀타임으로 일해야 하지만
그래도 묵묵하게 자신의 삶을
성실하게 살고 있는 그녀.
친구가 되고 싶지만,
나와는 너무 다른 부류라
그저 친구가 되고 싶은 마음만 갖고 있고,
일할 때 만나면 아주 반가운 동료입니다.
거의 30년을 요양보호사로 종사하면서도
언제나 마음을 다해서 어르신들을 대하고 있는
그녀는“언제쯤 복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었는데..
그녀가 쌓은 공덕은 그녀에게
자식복으로 돌아오는 걸 알게 됐죠.
아들은 경찰이 되려고
직업교육을 받고 있다니
직업교육을 마치고 나면
경찰 공무원이 될 것이고,
딸도 간호사가 되려고
직업교육을 받고 있다니
직업교육을 마치면
간호사로 전문 직업인이 되니
그녀는 엄마로서 성공한 삶인거죠.
그녀에게 좋은 일만 생겼음 하는 마음으로
그녀를 대하는 까닭에
그녀가 다이어트를 한다고 했을 때
더 마음이 짠했습니다.
일도 힘든데, 다이어트 식단까지
지켜가면서 살을 빼고 있는 그녀가
더 안스럽게 보여서 단백질로
무장한 나의 케잌 한 조각으로
그녀에게 위안을 주고 싶었죠.^^
그녀는 내가 가져다 준 호두가 들어간
병아리콩 브라우니 두 조각으로 저녁을 먹었고,
달지도 않고 아주 맛있었다는
감사 인사를 해왔습니다.
그녀가 얼마나 더 오래 다이어트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원한다면 내 병아리콩
브라우니 레시피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레시피는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니
궁금하신 분들은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조만간 “병아리콩 브라우니 동영상”을
찍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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