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서울에서 머물 때 우리 동네에 있는 장애우 시설에서 잔치가 있었던지라,

시간도 있고, 산책 삼아서 겸사겸사 한번 갔었습니다.

 

제가 이런 거 보러 다니는 걸 좋아합니다.

바자회에서 꽤 괜찮은 물건들도 건질 수 있고 말이죠.

 

 

 

한 동네에 오래 살았고, 그 동네에 시설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사실은 정확하게 어디쯤에 있는지는 잘 몰랐습니다.

 

직접 찾아가기 전에는 말이죠.

 

동네 곳곳에 붙어있는 전단지를 보니 볼거리도 꽤 되고,

잔치를 하는 취지도 좋은지라 늘 함께 다녔던 지인을 꼬셔서 같이 갔습니다.

 

시설이 약간의 언덕길이인지라 숨이 가쁘기는 했지만,

운동 삼아서 걷는 것이니 딱 좋은 운동량입니다.^^

 

 

 

동네에 위치한 시설이여서 그런지 잔치라고 해도 뭐 그리 큰 규모는 아닙니다.

시설이 있는 마당에 들어서니 시설의 장애우들보다는 자원봉사자들이 더 많은 잔치입니다.

 

구경을 나온 장애우들도 거의 남자들뿐입니다.

여자들도 있는데 잔치구경은 남자들만 나온 것인지..

 

궁금한 것은 물어야 하니.. 정문을 지키시는 “수위아저씨”께 여쭤봤습니다.

 

“이 시설에는 여자는 없고, 남자들만 거의 천 명 정도가 머물고 있다”

 

시설에서 남, 녀를 구분해서 받는지는 전혀 몰랐습니다.

 

잔치를 구경나온 장애우들은 많아봤자 몇 십 명 정도였는데,

나머지 900명의 장애우들은 잔치와는 상관없이 방에만 머무르는 것인지..

 

변두리 동네의 시설에서 하는 잔치인데, 출연진들은 빵빵합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시설이라 공연료에 투자를 많이 한 것인지..

볼거리는 풍성한 잔치였습니다.

 

 

 

우리가 이곳에 도착했을 때는 무대 위에 벨리댄스 공연을 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봐온 외국의 벨리댄서들은 통통하다 못해 뚱뚱하고 똥배도 어느 정도 있는데..  공연을 하는 두 명의 학생은 날씬해도 너무 날씬합니다.

 

댄서들은 초등생과 중학생이라고 하는데..

춤추는 몸짓은 너무 섹시해서 절대 어린 아이들로 보이지 않습니다.

 

아직 어린 나이인데 일찍 전문 댄서의 길로 들어선 것인지..

춤추는 동안 사람들의 환호성을 받은 공연이었습니다.

 

 

벨리댄스가 끝나고 무대 위에 등장한 한국 무용팀.

 

동네잔치여서 별로 기대를 안 했는데, 완전 프로팀의 공연입니다.

아무데서나 볼 수 있는 그런 허접한 공연은 절대 아닌 몸짓들...

 

나중에 공연 끝나고 이 팀의 댄서들에게 물어보니..

“한국의 집” 공연 팀이라고 합니다.

 

충무로에 있는 “한국의 집”이라면 인지도도 있는 곳이고,.

그곳에서 하는 공연이면 꽤 고가의 밥값을 내야 볼 수 있는 공연 일 텐데..

그런 공연을 돈 한 푼 안들이고 보게 되니 정말 즐겁습니다.

 

동네잔치라 공연이 이렇게 빵빵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멋진 공연으로 눈이 호강하는 대박 잔치였습니다.

 

 

 

이 동네잔치에서 내가 건진 것은 남편의 선물입니다.

 

기증받은 물건들을 판매하는 듯 했었는데, 유독 많았던 남자의류.

 

이곳에서 남편의 선물을 건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나중에 나올 때 수위아저씨가 이 시설에는 “남자들만 천명”이 산다는 말을 듣고 이해했습니다. 남자들만 있으니 의류기부도 남성용이 들어왔던 것이겠지요.

 

와이셔츠는 대량생산 된 것이 아니라 샘플용을 작업을 했던 제품들이었고,

원단, 바느질을 포함한 여러 가지 품질도 훌륭한데 가격은 단돈 2천원.

 

나는 저렴한 가격에 멋진 셔츠를 3장이나 살 수 있었고, 내가 셔츠를 사면서 낸 소액의 돈으로는 시설에 필요한 세탁기/건조기 및 공사기금으로 사용한다고 하니 참 기분 좋은 소비입니다.^^

 

남편 선물로 사온 3장의 셔츠는 남편도 꽤 만족스러워하는 눈치입니다.

 

나는 저렴한 가격에 업어온 셔츠지만, 옷감및 바느질의 품질이 이곳에서 50유로 정도에 살 수 있는 고급스러운 모델과 맞먹는 지라, 조금 더 사오지 못한 것을 나중에 후회했습니다.

 

동네 시설에서 하는 잔치라 별 큰 기대 없이 산책삼아서 갔던 축제였는데..

이곳에서 업어온 셔츠 몇 장은 남편의 생일선물 노릇을 톡톡히 했습니다.^^

 

아직까지 남편은 셔츠의 가격을 모르고 있습니다.

하긴 가격을 말해도 너무 저렴해서 믿지 못할 가격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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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6.01 00:00