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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남편의 주말요리, 풀드포크 Pulled pork 버거

by 프라우지니 2018.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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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요리를 꽤 하는 사람입니다.

 

남편이 요리를 한다고 하면 속 모르는 사람은 “좋겠다~”하시겠지만..

이것이 그리 좋은 일 만은 아닙니다.

 

자신이 요리를 할 줄 아는지라, 마눌이 해주는 웬만한 요리에는 만족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마눌이 요리를 해도, “맛있다, 잘했다!”하는 말은 듣지 못합니다.

그저 “한 그릇 더 줘~”하면 ‘맛있나 부다..“ 생각하는 정도죠.

 

남편이 즐겨보는 TV프로도 “요리”에 관련된 것들입니다.

 

일반인들이 나와서 “요리대결”을 하는 것도 좋아하고,

요리사들끼리 하는 대결 요리도 좋아하고...

 

미국의 지역 식당들을 돌아다니면서 “음식& 인간의 대결” 음식파이터가 다양한 음식을 먹어치우는 것도 보고,

 

대여섯 명의 식당 주인들이 서로의 식당을 방문해서 먹어보고는 상대방의 식당음식에 대해 비평도 하고 평가도 하는 프로그램(사실은 자신의 식당 홍보)도 보고..

 

이런 저런 것들이 대부분은 다 요리 관련입니다.^^;

 

 

인터넷에서 캡처

 

그래서 그냥 뭔가를 하면 대충 아무렇게나 하는 것이 아니라..

 

요리를 시작하기 전에 “레시피”부터 프린트하고,

모든 재료를 다 진열 혹은 잘라놓고 하는 ‘준비철저형’입니다.

 

(물론 요리할 때 나오는 설거지는 다 마눌이 해치워야 하죠.^^;)

 

미국에서 유행한 Pulled Pork 풀드포크는 이제 유럽에서도 거리음식이 됐습니다.

 

전에 어디선가 ‘풀드 포크 버거“ 먹어보기는 했는데 별 맛도 없더만..

남편은 자신이 직접 만들어보고 싶었나 봅니다.

 

꽤 큰 고깃덩이를 사오는가 싶더니만 그걸 지하 냉동실에 넣어놓고 꽤 시간이 지난 어느 날.

드디어 남편이 주말에 날을 잡아서 노래를 하던 “풀드 포크”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뭐든지 제대로 하는 남편답게 풀드 포크는 일단 스모크를 합니다.

 

고깃덩이 위에는 인터넷 레시피에서 찾은 양념을 버무려놓고는...

자작나무 톱밥도 준비하고, 나름 바쁘게 스모크(훈제) 준비를 합니다.

 

남편은 자작나무향 훈제를 한 다음에 10시간정도 오븐에 넣어놓고 구울 예정인거죠.

 

 

훈제하고, 오븐에서 거의 10시간 넘게 구워진 고기는 정말로 야들야들했습니다.

 

훈제 향까지 그윽하고, 양념도 소금 넉넉하게 치는 남편의 음식답게 짭짤.

버거로 만들어 먹기에 딱 좋은 간간한 패티가 됐습니다.

 

고기 안의 온도는 90도를 맞춰야 했던지라,

10시간(밤새도록) 내내 오븐의 온도는 175도 정도를 유지했죠.

 

뭐든지 아끼는 시아버지가 아시면 난리 날  일입니다.

저온도 아니고 고온으로 오븐을 밤새 켜놨으니 전기세 꽤 나오지 싶습니다.^^;

 

 

 

풀드 포크를 준비하면서 남편이 사람들을 식사에 초대했었습니다.

 

물론 버거준비는 다 마눌의 몫이죠.^^;

 

부모님과 시누이는 당연히 가족이니 점심을 함께 먹는 것이고, 고깃덩이가 크다 보니 남편은 거의 매일 당구를 치러 오시는 삼촌(아버지 동생분)도 초대하고 싶다네요.

 

그래서 당구 치러 오신 시삼촌께 얼른 가서 알려드렸죠.

 

“삼촌, 테오(남편이름이죠)가 내일 풀드포크 버거를 만든다는데 초대하고 싶데요.”

“나도 안다. 벌써 네 남편이 초대했다.”

 

나는 시삼촌께 말씀을 드렸는데, 시아버지가 대답을 하십니다.

 

“테오가 누구를 초대했는데요?”

“나!”

 

시아버지는 남편이 당신을 초대했다고 말씀하시네요.

 

“아빠 말고, 삼촌이요~”

 

그제야 삼촌이 반응을 하십니다.

 

“나? 날 점심에 초대하겠다고?”

“네, 테오가 낼 돼지고기 연하게 만든 걸로 버거를 만드는데 삼촌도 초대하고 싶데요.”

“난 내일 내 아들(남편의 사촌) 밥 해 줘야 하는디..”

“아들님도  같이 오시면 되겠네요.”

 

 

 

다음날 남편의 점심초대를 받은 우리가족과 삼촌네 가족입니다.

 

시어머니는 점심을 안 해서 좋았던 날이셨을 테고,

햇볕 좋은날 마당에서 함께 식사를 해서 좋은 날이었습니다.

 

시삼촌은 시어머니께도 식사초대는 거의 받으시지 못하시는데..

한참 전에 제가 버거를 만들면서 한번 초대했고, 이번에 남편이 또 한 번 초대를 했네요.

 

같은 동네에 살면서 식사초대는 참 인색한 우리가족입니다.

 

(아! 시어머니가 시삼촌에 하신 뒷담화에 의하면.. 시삼촌도 남편 같은 스타일입니다.

자신이 요리를 하니 웬만한 요리를 칭찬보다는 비판 먼저 하는 타입이죠.

남자가 이런 타입이면 어디 가서 절대 환영 못 받죠.^^;)

 

 

 

남편이 만든 풀드 포크 버거는 (사실은 마눌이 거의 다한^^;) 꽤 훌륭했습니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햄버거 빵이 은은한 훈제 향을 거의 다 잡아먹어버린지라,

생각보다 훈제향이 약하기는 했지만 말이죠.

 

남편이 원하는 대로 중간에 “고기 많이“ 넣어놓으니, 손으로 잡고 먹기보다는 칼로 썰어서 포크로 넘치는 고기를 단속 해 가면서 먹어야 하는 버거가 됐지만...

다들 만족스럽고 맛있는 한 끼였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남편의 요리에 대한 마눌의 한마디 촌평은 오늘도 있었습니다.

 

“남편, 오늘의 요리는 정말 맛있었어. 근디.. 다음에는 요리 하지 마!

기세 아주 많이 나올 거 같아.”

 

오늘은 웃으면서 식사를 하셨지만,

한 달 뒤 전기세가 나오면 시아버지가 놀라실까 걱정입니다.

 

오븐을 고온으로 켜놓고 밤새 요리를 했으니 꽤 나올거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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