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감동시킨 21명의 동료들.
그들을 위해서 뭔가를 하고 싶었습니다.
생일을 맞는 직원은 케잌이라던가 자기네 나라 음식을 해 오던데..
나는 김밥을 하기로 했습니다.
3년 전 직업교육을 마칠 쯤에 내가 한번 해 갔던 김밥.
그때 김밥에 대한 반응이 나쁘지 않았었거든요.
문제는 내가 근무하는 (토요일)날 딱 하루만 싸 가면 그날 근무하는 동료들만 맛볼 수 있다는 것.
그렇게 되면 내 생일이라고 현찰 선물을 한 대부분의 직원들은 김밥 맛을 못 보고..
그래서 생각 해낸 것이 김밥 3일 프로젝트.
현찰 선물을 받은 그 다음 날부터 (내 근무가 없는) 이틀(수,목) 동안 김밥을 만들어 가고!
내 근무가 있는 토요일에 한 번 더 싸 가면 전직원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에게 김밥 증정 완료.
그렇게 나의 길고도 지루한 3일간의 “김밥 싸기”가 시작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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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싸가는 첫째 날.
아침부터 서둘러서 장보고, 재료들을 준비해서 열심히 김밥을 싼다고 쌌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조금 지체가 됐습니다.
직원들 간식 시간은 오전 10시.
10시 전후로 직원들이 쉴 수 있는 15분간의 휴식 시간이 있죠.
이때 직원들이 커피나 간단한 간식을 먹으러 휴게실에 들어오는데..
테이블 위에 김밥을 갖다 놓으면 직원들이 맛을 볼 수 있는 거죠.
정성 담뿍 담겠다고 달걀도 일부러 얇게 부쳐서 채 썰어 넣고, 내가 만들어놨던 수박껍질 노랑(강황) 피클과 양배추 피클을 골고루 넣어서 맛들어봤습니다.
김밥을 하려고 강황을 넣어서 노랗게 만들어 놨던 수박껍질 피클 맛도 나쁘지 않았지만,
최근에 만들어 놨던 양배추 강황 피클이 맛은 훨씬 더 좋았습니다.
세일한다고 사와서는 처치 곤란이라 그냥 피클로 담아버렸는데..
5통이나 만들어 놔서는 “저걸 언제 다 먹나?”했었는데 김밥을 하면서 2통 처리.
들어가는 재료에 신경을 쓰다보니 김밥을 만들어서 요양원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 30분. 휴식 시간이 이미 지나버렸습니다.^^;
그래도 직원들이 먹으라고 접시에 담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왔습니다.
다음 날도 나의 아침을 일찍 시작했습니다.
첫째 날에 생 햄과 치즈만 넣어서 만들었는데, 고기색이 없어서 조금 허전 해 보이니..
둘째 날은 소불고기 버거 패티 하나 추가로 구웠습니다.
내가 만들어서 냉동 해 놓은 소불고기 패티는 버거를 만들 때도 사용하지만, 구워서 김밥에 넣을 수도 있고, 잡채를 할 때도 프라이팬에 구우면서 패티를 조금 잘게 분해하면 OK.
첫째 날 이미 준비 해 놓은 재료와 밥 덕에 첫째 날처럼 그렇게 부산을 떨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부지런을 떨어야 했죠.
첫째 날은 직원들 휴식시간이 지난 다음에 김밥 5줄을 싸가지고 갔었고,
둘째 날은 10시에 시간 맞춰서 밥은 6줄을 싸가지고 갔습니다.
둘째 날 갔다가 깜짝 놀라기도 했었네요.
내가 전 날 싸갔던 김밥의 대부분이 남아있는 상태.
“내 김밥이 그렇게 맛이 없었나?”
먹던 김밥을 밖의 베란다에 내 놓았는데 김밥은 차가운 날씨에 언 상태.
아까운 김밥은 다 수거 해 왔습니다.
내가 공들여 만든 김밥인데 버려지면 안 되죠. 값보다도 제 정성이 아깝거든요.
집에 가지고 와서는 통에 담아서 냉동실로 보냈습니다.
나중에 (김밥)볶음밥으로 만들면 한 끼 해결 하려고 말이죠.
세 번째 김밥을 싸는 날은 내가 출근하는 토요일.
토요일에 출근하면서 후다닥 싸가야 하니 김밥 준비는 금요일 오후에!
김밥이나 비빔밥이나 잡채나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재료가 동일합니다.
그래서 김밥 준비하면서 잡채를 했습니다.
잡채를 해서 시부모님도 갖다 드리고, 남편의 저녁으로도 주고!
동일한 재료에 당면만 삶아 넣는 정도라 쉽게 잡채 완성!!
김밥 프로젝트 마지막 날인 토요일.
전날 준비 해 놓은 재료들을 데워서 예쁘게 김밥을 쌌습니다.
오늘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김밥을 아직 먹어보지 못한 직원들도 있죠.
또 김밥이 많이 남지 않을까 살짝 걱정이 됐지만,
남는 것이 부족한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니 OK.
마지막 날 김밥은 6줄을 챙겼습니다.
그리고 퇴근할 때 직원들이 먹고 남았던 김밥은 다 챙겨서 왔습니다.
남은 김밥은 제가 한동안 김밥 달걀구이, 김밥 볶음밥, 김밥전등등등.
여러 가지 창의적인 요리로 승화를 시켜야 할 거 같습니다.
앞으로 내가 퇴직할 때는 시엄마께 부탁해서 케잌을 구워가기로 했습니다.
내 동료들에게 한국의 김밥은 너무 난이도가 있는 음식인거 같으니 말이죠.
올해는 더 이상 김밥을 만들 일은 없을 거 같습니다.
김밥을 만들어 가는 3일내내 김밥을 먹었고, 또 싸가지고 와서 냉동 해 놓은 남은 김밥.
이것도 처리해야 하니 한동안 김밥 생각은 안 나지 싶습니다.
이렇게 저의 김밥 프로젝트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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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이어지는 나의 그로스글로크너 산악도로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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