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tung레퉁“이라 불리는 오스트리아의 구급차.
우리 요양원에는 꽤 자주 오는 레퉁입니다.
요양원 어르신이 낙상하셔서 급하게 병원 가야 할 때 ·119처럼 이용하기도 하지만..
어르신이 의사/병원 예약이 있을 때도 레퉁을 이용합니다.
오스트리아의 레퉁은 응급환자를 싣기도 하지만 어르신들의 택시역할도 합니다.
응급대원 두 세 명은 따라 다니는 택시인거죠.
요양원에 사시는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의 병원(의사)방문 할 때 직원은 따라가지 않습니다. 레퉁을 부르면 응급대원이 와서 어르신을 모셔가죠.
어르신이 볼일을 다 보시고 나면 병원(의사)에서 다시 레퉁을 불러줍니다.
그럼 레퉁이 다시 어르신을 요양원까지 모시고 오죠.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 요양원에는 레퉁이 참 자주 옵니다.
대부분은 어르신을 위한 레퉁 호출이었는데, 며칠 전에는 직원 때문에 레퉁이 왔었습니다.
우리 요양원에서 내 김치를 좋아해주는 라오스출신 동료 직원 간호사.
평소에도 말도 막하고 심히 투덜거리는 성격입니다.
그래도 마음만은 안 그렇다는 걸 아는데 4년이 걸렸죠.^^;
그녀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975
내 김치를 좋아해주는 내 동료
두 번의 결혼으로 2남1녀를 둔 그녀.
10년 전에 재혼해서 5살과 2살 난 딸을 키우면서도 주 30시간 일하는 워킹맘입니다.
얼마 전에는 그녀의 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그녀의 남편이 시내 병원의 이비인후과 의사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남편의 직업이 의사라면 상대방이 묻지 않아서 자랑스럽게 동네방네 이야기할거 같은데.. 내가 물어보니 대답하는 그녀.
그녀가 병원에 실려가면서 동료들과 이야기를 해봤는데..
근무한지 15년된 그녀의 남편이 의사라는걸 동료들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오스트리아 레퉁(구급차) (구글에서 캡처)
레퉁(구급차)에 실려 가면서도 그녀가 한 말은..
“시내에 있는 XX병원으로는 가면 안 돼요!”
거기는 그녀의 남편의 근무하는 병원이거든요.^^;
근무 잘하던 그녀가 갑자기 레퉁에 실려서 병원에 갔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날 퇴근해서 낮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 했습니다.
“간호사 K가 일하다가 병원에 실려 갔어. 그래서 소냐가 같이 따라갔고, K는 병원에 입원했고, 소냐만 오후에 왔어.”
“병원으로 실려 갔으면 K남편에게 연락은 했대?”
“응, 소냐가 병원에 도착해서 K남편에게 전화를 했는데 엄청 쿨(냉정)하더래.”
마눌이 병원에 입원했다는데...
"그래서요?" 뭐 이런 식으로 반응을 한 모양입니다.
쿨 했다고 하는 걸 보니..^^;
“의사가 근무 중에 병원을 나오면 되나? 계속 근무를 해야지.”
사실 대학병원 같은 곳에 진료가 다 잡혀있는데..
의사가 갑자기 다 캔슬하고 나오는 건 쉽지 않죠.
사실 K는 다쳐서 병원에 간 것이 아니거든요.
정신적인 문제로 정신과 전문 병원으로 실려 갔습니다.
“그런 게 어디 있어? 마눌이 병원에 실려 갔는데 하던 일도 접어놓고 와야지.”
“마눌이 병원에 간 것이 그리 큰일인감?”
“그럼 마눌이 병원간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어?”
이번에 남편의 마음을 알았습니다.
남편은 마눌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레퉁(구급차)보다 더 먼저 달려올 인간형이라는 걸..
제 남편은 말을 참 밉게 하는 스타일입니다. 마눌이 어디에 부딪히면 마눌이 다친 걸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마눌하고 한판 뜬 (?) 물건의 안전을 먼저 확인하죠.^^;
마눌이 급하게 나가다 문을 확 박아버리면 들리는 남편의 한마디.
“거기 문 어디 뽀개진데 있나봐!”
마눌이 뭔 힘이 있다고 문까지 뽀개겠냐마는 남편은 항상 이런 식으로 말을 합니다.
설령 마눌이 문을 뽀갰다고 해도 “잘했다!”고 절대 안할 인간형이죠!^^;
마눌이 천유로가 넘는 TV랑 한 판 떠서 해 먹었다?
이혼하자고 할까요????^^;
“네 남편이 너한테 전기자전거 사주려고 알아보던데 알고 있었어?”
남편이 한동안 3,000유로가 넘는 전기자전거를 알아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걸 보면서 마눌이 퉁명스럽게 던졌던 한마디.
“갑자기 웬 전기 자전거를 그리 알아보누? 그냥 있는 자전거나 잘 타고 다녀!”
마눌은 힘이 부치니까 남편만큼 자전거 속도를 내질 못하죠.
나름 열나게 따라간다고 노력은 했었는데...
마눌에게 좋은 자전거를 사주고 나란히 달리고 싶었던 걸까요?
나중에 물었습니다. 왜 마눌에게 전기자전거를 사주려고 했냐고?
자전거도 잘 못타는 아낙이 산악자전거 코스에서 전기자전거를 탄다?
이것도 엄청 위험한 이야기인디..
다행이 아직까지 전기자전거는 사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리고 지난번 스페인에서 남편 동료에게 들었던 뜬금없는 말.
그때 우리는 레스토랑에서 빠엘라를 먹고 있었죠.
빠엘라에 같이 나온 새우 껍데기를 까고 있는데..
“테오가 이야기 하더라, 네가 새우 껍데기를 한 번에 휘리릭 벗기는 재주가 있다고!”
뭔 이야기를 하다보면 직장동료에게 마눌이 새우 껍질을 잘 깐다고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 자랑할 것이 없어서 마눌이 새우 잘 깐다는 이야기를????
순간 들었던 생각!
“뭐야 팔불출이야?”
자랑치고는 조금 유치하고 웃기지만 아무튼 뭔가를 잘한다는 건 자랑이니..^^
남편 주변에 마눌이 블로거인거 모르는 사람 없고,
이번에 유튜브를 시작하면서는 또 동네방네 광고(?)를 했지 싶습니다.
전부 합치면 남편이 마눌을 생각하는 3종 세트가 완성됩니다.
첫째, 마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면 남편은 하던 일을 팽개치고 달려올 사람.
둘째, 마눌이 생각지도 못한 것(전기자전거 같은?)을 사서 같이 놀(?) 궁리를 하는 사람.
셋째, 밖에 나가서 마눌의 잘 하는 것을 광고하는 팔불출
남편은 제가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저를 생각합니다.
그렇게 많이, 깊이 생각하면 말이라도 예쁘게 하면서 표현하면 좋으련만..
그래도 주변인을 통해서 남편의 마음을 알게 되니 기분은 좋습니다.
남편의 행동이나 말투에서처럼 나는 남편의 웬수는 아닌 거 같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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